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글 목록: 2008년 5월월

돌돌와입 친구 대 집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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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돌와입후와 그의 친구들 (우측부터 먼석, 윰, 내일의 여원씨)

5월 24일 토요일, 간만에 돌돌와입후의 베슷후렌드 셋이 신창체육관에 모였다. 자식색히 이쁘게 봐 줬음 하는 돌돌엄마의 욕심 덕분에 바둥이, 구름이는 영문도 모른체 졸라 빡센 목욕을 당해 지쳐 기절했으며, 오후 내내 대포고냥군은 바닥청소를 해야만 했다. 제일 먼저 내일의 여원 – 사진의 헤어스타일 참조 – 씨 가 도착했고, 두번째로 윰씨가, 먼석씨는 미리 주문해 둔 화화존스 피자와 함께 8시가 다 되어 도착했다. 이 날, 메뉴가 꽤 화려했다. 저녁식사로 화화존스와 파스타, 연이어 빌라엠을 땄고, 내일의 여원씨가 – 정확하게는 여원씨 남자친구인 봉사마님이 찬조하신 – 사온 에그타르트와 대포고냥군의 특제 레미블랙티 – 추후 소개 하겠다 – 를 마셨다. 배가 터질듯 하구나… 아직 베스킨롸빈스 써리원이 남아있는데 말이다.

역시, 이 날 인기 킹왕짱은 단연 코미디 털뭉치 구름이 였다. 사진에도 구름이을 안고있지만, 먼석씨는 구름이랑 놀아준다고 아마 팔이 성치않았을 듯 싶다. 근데, 신기한 것은 신창체육관에 사는 고냥들은 다들 왜 낯가림이 없을까나? 사실, 바둥이와 구름이는 택배아저씨가 와도, 전자제품 AS 기사님이 와도 어깨에 올라가고 난리법석이다. 이리 무던한 고냥들을 만나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닌데 말이다.

차를 앞에 놓고 밤이 깊도록 수다를 떨다가, 역시 이 날도 그냥 넘어갈 수 없다. 언제나 벌어지는 신창체육관의 메인 이벤트 철권 토너먼트! 믿거나 말거나 대포고냥군을 포함한 참가자 중에 절대 강자는 내일의 여원씨라는 거… 이 자리에 내가 없었더라면 분위기 험악해 졌을지도… 손님들이 모두 돌아간 이 후, 울집 고냥들은 완전 전사했다.

또 놀러오셈요. 신창체육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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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석씨에게 불시의 공격을 받자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아버린 내일의 여원씨
뒤에 앉은 구름사부, 제자가 욜라 쳐 맞자 심기가 불편하다

후지필름 클라쎄 S (Fujifilm Klasse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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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asse S – Klasse S / Kodak 400

징징양이 그랬다. 천 만원이 넘는 DSLR 을 사 본들, 직장인인 대포고냥군이 일 주일에 몇 번이나 들고 다니겠냐고. 머 맞는 말이다. 어쩌면 언제 어디서든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카메라, 피사체가 의식하지 않는 카메라가 궁극의 카메라일지도 모른다. P&S – Point & Shoot – 카메라 라고 한다. 언제든 가볍게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캔디드 촬영에서 셔터 찬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 쓰는 소형 카메라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면 궁극의 P&S 카메라는 핸폰에 붙어있는 카메라인가? 결과물의 퀄리티를 따지지 않고 P&S 카메라를 고른다면 폰카에서 수많은 토이카메라까지 그 선택의 폭은 끝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가지고 다닐 수 있으면서 SLR 카메라 못지않은 결과물을 원한다면? 이 전에 대포고냥군의 블로그에서 리코  GR-D를 소개하면서 언급했던 럭셔리 P&S 카메라 셋이 있다. 라이카의 미니룩스, 콘탁스의 TVS, 그리고 리코의 GR-1V. 이제 거기에 하나를 더 추가하고 싶다. 오늘 소개할 카메라는 후지필름의 럭셔리 P&S 카메라 클라쎄 S (Klasse S) 다.

