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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아 콘서트 – Misia Live in Seoul “The Tour of Misia Discotheque Asia”

한국에서 미시아를 만날수 있다니!!!

미시아 (Misia) 라는 일본 가수를 알고 있는지? 한국에서는 과거 SES의 ‘감싸 안으며’ 의 원곡을 부른 가수로 꽤 알려져있다. 대포고냥군이 대학교 시절 – 언제? – 부터 워낙 좋아했었던 아티스트였고, 여전히 지금도 미시아의 음악을 듣고 있다. 일찌기 Jpop을 들어온 대포고냥군이 보기에 미시아는 귀여운 마스크에 앵앵거리는 전형적인 일본 아이돌과는 너무 달랐다. 그렇다고 미시아가 비쥬얼은 포기해야되는 가수라는 말이 아니라, 파워풀한 목소리 – 5옥타브를 넘나든단다 – 와 가창력이 워낙 뛰어나기에 비쥬얼 따위는 별로 생각해 보지도 않았기 때문이랄까?

여튼, 그 미시아가 아시아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을 미시아 공식 홈페이지 (http://www.misia.jp) 에서 – 대포고냥군은 미시아 홈페이지도 가끔 들어가는 나름 진짜 팬인 것이다 – 보았다. 한국에서도 라이브를 가질예정이고 9월정도로 예정되어 있다기에 완전 설레이면서 주기적으로 일정을 확인하고 있었다는. 9월 28일 올림픽 펜싱경기장으로 결정! 티켓오픈은 비교적 늦은 9월 초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왕 보는 거 제일 좋은자리에서 보고싶었는데 R석이 7만 7천원인거다. 징징양이랑 둘 하면 15만원이 넘네;;; 유부모드로 갈등하다가, ‘뭐, 징징양은 일본음악을 딱히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다가… 나만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공연에 15만원은 좀 과한것 같아.’ 이런 말로 위로를 하면서 꿈을 접어 버렸었다. 징징양은 정말 오래간만에 내가 가고 싶다는 공연이라고 가라고 가라고 그랬지만 그게 쉽지가 않잖;;; 그렇게 미시아 라이브에 대해 잊고 살던 어느날, 대포고냥군이 주구장창 들어가는 모 오덕사이트의 중고장터에 미시아 공연 초대권 두 장을 한 장 가격에 판다는 글이 올라 온거다! 오옷! 당장 GET! 그런데, 좌석 클래스는 그날 현장에서 티켓으로 바꿔봐야 안단다. 괜찮아 괜찮아!

R 석이라규! 이건 완전 Lucky!

드디어 9월 28일 (일), 공연당일이다. 4시에 올림픽파크 주차장에서 표를 팔기로 한 분이랑 만나기로 했는데, 둘 다 낮잠을 자다가 일어나니까 젠장 4시인거다! 큰일이다 싶어 둘다 세수도 안하고 완전 눈은 띵띵 부어서 쵸 꾸질 모드로 – 아니 미시아님을 만나러 가는데 말이지! – 욜라 달려 겨우 공연 전에 도착했다. 표 파시기로 하셨던 분, 거의 한 시간을 기다리셨다는… 이 자리를 빌어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 다시 드리고 싶다. 그런데, 표를 받고서 보니 R석이다! 게다가 두장에 7만원으로 깎아주셨다능;;;대단한 럭키럭키.

공연이 시작되기 전

그런데, 역시나 관객이 많지않은 일본가수의 공연이다 보니, 공연장 외부에 그럴듯한 공연 타이틀 같은것도 설치해 놓지 않았다. 펜싱경기장 앞에 조그만 천막이 쳐져 있을 뿐. 5시가 거의 다 된 시간이었기에 징징양과 나는 다른 것을 볼 겨를도 없이 급히 들어갔다. 오오! 이건 완전 무대 가까이잖아! 감동이다. 앞에서 열 몇 번째 자리이긴 하지만 꽤 가깝다. 공연은 약 30분정도 딜레이되었다. 징징양이 뒤에 이상은씨가 있단다. 돌아보니 진짜 이상은이다! 오오! 이상은도 미시아 팬이었구나! 급 호감도 증가! 드디어 DJ의 스크래치 사운드와 함께 공연 시작. 마냥 좋구나. 줼줼T-T 노래 정말 잘한다. 그리고 저 미칠듯한 체력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두 시간 가까이 계속 팔짝팔짝 뛰어다니며 그것도 끊임없이 고음으로 노래를 하는데, 이건 뭐…. 그중에 ‘Into the Light’ 를 부를때는 진짜 장난아녔다는… 사실 미시아를 잘 몰랐던 징징양도 진짜 멋지다을 연발. 아… 역시 미시아님이야. T-T 징징양이 ‘오빠 같은 아저씨 옆에도 있다.’ 그러길래 봤더니, 30대 중반 정도 되는 아저씨가 야광봉을 들고 그저 좋은듯 소리지르고 노래 따라부르고, 춤추고 그러고있다. 내가 저렇게 보이는거구나;;; Everything, 包み翔むように 등 불후의 명곡은 계속되었고 삼십오살 아저씨와 징징와입후는 어린아이처럼 좋아라 하며 오래간만의 라이브 콘서트를 즐겼다.

앗! 미시아님이 불과 2M 앞에!

아아 공연이 끝나고 뒷문으로 나오는데, 어라 흰 Limo 가 한대 세워져 있다. 어라… 미시아님이 나오나봐. 배고프다고 징징거리는 징징양 배를 주물주물 해서 진정시키고 꽤 오래 기다렸다. 앗! 드디어 나온다! 보디가드 아저씨들한테 둘러싸인 미시아님. 근데 젠장 이넘의 똑딱이는 왤케 플래시 충전시간이 긴거냐… T-T 뒷 모습 겨우 한 컷 찍었다능… 그래도 멋지다… 몇 년동안 정말 좋아하던 아티스트를 불과 2M 앞에 두고 보는 것이란… 참 감격스럽다.
징징양도 미시아 팬이 되기로 했다. 다시 한국에서 공연을 할 지 모르겠지만, 언젠가 일본에 가서라도 한 번 더 보고싶군하. Misia Forever!

드로잉쇼 – Drawing Sh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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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표소에서 당첨자 확인 후 표를 받았다

얼마 전, 대포고냥군이 티스토리에서 실시한 이벤트에서 드로잉쇼 티켓에 당첨되었던 일을 기억하시는지? 관람일인 7월 31일, 일이 끝나자 마자 대학로로 달려갔다. 삼성역에서 대학로까진 꽤 멀구나… 징징양을 만나니 시간이 벌써 7시가 넘었다. 공연은 8시부터 시작이다. 미리, 표 부터 받아두자. 드로잉쇼 전용관인 질러홀은 혜화역 2번 출구로 나와서 KFC 옆 골목으로 직진,  GS25시 근처까지 가면 보인다.  드로잉쇼 티켓박스가 예쁘다. 대포고냥군 앞에서 표를 받아가던 여자분도 티스토리 어쩌고 하는 걸로 보아, 이벤트 당첨으로 오신듯… 신분증을 건네주니 당첨자 리스트에서 찾아본 후에 티켓 두 장을 내 민다. 공연 시간까지 약 30분이 남았다. 간단하게 먹을 만한 식당을 찾다 끝내 실패한 우리는 KFC에서 햄버거를 미친듯 쑤셔넣고 공연장으로 돌아왔다. – 이 햄버거 때문에 체해서 고생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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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시작 5분 전 / 티켓박스의 디자인이 용도불명의 무대소품이랑 모양이 같다

공연장은 아주 작다. 좌석 번호는 있으나 벤치식 의자에 그냥 번호만 쓰여 있을 뿐이다. 대포고냥군은 참 이런 공연장에 올 때마다 뒷 사람이 신경쓰인다. 키가 크다보니 – 절대 앉은 키만 크다는 말이 아니다. 키가 크면 앉은 키도 크다고! – 뒷 사람한테 괜히 미안하다는… 자리에 앉고 보니, 푸른색 조명이 들어온 무대에 철제 박스가 보인다. 아… 티켓 박스의 디자인을 저기서 따 온 거군. 잠시 후, 공연이 시작되었다. 드로잉 별에서 지구로 온 룩 (Look) 이라는 세 외계인이 드로잉쇼의 주인공. 어둠속에서 네온을 사용한 퍼포먼스가 벌어지고 댄스와, 마임 등을 혼합한 소재는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즐거움을 준다. 세 명의 주인공 이 외에 남자 무용수가 등장하는데, 바디라인이 아주 죽인다능. ㄷㄷㄷ;;; 징징양은 내가 쳐다보는 줄도 모르는채 아주 넋을 놓고 보고있었지만 그냥 봐주기로 했다. 공연의 메인테마인 드로잉에 관해서는 매우 다양한 기법을 선 보인다. 물감을 흩뿌리기도 하고, 나중에 종이를 떼어내는 스텐실, 붓 없이 손가락으로만 빠른속도로 그려나가는 핸드드로잉, 물 위에 기름을 띄우고 종이로 떠 내는 마아블링 등… 게다가 즉석에서 드로잉이 들어간 티셔츠를 만들어 준다든지 하는 요소는 꽤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퍼포먼스와 함께 공연 내내 즐거웠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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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끝난 후 포토타임

드로잉 쇼를 요약하자면, 드로잉 (진정한 의미의) + 종합 퍼포먼스 공연 정도 되겠다. 각각의 비율은 내 생각에 반 반 정도? 대포고냥군은 뭣도 모르고, 공연 전에 드로잉쇼에 관해 인터넷에서 이것저것 검색해 본 후에 관람했는데, 절대 그러지 마시길 바란다. 오늘 이 포스팅에 자세한 공연 내용을 적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인데, 사실 대포고냥군은 드로잉쇼에서 그려내는 작품들을 인터넷에서 몽땅 보고 갔었다. 그랬더니 영화 스포일러를 본 것 마냥 신선함이 확 떨어지더라는… 그래도 사전 지식없어 따라왔던 징징양은 무척 잼있어 했으니 다행이다.

