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3월 5일 도쿄돔에서 벌어진 WBC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예선 3차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축구든 야구든 큰 경기가 아니고서야 (A매치 혹은 월드리그들) TV중계를 잘 챙기지 않는 편이라 지나칠뻔 했었는데… 집에서 딩굴다가 너무 심심해서 TV를 켰다가 운좋게 이 경기를 만났다! (운명이다!)
한국은 1회와 2회에 각각 1점씩 실점했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보면 엄청난 속도로 글이 올라오는 대형 게시판들이 몇개 있는데, 그쪽에서도 역시나 많은 사람들이 실시간 중계에 열을 올리고있다. 2회까지만 해도 ‘일본의 타선이 역시 강하긴 하다…’, ‘일본 야구 강하구나…’ 라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4회 말 일본의 공격에서 분위기는 반전된다. 만루상황에서 2번타자 니시오카가 1루 방향으로 친 안타성 타구를 우익수 이진영이 그림같은 다이빙 캐치로 잡아낸 것이다! (도쿄돔 전 관중 기립박수! ToT) 5회에 한국은 박진만의 안타와 조진만의 데드볼로 무사 1, 2루로 진출하고 희생번트 등으로 1점을 만회한다. 운명의 8회! 2번 이종범이 안타로 진루하고, 두번 삼진당해 욕먹고있었던 이승엽이 보란듯이 투런홈런을 터뜨린다. (이거… 감동이었다!) 드뎌 9회말 일본의 마지막 공격, 찬호팍이 마운드에 올랐다. 마지막 타자 이치로를 플라이로 잡아내면서 경기는 끝났다.
이번 한일전후에 네티즌들이 통쾌해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알려진 ‘이치로 망언’ 때문이다. 알려진 바로는 지난 2월 이치로가 ‘한국, 30년간 일본 못이긴다’, ’30년동안 일본 못 이기게 해 주겠다’ 등의 말로 한국을 도발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한일전에서 마지막 일본의 타자가 ‘천재 이치로’ 였고, 그것을 잡은 투수는 ‘코리안 특급 찬호팍’ 이다. 얼마나 극적인 상황인가…
하지만, 이번의 ‘이치로 망언’에는 왜곡이 좀 있다. 이치로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勝つだけでなく見ている人に、きれいだなとか、すごいなと感じてもらいたい。それは僕のポリシーですから、向こう30年間には日本には勝てないなと(相手に)思わせるような勝ち方をしたいですね。
자연스럽게 해석하면, ‘단순히 이기는 것만이 아닌, 경기를 보는사람에게 멋지다 라든지, 대단하다 라고 느끼게 하고 싶다. 그것은 나의 신조니까… 앞으로 30년 안에는 일본에게 이길수 없겠구나 라고 생각이 들게하는 그런 승리를 하고싶다.’ 라는 내용이다. 이치로는 찬호팍에게 잡히면서 뻘쭘하긴했다. 자기가 한말이 실현이 되지 않았으니… 그러나, 망언이라고 할것 까지는 없다고 본다. 이치로는 일본의 특급 야구선수이고, 그만큼의 경기에 대한 프라이드는 있을것이다. 개인적인 욕심이 없는 선수가 있겠는가… 이치로 관련기사를 찾아보면… 한국 언론들의 헤드라인이 너무나도 자극적이다. 한일이라는 특수한 관계를 악용해서 조회수를 챙기고자 한 기자들이 행한 왜곡이다.
요즘, 월드컵시즌을 맞아 통신사들간의 응원가 전쟁이 뜨거운감자로 대두되고 있다. 한가지 신선했던것은 이런 과잉 애국심조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꼭지점 댄스? 애국가를 응원가로? 모든 사람들이 어떤 것에 대하여 당연히 그렇다 라고 느끼는 것 자체가 문제 있는것이다. 획일화된 생각, 집단이기주의… 이런 3류같은 마케팅에서 우린 좀 벗어나야 하는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