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글 목록: 2012년 3월월

집착 – 구름이편

올라갈 땐 언제고, 이젠 내려달라고 꽁알꽁알-

올라갈 땐 언제고, 이젠 내려달라고 꽁알꽁알-

구름이의 집착은 옷장이다.

바쁜 아침 출근 준비 시간에 옷장을 열땐, 항상 긴장해야 한다.
등을 보인 순간 구름이가 잔뜩 발톱을 세우고 어깨를 디딤판 삼아 옷장에 뛰어들테니까.
구름이 역시 여느 고양이 처럼 박스나 비닐봉지를 좋아하지만, 옷장 집착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심.

로션 냄새를 좋아해서 자는 징징양의 얼굴을 햝고,
민트 매니아라 양치질만 하면 입술을 깨물깨물,
에스프레소잔에 남은 쌉싸름한 거품을 즐겨 드시는 구르미는 옷장 냄새를 좋아하는 것일지도…
뭔가, 어린 시절 옷장안에 들어가 문을 닫으면 느껴지던 그 포근함을 알고 있기에,
옷장안에서 털 테러를 자행하는 구름이를 매몰차게 꺼내 놓지 못한다.

구름아, 하필이면 털이 제일 긴 니가 왜 옷장매니아냐능…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털 떼는 테이프 값이라도 좀 벌어오시라능…

징징양의 Lenovo X220

얼마 전, 미국 레노버에 X220 의 최상위 모델을 CTO 로 주문했다

얼마 전, 미국 레노버에 X220 의 최상위 모델을 CTO 로 주문했다

나는 이 전에도 몇 대의 싱크패드를 구매했었던 적이 있다. X32, X61, T61S 에 이은 네 번째 싱크패드 X220. 그러고 보니, 회사에서 지급 받아 사용중인 X201도 있다. 처음 싱크패드라는 존재를 알게 되었던 것은 2006년 무렵, 일본에서 타케시가 가져왔던 X31을 보고 난 후 였는데, ‘남자라면 싱크패드’ 라는 말에 다음 날 용산으로 달려가 X32 를 가져 왔었던 기억이 난다. IBM 이 컴퓨터 비즈니스를 중국 레노버에 매각하고 나서 ‘짱께패드’라 불리며 수모를 당하고 있긴 하지만, IBM을 벗어나 레노버에 넘어간 이후에도 싱크패드 라인업만은 일본 야마토 연구소에서 개발이 계속되고 있는 것 처럼, 싱크패드는 어쩌면 가장 ‘일본적인’ 노트북 디자인일지도 모른다.

X220 역시, 지금까지의 싱크패드 디자인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IBM 마크가 떨어져 나가고, 상판에 레노버 마크가 보인다는 것 외엔.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엄청난 변화가 보인다. 오늘 소개하는 X220은 커스텀 오더한 모델로, 샌디브릿지 플랫폼과 터보부스트시, 3.5Ghz 까지 클럭이 상승하는 i7-2640M 프로세서, USB 3.0 포트를 갖춘 최상위 사양이다. X220은 싱크패드 최초로 디지털 비디오 출력 단자를 채택했고 – 이전 X200, X201 은 독 (Dock) 의 연결을 통해 가능 – IPS 패널을 선택 가능하다. IPS 패널, 그거 뭐 별거냐 하는 분이 계실지 모르지만, X220 의 스크린을 본 후엔 일반 랩탑의 스크린이 보기 싫어질 정도다. 특히 모니터 만은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주의의 대포고냥군에겐 초 매력적인 옵션이었다는. 게다가 12.1 인치 케이싱에 SSD 와 HDD 를 동시에 설치 가능하다는 점은 최고의 장점이다. 샌디브릿지 플랫폼부터 추가된 mSATA 슬롯 덕분인데, mSATA 형식 SSD에 OS를, HDD 에 자료를 저장하면, 추가 어태치먼트 없이 X220 만으로 완벽한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

우레탄 코팅의 상판, 그리고 레노버

우레탄 코팅의 상판, 그리고 레노버

요즘의 흔해 빠진 아이솔레이션 방식 키보드와는 비교 불가

요즘의 흔해 빠진 아이솔레이션 방식 키보드와는 비교 불가

좌측에 D-SUB, DP 포트, USB 포트 두 개, 무선 ON/OFF

좌측에 D-SUB, DP 포트, USB 포트 두 개, 무선 ON/OFF

우측에 SD카드리더, 기가랜포트, 한 개의 USB, 헤드폰 포트

우측에 SD카드리더, 기가랜포트, 한 개의 USB, 헤드폰 포트

관심 없는 사람에겐 시커멓고, 투박한 노트북으로만 보일지 모르지만, ‘빨콩’으로 불리우는 포인팅스틱, 최고의 타이핑 경험을 제공하는 7열 키보드, 신뢰성 높은 마그네슘 롤케이지, 불시의 사고를 대비한 배수 설계, 싱크라이트 등 완벽한 비즈니스 노트북에 대한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개발자의 철학이 깃들어 있는 노트북이 싱크패드이다. 뭔가 매끈하고, 화려한 외관을 가진 노트북 – 애플같은 – 을 기피하는 사람이나, 기어 (Gear) 같은 느낌을 사랑하는 공구, 장비덕들에겐 싱크패드는 항상 최고의 컴퓨팅 도구로 남을 것 같다. 결론은 징징은 장비덕. 여자라도 싱크패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