Ps. 좋은 공연 보여준 티스토리 관계자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이벤트빨 버닝 중인 대포고냥군

아무래도 7월에 대포고냥군의 뽑기 운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 듯. 이번 달에만 이벤트가 두 건이나 당첨되었다. 그것도 모두 전시, 공연만 두 건이다. 징징양의 블로그로 이미 아는 분은 다 알고 계시겠지만, 그 중 하나가 7월 19일에 다녀왔던 Pixar 전 in Seoul. 자주 가던 온라인 커뮤니티의 이벤트 소개 게시판에 올라왔던 ‘삼성 싱크마스터 – How old are you?’ 이벤트. 삼성 싱크마스터라는 브랜드가 올해로 20주년이란다. 댓글로 싱크마스터 브랜드가 몇 살인지 맞추는 그런 내용의 이벤트 였다능. Pixar 역시 올해로 20주년. 뭐… 이런 의도로 Pixar 전 초대권 이벤트를 진행했다 보다. 자… 기념으로 대포고냥군이 당첨된 당첨자 명단을 한 번 보도록 하자. 보이는가! 네임오케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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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싱크마스터의 ‘몇살이야?’ 이벤트 / 네, 삼십오살입니다

아래에 붉은 글씨로 적혀 있는 2008년 7월 8일까지 답신이 없는 경우 당첨이 취소된다는 말에 쫄아서 이벤트 담당자에게 이메일로 회신할 때, 혹시 주소는 틀리지 않았을까 열 번은 재 확인 한 것 같다;;; 대포고냥군도 따로 pixar 전에 대한 포스팅을 할 예정이라 참관 내용에 대해선 추후에 언급하겠답. 그렇다면!!! 또 당첨된 나머지 하나의 이벤트는 당췌 뭣이란 말이냐. 대포고냥군은 사실, 감 (感) – 휠링이라고 한다 – 이 아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떤 이벤트 등에 응모 후에 왠지 이건 될 것 같은데? 라는 느낌이 오면, 그 이벤트는 진짜 된다. 믿거나 말거나다. 이번에 당첨된 이벤트도 덧글로 응모하는 방식이었는데, 쓰고 나서 오는 삘이 예사롭지 않았다. 고작 20명 뽑는 이벤트라 당첨율도 떨어질텐데 말이지. 자… 그럼 먼저 대포고냥군이 단 덧글부터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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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하다가 이런 댓글을 만난다면 왠지 ‘예쁜사랑 많이 쳐드셈’ 이라는 덧글을 달아줘야만 할 것만 같다. 이벤트 담당자는 아마도 예쁜 사랑하고 있는 대포고냥군의 퓨어하고 이노썬트한 마음을 꺾어버리면 큰 일 날 것 같아서 뽑아준것임에 틀림없다. 오늘 이 덧글을 캡춰하기 위해서 이벤트 참여 페이지에 다시 갔더니 덧글로 이벤트 응모한 개수가 총 101개더라. 이 덧글이 경쟁자 81 명을 제낀 거라규!!! 이번에 당첨된 이벤트는 대포고냥군이 사용중인 블로그 ‘티스토리’에서 진행한 것이다. 이 전 포스팅인 ‘바둥이 특집’ 을 쓰기위해서 블로그 관리자로 로그인 했더니, 센터페이지에 이벤트가 하나 보였다. ‘넌버벌 퍼포먼스 <드로잉쇼>에 초대합니다.’ 라는… 지금은 당첨자까지 발표해서 종료된 페이지지만, 여기에서 볼 수 있다. 이벤트 응모 당시, 선택사항이 있었다. 날짜를 선택하는 것이었는데, 하루는 7월 26일 (토), 다른 하루는 대포고냥군이 선택한 7월 31일 (목). 덧글을 남기기 전에 곰곰히 생각해 보니, 아무래도 토요일 공연은 경쟁율이 무지 치열할 것 같아 목요일 공연으로 선택해서 응모했다는. 대포고냥군의 이벤트 전략은 적중했다!!! 덧글을 보면, 거의 대부분이 토요일 공연에 응모한 사람들이라는 사실. 으쓱으쓱~ 대포고냥군은 똑똑하다규! 자~ 아래 이미지는 당첨 페이지의 자랑스러운 대포고냥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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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H~!

티스토리의 드로잉 쇼 이벤트는 다녀와서 감상평을 블로그에 올린다는 조건이 달려있다. 아주 멋지게 올려주마.그런데, 공연 중에 사진을 좀 찍게 해주려나? 드로잉쇼 라면 아마도 시연하는 레파토리가 정해져 있을터인데, 사진 촬영은 아마 무리겠지? 흐음… 사실, 대포고냥군은 티스토리에 한 번, 맘 상한적이 있다능… 티스토리 서비스 초기에 달력 제작에 쓰일 사진을 응모하는 이벤트가 있었는데, 기억나시는지? 거기에 대포고냥군이 고르고 고른 비장의 사진 한장을 가지고 응모했으나, 비참하게 탈락했었다. 분명 그 때도, 빠밤~ 하고 삘이 왔었는데 말이다! 그래도 뒤늦게 이런 좋은 공연 이벤트에 당첨시켜준 덕분에 대포고냥군 맘 싹 풀렸다능;;; 대포고냥군 사실 엄청 단순하고 쪼잔하다. 티스토리 이벤트 담당자님 감사드려요. 후기 열심히 써서 올릴께욥. 아래 이미지는 드로잉쇼 공식카페에 올려진 공연안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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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이 아니다! 미술이다!

ps. 어제 징징양이랑 다퉜는데, 미워 죽겠다.
징징양 버리고 한 손에 바둥이, 한 손에 구름이 안고 갈까보다.
(바둥이랑 구름이는 1살 미만이니 티켓 한 장으로 가능하지 않을까?)

앙상블 디토 (Ensemble Ditto) 2008 리사이틀 디토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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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무대 앞 자리로 보내달라규!

지난 6월 28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컨서트홀에서 있었던 앙상블 디토 (ensemble ditto) 의 공연을 보고 왔다. 4월에 예매를 한 것 같은데, 공연 날이 오긴 하는구나. 요즘 클래식의 동방신기 – 많고많은 남성그룹 중에 하필이면 왜 동방신기냐고… – 라 불린다는 6명의 남자. 그 중에서도 피아노의 임동혁과 비올라의 리차드 용재 오닐 (Richard Yongjae O’neill) 은 이미 대중매체를 통해 많이 알려져 있는 편이다. 리차드 용재 오닐이 윤도현의 러브레터에 출현해서 잠깐 연주했던 올드보이 OST. 중 ‘Cries of whispers’ – 우진의 theme 로 알려진 – 를 기억할런지? 티비로 잠깐 본 것이 전부 였지만 그 순간의 전율이란… 사실, 이 날 임동혁이랑 리차드 용재 오닐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 참 설레였다는.

그런데 자리가 합창석 – 오케스트라 뒷편의 – 이란다. 김징징양에 의하면 피아니스트의 손이 잘 보인다는 둥, 어중간한 객석보다 낫다는 둥… 다 뻥이다. 절대 비추다;;; 앞으로는 돈을 더 내서라도 앞에 앉겠다. 뭐 피아니스트의 손가락이 보이는지 아닌지는 둘째치고, 일단 사운드가 꽝이다. 보통, 컨서트홀이라면 음향역학을 고려해 설계되어 모든 음향이 관객쪽에서 듣기에 최적화되어 있는데, 뒤쪽에 앉으니 이건… 뭥미. 가끔씩 연주자가 관객을 향해 음성으로 커멘트를 줄 때도 전혀 들리지 않는다. 게다가 공연 후에 연주자의 얼굴을 회상해 보려고 했건만 뒷통수 밖에 기억나지 않는다는 거… 이제 디토 앙상블 멤버를 길에서 만나도 뒷 모습만 보면 누군지 다 구별할 수 있다능. 뭥미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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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 한장 받아보겠다고 줄 서있던 사람들

연주는 너무 훌륭했다. 클래식에 그닥 조예가 없는 대포고냥군조차 정신 놓고 박수를 치느라 손바닥이 아팠을 정도니 말이다. 무척이나 명료했던 터치라고 기억되는 임동혁군의 피아노와 리차드의 비올라소리는 역시 굉장했다. 드라마 ‘하얀거탑 OST 중 Rossette’ 와 영화 ‘여인의향기 OST 중 por una Cabeza’ 를 앵콜곡으로 연주 할 때 쯤에는 거의 홀 내부가 열광의 소용돌이였다는. 여성관객 여럿 넘어가지 않았나 싶다. 알라뵤~ 외마디 외치던 한 여성 관객이 생각난다. 공연이 끝나고 컨서트홀 로비에서 팬 사인회를 했었는데, 나름 키 크다는 대포고냥군이 아무리 머리를 디밀어도 사진 한장 찍기 힘들 정도로 성황이었다. 흑… 리차드의 싸인이 갖고 싶었는데… 이마에 싸인 받고 싶었다규! 담에는 공연 끝나자마다 젤로 먼저 튀어나가서 줄 설테다!

대포고냥군은 음악을 들을 때 클래식이든 가야금 산조든 쟝르에 구애받지 않고 듣는 타입이긴 하나, 가수가 누군지에도 그닥 관심이 없어서 ‘음악이란 들어서 좋으면 그만’ 이라는 사상이 박혀있다. 그런사람 있지 않은가. 영화 자체보다도 감독이니 배우들 이름이랑 프로파일을 줄줄 꿰고있는 사람. 대포고냥군 눈에 그런 사람들은 그저 뇌 속의 기억중추가 많이 비어있구나 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그런거 외워서 머하냐… 거참… 머 역시나, 공연의 브로셔를 보니, 제일 마지막 악장의 ‘슈베르트’의 송어 – Die Forelle – 밖에는 모르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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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의 싸인을… 굽신굽신

철인3종경기 같았던 도쿄관광! – 3 (마지막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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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칸야마역 (代官山驛)

도쿄여행 3일 째. 징징양과 대포고냥군은 이날 16시 비행기로 한국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빡빡한 스케쥴 탓에 늦어도 오후 2시까지는 한 지역을 모두 돌아 볼 만한 장소를 찾다 보니, 다이칸야먀 (代官山) 지역 밖에 없었다. 다이칸야먀로 가려면 야마노테센으로 에비스 (惠比壽) 역에 내려서 걸어서 가야겠다. 사실, 야마노테센에서 다른 노선으로 갈아타면 바로 다이칸야마역으로 올 수 있었을 텐데, 에비스역 주변도 구경할 겸 해서 이렇게 결정한 것. 다이칸야마는 좁은 지구에 예쁜 카페와 보세 옷가게 등이 가득 모여있는 예쁜 곳이다. 이 날, 일정이 끝나고 즉시 공항으로 가야만 했기에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서 트렁크를 가지고 나왔는데, 정작 에비스역에서는 트렁크 보관함이 없었다는;;; 결국 징징양과 대포고냥군은 하루쥉일 조낸 큰 트렁크를 끌며 낑낑대야만 했다.

에비스역에는 쇼핑센터인 에비스 가든플레이스가 연결되어 있다. 잠깐 둘러보았는데, 백화점, 식당가가 함께 모여있는 곳이구나. 아주 큰 무인양품 (無印良品) 매장이 있길래 둘이서 좋아라 하며 구경했다. 무인양품에서 냉장고, 오븐, 전자레인지도 나오는 줄 그 때서야 알았다는. 무인양품이 여기선 실용적이고 깔끔한 컨셉의 중가 브랜드인데 반해서 한국에선 왤케 비싼건지…  에비스역을 나와 코마자와도오리 – 駒通り – 를 따라가면서 다이칸야마역을 찾아갔다. 정말 한적한 분위기의 다이칸야마역에서 사진을 몇장 찍고선 여행책자를  보며, 멋진 샵들과 오픈 카페들이 많이 모여있는 하치만도오리 – 八幡通り – 를 따라 가기로 했다.

타케시군이 애용하는 브랜드 A.P.C

타케시군이 애용하는 브랜드 A.P.C

하치만도오리 (八幡通り)에는 이런 깔끔한 샵들이 꽤 많다

하치만도오리는 많은 도쿄 여행서에서 추천하고있는 이른바 ‘스타일리시한 거리’ 이다. 스타일리시 할 뿐 아니라 깨끗하고 한적한 듯한 분위기가 왠지 유럽삘이 난다. 맛있는 주먹밥을 판다는 오니기리덴덴을 지나니 다이칸야마의 상징이라는 다이칸야마 어드레스가 보인다. 다이칸야마 어드레스는 주상복합건물인데, 주거공간인 ‘더 타워’ 와 16개로 이루어진 샵들이 예사롭지 않다. ‘더 타워’ 는 첫 눈에 봐도 비싸보인다. 휘황찬란하게 화려한 것이 아니라 한 톤 다운된 그런 차분하고 세련된 분위기다. 왠지 젊은 독신 부자들이 많이 살 듯한 분위기랄까… 여튼 다이칸야마는 여피스러운 동네다.