대포고냥군은, 얼마전 필름스캐너도 샀겠다. 성능좋은 필름 똑딱이를 열심히 찾고 있었다. 물망에 오른 기종이 콘탁스의 T3. 사실 T3 는 무지막지한 성능을 가진 카메라다. 담배값 크기의 티타늄 제 바디에 칼짜이스의 전설적인 조나 – Sonnar – F2.8 35mm 렌즈를 탑재하고 왠만한 SLR 보다 뛰어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그런데, 단점은 콘탁스가 카메라 사업을 접어 단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중고가 80만원을 넘어가는 살인적인 가격 – 상태에 따라 다를수 있음. T3 블랙 – 에 고질적인 렌즈 배리어문제 – 전원을 껐을 때 렌즈 경통이 들어가면서 그 앞을 막는 차단장치에 종종 문제가 생긴다 – 때문에 민트급의 T3 를 발견해 놓고 구입 직전까지 가서 취소하기에 이른다. 그래, 지금 생산되는 카메라를 사자. 사실, 돈을 무한정으로 써 댈 수 있다면 아마 대포고냥군은 라이카 MP 블랙페인트에 35mm 렌즈를 샀을게다. 대충 500 정도 들겠네;;; 100 만원 이내로 구입할 수 있는 소위 럭셔리 똑딱이, 게다가 현재 생산 중인 카메라. 그렇게 선택한 카메라는 후지필름의 클라쎄 S 였다.

원래 클라쎄는 두가지 버전으로 출시된다. 38mm 렌즈 버젼인 클라쎄 S 와 28mm 버젼인 클라쎄 W. 둘다 8,000 대 씩만 한정 생산되며 전량 일본 생산품이다. 28mm 버젼인 W 는 품절되어 구하기도 어려웠을 뿐 더러, 28mm의 화각은 여행시 외에는 조금은 부담스러울 수 있는 화각이라 무난하게 S 로 구입했다. 징징양하나, 대포고냥군 하나 그래서 총 두 대의 신품 클라쎄가 회사로 배송되어 왔다. 똑딱이 두개에 150만원;;; 덜덜덜;;; 자자… 3개월 할부니까 너무 부러워들 마시라.

클라쎄 S 는 후지논 (Fujinon) 슈퍼 EBC 38mm 렌즈를 채용했다. 후지논 렌즈는 원래 방송용 렌즈에서 최고라는 평을 받는 렌즈로 뛰어난 해상력과 묘사력으로 베일듯한 샤프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이 헥사논 렌즈는 코니카 (Konica) 의 헥사논 (Hexanon) 렌즈, 리코의 GR 렌즈와 더불어 대포고냥군이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렌즈다. 셔터스피드는 일반적으로 1/500, F 값 16에서 1/1,000 까지 지원한다. 초점 방식은 AF 어시스트 빔 지원의 AF 모드, 수동 초점 모드가 선택 가능. 완전 자동인 프로그램모드 – P 모드 – 외에, 조리개 우선모드가 기본으로 F2.8 , 4, 5.6, 8, 11, 16 의 조리개 값을 선택 가능하다. A 모드에서 사용하는 ±2.0EV 까지 조정가능한 노출보정 다이얼을 사용가능하고, 심지어 AEB 기능 – 브라켓촬영 – 까지 지원한다. 슬로우 싱크가 가능한 플래시와 데이트 백 – 사진에 날짜 삽입하는 기능 – 은 기본 채용이다. 카메라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이 스펙으로 찍지 못할 사진은 절대 없다. 이 시대에 생산 중인 몇 안되는 럭셔리 P&S 카메라 중 하나인 클라쎄 S.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라 자신한다.

하늘을 나는 고양이 (そらとぶねこ – Airborne Ca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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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도 놀란, 나는 모습」정말…?

이번 일본 여행에서 돌아오기 전에 잠시 둘러본 전자양판점의 카메라 코너에서 발견한 책 「そらとぶねこ」 – 하늘을 나는 고양이. 영문으로 붙여둔 부제가 에어본 캣츠 (Airborne Cats) 란다. 하하;;; 이 책을 발간한 저자는  junku 라는 필명으로 플리커 (flickr) – 사진을 주로 포스팅하는 블로그 서비스 – 에 점프하는 고양이 사진을 포스팅하는 사람인데, 블로그의 사진을 모아 사진집을 발간했단다. 이 사진집의 2/3 는 사진, 그 이후에는 점프하는 고양이들의 사진을 찍기 위해 나름 junku 아저씨가 연구한 노우하우를 소개한다. 카메라, 조명, 그리고 고양이들을 점프하게끔 하는 팁 까지…

