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은 피피섬으로 출발. 피피섬이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해 진 것은 레오나르도 디캅후리오군이 찍은 영화 비치 (Beach) 촬영지라는 것이 소문나고 난 후이다. 영문자 P 모양으로 생긴 섬 두개로 이루어진 피피섬. 배로 거의 한시간 반을 달려서야 도착했다. 배 멀미에 유독 약한 대포고냥군 오엑오엑~ 비실비실… 진짜 문제는 이 날 기상이 좋지 않아 내내 비가 왔다는거;;; 어쨌든 피피섬 자유여행 전에 스쿠버다이빙 체험 스케쥴이 들어있다. 작은 보트로 옮겨서 다이빙 포인트로 이동했다. 아마 특별히 물이 더 맑은 곳인듯…
징징양은 완전 얼었다
징징 초 긴장 한것이 보이시나요? 핫핫핫;;;
우리의 징징양은 잠수복을 입을 때부터 긴장하기 시작하여 물에 풍덩 빠지자 그 공포는 극에 달했나보다. 에구… 불쌍한것… 대포고냥군은 지급받은 잠수복이 작다;;; 배 멀미로 좋지 않던 속이 대포고냥군을 소시지로 만들어 버린 잠수복 탓에 더 악화되고 있다. 스쿠버 강사를 따라 알흠다운 산호초 숲을 따라 수심 10m 정도까지 내려갔다. 의외로 수압이 꽤 느껴진다. 잠수 전에 강사에게 배웠던 것처럼 이퀄라이징 (Equalizing) – 압력평형이라고 한다. 외부의 수압에 의해 수축된 중이 (中耳) 의 공기를 배출 시킴으로써 수압과 중이 내부의 압력을 같게 만듬 – 을 하면서 천천히 내려갔지만 귀의 통증이 심하다. 원래 한쪽 귀가 좋지 않았다는 징징양은 귀가 많이 아픈가 보다. 잠깐의 다이빙이었지만 둘 다 컨디션이 엉망진창이 되었다. 으으으…
피피섬을 나와 스파 (Spa) 로 이동. 나른한거 와방 좋아하는 우리 컵흘은 기본 스파 패키지에다 갖은 옵션을 추가 – 훼이셜 마사지, 아로마 테라피 등등 – 했다. 사우나에서 몸을 씻고 개별 마사지실이 있는 별채로 넘어가는데 정말 잘 해놨구나. 무슨 저택의 정원같이 해 두었다. 은은한 허브의 향이 코 끝에 느껴져 벌써 나른해 지는듯 하다. 아… 이것이야 말로 진정으로 우리가 바라던 바다!!! 마사지실에 들어가자 마사지사 두 사람이 들어오고 이상한 속옷을 준다. 아놔 완전 털실같이 막 늘어지는 소재로 만들어진 데다 완전 다 비치는 팬티! 이것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시스루스웨터팬티! 아… 이거 넘 야시시 하자너;;; 코스는 다음과 같다. 마사지실에 딸린 초 호화 야외 자쿠지 (Jacuzzi) 에서 징징과 거품목욕 > 선택한 아로마 오일로 전신 스크럽 > 타이마사지 > 훼이셜 마사지 > 발 마사지. 징징양은 전신스크럽이 끝나고 타이마사지 받는 중에 코 드르렁 골면서 잤기 때문에 기억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 아놔… 부끄러워. 다 끝나고 스파를 나서니 밤 11시가 넘었다. 두 사람이 풀 패키지로 스파를 즐기는 비용이 300 USD 정도. 비싸다고 느낄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는 30만원으로 절대! 이런 서비스는 못 받는다는거…
가라앉지 않는 징징양
아슬하게 배를 가린 대포고냥군
마지막 날, 같이 다니던 신혼부부들은 모두 절경관광 가고 우리는 나른하게 리조트에서 수영을 즐기며 시간을 보냈다. 노인네들도 아니고 절경관광은 무슨;;; 마음껏 햇살도 즐기고, 풀 사이드 벤치에 누워 징징양이 만들어준 아이스티도 마시고… 조쿠나! 여행 마지막 날이 되니, 짧았던 일정이 많이 아쉽다. 12시가 되어 여행사직원이 우리 컵흘만 따로 픽업하기 위해 도착했다. 그런데, 가고싶지도 보고싶지도 않은 토산품 – 라텍스, 진주관련상품들 – 샾으로 안내하는 바람에 대포고냥군 버럭 짜증을 냈더니 나이 어린 여자 가이드가 삐쳐서 말도 안하네… 개념은? 응? 응? 많은 여행패키지들이 이런 토산품 샵 투어를 포함하고 있고 은근히 관행처럼 되어 있는데 알고보니, 관광 중에 이동수단으로 사용했던 차량이 샵에서 지원해준 것이란다. 샵 측은 현지에서의 교통수단을 제공하는 대신 한국 여행사는 관광객을 샵으로 데려가는것. 말로는 안 사도 된다고 했지만, 은근 압박인 그런 분위기 딱 싫다. 내가 내 돈 주고 여행온 것인데 왜 불편함을 참아야 하지? 일생에 단 한번인 신혼여행만 아녔더라면 여행사 한테 졸라 컴플레인 하고 한국와서 온갖 게시판에 비난글로 도배질을 했을터인데… 참는다. 휴유유유유… 그래서 그 후로는 개별 행동. 일단 태국 마트에는 뭐 파는지 구경하러 가자.