징징양이 어디서 조사를 해 왔는지, 다이칸야마에 왔으면 와플스를 빼어 놓을 수 없단다. 와플이랑 차를 파는 작은 카페인데 따로 좀 알아보니, 가수 유희열씨가 여길 아주 사랑한단다;;; 징징양은 참고로 유희열씨 팬임. 와플스를 가려면 하치만도오리에서 다시 에비스역 방향으로 내려가야 한다. 근처에 와서도 당췌 찾을 수가 없어서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찾아갔다. 다이칸야마의 분위기 인듯도 한데, 와플스 역시 주거지역 안에 쏙 파묻혀 있어서 잘 눈에 띄지 않는다.

와플스는 계단이 있는 언덕 위에 있다

깨끗한 내부

이렇게 여러명 앉을 수있는 공간도...

이렇게 여러명 앉을 수있는 공간도…

와플스는 아주 자그마하다. 바깥에 작은 정원 (?) 도 있는 것이 일반 가정집을 개조해서 만든 카페 같다. 벽돌로 지어진 건물에 큰 통유리를 통해 하얀색 내부가 시원하게 보인다. 바깥에도 자리가 있는데, 날이 더워서인지 다들 안에 앉아 있다. 트렁크를 낑낑대며 끌고 들어갔더니 고소한 와플냄새가 침샘을 자극한다. 플레인와플과 아이스라떼를 주문했는데, 한화로 약 만 오천여원 나왔던 것으로 기억된다. 더운날에 씩씩대며 다녀서 땀범벅이 된 징징양과 대포고냥군은 잠깐 와플스에서 땀을 식혔다.

여기 에비스 – 다이칸야마 지역을 오기 전에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가, 라면이 유명하다는 것. 그래서 라면을 먹어보긴 해야겠는데, 지나다가 만난 라면집에 들어가긴 싫고 해서 와플스에 있는 주인장같이 생긴 여자분에게 이 주변에 맛있는 라면집이 있으면 추천해 달랬더니 지도까지 그려주며 에비스 역 근처의 카즈키 (香月) 라는 곳을 추천해 준다. 과연 찾을 수 있을까나;;;

Mr. Friendly – 카페와 팬시가 함께 공존하는 곳이다

다이칸야마의 건물들은 대략 이런 풍

이제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이 가까워졌다. 슬슬 에비스역 근처로 돌아가야겠다. 돌아가는 도중에 보았던 건널목 앞에 있던 예쁜 가방가게를 지나 유명한 미스터 프렌드리 – Mr. Friendly – 카페가 보인다. 핫케익이 참 맛있다는데… 시간만 조금 더 있었더라면 여유롭게 여기저기 다니면서 구경하고 싶은곳이 너무 많다. 에비스역에 다시 돌아와서 와플스의 그 분이 그려준 지도를 보며 코마자와도오리로 다시 돌아갔다. 그런데 분명 처음 이 거리를 지나칠 때는 보이지 않았던 라면집 카즈키를 너무 쉽게 찾아버렸다는!!! 둘이 와방 기뻐하며 들어갔더니, 여기에도 한국인 유학생으로 보이는 어벙한 총각이 서빙을 하고있다. 카즈키의 라면맛은 꽤 괜찮았다. 대포고냥군이 주문했던 돈코츠라멘 – 豚骨ラ-メン – 은 규슈지방이 원조인데도 꽤 맛있게 먹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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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 카즈키라면!!!

이렇게 징징양과 대포고냥군의 첫 일본 여행기는 끝이 났다. 여행기간이 풀로 3일이 아니어서 짧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도쿄는 3일만에 돌아보기에는 너무나도 넓었다. 사실, 우리가 움직인 구간을 살펴보면 야마노테센의 5개 역 안을 돌아다녔을 뿐이다. 도쿄를 제대로 보려면 한 달은 걸리지 않을까 싶다. 징징양이 정말 가 보고싶어했던 지유가오카 (自由が丘) 를 못 가 본것이 참 아쉽다…

벌써 우리가 이 여행을 다녀온지 1년이 다 되어 간다. 올 해도 우리 결혼기념일을 전 후 해서 여행을 가기로 했다. 이번에는 먹을것에 열광하는 징징양을 위해 오오사카 (大板) 로 먹거리 기행을 가는건 어떨까 생각 중이다. 우리의 다음의 여행은 꼭 와방 푹신푹신한 나X키 에어맥스에 베낭을 둘러매고 더 많이 공부해서 더 많은 것을 챙겨오게 될게다.

철인3종경기 같았던 도쿄관광!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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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주쿠 역 내의 히로스에 광고판

둘째 날이 밝았다. 일찌기 눈을 떠, 신주쿠역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 역시나 규동 -목적지인 하라주쿠 (源宿) 역으로 이동했다. 본격적인 여행기를 쓰기 전에, 이 날의 관광코스를 잠깐 둘러보자면… 하라주쿠에서 오모테산도 (表參道) 로 그리고 시부야 (澁谷) 까지 이동하는 것이었는데, 일단 지도 상으로는 걸을 만 했다. 하라주쿠역 옆에는 메이지신궁 (明治神宮) 이 있어 이 쪽도 둘러보기로 했다. 사실, 하라주쿠를 와 보기 전까지는 그 복잡한 신쥬쿠역에서 고작 두 정거장 거리인데다가 패션의 거리라는 이미지 때문인지 왠지 시끌벅적 할 것만 같았으나 실제로는 아주 조용하고 고풍스런 분위기를 풍기는 역이었다는. 역사 안에서 기념으로 몇 컷의 사진을 남기고 바깥으로 나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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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하라주쿠역

남자는 니콘?

하라주쿠역을 나서면 나무로 지어진 역사 (驛舍) 의 아기자기함에 또 한 번 감탄하게 된다. 건물 가운데 떡하니 시계가 있는 정말 ‘시골역’ 처럼 생긴 하라주쿠역. 역 뒷편으로 펼쳐진 메이지신궁의 녹음과 더불어 더 포근하고 정겹게 느껴진다. 아래 사진의 저 문 – 하라주쿠역의 메인게이트 – 을 나서서 오른쪽으로 가면 메이지신궁, 보이는 횡단보도를 건너면 본격적인 실험패션 (?) 의 메카, 하라주쿠의 시작이다. 여기서 대포고냥군과 징징양이 메이지신궁을 얕보고 ‘뭐 가볍게 보고 가지~’ 라는 생각을 한 것이 이 날 완전 꼬이게 만든 결정이었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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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귀여운 하라주쿠역

어라… 메이지신궁으로 가는 길에 고스로리 – 머 이런게 있다 – 차림의 여자애들을 만났다. 검은 메이드복 – 어찌 대포고냥군은 이런 것을 아는거냐고 묻지마라! 이런 취향 절대 아니다. – 에 레이스 투성이의 양산, 그리고 그로테스크한 욜 높은 통 굽 구두. 한국에선 홍대 앞에 이러고 돌아다니는 애들 좀 본 적있다. 아무래도 얘들은 오리지날이다보니 홍대의 그녀들 보다 훨 하드코어다. 빤히 쳐다본다고 양산으로 찌를까봐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무셔~ㄷㄷㄷ;;;’ 하며 빠르게 이동했다. 하라주쿠역에서 메이지신궁 정문까지는 아주 가깝다.

메이지신궁으로 가는 첫 토리이(鳥居)

술 맛은 인간의 능력 밖인 신 (神) 의 영역 이라는…

일본 전역(全域) 에는 약 8만여개의 신사 (神社) 가 존재하는데, 한국 사람들에게 있어 신사는 일본 수상들의 야스쿠니 (靖國) 신사 참배 이슈와 얽히어 일본 극우, 군국주의의 상징처럼 와방 찍혀 버렸다. 일본에는 종교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고유의 신앙인 신도 (神道) 가 존재한다. 신도는 한국의 조상신과 비슷하기도 하고, 기복신앙 같기도 한 말하자면 이것저것 뒤섞인 일본의 정신 같은 것이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신사는 일본의 위인들의 혼을 모시는 위령소 같은 의미라는 점에서 신도와 맥락을 같이 한다. 일본의 수험생들은 시험이 있기 전에 신사에 들러 나무에 합격을 기원하는 나무 표찰을 단다. 게다가 교통사고 방지 부적도 팔고있다. 신도란 이런 것이다.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유신 이 후에 전쟁에서 일본을 위해 싸우다 죽은 250여만 명의 혼을 모아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그런데, 한반도 침략을 위한 전쟁이었던 청일, 러일 전쟁의 전사자는 물론이요,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14명의 혼이 이 곳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 문제다. 명분이야 어쨌건 간에 한 나라의 수장이라는 사람이 이런곳에 참배를 한다는 것은 과거 일본의 전쟁을 합리화 한다는 점에서 비난받아 마땅하다. 신사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잡설이 길어졌다. 신궁 (神宮) 은 일본의 황실과 관련있는 넋을 모신 곳인데, 일반 신사보다 높은 격으로 친다. 메이지 신궁은 일본 근대화에 큰 영향을 끼친 메이지 일왕 부부의 덕을 기리기 위해 지어졌다. 아무래도 신궁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내부의 본 건물까지 가는 길에만 해도 토리이 (鳥居) 를 몇개는 지나쳐야 한다.

왕의 정원에 있던 작은 건물

정원사이로 나 있는 길

정원사이로 나 있는 길

결국 이렇게 되었다

결국 이렇게 되었다

길을 따라 걷다보니 중간에 돈을 따로 받고 샛길로 입장하는 곳이 있다. 나눠주는 종이를 읽어보니 일왕의 정원 쯤 되는 듯 싶다. 그런데, 이 정원도 규모가 엄청나다. 징징양과 둘이 가볍게 구경하려는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가도가도 끝이 없다. 대나무 숲 사이로 낸 좁은 산책길과 작은 연못, 그리고 갖가지 꽃을 심어둔 정원까지… 끝없이 이어지는 산책길 끝에는 목을 축이라는 뜻인지 작은 우물이 있다. 나무 뚜껑이 덮힌 그 우물에서 왠지 링의 그녀가 튀어나올것 같아 으스스 했다는;;; 여기를 돌아보고 나왔을 뿐인데, 징징양과 대포고냥군은 완전히 지쳐버렸다. 아직 일정의 1/5 도 진행하지 않았는데, 발바닥이 울끈불끈 터질지경이다.

