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글 목록: 2006년 6월월

송악 Drag 관람기

500ps Over 몬스터 머신들…

큐타로군과 주말에 그 동안 말로만 들었던 드래그레이싱 – 완전 정지상태 에서 400m 까지의 구간 기록을 체크 – 을 송악으로 갔다. 분노의 질주 (원제 Fast and Furious) 라는 영화를 본 사람들은 알텐데 양산차를 튠업해서 마력수를 극대화 한 차들이 드래그레이싱에 모여든다. 송악IC 를 들어서서 한참을 더 달려 장소에 도착하니, 입구부터 주차되어 있는 차량들에 입이 다물어지질 않는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모일줄이야… 들어가는 길목 부터 내노라 하는 스펙을 가진 차량들이 끝없이 늘어서 있다. 웬만한 모터쇼보다 훨씬 많다. 페라리에, SL600, 공도 최강 Nissan 스카이라인 GTR… 자동차 좋아하는 사람들은 보는것 만으로도 즐겁다.

본 경기가 벌어지는 장소에 도착하니 길 양편에 수 많은 갤러리들이 서서 보는 가운데, 두 대씩 동시에 출발하여 기록을 체크하고 있다. 아무렇게나 상대를 골라 출발하는 것은 아니고, 비슷한 스펙을 가진 차량끼리 출발 시키는 듯 했다. 타이어에 정확한 타임 측정을 위해 계측기를 설치하고 출발하는데, 보통 좀 달린다는 순정 차량의 경우 18초에서 19초대를 기록한다. 뒤에서 굉음과 함께 검은색과 노랑색의 토요타 수프라 두 대가 등장한다. 사회자가 노란 수프라는 700마력 스펙이라고 설명했다. 700마력, 보통 사람들은 어느 정도인지 아마 감이 잡히지 않을것이다. 보통 길에 많이 보이는 소나타들은 100마력 – 엔진 마력이 아닌 휠 마력 기준 – 이 채 되지 않는 정도다. 그러니까, 소나타와 비슷한 무게를 가진 차량이 7배가 넘는 엔진파워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두 대 모두 힘을 과시 하듯, 번 아웃 (Burn Out) – 정지된 상태에서 휠만 회전, 타이어를 태워 연기를 내는 퍼포먼스 – 을 하고선 로켓처럼 튀어나간다. 12초 대. 엄청나다. 최고속은 340 킬로미터를 마크 한단다. 잠시 후, 공도 최강이라는 GTR 이 등장했다. 역시 12초 대. 지난 주에는 맥라렌 SLR, 파가니 존다 등 슈퍼카들도 많이 참여했는데, 11초 초반 대를 기록했다고 한다. 참고로, 그 빠르다는 리터급 바이크들도 10초 후반을 기록한다.

처음으로 본 드래그레이싱 이었지만, 보는 내내 눈을 떼어 놓을수가 없었다. 타이어 타는 냄새, 이성적으로는 이해가 안되는 자동차의 순간 속도… 대포고냥군은 자동차를 좋아하고, 속도를 나름 즐기지만 그건 또 다른 세상이었다. 아마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꿈 꿀것이다. 언젠가는 궁극의 파워를 가진 머신을 타고 주변의 차들을 잠깐의 액셀링으로 백미러 뒤로 날려버리는 즐거운 상상을… 왕복 200Km 가까이 되는 먼 거리였지만, 가치는 충분했다. 종종 구경하러 와야겠다.

ps. 큐타로야, 너 차 Boost Up 해라… 250마력으로 뭘하겠니? 응? 응?

데스노트 (Death Note)

정교한 스토리가 좋다

어제 퇴근길에 우연히 빌려다 놓고 읽기시작한 만화 데스노트. 대포고냥군이 자주 들어가는 클리앙에서 종종 올라오던 만화라 호기심에 빌려봤는데, 잼있다. 슈에이샤(SHUEISHA) 의 소년점프(少年ジャンプー) 연재 만화니, 퀄리티는 최고수준이라 말할 수 있겠다. 연재 만화가 뭐가 있냐고? 드래곤볼, 북두의권, 슬램덩크… 일본에서는 드라마와 영화 까지 준비중인듯 한데, 나중에 나오면 꼭 볼까 한다.