징징양과 대포고냥군은 이 책의 처음 몇 장을 뒤적였을 뿐인데, 뭔가에 홀린듯 책 값으로 1,300엔을 지불해 지불해 버렸다. 주인공인 5마리의 고양이 중, ‘후와리’ 라는 고양이의 완벽한 점프샷에 둘은 순간 반해 버렸던 것이다. junku 아저씨네 고냥들은 뭉친 휴지를 좋아한단다. 뭉친 휴지를 공중으로 휙 던지면 점프 한다길래 울집 바둥이와 구름이 한테 해 봤더니, 완전 ‘뭥미’;;; 얘들아 좀 반응해봐… 응? 응? 응?

시간이 나시는 분들은 junku 아저씨의 블로그에 방문해 보기 바란다.
そらとぶねこ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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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와리 양의 완벽한 점프

필름 라이프 즐기기

엡손의 최상급 플랫베드 스캐너 V700 Photo

이렇게 6컷 스트립이 4장 들어간다

요즘 시대에 디지털 카메라 하나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 있을까. 설령 디카는 없다고 해도, 요즘 나오는 핸드폰엔 죄다 카메라가 있지 않은가. 최근의 UCC의 트랜드를 따르려면 디지털카메라는 더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아이템이다. 어쩌면 젊은 사람들은 디지털카메라가 있기 전에는 뭘로 사진을 찍었는지 모를것 같기도… 최근 몇 년사이 거의 선사시대의 유물처럼 되어버린 필름. 이미 많은 필름 제조업체가 사업을 정리하였고, 니콘과 캐논과 같은 기라성 같은 메이저 카메라 메이커들도 필름카메라의 생산을 중단했다. 짧은 시간에 이렇게 상황이 변해버린데에는 디지털사진이 가진 ‘간편성’ 이 가장 큰 원인일게다. 몇 분 전에 일어난 사건을 사진과 함께 웹에서 볼 수 있는것도 역시 이런 디지털사진 때문에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니까…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도 LP 음반을 수집하고, 진공관 앰프의 선율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듯이, 필름사진이 가진 뭔가 특별한 매력은 여전하다.

며칠 전, 대포고냥군은 스캐너를 한 대 장만했다. ‘EPSON Perfection V700 PHOTO’ 라는 모델. 현상된 네거티브 필름을 스캔하는데 필요한 스캐너는 대략 두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필름스캐너 라고 불리는 필름 전용 스캐너와, 대포고냥군이 이번에 구입한 V700 과 같은 평판스캐너 – 평평하게 누워있다고 해서 플랫배드 (Flatbed) 라고 한다 – 가 그것이다. 필름스캐너는 맞물려 돌아가는 고무 롤러가 필름스트랩을 빨아들여 스캔하게 되고 플랫배드 방식은 복사기와 같은 유리판위에 필름을 가이드에 끼워 늘어놓고 스캔작업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플랫베드 방식 스캐너는 필름 전용 스캐너에 비해 필름면이 아래로 쳐질 가능성이 있는데, 필름이 아래로 쳐지게 되면 아무래도 필름 중심부와 외측부로 부터 스캐너의 렌즈에 이르는 거리가 각각 달라져서 초점이 잘 맞지 않게 되므로 결과물의 퀄리티에 영향을 주게 된다. 그래서 플랫베드 방식 스캐너를 사용하는 유저들은 필름을 스캔하기 전에 두꺼운 책 사이에 필름을 하루 정도 넣어 둔다든지 해서 필름을 빳빳하게 만들곤 한다. 사실, 플랫베드 방식의 스캐너도 많은 진화를 하여, 색상정보나, 화소수에서 필름 전용 스캐너에 비해 떨어지지 않으나, 앞서 말한 필름 휘어짐을 최소화 하여 스캔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는 것 정도가 단점이라면 단점이겠다. 그런데, 플랫베드 방식도 장점이 많다. 일반 필름 이외에 중형 필름도 쉽게 스캔할 수 있으며, 문서나 도서도 필요에 따라 스캔할 수 있어서 쓰임새는 더 많을지도…