일본의 신사는 나무가 많아 좋다

소원을 적어서 걸어보려고 했으나 돈이;;;

소원을 적어서 걸어보려고 했으나 돈이;;;

저기서 돈을 넣고 소원을 빈다

왕의 정원을 나와, 신사의 중심을 향해 계속 가자. 드디어, 저기인가 보다. 입구의 좌측에 보니, 참배 전에 입을 헹구는 곳이 있다. 옆에서 다른 한국사람이 벌컥벌컥 물을 먹고있다;;; 아저씨 그거 먹는거 아니래두~ 입구로 들어가니 우측에 입시부적, 안전운전 부적 같은 것을 팔고 있다. 예전에 일본 친구들로부터 편지가 오면 꼭 저런 부적을 넣어서 보내주던데… 역시 신사라든지, 신도라는 것은 일본인의 일상인 듯. 조금 더 걸어 들어가면 메인 건물이 보인다. 예쁜 아름드리 나무가 참 멋지구나… 나무 옆에 이루고 싶은 것들을 나무 패찰에 적어서 걸어둔 곳이 있다. 언뜻 봐도 한글이 많이 보이는 걸로 봐서 한국에서 관광을 많이 오긴 하나보다. 신사는 원래 가장 깊은 곳은 일반에게 공개하지 않는다고 한다. 메이지 신궁도 여기저기 막아둔 곳들이 많이 보인다. 참배객들이 돈을 넣고 박수를 두번 치며 참배를 하는 그 라인 이상은 들어갈 수가 없다. 뭐 언젠가 타케시라는 친구가 일왕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었는데, 일왕이 사는 곳은 주변이 물길로 둘러 싸여 있단다. 거기서 간간히 거니는 로열패밀리들을 물길 건너편에서 보면 왠지 연애인 같은 기분이 든단다. 살짝살짝 얼굴을 보여준다든지 말이지… 신사나 일왕이나 신비주의의 산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흑흑, 메이지 신궁을 다 본건 그렇다 치고 중요한것은 ‘다시 왔던 길을 돌아나가야 한다는 것!!!!’. 조낸 걸어 징징양과 대포고냥군이 하라주쿠역 정문에 도착했을 때는 정말 발바닥이 컨버스랑 붙어버린듯 했다. 자자… 릴렉스 컴다운 레쓰고~ 하라주쿠 앞 작은 횡단보도를 건너면 이제부터 ‘진짜’ 하라주쿠거리가 시작된다.

나름 유명한 마리온 크레페

아무리 발바닥이 터져나가도 먹을것만 주면?

패션의 하라주쿠임에도, 내가 보기엔 분위기가 애들 놀이터 분위기다. 대체로 지나다니는 사람들 연령대도 그렇고… 보이는 샵에서 팔고 있는 아이템들도 왠지 애들 상대인 듯한… 색다른 코스튬을 팔고있는 샵들이 많이 보이는데, 평상복이라기 보단 코스프레 의상 같기도 한 그런 느낌? 징징양이 하라주쿠는 크레페가 유명하단다. 그러고 보니 크레페 가게가 여럿 보인다. 그런데 어디가 유명한 집이냐고요… 아무리 고민해 봐도 답 나오지 않을 땐, 꼴리는대로 가자. 마리온 크레페 – Marion Crepes – 라는 가게를 갔다. 징징양이 멋대로 찍은 가게인데 단지 서빙하는 총각이 알흠답기 때문에 선정되었다는;;; 번호가 매겨진 크레페 메뉴가 십 수여가지 된다. 적당한 것을 고르자 그 알흠다운(!) 총각이 불판위에 달걀 반죽을 얇게 펴 바르고 능숙한 솜씨로 두 개를 만들어 준다. 머 생크림 범벅이었지만, 나름 먹을만 했다는…

하라주쿠의 끝자락은 오모테산도 (表參道) 와 이어진다. 오모테산도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메이지신궁의 입구까지 연결되는 참배객이 다니던 길이었다. 지금은 유명한 쇼핑몰인 오모테산도힐즈 (Omotesando Hills) 를 비롯하여 각 종 유명 브랜드품 – ブランド品 (명품) – 매장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오모테산도에 들어서면 싼티나던 하라주쿠와는 거리의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다.

하라주쿠의 끝자락에 있던 Laforet

하라주쿠와 오모테산도(表參道)의 경계에 있던 Gap 매장

탈진 징징양 @ 오모테산도

오모테산도 거리로 합류되는 모퉁이에 있던 갭 매장에 잠깐 들어갔다. 우리가 여행갔을 당시에는 한국에 갭이 정식으로 들어오기 전이었는데 – 한국에서는 2007년 겨울에 런칭했다 – 징징양 완전 열광. 대포고냥군은 지쳐서 앉아 있고 징징양만 신나서 여기저기 왔다갔다 정신이 없다. 그런데 결국은 하나도 안사고 나왔다. 소심 징징양 안습;;; 자자… 힘내서 오모테산도 힐즈로 가자. 정말 거리 양쪽에 브랜드 매장이 줄지어 나타난다. 뭐 대충 봐도 없는 브랜드는 없을듯 싶다. 게다가 중간에 사잇길을 힘끔 보니 자그마한 디자이너스 샵들이 보이는데 아주 멋지다. 깔끔하고 한적한 분위기가 청담동 비슷하다는…

완만한 언덕길을 따라 십 여분 걸어올라가니 회색빛의 아주 모던한 건물, 오모테산도힐즈가 나타났다. 정문에 이르러 입점되어 있는 브랜드를 주욱 살펴보았는데, 별로 아는 것이 없네… 우리가 못 사는 나라에서 와서 근가;;; 아무래도 고급스런 디자이너스 샵을 모아놓은 몰인듯 싶다.

오모테산도힐즈 (Omotesando Hills)

오모테산도힐즈의 마크는 '참배'의 '참' 이다

오모테산도힐즈의 마크는 ‘참배’의 ‘참’ 이다

오모테산도힐즈 내부는 이렇다

오모테산도힐즈 내부는 이렇다

뭐니뭐니해도 LV

뭐니뭐니해도 LV

오모테산도힐즈의 내부는 예전에 대포고냥군이 출장을 도쿄로 왔을때 보았던 록본기힐즈 (六本木 Hills) 와 매우 비슷했다. 입점된 브랜드도 그렇고, 건물의 내부 구조도 각 층의 회랑이 트인 형식이 같은 회사에서 운영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일정이 빡빡해서 가볍게 보고 나왔지만 진열된 아이템들이 아주 신경써서 고른듯한, 흔하지 않은 물건을 찾는 여피족을 위한 그런 컨셉이었던 곳이라 기억한다.

이제는 언덕을 내려와 유명한 캣츠 스트릿 (Cats Street) 으로 가자. 캣츠 스트릿은 오모테산도에서 시부야로 연결되는 좁은 거리인데, 예쁜 샵들도 많고, 멋진 카페테리아들이 모인 아주 감각적인 곳이다. 무엇보다도 징징양이 여행 전에 찾아낸 맛있는 타코야키 가게가 있는 그런 매우 훌륭한 장소인 것이다. 여기까지 오는데 꽤 지친 우리는 우선 스타벅스를 찾아 들어가 잠깐 쉬기로 했다. 일본까지 와서 스타벅스라니 흥. 대포고냥군은 징징양에게 일본사람과 이야기 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 주문하는 곳에서 징징양을 슬쩍 밀었지만, 또 내 뒤에 숨었다는;;; 어이… 소심녀. 어떡할거야… 응? 일본에 왔으면 일본사람이랑 이야기를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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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츠 스트릿으로 가는 입구

스타벅스를 나와서 5분도 채 되지 않아 타코야키집 발견!!! 第八蛸華丸 – 다이하치타코하나마루 – 라고 쓰여진 가게 앞에 벤치가 두개 놓여 있고 몇 사람이 앉아서 맛있게 타코야키를 먹고있다. 작은 오렌지색 건물이 귀엽다. 어라… 지금껏 포장마차에서 팔고있는 것 들만 먹어 봐서인지 몇 가지 타코야키 메뉴가 있으니 좀 생소하다. 주인장에게 어떤 것이 가장 표준형 타코야키냐고 물어서 콜라 한 병이랑 같이 주문했다. 음식이 나오기 전, 주인에게 ‘여기 한국사람들에게도 꽤 유명해. 여행 책자에도 소개됐다구.’ 그랬더니 완전 좋아서 날뛰고 있다. 뻥인데… 자~ 드뎌 타코야키 두 접시가 귀여운 문어가 인쇄되어 있는 종이 트레이에 담겨 나왔다. 오오 완전 맛있는데!!! 여기가 특별히 맛있는 것인지, 아니면 바로 구워 나온 뜨끈한 타코야키라 맛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여튼 최고다. 길거리에 앉아서 먹는것도 좋구나~

발견!!! 第八蛸華丸 (다이하치타코하나마루)

발견!!! 第八蛸華丸 (다이하치타코하나마루)

타코야키와 젓가락통

타코야키만으로도 이정도 표정을 보여준다

두 접시를 가볍게 비우고선 징징양과 대포고냥군은 또 다시 걷기 시작했다. 캣츠 스트릿을 벗어나기 전, 옷 가게도 여기저기 둘러보기도 하고 가격도 물어보기도 했으나 결국 사진 않았다는;;; 담에는 돈 많이 준비해 와서 징징양 옷도 좀 사고 그래야겠다…

이제부터 갈 시부야에서는 들를 곳이 두 군데이다. 하나는 한국에도 꽤 많이 알려진 도큐한즈 – Tokyu Hans – 와 나머지 하나는 저녁식사를 할 도큐 (東急) 백화점 근처의 츠키지혼텐 (築地本店) 이라는 회전 스시집이다. 도큐한즈는 ‘도큐한즈에 없는 것은 일본 어디에도 없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정말 없는 것이 없는 만물 백화점 같은 곳이다. 오래 전에 신주쿠의 도큐한즈에 한 번 가 본일이 있는데, ‘역시 도큐한즈는 시부야’ 라는 말을 듣고 한 번 가보기로 했다. 츠키지혼텐은 유명하다는 100엔 스시집이다. 왜 여기가 유명한 지는 잘 모르겠으나, 일단 한번 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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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야 도큐한즈

시부야의 도큐한즈는 지하 2개 층, 지상 7층으로 이루어진 초 대형 잡화상이다. 하나의 건물이 아니라 7층 건물로 이루어진 두 개의 동으로 이루어져 있어 각각이 통로로 연결이 된다. 각 층마다 아웃도어 제품, 스킨 / 헤어,  커튼 / 베딩, 문구, 공작용품, 목재, 핸드폰 악세사리, 청소 / 화장실용품 등등 테마별로 구분되어 있다. 그런데 아무리 설명을 해 봤자 직접 가서 보지 않으면 그 규모를 상상하기 힘들게다. 실로 엄청나다!!! 정말 없는 것이 없다는 것이 몸으로 느껴진다. 비오는 날 여기서 징징양과 둘이서 하루종일 놀으라고 해도 충분히 가능할 정도. 사실 한국에서 마트만 가서 이것 저것 구경해도 꽤 잼있지 않은가. 그런 일반 마트 규모의 스무배 정도라고하면 느껴질라나… 그것도 식품매장 없이 스무배다;;; 지금 생각하면 도큐한즈에서 더 쓸어담아오지 못한 것이 천추의 한이다. 가격도 그닥 비싸지 않았는데 말이다…

넓디 넓은 도큐한즈를 구경하는데만 시간이 꽤 지났다. 징징양은 원래 배고프면 엄청 우울해지고 피폐해지는 인간이라 때를 넘기지 말고 잘 먹여야 한다. 장모님께도 약속했다. 밥 잘 먹이기로. 츠키지 혼텐으로 가자. 츠키지 혼텐은 도큐백화점 근처의 작은 골목 안에 있었는데 처음에는 잘 눈에 띄지 않아 좀 해맸다. 역시 사람이 많구나… 30여분 가까이 기다려서 겨우 자리에 앉았다. 100엔 스시집이라 나름대로 룰이 있다. 30분내 7 접시를 먹어야 한다는. 머 저렴한 스시집이다 보니 회전율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룰인듯 하다. 먹다보니 7접시는 금방이다. 여기가 왜 유명한지는 먹고 나서도 잘 모르겠다는 느낌? 일본에는 하도 많은 100엔 스시집이 있는데 말이다. 스시에 올려지는 생선이 그닥 좋은지도 잘 모르겠고… 츠키지혼텐도 정작 일본 내국인들에게는 유명하지 않은 그런 곳이 아닐까? 예전에 타케시군이 한국에 왔을때 종로에 있는 젠장 ‘어머니집’ 에 데려다 달라고 하길래 그게 어디냐고 물어물어 갔더니, 종로의 어느 골목에 있던 한국요리 집이었는데, 한국사람은 정말 나 혼자였고 죄다 일본 사람뿐이었다는. 맛도 더럽게 없고 가격은 비싸기만 하고… 여튼 나쁘진 않았으나 별 것 없었던 츠키지혼텐 이었다.

