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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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 이십칠일. 유난히 따뜻했던 봄날 이사를 했다.
짐을 모두 비우고 휑해진 집에서 잠깐 센치해져버렸다.

우리 신혼집.
좁고, 겨울이면 습기가 차 곰팡이가 슬었던.
그래도 마냥 좋았다. 도돌미와입후와 같이 할 수 있었으니까.
우리 늙어서도 이 근처를 지날때면 꽃같은 우리 신혼 시절이 생각날게다.
두 달 전부터 이사 할 집을 찾기 시작했던 우리는,
운 좋게도 빠듯한 금액으로 좋은 집을 찾았다.
25년 된 나이많은 아파트지만,
우리 신혼집의 족히 두 배는 될 넓이에,
남향이라 반 나절 동안 내내 볕이 들고,
내가 그리 원했던 욕탕도 있고,
다용도실까지 딸린 정말 집 같은 집이다.
이제 더 이상 47인치 벽걸이 티비를 1미터 앞에서 보지 않아도 되고,
도돌미와입후가 넓은 집 가면 사겠다던 미싱도 가질 수 있고,
간간히 오시는 엄마도 방에 주무시게 할 수 있고,
바둥이와 구름이가 그렇게 사달라고 조르던 캣타워도 사 줄 수 있다.
단, 도돌미와입후에게 미안한 것은 싱크대가 십 년도 더 된 것이라는 것.
다음엔 꼭 새 아파트로 갈께. 널찍한 조리대가 있고 주부용 TV 가 달린-

메종드상도, 이 년간 잘 부탁드립니다.

아빠, 도대체 이사는 언제 끝나?

이사”에 대한 13개의 생각

  1. munsuk

    메종드상도 입성을 감축드리옵니다-! ㅋㅋ

    신창체육관은 저도 추억(?)이 많은 곳이라 웬지 아쉽지만.. ^^

    새로운 곳에서 징돌이+바둥+구름이랑 행복한 일 가득하셔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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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마롱

    서포터에, 1등에, 더블스페이스까지 넣은 먼먼 덧글 뒤에 답니다.
    집이 두배나 넓어졌다니, 이제는 철권을 하다가 기절초풍팔딱 뛰어올라 데구르르 굴러도 되겠네요 힛
    참 반가운 이야기 입니다. 조만간 초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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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jay군

    이사 축하드립니다. 저도 백만평 대지에 우리 고양이들 풀어놓고 사는 소박한 꿈이 있는데..
    집이 넓어지셨다니 애들도 신나하겠네요. 한동안은 정든 옛동네 생각도 나고 하더니 이사하고
    나면 또 어느세 또 새동네에 익숙해지더라구요. 이번집에선 더 좋은일 많이 생기시길 바래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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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포고양이

      일 주일 살면서 생긴, 애로사항은-
      애들이 직선으로 달릴 거리가 매우 길어짐으로써,
      밤에 엄청 시끄러워졌다는 것이어요-_-;
      요즘은 밤마다 하도 뛰어서 아침에 애들이 무슨 파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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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yumyum

    왠지 읽으면서 저까지 짠~해지는 이 기분은 멀까염..ㅎㅎ
    고생많으셨어요… 이사짐 정리가 생각처럼 쉽지가 않지만…담에 놀러갈께요~
    그 전에 징도리는 우리 집 먼저.쿰쿰

    참. 저희 집은 1979년생이에요..후후후
    첨에는 엘레베이터가 하도 꿀떡꿀떡거려서 멈출까봐 조마조마했는데 적응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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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포고양이

      뭔가, 조그만한 집에서 시작하는 신혼은
      누구에게나 짠한 것 같아요.
      그래도 며칠간 열심히 정리 했더니 이제 훌륭해요-
      징징은 윰님 결혼한지가 언젠데 아직 안갔대요?
      좀 패 주시기 바랍니다.

      징징 : 유미가 오라고 안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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