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분을 조금이라도 남겨두고 싶어서 새벽에 컴퓨터를 켠다…
왜 몰랐을까, 그게 사랑이었다는 것을… 왜 지나쳤을까… 그 사람인줄 알면서도… 영화를 보는 내내 바보… 병신… 을 혼자 중얼거리면서 답답해 했다. 실연의 아픔에 휴학을 하고서 군대로 도망가버린 우재(설경구)를 연수(송윤아)가 찾아간다. 돌아가는 마지막 버스가 왔을때 연수는 일부러 화장실에서 나오지 않는다. 바깥에서 버스 떠난다고 소리치면서 연수를 부르는 우재. 연수는 마지막 버스에 오르면서 자신을 친구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우재를 다이어리에 꽂아둔 사진과 함께 지우기로 한다. 그 후 시간이 흘러, 수의사가 되어 동물병원을 개업한 연수와 조정부 코치가 된 우재는 우연히 경찰서에서 만나게 되고, 우재는 그 시점부터 연수에게 연애감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연수는 그 훨씬 전부터 혼자 좋아했었는데…
‘자고갈까?’ ‘나 그거 잘 못해…’ 먼저 들어가서 뛰는 가슴에 다리가 풀려 있는 연수와 병원문을 열고 들어서는 우재. 10년 전 혼자서만 많이 사랑했었던 그 남자가 곁에 누워있다. 곤히 자는 그가 깰까봐 조심스레 보고있는 연수는 잠을 잘 수가 없다… 다음날 아침, 우재는 담배사러간다는 핑계로 연수에게서 도망간다. 바보같게도… 며칠 뒤, 연수는 우재의 집 앞으로 찾아간다. ‘미안하다.’ 그 한마디에 연수는 가슴이 무너진다. (이 씬에서 병신*100회!) 하지만, 그 날 이 후 우재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대학교때 연수가 자신을 좋아했다는 것을 전혀 모르는 우재는 어느날 갑자기 이렇게 진행되어 버린 현실에 당황해서 도망갔었지만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뒤 늦게 그녀를 찾아가지만 상처받고 약해져 있던 연수에겐 남자가 생겼다. 미칠듯이 답답하고 가슴이 아프다. 돌아가고 싶어도 그럴수 없는 연수. 돌아가는 버스를 보면서 눈물을 흘릴 뿐이다. 버스 안에선 서글프게 우는 우재. 사랑을 놓쳤다…
첫사랑을 만나 10년을 줄곳 한사람만 사귀다 결혼에 골인하는 더럽게 재수 좋은 커플들은 이런 영화 이해 못한다. 그리고 봐서도 안된다! (갑자기 내가 무슨 솔로부대원이 된 듯하다. 뭐냐 알수없는 이 분노는…) 그리고 한번도 연애 안해본 Q모군도 이런영화 보면 안된다. 알리가 있나? 분명 쟤네들이 왜 우는지 모를것이다! 크흑… 사랑은 만들어 갈 수도 있는것이지만, 분명히 운명적인 요소도 포함한다. 세상의 선남선녀들이여… 왜 모르는것이냐… 그게 사랑이었다는 것을… 이 사람이다 싶을때 잡지 않으면? 사랑은 없다.
오랜만에 좋아하는 분위기의 영화를 만났다. (별 다섯개 만점에 4개 반~) 그리고 설경구와 송윤아 두사람… 참 좋아하는 배우다. 오늘 새벽, 나에게 아직 눈물이 남아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건 두사람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