여기가 츠키지혼텐 (築地本店)

손님이 많아 언제나 기다려야 한다

비가 오는데 우산이 없다

식사를 하고 나왔더니 비가온다. 냉큼 뛰어가서 우산을 사왔더니 비가 그친다;;; (이 우산 두개는 마지막 날 까지 우리의 짐이 되었다) 아까 오는 길에 본 ZARA 매장에 가고 싶다던 징징양과 함께 잠시 들렀으나, 역시 수백번 따지더니 결국 안 산다. 알뜰한 징징양아 앞으로 내가 옷 많이 사주마! 시부야역 근처에서 간단하게 술이라도 먹을 곳이 없을려나 하고 찾아봤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당연히 술집은 많을테지만, 어딜가야 할 지 모르겠더라는… 결국 시부야 역 앞에서 충견 하치 – 忠犬ハチ – 상만 보고 지하철로 신주쿠에 돌아왔다.

정말 많이 걸었던 하루. 이건 이번 여행을 통해 욜 고생하면서 깨우친 나름대로의 노하우인데, 일본여행을 계획 중이신 분이라면 절대 컨버스화는 피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발바닥 불난다. 그리고 여자분들 백 같은거 들고가지 마시라. 절대 짐된다. 징징양이 한손엔 카메라, 한손엔 백 들고 댕긴다고 엄청 힘들었다는… 뭐니해도 폼은 안나지만 베낭이 최고다. 컨버스화 신고 백들고 댕기던 징징양의 말로는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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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운지 1초만에 150 데시벨로 코를 고는 징징양

ps. 마지막날의 일정은 내일 올리겠다. 대포고냥군, 넘흐 힘들다.

철인3종경기 같았던 도쿄관광! – 1

부산에 도착해 잠이 덜 깬 진도리킥

부산에 도착해 잠이 덜 깬 진도리킥

부산 지하철을 타고 서면까지 이동하자

부산 지하철을 타고 서면까지 이동하자

탑승게이트 앞에서 여행정보를 살펴보는 진도리킥

드디어 징징양과 커플 – 붑후 아니고;;; 커플 – 이된지 1년이 되었다. 아니, 이제 넘었다. 12월에 올리는 아티클에 당췌 반소매, 반바지 사진이라니, 어지간이 빨리도 올린다. 전부터 일본 다녀온 친구들 – 문슈가씨, 마롱씨 – 이 부럽다면서 징징대던 징징양에게 꿈과 희망을 불어 넣어주기위해 그 동안 열심히 모았던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탈탈 털어 왕복항공권 두장을 GET 하고, 호텔도 인터넷으로 예약했다. 일정은 8월 27일 (월) 부터 29일 (수) 까지 2박 3일 되겠다. 공짜 항공권이다보니, 27일 서울에서 출발하는 나리타 (成田) 공항행이 없군. 그렇다고 못 갈줄 알고? 부산에서 출발하는거다! 일단 징징양을 카트에 싣고 강남버스터미널로 출발! 밤 12시에 출발하는 심야우등을 타고 4시간 반 여를 이동해서 부산에 도착했다. 역시 징징양은 잘 잔다;;; 센서티브 대포고냥군은 역시 날 밤 꼬박 샜다. 꼭두새벽에 부산에 도착해 서면으로 이동, 서면시장 안에 있는 유명한 돼지국밥 집에서 아침을 먹었다. 개시 손님이라 그런지 밥보다 고기가 더 많잖;;; 우짜둔덩 초 맛있는 돼지국밥이다. 다시 좌석버스로 공항까지 이동. 11시가 다 되어서 비행기가 떴다. 버스에서부터 잠을 이루지 못했던 대포고냥군은 거의 병든 닭처럼 졸았답;;;

사실, 대포고냥군은 일본을 참 많이도 왔다갔다 했다. 놀러, 쇼핑하러, 일 때문에 다 해서 대학교에 입학했던 94년 이 후로 서른 번은 족히 간 듯하다. 하지만 도쿄는 일 때문이 아닌 관광목적으로 가 본 일이 한 번도 없다는 것. 그래서 떠나기 전, 징징양과 도쿄여행에 대해 소개된 책자도 사서 연구도 하고, 루트도 그려보고 그랬다는… 다녀오고 나서야 우리의 일정은 실현 불가능한 일정이라는 것을 깨달았지만, 처음 계획상으로는 2박 3일동안 거의 도쿄 야마노테센 (山手線) 상의 중요 스팟들 전부를 돌아보는 계획을 세웠었다. 깜찍하게도 말이지…우후훗! 아마 그랬다면 발바닥의 뼈와 살이 분리되는 일이 벌어졌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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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공기를 마시고 정신차린 진도리킥 – 저 초롱한 눈빛을 보라

여튼 2시간의 비행 끝에 무사히 일본 나리타 공항에 도착. 징징양은 잠이 올 때랑 깼을 때랑 전혀 딴 사람 처럼 보인다. 거의 변검 – 순식간에 가면을 바꾸는 중국의 기예 – 수준인 김징징;;; 도착 게이트를 나와 공항터미널 안에 들어서니 그제서야 ‘아, 일본에 왔구나.’ 싶은가 보다. 살짝 긴장한 김징징. 얘가 의외로 엄청 소심해서 티켓을 사거나 커피를 주문한다든지 할 때, 직접 해 보라고 내가 슬쩍 밀면 내 뒤로 숨는다;;; 이봐이봐~ 외국에 왔으면 그 나라 사람들이랑 뭔가 커뮤니케이숑 액티비리를 해 봐야 하는거라구!!! 너, 고등학교때 제 2외국어로 일본어도 했었다면서~!!! 얘 믿고 프랑스 갔다간 국제미아될듯;;; – 참고 : 징징양은 불어불문학과출신이다.

케이세이 스카이라이너 등장

객실 실내는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다

객실 실내는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다

나리타 공항에서 도쿄 시내로 들어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우리는 케이세이선 (京成線) 으로 다니는 특급인 ‘스카이라이너’ 를 이용하기로 했다. 가격은 인당 1,920엔. 서울의 2호선 처럼 동경 중심지를 순환하는 야마노테센 (山手線) 의 닛뽀리 (日暮里) 역까지 가자. 한 시간 여를 달려 역에 도착했더니 엄청 복잡하다. 사람들이 거의 한줄로 꼬리를 물고 종종걸음을 하고있다. 서울에서는 출 퇴근시간 이 외에는 이 정도로 붐비지는 않는데… 일본여행이 처음인 징징양은 여기저기서 들리는 일본말이 신기한가 보다. 열심히 카트를 밀고 당겨 야마노테센에 성공적으로 환승! 우리의 숙소가 있는 신주쿠 (新宿) 역까지는 열 정거장을 더 가야 한다. 역에 정차할 때마다 안내방송으로 울리는 딩동 소리가 참신하다. 소위 ‘이국적이다’ 라는 느낌은 이런 조그마한 것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JR 신주쿠역 서편 출구 근처

역시 제일 화려한 곳은 빠칭코 가게!

역시 제일 화려한 곳은 빠칭코 가게!

드디어 도착! 신주쿠는 엄청 복잡하구나… JR – Japan Railroad (일본철도) – 신주쿠역 이 아닌, 다른 라인의 신주쿠역도 있는 것이 출입구가 한 두개가 아니다. 일단 서쪽 출구 (西口) 로 나가자. 퇴근시간이 가까웠는지 양복맨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신주쿠역은 역사 (驛舍) 를 대형 백화점 – 케이오 백화점 – 과 전자양판점 – Laox – 등과 공유하는 듯 하다. 이리 저리 구경하면서 호텔 방향으로 걷다보니, 배가 고프다;;; 대포고냥군은 일본을 다녀올때마다 이것저것 많이 먹어 봤지만, 지금도 대표적인 일본음식을 꼽아보라면 딱히 뭔가가 떠 오르지 않는다. 스시 정도? 그럴만도 한 것이 정통 일본 음식이라고 할 만한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 아닐까. 예로, 소고기를 얹은 덮밥인 규동은 일본인에게 아주 보편화 된 식사이지만, 덮밥이 일본음식인가? 하는 질문에는 선뜻 그렇다 라고 답하기가 애매하다. 우동은? 라면은? 텐뿌라 (튀김) 은? 막연히 일식이라고 생각할 뿐이지, 그것이 일본만의 유니크한 음식이라고 하기엔 뭔가가 부족한 느낌이다. 여튼;;; 배가 고프다는 이야기. 앞에 요시노야 (吉野屋) 가 보인다. 그래, 규동을 먹는 것도 좋은 선택이지. 규동은 간단하고 맛있는 음식이다. 가게에 들어서자, 점원들이 이랏샤이마세~ 하고 반갑게 맞아준다. 메뉴판을 보니 보통 규동 (소고기), 부타동 (돼지고기), 가츠동 (돈가스) 등 기본 덮밥들이 있고, 추가 할 수 있는 옵션들이 있는데 솔직히 뭐가 맛있는지 몰라서 그냥 기본으로 주문했다. 한가지 팁. 나미 (並み) 는 보통, 오오모리 (大盛り) 는 곱배기니, 각자 양에 맞게 주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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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파 짜증 만땅이었던 진도리킥은 규동 한 그릇에 대만족

밥을 챙겨먹고 일단 짐을 숙소에 풀기로 했다. 그런데, 숙소를 잡을 때 온라인 사이트에서 프린트한 지도 한 장으로는 도저히 찾아갈 수가 없을 듯 했다. 심지어는 지나가는 현지인들에게 물어도 당췌 모르겠다는 대답만 돌아올 뿐이었다. 아예 방향도 제대로 잡지 못해 한참을 헤메다 – 절대 대포고냥군의 일본어 실력이 딸려서가 아니다! – 끝내는 호텔과 전화통화가 되어 겨우겨우 찾아가긴 했는데, 이건 거리가 역이랑 너무너무너무 멀어서 역에서 내려 숙소까지 가는데 이미 둘 다 지쳐버릴 지경이었다는. 이것이 우리 일본여행의 가장 큰 실수였다는 것을 이 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아스카’ 라는 별 셋 등급의 비즈니스호텔이었는데, 어찌 이리 후질수가 있는지… 역시 도쿄의 땅값은 비싼가 보다. 같은 가격대의 비즈니스호텔에서 몇 번 묵었었지만, 여기 같지는 않았다. 샤워 할 때, 뒷 목이 천장에 닿은 채로 샤워했었다면 이해가 갈런지… 지저분한 카페트와 담배에 쩐 벽지. 전혀 사진을 찍을 맘이 생기지 않은 곳이었다. 괜히 진진양에게 미안한…;;; 이럴줄 알았으면 1,20만원 더 얹어서 좋은 호텔에서 잘 껄… 호텔에서 급 우울했던 우리, 파쥐티브 모드로 전환하기로 했다. 그래, 뭐 호텔에서 앉아서 고스톱 치려고 여기 온 것도 아닌데!!! 어서 짐만 두고 나가자구! 그렇게 우리는 왔던 길을 다시 거슬러가 신주쿠역까지 갔다. 젠장;;; 발바닥 버닝게이지 50% 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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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모이데요코쵸’ – 추억의골목 쯤 되겠다