내용은 데스노트 라는 제목에서 눈치를 챘을지도 모르지만, 인간의 수명을 관할하는 사신(死神)이 인간계에 떨어뜨린 죽음의 노트 – 데스노트 – 때문에 일어나는 일들로부터 시작된다. 죽이고 싶은 사람의 이름과 사인(死因)을 데스노트에 적으면 몇초 후에 그 내용이 그대로 실현된다. 주인공인 夜神 月(야가미 라이토)는 세상의 범죄자들의 이름을 적어 자신이 절대 선이 되고자 하고, L 이라는 인물은 주인공을 찾아내기 위해서 끊임없이 뒤쫒는다. 데스노트의 설정에는 참 재미있는것이 많다. 정해진 누군가를 살해하기 위해서는 그사람의 얼굴과 이름을 꼭 알아야만 한다든지, 데스노트의 소유권 문제와 같은 것들이 스토리를 아주 날카롭게 만든다. 모순이 생기면 안되니까… 이 만화를 보고있노라면, 뭔가 퍼즐을 끼워맞추는 느낌이랄까 그런 기분이 좋다…

일본에선 11권이 발매된 모양인데 왜 여긴 아직 8권인게냐…! 가끔 (늘 그런건 아니다.) 만화가게에 가서 주인아저씨가 끓여주는 라면을 먹으면서 딩굴거리는것을 즐기던 대포고냥군. 서울에선 만화가게를 찾기가 어렵다. 대여점은 꽤 보이는데 말이지… 만화가게 만의 그 로망이 있는데… 만화 좋아하시는 분들, 한번 보시기 바란다. 평점 10점에 9점.

對토고전@상암

저 바글바글한 붉은악마들을 보라!

6월 13일, 드디어 월드컵 본선 대 토고전 날. 2002년의 그 때도 한 번도 해본 적 없었던 거리응원에 나선 대포고냥군. 회사 옆 시청앞에 가볼까 하다가 한번도 상암 월드컵경기장 안에 들어가 본 일이 없기에 집이랑 가까운 상암으로 가기로 했다. 회사에서 나오면서 승의군의 붉은 티셔츠를 뺏어입고, 집에 놀고있는 빨간 긴 수건도 준비했다.

상암경기장에 도착해서 2층으로 올라 입구를 통과하자, 거대한 내부가 보인다. 오후 4시 30분 부터 입장을 개시했다는데, 빈자리 하나 없어 끝내는 계단에 앉아서 봤다. 경기가 진행되는 내내 색다른 경험이었다. 대포고냥군은 함성 속에 있었다! 늘 티비에서 보고 들었던 북소리, 대한민국 연창. 머랄까, 늘 음악을 라디오로만 듣다가 첨으로 컨서트 장에 가본 그런 느낌이랄까…

토고와의 1전은 전반전에 빠른 속도로 수비가 뜷리면서 순식간에 선제골을 빼앗겨버렸다. 그래도 다들 괜찮아 괜찮아를 연호하더라. 토고 선수가 부상으로 쓰러져 일어나니 격려의 박수도 쳐주고… 경기 관전 매너가 상당히 좋았다. 불과 몇년전만 하더라도 잘하다가도 한점 먹으면 다들 욕하고… 난리도 아녔다. 전반전이 끝나자 마자,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경기장에서 보니, 분위기는 아주 좋았는데 문제는 화면이 잘 안보이고 중계하는 소리가 웅웅대서 잘 들리지 않았다. 하프타임에 부리나케 집에 돌아오자 마자 티비를 켜니, 알흠다운 지성팍이 파울을 유도해서 토고선수 하나를 퇴장시켜 버린데다 패륜(?) 천수군이 그림같은 프리킥을 성공! 폭죽터지고 장난아녔다. 뒤이어 투입된 안정환씨 역시 완전 멋진 슛.

역전이다! 덜덜덜;;; 호주-일본전에서 역전으로 호주가 이기는 걸 보고, 멋지다고 열냈었는데…! 넘 멋진 경기였다. 사실, 토고전에서 졌으면 16강 어려웠다. 오늘 져버리면 앞으로 남은 경기 보는 재미가 사라질까봐 걱정됐는데, 16강까지 남은 두 경기 내내 미친듯이 응원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너무 기쁘다!

