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의 오사카 식도락투어 그 마지막 날. 한국행 비행기는 오후 5시 40분. 칸사이 국제공항까지 한 시간 걸린다고 치면 최소한 2시에 난바역에서 지하철을 타야만 했다. 그래서 마지막 날은 아예 느지막하게 일어나, 난바역 근처를 좀 둘러보고, 완전소중 지유켄 (自由軒) 에 가는 스케쥴 정도만 잡았다. 언제나 호텔을 체크아웃 할 때면 살짝 우울해진다. 아무 생각 없이 마셔버린 룸바의 생수 값 350엔을 내고 체크아웃. 살짝 배가 고프다. 호텔 근처에 있던 모스버거에 가 보기로 했다.
모스버거는 왠지 일본의 샐러리맨들의 지지를 받는 듯 하다. 주문을 받던 서버도 중년의 아주머니 였고, 매장에는 아침 일찍부터 영업을 가는 듯한 양복맨들로 가득했다.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는 각각 칠리도그와 데리버거, 어니언링을 주문. 여기 꽤 맛있다. 뭔가 맥도XX나 버거X과 같은 패스트푸드와 크라제와 같은 준 하우스버거의 중간 정도 위치에 있는 듯 한 느낌? 먹으면서도 ‘아, 이거 먹으면 수명 줄겠네-‘ 하는 느낌은 그닥 들지 않는 그런? 그리고 모스버거는 참 일본스러운 햄버거 가게랄까. 모스버거의 간판이나 트레이 색상 – 짙은 그린 – 을 보라-
여튼, 맛있게 먹어치우고 난바역 근처의 빅 카메라에서 시간을 보냈다. 예전에 대포고냥군의 소시적에는 가끔 일본에 와서 전자제품 양판점을 구경하다보면 갖고 싶은 것 천지였는데, 지금은 전혀 아니다. 그 시절에는 한국에는 없는 것들이 워낙 많았었는데 말이다. 지금은 세계 어딜가나 상품은 다 거기서 거기다. 게다가 지금의 엔고로 인한 환율크리- 같은 디카도 한국이 훨씬 싸다-
이리저리 구경하다가 벌써 1시. 빅카메라 뒷 길에 있는 지유켄으로 발길을 옮겼다. 역시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아아. 얼마나 기다렸던 지유켄인가. 메뉴가 여러가지 많은데도 그중에 명물카레가 단연 제일인듯 싶다. 아예 카레에 밥이 비벼져서 나오는 명물카레. 그 위의 날계란. 오코노미야키 소스를 뿌려서 휘휘 저어서 먹으면 캬아- ‘이거, 완전 쥑인다-‘ 이 날은 특별히 후식으로 지유켄의 푸딩도 맛 보았다는. 언제나 지유켄의 카레는 그리움이다.
지유켄을 나와 난바역으로 가자. 칸사이 국제공항으로 가는 전철이 막 출발해 버렸다. 약 30분을 기다려야 한다. 짤았지만 정말 즐거웠던 2박 3일. 정말 돌아가기 싫어진다. 슬슬 일상이 떠오르면서 점점 더 우울해진다. 그래도 귀국하는 날이 토요일이라 다행이다. 일요일이었다면 정말 우울했을듯.
2박 3일 동안 정말 즐거웠고, 행복했다. 두 번째 다녀왔던 오사카. 털털하고 따뜻한 사람들과 초 맛있는 먹거리들. 특히 지유켄의 카레는 앞으로도 늘 생각날 듯 하다. 이벤트에 당첨된 덕분에 공짜로 다녀온 여행이었지만 용돈으로 쓴 돈이 400만원이 넘더라 – 우리 뭐냐;;; 이런 좋은 기회 주신, 이벤트 진행 담당자님, 좋은 식당 소개해 주신 큐타로군의 지인 마나베상, 카페플랫 주인장님 (남) 모두 감사드린다.
나모끼님, 저는 이번 오사카여행에 동반했던 징덕후라고 합니다!
말라붙은 김밥으로 늦은 점심을 먹고 지유켄 사진을 보니 괴로워서 돌아버리겠습니다.
나는 징데렐라, 밥데렐라- 이때다 싶어 다 먹지마요- 큰일 나요-
12시가 지나면 내가 밥솥을 어떻게 할지도 몰라, 놔요 잡지마요- 쿵작 쿵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