신주쿠역 서편출구 (西口) 근처에는 오모이데요코쵸 (思い出橫丁) 와 야키토리요코쵸 (燒鳥橫丁) 가 있다. 각각 추억의골목, 닭구이골목 이라는 뜻인데… 작은 선술집들이 모인 골목이다. 누구든 – 혼자라도 – 닭꼬치 같은 부담되지 않는 안주와 함께 간단히 정종 한잔 들이킬수 있는 그런 곳이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의 선술집은 역시 아저씨들이 좋아라 하나보다. 골목 사이를 돌아보면서 여자손님을 거의 보지 못했다는 것. 이 골목 사이사이들 구경다니다 맛있어 보이는 집을 발견했다. 여행에서 돌아온 후, 인터넷을 뒤져보니 나름 신주쿠역 주변에서 이름난 우동, 소바 가게인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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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진양은 키츠네소바, 대포고냥군은 텐뿌라우동

대부분, 이 골목의 가게들은 서서먹고 마시는 선술집이지만 이 소바, 우동집은 주방을 가운데 두고 너 다섯개의 의자가 있다. 의자가 몇 개 없는 탓에 느긋하게 앉아서 노닥거릴 수 있는 그런 분위기는 절대 아니다. 서서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서 급히 먹고 비켜주느라 체하는 줄 알았잖;;; 진진양은 키츠네소바, 나는 텐뿌라우동을 주문했다. 옆에 하나씩 놓여있는 것은 옵션으로 추가한 유부초밥. 나이가 지긋하신 요리사 아저씨 두 사람이 대충 휙휙 말아주는것 같은데 나오는 음식의 모양새는 절대 대충대충이 아니다. 가격대는 보통 230엔에서 370엔 사이니 부담되지 않는 가격 역시 매력적이다. 신주쿠역 근처로 갈일이 있다면 한 번쯤 가 보시길 권한다.

오모이데요코쵸를 따라 들어가 골목의 막바지에 이르면 신주쿠역 서편출구와 동편출구를 연결하는 토끼굴이라고 불린다는 사람들이 지나다닐 수 있는 터널 같은것이 있다. 분위기가 머랄까… 신용산역에서 용산전자상가 방면으로 사람이 통행하는 지하차도를 아는지? 거기랑 아주 비슷하다. 여튼, 토끼굴을 따라서 동편출구 쪽으로 나오면 왼쪽이 유명한 유흥가인 가부키쵸 (歌舞伎町) 방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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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돈키호테

가부키쵸 방향으로 계속 내려가다 보면, 도쿄 여행책자에도 많이 나와있는 ‘돈키호테’ 를 보게된다. 그런데, 돈키호테 이 외에도 이런 가게들이 여럿 눈에 띄는것 보면 이런 잡화상 컨셉의 매장이 인기인가 보다. 일단 들어가보자. 뜨허… 정말 없는게 없다. 속옷에서부터, 메이드복까지, 식품에서 성인용품까지… 정말 매장 안의 아이템 수가 몇 개나 되는 것일까. 상품더미 사이로 난 굴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지도… 일본의 유통에 대해 조금 알고 있는 큐타로군이 돈키호테에 대해서 말한 적이 있는데, ‘돈키호테는 상품들의 묘지’ 란다. 거의 유통되던 상품이 가장 마지막에 이르는 곳이라는 의미일듯… 뭐 그건 유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고… 여튼 물건도 많고 가격도 저렴해서 이것저것 쇼핑하기에 재미있는 곳이다. 덕분에 만 오천원짜리 서류가방이랑, 데이터뱅크 초 간지 빈티지 컵흘시계를 지르고야 말았다는;;; 서류가방은 정말 잘 샀다. 이게 만오천원이라니 T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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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여기부터가 가부키쵸의 시작

가부키쵸는 출장으로 도쿄에 왔을때, 술자리 껀으로 와 본적이 있지만 1년 365일 직장인들로 흥청대는 도쿄의 대표적인 환락가 중 하나다. 풍속 (風俗) 이라 불리는 성인사업이 가장 발달한 지역인데, 긴자와 함께 호스트바가 많기로 유명한 곳이라는… 삐끼들이 지나다니는 OL – Office Lady – 을 따라다니며 끊임없이 뭔 가를 제안해댄다. 분위기가 흡사 명동 뒷 골목 같다는. 길거리에 무료 잡지같은것을 배포 하길래 하나 줏어왔는데, 호스트바 소개 잡지였다는;;; 그런데 호스트들이 다 꽃미남은 아닌가보다. 호스트라는 양반들이 머리는 무슨 에쵸튀 머리를 해 갖고선, 이뭐병 조낸 양아치잖아!!! 일본의 언니들은 이런취향인건가… 흠…

신주쿠역 동편출구

곳곳에 설치된 스크린들이 멋지다

가부키쵸의 시작점에 이르러 신주쿠역 동편출구 (東口) 쪽을 향해 다시 길을 거슬러 올라갔다. 시간이 꽤 깊었는데도 역 주변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뭐 할 일이 없을까 하고 진진양과 고민하던 중, 역 근처 ABC 마트에서 VANS 슬립온 실내화 을 하나씩 사서 신었다는. 나는 밀리터리 슬립온, 진진양은 남색에 노랑이가 들어간 슬립온. 사실 도쿄의 물가가 비싸다지만 엔화가 워낙에 떨어져서 예나 한국이나 가격은 매 한가지다. 한국에 들어온 이후로 같은 신발을 한 번도 목격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대 만족중이다.

한국에도 이런 사람들이 많았음 좋겠다

신주쿠 니시구치 요도바시카메라

왠지 그냥 숙소로 돌아가기가 아쉬워서 여기저기를 헤매고 다니기로 했다. 신주쿠역 주변에는 밤이되니 이렇게 사람들을 모아놓고 노래부르는 가수지망생 (?) 들이 많다. 앞에 CD 를 쌓아 둔 것으로 보아, 아마 데뷰는 했나보다. 요도바시카메라로 가는 도중에만 몇 팀을 보았는데 다들 실력이 좋아보였다. 일본이 연예산업이 발달한 만큼 발을 들여놓기가 훨씬 더 어렵겠구나 싶었다. 드디어 요도바시카메라 도착. 흐… 규모 징하게 크다. 매장이 한 두개가 아니라 상품에 따라 섹션별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아이쇼핑만으로도 행복모드 대포고냥군~♡ 뭐 다른 물건들이야 한국에서도 다 볼 수있는것들이라 별로 부럽진 않았다만, 완전 이쁘던 핸폰만은 와방 부럽더라는. 인포바 (Info Bar) 라는 바형 핸폰 완전 이쁘다.

이제 발바닥이 터질 지경이다. 이제 겨우 여행의 첫 날이 지났지만, 신발 밑창이 푹신한 신발이 필수라는 것 하나는 뼈저리게 느낀 하루였다. 담부터는 꼭 에어맥스를 신고 조낸 걸어주겠다!!! 역시나 신주쿠역에서 숙소까지 가는 길은 멀었고 우리는 거의 바닥에 기어서 겨우겨우 도착했다. 계속해서 여행 둘째 날 이야기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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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링 진진양 though 버닝발바닥

대포고냥군의 시카고 출장기 – 3 (마지막 편)

출장 3일째, 오전 일찍 애드텍 전시장에 다시 한 번 나가서 미처 빠뜨렸던 자료들을 수집했다. 실은 본격적으로 각 업체에서 주는 홍보물들을 쓸고다녔잖;;; 회사로고가 박힌 포스트잇에서 부터, 포켓 수도쿠 – 숫자로 이뤄진 퍼즐 – 까지… 구글에선 뭔가 대단한 것을 줄거라고 완전 기대했으나, 의외로 주먹만한 털복숭이 인형;;; 그리고선 이사님과 어디서 점심을 먹나 한참 고민하다가 시카고에서 제일 먼저 만들어졌다는 맥도날드 매장으로 결정했다. 그래서 이름도 ‘Rock’n roll’ 맥도날드 점. 그래서인지 점포 외부에 앨비스씨가 탔을법한 락앤롤 시대의 자동차가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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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맥도날드 1호점

내부에 맥도날드의 변천사가 사진으로 전시되어 있다는것 외에는 별 다를 것은 없구나. 메뉴가 한국과 다른 것들은 조금 있다. 그리고 더블세트들! 세트 하나에 햄버거가 두 개씩 묶여있는 것인데… 역시 왕 히프 아저씨, 아줌마들에게는 버거 하나는 조금 작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오늘의 메인 방문지! 바로 밀러 (Miller) 맥주 공장이다. 시카고에서 프리웨이를 타고 북쪽으로 한시간 반을 달리면 ‘공업도시’ 로 유명한 밀워키 (Milwaukee) 가 나오는데, 얼마전 통계에 의하면 미국 35개 대도시 중에서 술을 가장 많이 마시는 도시로 뽑힐 정도로 전통적으로 주조 (酒造) 공업이 발달한 도시라고 한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검색하고 찾아간 밀러 밸리 (Miller Valley). 조그마한 마을 하나가 전부 밀러 맥주공장으로 이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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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탱크가 있는 메인빌딩

밀러 밸리의 안 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 보니, 홍보관 같아 보이는 건물이 있다. 기념품같은 것을 팔고 있었는데, 죄다 맥주와 관련된 것들이군. 밀러로고가 새겨진 윈드브레이커 하나 사오고 싶었는데 맥주에 환장한 넘으로 오인될까봐 그냥 참았다;;; 또한 그 곳에서는 ‘밀러투어’ 라는 견학 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투어는 무료이고, 신청하면 신분증을 확인하고 놀이공원에 갈 때 처럼 손목에 팔찌를 채워준다. 자세히 보니, 맥주 마셔도 됩니다 라는 표시. 아핫! 그래서 ID 를 보여달라고 했구나… ‘밀러타임’ 을 열라 외치는 홍보영상을 약 20분간 관람하고;;; 먼저 맥주 패키징 공장으로 견학 출발. 컨베이어를 타고 맥주병, 캔 들이 엄청 빠른 속도로 흐르고 있다. 가이드가 뭐라고 설명해 줬는데 1초에 몇 병이라더라… 그 다음에는 만들어진 맥주를 쌓아두는 야적장으로 이동. 워~ 저 맥주를 당췌 누가 다 먹는다냐;;; 그런데 밀러에서 나오는 맥주 브랜드가 의외로 많구나… 밀러 이름을 달고 나오는 맥주 – 밀러 라이트 같은 – 외에도 포스터 (Foster) 같은 맥주도 밀러 비어컴퍼니에서 생산한다는…

맥주원액 배양 1번 탱크

옛날 맥주 저장고로 사용했던 지하시설

맥주 야적장에서 발효탱크가 있는 건물로 이동했다. 가이드가 안이 엄청 더우니, 들어가고 싶은 사람만 손을 들란다. 대포고냥군 별거 아니라 생각하고 당연히 손들었다. 커억;;; 이건 숨 막히는 정도가 아니라 사우나구나! 사진과 같은 엄청나게 큰 발효탱크가 각 층마다 자리하고있는데, 탱크와 탱크 뿐만 아니라, 층과 층 사이도 무지 굵은 파이프로 연결이 되어있다. 탱크 하나에 735 베럴이고, 1베럴은 158.9 리터이니… 켁… 11만 리터가 넘는다. 게다가 이건 원액이니 물을 첨가할것이고…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마시고 뻗게 만들 수 있는 양인것이냐! 각 층을 구경하고 바깥으로 나오니, 살 것 같다;;; 과거에 프레드릭 밀러씨가 만든 맥주 저장고로 이동했는데, 지하라 그런지 엄청 시원하다. 바로 옆에 있던 고전적인 맥주 바에 다들 앉아서 맥주원액 (?) 을 한 잔씩 했는데, 일반적인 맥주를 생각하고 입을 갖다 댔다가 깜짝 놀랐다는. 굉장히 순하고 완전 맛있구나! 탄산이 거의 없으면서 뭔가 걸쭉한 느낌… 한잔 더 마시고 싶었는데, 비싸서 안 된단다;;; 더 달라고 꼬장을 부리고 싶을 정도였다는 후문. 이렇게 밀러 맥주공장의 견학은 끝났다. 사실, 대포고냥군 어릴적에 오X맥주공장 견학을 다녀온 적이 있다. 그때도 컨베이어위로 빠른속도로 흐르는 병 맥주를 보고 감탄했던 적이 있었는데… 어른이 되고서 다시 보니 또 느낌이 다르다. 게다가 직접 마셔볼 수도 있자나!!! 하하핫!