사랑해요 아드보! 태극전사들도 앞으로 더 힘내줘요! 응? 응?

대포고냥 Bros. – 루니 (Rooney)

눈이 파란 그는 외국냥?

2006년 6월 11일 오후 9시, Wayne Mark Rooney 가 대포고냥 Bros. 에 합류했다. 눈이 파란 녀석. 3월 10일생이니 이제 막 3개월된 애기다. 원래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월드컵 시즌을 기념하여 루니라고 지었다. 하루가 지난 오늘 벌써 친해져서 손만 갖다 대면 발라당 뒤집고, 화장실에 가면 문 앞에서 기다려 준다. 다음 가정분양 카페에서 알게 된 분께 받은 루니. 남자친구분이랑 같이 오셨던데, 많이 섭섭하셨을게다. 이쁜 애기 넘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잘 키울께요.

냥냥이와는 달리, 종 간의 특성이 극명히 드러난다. 냥냥이는 러시안 블루 답게 너무나도 조용하고 수줍음이 많다. 루니는 샴 인데, 애교가 아주 많고, 끊임없이 내게 말을 해댄다. 냥냥냥~ 하고… 냥냥이랑 같이 살때와는 또 다른 맛이 있다. 냥냥이는 발라당을 하지 않았는데, 발라당 이거 참…넘 이쁘다! 샴 블루포인트 – 반점 부분이 회색인 샴 : 고양이 종 이름에서 블루는 회색을 뜻함 – 라, 시간이 지날 수록 포인트는 더 짙어지고 눈은 더 푸르게 변하겠지…

ps. 하도 냥냥대서 잠을 설쳤더니 바로 입술 터졌;; 앞으로 자주 자주 루니의 소식을 전하겠다.

창(窓) 에 대한 단상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대포고냥군이 살고있는 방의 창문은 꽤 맘에 든다. 70도 정도로 기울어져 있는 벽면에 수직으로 창을  내기 위해서 바깥쪽으로 박스처럼 튀어나오게 설계된 이 창문은 뭔가 낭만적이다. 나는 침대를 창가에 붙여 놓았는데, 누워 있자면 유리 박스를 통해 중천에 떠 있는 보름달이 눈앞에 보인다. 창문을 열어보면 키큰 나무들의 머리 꼭지가 보이고 바람소리를 들을 수 있다. 대포고냥군은 집에 있을때면 자주 창가에 서서 바깥을 지켜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하는데 시간을 보낸다. 머랄까, 내가 살고있는 홍대 앞이 촌 구석은 아니지만 전원주택에서 창 밖을 내다보는 그런 느낌을 조금은 받을 수 있달까…

사실, 지난 겨울 외풍이 심한 이 창문때문에 많이 고생했다.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FRP 소재의 이중창 – 방음도 확실한 – 이 아니라, 누워있자면 찬바람이 벽을타고 옆구리를 스치고, 아침 4시면 어김없이 들리는 엄청난 새소리 – 이거 장난아니다. 첨에는 산탄총을 사고싶었다. – 때문에 힘들었다. 그런데 뭐… 이제는 적응 했는지 새소리가 알람이되고, 아침마다 얼굴에 떨어지는 햇살이 좋다.

작년 겨울, 이사갈 방을 알아보러 다니던 중, 이 창문을 보고서 주저 없이 계약하고 말았다. 뭐 그때는 이 방의 곧 터질 보일러나, 물새는 수도꼭지와 같은 위험요소를 전혀 감지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인간은 약한 존재라, 환경이라는 요소에 많이 의존할 수 밖에 없는데, 나는 이 창(窓) 하나에 얼마나 많이 의지했었는지… 이 창문이 없었으면 아마 돌아버렸을지도;;;

ps. 오후 8시, 이제야 비가 그쳤다. 이렇게 하루 온 종일 천둥번개가 쳤던 날은 생전 처음.

대포고냥군 몸 만들기에 돌입하다!

홍대앞 3개월에 9만원짜리 헬스XX

일주일 전 부터 열심히 운동중이다. 회사 지하 층에 있는 3개월에 27만원 짜리 Gym에 갈까 했다가, 역시 운동은 자기 하기 나름이라는 생각에 그냥 홍대 근처에 있는 3개월에 9만원(!) 짜리로 결정했다. 한달에 3만원이라… 정말, 기대도 안하고 갔지만 운동복 대여비까지 포함된데다가 샤워시설도 나름대로 괜찮다. 물 값만 해도 만원은 나오겠다. 24시간 운영이라 야근을 해도 밤 늦게 갈수 있고, 젊은 애들이 많다보니, 다들 열심히 하는 분위기다.