여튼, 대포고냥군과 징징양은 당분간 필름카메라로 여유있게 찍고 다녀보려고 한다. 니콘의 최소형 필름바디인 EM, 올림푸스의 하프카메라 EE-3, 대포고냥군과 징징의 새 P&S 카메라인 후지필름 클라쎄S로 풍요로운 필름라이프를 즐길 예정이다. 어제 용산 이마트에 있는 FDI 에서 EM 으로 찍은 두 롤을 현상해 와서 스캔해보니, 결과물 참 맘에 드는구나. 필름만이 가지는 넓은 관용도 탓에 보들보들 샤방샤방한 사진이 나왔다. 한장한장 일일히 보정해야만 하는 수고가 있지만, 결과물은 정말 좋다.

ps. 니콘 EM 으로 촬영하고 V700 으로 스캔한 샘플 한 장 첨부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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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둥이 – Nikon EM / 35mm F2.5 / Fujicolor Superia 200

카모메식당 (かもめ食堂), 메가네 (めが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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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 아주머니의 메르씨 (Merci) 체조

얼마전 징징양으로부터 영화 두편을 추천받았다. 카모메식당 (かもめ食堂) 과 메가네 (めがね) 라는 일본영화 두 편. 최근 어떤 것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느라 – 카메라 고민 – 무언가에 통 집중을 할 수가 없었던 대포고냥군. 큰 기대 않고 보았던 이 영화 두 편으로 구원을 받은 느낌이라면 과장일까나?

우선, 이 영화 두 편은 감독이 같다. 오기가미나오코 (荻上直子). 게다가 주역배우 둘이 같다. 코바야시사토미 (小林聰美) 와 모타이마사코 (もたいまさこ). 오기가미 감독이 이 두 배우를 편애라고 할 정도로 무척 아껴서 자신의 작품에는 꼭 기용한다는 후문이다. 카모메식당 – 갈매기식당 이라는 뜻 – 에서는 코바야시사토미가 식당 주인, 모타이마사코가 손님으로, 메가네 – 안경 이라는 뜻 – 에서는 거꾸로 코바야시사토미가 펜션을 찾아온 손님으로 등장한다. 오기가미 감독은 두 영화에서 일관된 톤으로 화면을 채워나간다. 단 몇 분만 영화를 보다보면, 왜 이 감독이 이 두 배우를 그렇게 편애하는지를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뭐랄까… 쨍하게 맑은 날, 빨래줄에 흰 빨래들을 널어둔 세제 광고에 나올 것만 같은 배우들 같달까. 무척 담백하고 진지하다가도 피식 웃게 만드는 그런 기분 좋은 캐릭터 들이다.

대포고냥군에게 이 두편의 영화를 본 소감을 한 줄로 요약하라면 ‘오감(五感) 체험 시뮬레이션 영화’ 라고 하겠다. 사실, 스토리는 무시해도 될 정도로 존재감이 없는데다가 – 라고 하면 감독이 기분나쁠래나 – 영화에서 느낄수 있는 것의 대부분을 관객의 상상력의 몫으로 돌려버리기 때문이다. 영화 메가네에서 숨이 멎을 정도로 조심스럽게 단팥을 담고 빙수의 얼음을 갈아 얹을 때, 대포고냥군은 그 맛이 느껴지다 못해 짜증이 날 정도였다. 게다가 이 영화들은 관객들에게 빙수의 맛을 음미할 시간을 너무 오래 준다! 횬다이카드 CF 의 ‘생각해봐’ 라는 타이포가 흐르면서 상어가 뛰어오르는 씬 을 기억하는가? 이와 같이 침묵이 흐르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삽입함으로써 관객들에게 극중 캐릭터가 느끼는 오감을 상상력을 동원해서 곰씹을 것을 강요한다.

간만에 본, 너무 맛있고, 너무 따뜻하고, 너무 나른한 영화였다. 특히 메가네에서 내내 나오는 ‘사색’ 이라는 요소는 실제로 어떤 생각을 하는 ‘사색’의 의미에서 차용한 것이 아닌듯 했다. 사색을 한다는 핑계로 영화 내내 멍 때리는 캐릭터들… 봄날에 간혹 정신줄 놓고 꽃향기에 취해서 멍 때릴때의 그 행복한 느낌을 여러분은 아는가? 뇌 한켠이 간질간질 해오는 그 느낌을… 최근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신 분이라면 강추한다. 오기가미 감독의 영화는 한 편으로는 마약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