밀워키에 온 김에, 들를만 한 곳을 찾다가 지도책에서 밀워키 아트 뮤지엄 (Milwaukee Art Museum) 을 발견했다. 미시간호수변에 세워진 멋진 미술관이다. 미국에 와서 계속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땅 덩어리 하나는 넓다;;; 그렇게 유명한 미술관이 아닌데도 이정도 규모라니… 한 편으로는 참 부러운 점이다.

Milwaukee Art Museum 으로 가자

미시간호수변의 멋진 미술관

Pissaro전을 열고 있다.

Pissaro전을 열고 있다.

바깥에서 보는 것 보다 내부가 더 멋지다. 범선을 모티브로 만든 듯한 형상. 자연광을 사용한 내부 채광. 전시실도 생각했던 것 보다 5배는 넓어서 거의 경보 (競步) 수준으로 관람했다는. 초기 인상파인 피사로 (Pissaro) 전을 하고 있어 따로 십여 달러를 내고 들어갔다. 사실, 회화에는 젬병인 대포고냥군은 간만에 순수미술을 보고서 굉장한 쇼크를 받았다. 그것이 피사로의 그림이어서 인지, 간만에 회화를 보고 각성한 것 인지는 잘은 알 수 없으나 그 느낌은 굉장했다는… 뭐랄까 머리속에 까스활명수를 넣고 흔드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동안 대포고냥군 솔루션 때문에 스트레스가 격심했던게다. 그림 한 번 보고서 이런 느낌을 받는 것도 참 당황스럽구나.

이렇게 출장 3일간의 일정이 모두 끝났다. 내가 쓴 블로그만 보니, 출장이 아니라 관광 다녀온 듯 하구나;;; 절대 아니거든요? 나름 열심히 정보수집하고 보고 들은 것들도 많다는. 그런데 출장 내내 회사에서 고생할 마눌님이 생각났다. 좋은 곳 구경할 때는 같이 왔음 좋았을 걸 하는 생각도 들고… 담에 미쿡 올 때는 같이 가쟈♡

대포고냥군의 시카고 출장기 – 2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ad:tech chicago

오전중이라 한산한 ad:tech 전시회장

벤치마킹 1순위 업체 옴니추어 (Omniture)

죽은듯 자고 일어나, 일정이 시작되었다. 2007 ad:tech Chicago 가 열리는 네이비피어 (Navy Pier) 는 놀이공원, 식당, 쇼핑센터 등이 모여있는 일종의 유원지 – 네이비피어 공식사이트에 Playground 라고 되어있다 – 같은 곳이다. 이곳에선 미시간호수를 둘러볼 수 있는 멋진 유람선들이 출발하기도 한단다. 일단 애드텍부터 참관하고, 더 자세히 둘러봐야겠다. 일부터 해 치우자! 애드텍은 2층 컨벤션 홀에서 열리고 있었다. 사전 등록을 하고 갔었기 때문에 바코드 리더에 프린트해 간 등록지를 갖다대는 것 만으로 입장을 위한 절차가 끝났다. 이름이 적힌 네임텍을 받아서 목에 걸고 입구에 무료로 배포하는 광고관련 잡지들과 브로셔들을 챙겼는데 벌써 쇼핑백 하나가 묵직할 정도로 차 버렸다.

사전에 다 알고 간 것이지만 전시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 애드텍 시카고는 한개 층에 약 50개 정도의 부스로 진행되는데 반해 11월에 열리는 애드텍 뉴욕은 전시장 총 3개 층, 참여 부스 수만으로도 애드텍 시카고의 약 3배 정도로 매우 규모가 크다. 먼저 애드텍에 참관을 위해 온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자니 광고대행사 AE 들이 대다수인 듯 했다. 옷 차림새나 – 어딜가나 광고쟁이들은 표시가 난다는 – 서로서로 인사나누고 아는 체를 하는 것으로 봐서 아마도? 부스를 둘러보니 역시나 대행사들이 많다. 대행사가 전략이라고 내세우는 것들도 한국이나 여기나 대동소이하다. 그 중 몇몇 업체가 대포고냥군의 관심사이며, 여기에 온 이유이기도 한 광고관리 솔루션들을 소개하고 있었는데, 옴니추어 (Omniture) 라는 업체의 웹분석 / 광고효과측정 솔루션이 그중 단연 백미. 옴니추어 아저씨가 우리 일행을 보더니, 반갑게 와서 절라 침튀기며 열심히 설명해준다.

‘정말 이거 보려고 한국에서 왔삽 맨?’
‘그렇다 맨. 한 수 가르쳐 다오 맨.’

음… 좋은 솔루션이다. UI 가 죽음이다. 정말 놀라웠던 것은 웹분석 묘듈의 버젼이 무려 v 13.0.1 이었다! 버젼이 13을 넘어가는 솔루션은 처음봤다. 뭐… 사실 솔루션은 그래야 한다. 개발하고 써본 후, 문제점이 있으면 개선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점점 완벽한 솔루션이 되어가는 것이지. 근데… 대포고냥군이 캐나다 유학시절부터 느낀건데 왜 양키넘들은 꼭 어딜 가면 양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며 ‘오늘 분위기 좋아유?’ 하고 묻는것일까. 더 바보같은건 이사님과 나도 똑같이 엄지손가락을 세우며 ‘쵸~! 굿!’ 이라고 했다는 거지;;; 아… 부끄럽다.

부스를 열심히 돌면서 사진도 찍고, 브로셔랑 명함도 열심히 모으고, 업체들이랑 인사도 나누었다. 행태분석 타게팅 (Behavior Targeting) – 사이트에서의 사용자 움직임을 파악하여 그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 에 관한 무료 컨퍼런스가 있길래 참석해서 들었는데, 역시 한국이나 여기나 매 한가지 내용이구나 싶었다. 이제 좀 나가서 요기도 하고 관광을 해야겠다.

네이비 피어의 유원지

시카고에서 나름 유명하다는 McDonald’s Ferris wheel

날씨가 더워서인지 음식이 그닥 끌리지 않는다. 계속 음료수만 찾다가 유원지 내에 있는 ‘XXX의 치즈버거집’ 에 들어갔다. 가게 한쪽에 커다란 그릴이 있고, 거기서 햄버거 패티만 수 십장을 굽고있다. 뭔가 냄새가 꼬릿꼬릿한게 이건 심상찮다. 버거를 받아보니 크기는 엑스트라 사이즈에 야채? 전혀 없다;;; 약간 건조한 듯한 빵 사이에 와방 큰 쇠고기 패티 하나와 치즈가 질질 흘러내릴 정도로 많이 들어있다. 워~ 맛있다!!! ToT 별로 유명한 집도 아닌것 같았는데 어찌나 맛나게 먹었는지, 지금도 가끔 그 버거집이 생각난다;;; 식사를 간단히 하고 네이비피어를 간단히 둘러보았다. 긴 통로모양의 건물 1층은 주로 테라스가 있는 맥주바와 간단한 스낵을 먹을 수 있는 식당, 기념품 가게들이 들어 차 있고, 2층에 식물원과 IMAX 극장, 그리고 위락시설이 있는 유원지 정도로 구성되어 있다. 잘은 모르지만 McDonald’s Ferris wheel 이라는 관람차가 있었는데, 맥도날드 로고가 보이는것으로 보아 기증품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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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기간 중 머물렀던 The Westin Hotel

일단 호텔로 복귀해서 정신을 좀 차린 후, 시내 구경을 가기로 했다. 대포고냥군 일행이 묵었던 웨스틴호텔 (The Westin) 은 명품샵들과 최고급 레스토랑들이 모여있는 미시간 애비뉴 (Michigan Avenue) 위에 있었는데 한국의 청담동 같은 분위기랄까… 게다가 바로 옆에 Western Shore Drive를 끼고 부촌(富村)들이 모여있어 그런지,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때깔이 다르다. 도로에 페라리, 람보르기니 같은 슈퍼카들도 자주 보이고, 포르쉐 같은 것들은 조낸 흔하군하;;; 미시간 에비뉴를 따라 이런저런 가게 구경을 하면서 걷다보니, 쇼윈도우 안에 커다란 아이폰 모형이 있다. 앗! 애플스토어 (Apple Store) 다! 가끔 웹에서 사진으로만 해외의 애플스토어를 볼 때마다 한 번쯤은 구경하고 싶었는데 잘 됐다.

애플스토어를 쳐다보는 왕히프 아줌마들;;;

애플스토어를 쳐다보는 왕히프 아줌마들;;;

오옷 멋지구나! 애플매니아들의 천국~

오옷 멋지구나! 애플매니아들의 천국~

2층에서는 애플 악세사리등을 팔고있다

슷티븐자합스 형의 아이폰 (iPhone)

난생 처음 보았던 애플스토어. 규모가 굉장하다. 여기가 애플 스토어 중에서 규모가 큰 곳인지 아닌지는 알 수는 없지만, 들어가자 마자 그 크기에 압도당했다. 1, 2층이 뚫려있는 높은 실내에 중앙에 위치한 큰 계단이 층간을 연결한다. 유리 천장, 사과모양의 유리창… 멋지구나!!! 1층에는 역시 대세인 아이폰 (iPhone) 을 전시해 놓았는데, 엄청 큰 테이블에 아이폰을 배열해 두고 – 족히 50대는 될듯 – 사람들이 자유롭게 테스트 해 볼 수 있도록 해 두었다. 물론 뒤에는 한 덩치하는 흑인 시큐리티들이;;; 대포고냥군은 애플빠라고 불리우는 애플 매니아는 절대 아니다. 오히려 대세를 따르는 쪽이랄까… 그런데도 아이폰은 정말 멋지구리하다. 아이폰에 내장된 사파리 (Safari) 라는 웹 브라우져는 한글을 완벽하게 지원해서 대포고냥군의 블로그도 척척 뜬다. 오옷! 한 두가지 기능이 특별한 제품이 아니라, 애플의 제품이 늘 그랬듯 UI 자체가 예술이구나… 페이지를 넘길때도 손가락을 좌우로 슬라이딩 시키면 책장이 넘어가듯 슥슥 바뀌고, 아이폰을 가로, 세로로 기울이면 자동으로 페이지의 방향이 그에 맞게 변경된다. 이러니 사람들이 아이폰에 열광할 수 밖에… 게다가 아이팟 + 핸드폰 아닌가… 아이튠즈 (iTunes) 를 한 번이라도 써본 사람이라면 그 멋진 커버플로우 기능을 기억할 것이다. 그것이 아이폰에서 똑같이 구현된다! 앨범자켓을 보면서 좌우로 슥슥 바꾸고, 클릭하면 해당 앨범의 곡들이 보인다. 흠흠;;; 좋겠다 얘네들은. 내년에 3G 아이폰 개발이 완료되면 KTF 가 국내 독점 공급권을 따내기 위해서 물 밑작업 중이라던데… 과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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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Hancock Center Observatory