예전에 대포고냥군은 한 몸매 했다. 진짜로! 캐나다 유학시절까지만 해도 매일매일 스탠리파크 10Km 코스를 인라인으로 완주하곤 했고, 매일 3-400개씩 팔굽혀 펴기에 살이 붙을 틈이 없었다. 72Kg. 남들이 들으면 키 187Cm에 너무 마른게 아니냐고들 하는데, 군살이 전혀 없었으니까… 그 때만큼 건강했을 때도 없었다. 이제는 그 때로 돌아가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운동하기로 했다. 이번 여름은 꼭 캐러비안베이로 가자구! 회사에서 하루종일 앉아있고, 회식에 술에… 그러다보니 체중이 너무 많이 불어버렸다. 몸이 무거워지다보니, 운동은 점점 더 안 하게되고… 악순환이다. 5년이 지나니 온몸이 두부가 되어버렸네;;; 운동을 다시 시작한지 이제 1주일 지났지만, 많이 달라졌다. 한 달 되는 시점에서 중간점검을 하도록 하겠다. 너무 결과가 좋으면 상체 누드 정도라도? 하하;;

ps. 사진은 CanU 502s 군이 도와주었다. 눈치가 보여 대충 찍었더니 엉망이넵;;;

지베 (ZIBE)

zibe_01.jpg

실내에 풀이 있는 지베

실내에 풀이 있는 지베

홍대앞에 살게 된지 벌써 3년 째 인데, 올 해 들어서야 여기저기 좋은 장소를 많이 찾아내곤 한다. 비피씨를 통해 알게된 홍대 앞 ZIBE. 가보기 전에 이야기를 들은 바로는 ‘Pool 이 있다.’, ‘침대가 있다.’ 정도였다. Pool 이 있는 카페는 이전에 홍대 앞 360알파 라는 곳을 가 본적이 있기에 그런가 보다 했지만, 속으로 ‘어떻게 카페에 침대가 있을수가 있지? 열라 므흣하네;;‘ 라고 생각했었다.

실제로 ZIBE에 가 보면, 1층에 있는 예쁜 풀에 감동한다. 360알파 처럼 마당에 있는 정사각형의 작은 풀이 아니라, 실내에 있으며, 곡선이 있는 길다란 풀이다. 풀은 녹색 타일로 치장되어 있으며, 손님들은 발을 담그고 논다. 2층이 논란의(!) 침대 들인데, 쿠션방 혹은 침방 이라 불리고 있으며 미리 예약을 해야 이용할 수 있는 듯 하다. 침대라기 보다. 매트리스가 깔린 푹신한 바닥 이 있고, 그위에 반상 같은것을 놓고 차를 마시거나 하는 분위기다. 각각의 공간은 반투명의 베일로 분리되어 있고, 티비도 있다. 전에 방문했을 때는 옆에 5명의 츠자들이 모여 반상회 혹은, 계모임을 하는 듯 하게 보였는데 장난아니게 시끄러웠다. 연인끼리 와서 홍대를 배회하다가 지치면 딩굴딩굴하면서 쉬기에 딱인 그런 분위기다. 음료도 꽤 맘에 들었는데, 양도 충분하고 가격도 착한편이다. 뭐 이 정도 양에 8,000원이면 서울에서는 거저지 머;; 주인아저씨 인듯 보이는 분이 정말 친절하다. 입구까지 나와서 맞아준다.

ZIBE는 홍대 앞을 자주 가는 사람이라도 잘 발견하기가 힘든데, 그게 대로 변에 있는것이 아니라 골목 안에 숨겨져 있어서 그렇다. 홍대앞 놀이터에서 수 노래방 방향으로 조금 걷다보면 벽돌집 가기전 우측 골목 깊숙히 숨겨져(?) 있다. 나오다가 명함을 한장 가져왔다. 인상 깊었던 글귀. ‘Hard Working Medicine’ 와서 쉬라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