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 이미 구입한지 두 달이 지나가고 있지만 – 마음의 병이 생겼는지, 새 시계가 사고 싶어졌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를 구입하고서 3년동안 대출금 상환하느라 수고한 우리들에게 뭔가 큰 상을 주고 싶기도 했고, 또 다시 빡빡한 일상으로 돌아가기 전 약간의 호사를 누리고 싶기도 했다. 라고 써 두고 보니, 이 시계 이 후에도 크고 작은 뭔가를 너무나도 많이 질러 놨네? 그래놓고 ‘호사’ 니 뭐니 핑계 대기가 참 민망한 상황인데다가, 이런 고해성사 성 포스팅 전에 ‘나에게 상을 주고 싶었다’ 와 같은 개소리를 했던 것이 이것이 처음이 아닌 것 같은 것은 나만의 데자부인가!? (이 시계 말고도 연말에 지른 것들이 줄줄이 리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대해주셔요-!)
대포고냥군은 시계를 참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밑도 끝도 없이 모아대는 컬렉터도 아닌지라, 일찌기 생각해둔 나만의 라인업이 있었다. 크로노그래프가 들어가 있는 스포티한 복잡시계 류 하나, 블링블링한 다이버워치 류 하나, 드레스워치 류 하나. 이렇게 세 개 정도? 복잡시계는 오메가의 문워치 (Omega Speedmaster) 나, 롤렉스의 데이토나 (Rolex Daytona), 다이버워치는 롤렉스 서브마리너 (Rolex Submariner), 드레스워치는 IWC의 포르투기저 (Portugieser) 모델 중 하나로 하면 되겠다 생각했는데… 방금 생각하다 보니, IWC 빅파일럿 (Big Pilot) 같은 파일럿워치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고, 다이버워치에 파네라이 (Panerai) 도 하나 추가하고 싶긔. 그럼, 징징 와이프님, 대포고냥군의 인생시계는 총 다섯 점으로 하면 되겠습니까?. 열심히 벌겠어요. 흠흠, 여튼. 복잡시계 류는 오메가의 문워치가 하나 있으니, 그 다음으로는 우선순위적으로써 (!) 서브마리너를 사든, IWC 포르투기저를 사면 될 일이었다. 실은, 대포고냥군이 이번에 정말 사고 싶었던 시계는 롤렉스의 서브마리너 흑색 다이얼의 콤비네이션 모델이었는데, 문제는 돈을 주고도 바로 가져올 수가 없다는 점이 참 맘에 들지 않았다. 그나마 콤비네이션 모델은 대기 시간이 한 달쯤이었는데, 스틸모델, 게 중에서도 데이트 (Date) – 날짜 창이 있는 – 모델은 일 년을 기다리란다. 웃기지도 않다. 그 비싼 돈을 주고 사주겠다는데 왜 내가 줄을 서야되는거죠? 게다가 징징이 IWC 포르투기저가 더 얌전하고 좋단다. 하기야, 서브마리너 콤비네이션은 좀 금색금색하고, 흑형흑형하고, 힙합힙합한 막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 있지.
처음에는 다이얼의 12시와 6시 방향에 크로노그래프가 배치된 포르투기저 크로노그래프 (Portugieser Chronograph) 모델을 봤는데, 미묘- 하게 대포고냥군 덩치에 비해 시계가 작아보이는거다. 그러다가 손목에 포르투기저 핸드운드 에잇데이즈 (Portugieser Hand-Wound Eight-Days) 를 올려보았는데, 43mm 로 고작 2mm 클 뿐인데도 딱 마음에 든다. 핸드운드 에잇데이즈는 2013년 워치 앤 원더스 (W&W – Watch and Wonders) 에서 발표된 신작으로, ‘에잇데이즈’ 라는 이름에서 알수 있듯, 8일간의 파워리저브를 가진다. 대포고냥군은 문워치 이 후로는 절대 풀 메뉴얼 워치는 사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건만 ‘이건, 일주일에 한 번만 감으면 되잖아?’ 라며 또 완전 수동시계를 사게 됨. 완전히 태엽을 감으면 겨우 이틀 남짓 살아있는 문워치와는 달리, 이건 감아도 감아도 감아도 감아도 끝이 안 나잖… 흑… 그래도 시스루백을 통해 보이는 cal. 59215 무브는 정말 아름답다. 포르투기저 핸드운드 에잇데이즈는 같은 포르투기저 라인업 중에서도 더 클래식하고, 단정해 보인다. 극단적으로 정돈된 느낌의 다이얼과 인덱스, 6시방향의 서브세컨드 다이얼, 아치형 사파이어글래스, 2mm 커진 케이스와 시스루백을 통해 보이는 무브는 과거 회중시계를 연상시킨다. 게다가, 포르투기즈 핸드운드 에잇데이즈의 스트랩은 이탈리아 하이엔드 가죽브랜드 산토니 (Santoni) 에서 공급하는 최고급 악어가죽으로, 내피의 오렌지 컬러가 참 이쁘다.
그런데 대포고냥군과 징징양은 항상 뭐다? 같이 지르고, 두 개 지른다! 네네- 맞습니다- 샵에서 대포고냥군이 처음 착용해 본 포르투기저가 위 사진 우측의 40.9mm의 블루핸즈 크로노그래프였는데, 나에게는 작은 듯 해도, 징징에겐 너무너무 예쁜거다. 게다가 영등포 신세계 IWC 샵의 여자 매니저님이 같은 크로노그래프를 차고 계셨는데 너무 잘 어울려서 ‘그냥 둘 다 주세요.’ 했다는… ㄷㄷㄷ… 이 날, IWC 에 여성용의 짧은 스트랩이 있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고, 덕분에 우리는 영등포 IWC 의 ‘나름’ VIP 가 되었고, IWC 에서 마련한 ‘Cine de Chef’ 에 초대도 해주셔서 정말 맛있는 식사와 영화도 대접받았다는-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 2015년 부터 ‘포르투기즈’ 에서 ‘포르투기저’ 로 명명이 변경되었습니다.
역시 남억이가 포스팅하는건 그냥 질러도 후회가 없어. ㅋㅋ
얘, 시계가 문제가 아니라,
집을 사고 3년간 대출금을 붓고…
뭐 이런 것들이 정말 여기만의 아둥바둥적 삶이라,
나는 다 필요없고, 안똥이 부럽다옹-
알파 패딩 글보고 여쭤보려합니다. 슬림핏 4xl 사셨던데 실례지만 키랑 몸무게좀 여쭤봐도 될까요?
제가 키가 190에 팔이 무지 길어서 고민입니다 어떤 사이즈를 사야할지… ㅎ
4XL 정도 사시면 충분할듯 합니다.
제가 187에 팔이 긴 편인데, 소매 길이는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