돌아오는 길에, 호텔 옆에 있었던 존 행콕 센터 (John Hancock Center) 전망대에 들러서 야경을 보고서 숙소로 돌아갔다. 존 행콕 센터는 높이 344m 로 세계 5위, 100층의 높은 빌딩이다. 통 유리창 안쪽에 난간을 만들어서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던 시어스타워 전망대와는 달리, 고층에서 외부의 바람을 직접 맞으면서 야경을 즐길 수있는 장소도 만들어져 있어 개방감이 대단했다는 대포고냥군의 감상.

ps. 으으 마지막 한 편 남았다;;; 3편에서 계속…

대포고냥군의 시카고 출장기 – 1

대포고냥군은 시스템기획자다. 요 몇 년동안 계속 광고효율측정시스템 – eKAMS – 을 개발하느라 낑낑대고 있다가, 쌀나라에는 어떤 좋은 솔루션이 있는지 보고오라는 대표님의 명에 따라 이사님을 모시고 시카고에 다녀왔다. 시카고에서 7월 31일, 8월 1일 양일간 애드텍 (Ad:tech) 이라는 테크기반의 광고기법 박람회가 있었다. 출장일정은 총 3박 5일. 졸라 빡세다;;; 대포고냥군은 비행기여행을 아주 싫어라 하는데 – 아니 이코노미석 여행을 싫어한다가 맞을지도 – 키가 커서 자리가 불편하다 못해 나중에는 무릅이 굳고, 엉덩이 뼈가 닿는 피부가 멍이 들 정도라… 시카고행 KE37편, 편도 13시간 비행이다. 자도자도 끝이 없다. 기내식 3회, 배에 가스가 차서 죽을지경이다. 기내에 애쉑들은 울어제끼지… 아 돌아버릴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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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the downtown – Canon EOS 5D / EF 24-85mm F3.5-4.5 USM

마이너스 15시간의 시차 탓에… 한국에서 30일 낮 12시 비행기를 탔는데, 시카고 공항에 내리니 같은 날 오전 10시다. 왠지 남들보다 하루를 더 살고 있는 듯한 기분에 뿌듯하잖;;; 나중에 돌아갈 생각은 안 하고 있는 바보 대포고냥군. 한국시간으로는 새벽인지라 졸리는데다가 너무 화창한 날씨에 어지러울 지경이다. 이 벌건 대낮에 어찌 호텔방에 들어가서 잘 수도 없고… 일단 공항을 빠져나와 예약 해 두었던 렌트카를 가져왔다. 07년식 토요타 캠리 (Toyota Camry) 군. 뭐 베스트셀링 중형차니 큰 문제는 없겠지. 프리웨이를 따라 시카고로 들어가는데, 미국애들 운전이 의외로 거칠다. 조낸 빨리 달리는데다가 끼어들기도 한국의 택시레이서님들과 어깨를 견줄 정도. 그래도 소심한 대포고냥군은 먼나라 미국까지 와서 과속했다가 총 맞기 싫어서 초보모드로 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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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th Street Beach – Canon EOS 5D / EF 24-85mm F3.5-4.5 USM / Panorama Merged

시카고 시내에 들어왔는데도 체크인시간까지는 한참 남았다. 우측에 바다 비슷한게 보인다. 오옷! 저 것이 미시간호수! 저게 무슨 호수냐… 바다지. 미시간 호수의 면적이 5만 8000 ㎢ 이니, 약 9만 9000 ㎢ 인 한국 땅의 반 (!!!) 이 넘는 셈이다;;; 이게 말이돼? 응? 응? 비치를 따라 잔디가 깔린 공원들이 끝이 없이 연결된다. 잠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자. 역시 땅 너른 나라라 그런지, 쪼잔하게 한시간 단위로 주차요금을 받지않는다. 왠만하면 하루, 짧은것이 12시간이다. 젠장. 아아… 너른 잔디밭에 사람들이 윗통은 훌러덩 하고 널부러져 있다. 해변을 따라 연결되는 산책로에는 간간히 조깅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캐나다에 유학을 다녀온 후 처음으로 느끼는 나른함이다. 대포고냥군은 처음에 서울에 와서 너무 견디기 힘들었던 것 중에 하나가 ‘사람이 없는 곳이 없다’ 라는 것이었다. 사람들에게 둘러 싸여서 살갑게 살아가는 것도 좋지만, 아주 가끔씩은 사람들에게 치여서 꼴도 보기 싫어질 때가 있지 않은가. 이럴 때, 시야에서 사람들을 완전히 사라지게 하는 길은 화장실 변기에 앉아서 문을 잠그는 일 정도. 그래서인지 미국에서 느낀 이 나름함은 너무나도 부러웠다. 한적한 미술관의 전시실을 거닐다 간간히 마주오는 관람객과 마주치는 그런 느낌… 여기서 살면 사람들이 그리워질 것 같다.

John G. Shedd Aqualium

천장의 수조

돌고래가 넘 작다

도착한 첫 날은 일정이 없는 관계로, 여기저기를 둘러보도록 하자. 먼저 John G. Shedd Aqualium 을 가 보기로 했다. 일정 인원이 관람을 끝내고 나가면 그 만큼의 관람객을 더 들여보내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런데, 무조건 유아 동반 관람객 우선이라 유모차를 끌고 방문하는 사람들이 앞으로 먼저 휙휙 입장하는 바람에, 땡볕에서 일사병 걸리는 줄 알았다. 의외로 내부가 넓다. 하나의 Level 에 모든 수조가 있는것이 아니어서, 지하, 1, 2 층 오르락 내리락 해야한다. 일반 어류에서 부터, 어패류, 말미잘 등의 강장동물, 수중식물, 곤충, 심지어 이구아나와 같은 파충류까지 다 모여있다. 돌고래 쇼가 투어의 마지막이었는데, 애 들의 사이즈가 조금 작다는 것 이 외에는 뭐 나름 괜찮았다. 대포고냥군은 무조건 큰 것이 좋다;;;

수족관 관람을 마치고 나와보니, 시카고의 상징이며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빌딩인 시어스타워 (Sears Tower)가 저기 보인다. 아무래도 초 고층 빌딩이 있는 곳이 다운타운이겠거니 하고 그 쪽을 향해서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걸어도 걸어도 가까워지지 않는 것이 왠지 걸어가기로 한 것이 후회되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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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의 Metro는 낡았다.

다운타운이라고 불릴만 한 곳까지 왔을 때, 대포고냥군 이미 지쳐버렸다;;; 헥헥… 여기는 건물의 블럭과 블럭 사이도 왤케 먼 것이더냐. 그래도 다운타운에서 사람구경 하는 것은 재미있다. 지나가며 사람들을 유심히 본 결과 미국인들의 비만은 초 심각상태. 한국에서 ‘한 덩치한다’ 는 사람들은 명함도 못 내밀 정도다. 미적인 관점에서 살이 쪄서 보기 싫다 정도가 아니라, 저런 상태로 살아있다라는 것이 신기하다면 상상이 될까. 바지가 50인치는 되어 보이고, 티셔츠는 무슨 풍선을 넣어둔 듯 울렁거린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은 대 부분 흑인이거나 저 소득층 인듯 하다. 미국에서 햄버거나, 피자 같은 값 싸고 고 열량인 음식 – 정크푸드 (Junk Food) – 이 문제라는 그런 소식을 들을 때 마다 ‘뭐 그렇구나…’ 하고 넘어갔었는데, 실제로 보니, 이것은 국가 수준의 심각한 문제인듯 하다.

한낮의 Downtown

한낮의 Downtown

대략 이런 풍의 빌딩들이다

대략 이런 풍의 빌딩들이다

Chicago Board of Trade – 시카고 선물 거래소

역시 ‘건축의 도시’ 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다. 건물 하나하나가 예술이다. 높이가 굉장한 건물들이 한 두개가 아닌데다가, 건물의 외벽을 콘크리트나, 통유리로 마감해 놓은 성의없는 (?) 건물 같은건 발견하기 어렵다. 서울의 도심의 곳곳에 세워지는 높은 빌딩들의 대 부분은, H Beam 이라고 불리우는 H 형 철골을 대지 깊숙히 찔러 넣은 다음, 각 층 (Floor) 을 동시에 조립한다. 그리고 외벽을 통유리로 마감하면 빌딩이 완성된다. 고층 빌딩을 지을 때 언제나 보이는 – 건물의 높이와 비슷한 – 타워크레인은 H 빔을 조립하는데 사용된다. 때때로 사람들은 ‘언제 이렇게 높은 건물이 들어섰지?’ 하고 놀라워 하는데,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H Beam 을 이용하여 건물을 지을 때, 지하 기반공사가 전체 건축공정의 5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축 예정지에 장막을 둘러치고 몇 달간은 공사가 지지부진 한듯 하다가 – 실은 기반공사 중이다 – 순식간에 빌딩이 올라가는 것이다. 압, 잡설이 길었다;;; 여튼 여기 시카고는 한국과 같은 철골건물이 참 드물어 보인다. 철골건물이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진동에 강하고, 철골을 사용하다보니, 내부 공간이 일반 철근-콘크리트 기둥 구조의 건물보다 훨씬 넓은 장점이있다. 그러나, 개성없이 다 똑같아 보인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시카고의 건축물은 클래식컬하다. 외벽은 대부분 석재로 마감하고 있고 그리스 건축물에서 볼 수있는 기둥, 그 위의 장식대 (裝飾帶:frieze) 의 조각까지… 아름답다. 이런 건물 하나하나가 시카고라는 도시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시어스타워 - Sears Tower

시어스타워 – Sears Tower

Sears Tower Observatory, Skydeck

시카고의 고층빌딩 군(群)

정신을 놓고 걷다가 시어스 타워 (Sears Tower) 급 도착! 너무 높다보니 오히려 눈에 안 보인다. 1974년도에 완공되어 졌으니, 대포고냥군과 나이가 같다. 왠지 반갑잖;;; 빌딩 높이 443미터, 110층 건물인 시어스 타워는 빌딩 자체의 높이로는 세계 세 번째이지만, 건물 옥상의 안테나의 높이까지 치면 520미터로 아직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다. 70년대에 완공된 건물이니 만큼 최신식 구조는 아니어서 건물 로비도 좁고, 소박하다. 자아… 시어스타워의 전망대 Skydeck 으로 올라가보자. 관람료는 USD 12.95 다. 간단한 시어스타워의 역사에 대한 영상을 보고서 엘리베이터로 올라간다. 꽤 빠른 엘리베이터가 귀를 멍멍하게 만든다. 전망대에 올라 사면 (四面) 을 바라보니 높긴 높다;;; 주변에 있는 빌딩들도 결코 낮은 건물들이 아닌데… 뭐 특별히 임프레시브한 관광은 아니었으나, 시카고에 오면 다들 한 번 쯤은 와 보는 곳이라니, 나름 의미 있다고 생각한 대포고냥군이었다. 너무너무 빡셌던 시카고에서의 첫 날… 대포고냥군은 호텔로 돌아오자마자 뻗었다는 후문.

ps. 여행기는 너무 글이 길어져서 힘들잖;;; 다음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