Bic C 라는 대형마트 앞에 선 징징양
여기 애들은 Chips 만 졸라 먹나보다
Bic C 라는 이름의 대형 마트. 안에 KFC 도 있었는데, 한국에선 볼 수 없는 메뉴들이 조금 있다. 봉지에 뭐라고 적혀 있긴한데 당췌 읽을 수가 없다;;; 푸켓은 관광지라 그나마 영어도 조금 통하는 거라는데, 정말 촌으로 가면 의사소통 불가능일듯… 사진에서 보듯 스낵코너에 가면 온갖 칩 류 들이 줄 지어 진열되어 있다. 그거 말고는 땅콩 류… 뭐 그런것들만 가득 있다. 얘네들은 맥주 안주만 먹고 사나봐… 아 참. 여기서 나름 비 – 가수 – 군이 인기가 있나보다. 요쿠르트나 우유 껍데기에 비군 사진이 꽤 보인다. 아마 드라마 ‘풀하우스’ 방영의 결과물인 듯하군.
5월 말은 푸켓이 건기에서 우기로 넘어가는 시기란다. 여행 내내 잠시 맑았다가 소나기가 좍좍 내리는 날씨가 반복되어 아쉬웠는데, 막상 돌아갈 날이 되니 완전 쨍~ 해졌다. 하늘 색깔이 한국의 파란 하늘이랑 다르다. 흰 구름과 대비가 되어 구름은 더 하얗게, 하늘은 더 푸르게 보인다. 구름은 열대기후 특유의 와방 볼륨있는 뭉게뭉게!!! 다음 코스인 쇼핑몰로 이동하는 동안 내내 하늘 구경만 했다.
찍으면 잡지사진이 된다
뭉게뭉게 스콜구름
쇼핑센터는 아주 괜찮다. 백화점과 쇼핑몰이 한데 붙어 있었는데, 백화점의 상품진열이 살짝 일관성이 없는 경향이 있다만, 있을 것 다 있다. 게다가 쇼핑몰은 헤어샵에서 브랜드 샵, 보석, 스타벅스, 패스트푸드 등등 어지간한 한국의 쇼핑몰보다 훨씬 낫다. 그런데, 태국은 아직 왕권통치국가다 보니 군데군데 ‘왕만세’, ‘킹파워’ 같은 글귀가 보이는것이 이채롭다. 왕으로 보이는 사람은 금으로 몸을 휘감았지만 왠지 촌스럽고 좀 60년대 삘이다…;;; 열심히 돌아다니다 스타벅스커피에 들어왔다. 역시나 한국에는 없는 메뉴들도 눈에 띈다. 바나나 뭐뭐뭐 랑 시나몬 뭐뭐뭐를 먹은 기억이 난다. 아이스 음료도 벤티 (venti) 사이즈가 있구나. 다 마시고 배불러 죽는줄 알았잖;;;
쇼핑몰 2층에서 – 규모가 상당하다
분위기 잡는 징징내
한국으로 출발하기까지 약간 시간이 남았다. 징징양과 일찌기 공항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처음 도착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수 많은 허니문커플들 사이에서, 징징양과 오래오래 잘 살자고 약속했다. 먼저 결혼했던 사람들이 ‘신혼여행 때 정말 좋았어’ 라고 말하던 것이 어떤 기분인지 알 것 같다. 너무 빨리 지나가버린 3일이 꿈만 같은 그런 기분… 결혼을 하고서 처음으로 둘이서만 간 여행… 다녀오고서도 꽤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그때 그 기분이 들 때면 저절로 웃음이 지어진다.
만약 징징양과 푸켓으로 허니문 여행을 다시 한번 갈 수있다면 이렇게 하겠다.
절대 허니문 패키지로 가지 않겠다 – 허니문 패키지 별거 없다. 어쩌면 졸라 유치하기까지… 에어텔 강추
빡빡한 관광보다는 느긋하게 즐기는 관광이 좋다 – 일 주일 정도, 낮에는 마사지와 스파를, 밤에는 수영을…
좀더 푸켓에 대해 많이 공부해서 가겠다 – 서점에서 푸켓 관련 서적을 찾아보니 갈 곳 엄청 많더라…
그리운 푸켓에서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