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스 (IQOS), 전자담배계의 아이폰이라 불리던 그 것이 한국에 드디어 런칭했다. 일본과 유럽 등지에서는 2015년 9월에 판매를 시작했으니, 거의 2년이 늦어진 셈이다. 국내 판매가 늦어지다 보니, 보따리상을 통해 들어온 아이코스는 웃돈이 얹어져 거의 20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여튼, 정식 런칭되면서 광화문과 가로수길에는 아이코스 스토어가 생겼고, 서울지역의 일렉트로마트와 CU 편의점에서도 기기를 구입할 수 있다. 발매가격은 12만원. 아이코스 홈페이지 (www.myiqos.com) 에서 튜토리얼 동영상을 시청하고 발급되는 코드를 사용하면 9만원대에 구입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담배란 연초에 불을 붙여 그 연기를 흡입함으로써 니코틴을 체내에 흡수시키지만, 연소 과정에서 많은 유해물질이 발생하게 된다. 실제로 니코틴 보다도, 타르나 포름알데히드 같은 것들이 훨씬 더 위험하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사실, 태워서 발생하는 연기에 니코틴을 실어서 체내로 흡수 시키는 것의 대안으로써, 액상형 전자담배가 꽤 오랫동안 유행했었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순수한 니코틴을 녹이는 용매로써 글리세린 등을 사용하며, 액상을 고온으로 달궈진 전기코일에 떨어뜨려 순간적으로 기화되는 수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글리세린이 기화한 증기 특유의 단맛이 – 솜사탕 향 같은 달콤한 향 – 실제 담배와는 거리가 있어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았고, 액상이 탱크에서 샌다든지 하는 문제가 상당히 귀찮았던 기억이 있다. 이에 반해, 아이코스는 히츠 (Heets) 라는 고형 스틱을 350도 정도로 가열해서 발생하는 증기를 흡입한다. 한마디로 고체 형태로 가공한 연초를 높은 온도로 순간적으로 ‘쪄서’ 니코틴이 함유된 증기를 만들어 낸다. 실제로 아이코스의 IQOS 라는 이름은, ‘I Quit Ordinary Smoking’ 의 약자라고. 확실히 뭔가 좀 한 단계 진화된 흡연의 형태인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아이코스 박스를 개봉하면, 담배 역할을 하는 홀더와 포켓 충전기가 보이고, 그 아래엔 보증서와 사용설명서가, 또 아래에는 충전기와, 마이크로 USB 케이블, 홀더를 청소하기 위한 클리너가 잘 포장되어 있다. 대포고냥군은 아이코스를 스타필드 하남의 일렉트로마트에서 구매했는데, 흰색과 네이비 – 언뜻 보기엔 검정처럼 보이는 – 의 아이코스 기기가 있었다. 네이비를 살까 했는데, 만져보니 플라스틱 위에 고무코팅이 되어 있는 듯한 – 보들보들한 느낌의 – 재질이라 오래쓰면 끈적해지거나 벗겨질 것 같아서 그냥 흰색으로 구매했다. 포켓 충전기는 홀더를 보관하는 케이스 역할을 하는 동시에 홀더를 충전시킨다. 포켓 충전기에 홀더를 끼우고 4분정도를 기다리면, 충전이 완료되고, 한 개비의 히츠 (Heets) 를 사용할 수 있다. 이 말은 한편, 한번 아이코스를 흡연하고 나면, 다음 사용까지 4분을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고, ‘줄 담배’ 를 필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이코스 포켓충전기는 심지어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과 링크되는 듯 한데, 아직 한국에서는 앱이 준비되지 않았는지 앱 스토어에서 보이지 않는다. 뭐 블루투스로 사용 횟수라든지, 클리닝 주기를 알려준다든지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여튼, 만듦새 하나는 무척 좋고, 대포고냥군이 구입한 흰색 아이코스는 심지어 샤방한 느낌까지 준다.
보통의 담배의 1/3 길이의 히츠 (Heets) 를 충전이 완료된 홀더에 끼우고, 홀더의 전원을 넣으면 진동과 함께 예열을 시작한다. 20초 정도의 예열이 끝나면 점멸하는 램프가 정지하고 흡연할 준비는 끝난다. 보통의 담배를 피듯 흡입하면, 홀더에서 약간의 열이 느껴지면서 증기가 발생하는데, 정말 연초 담배와 비슷한 느낌이다. 히츠 (Heets) 는 엠버, 실버, 그린, 블루의 네 종류가 현재 판매되고 있는 것 같은데, 앰버는 듣던대로 정말 구운 옥수수 냄새가 난다! 이 냄새가 거슬린다는 사람도 있던데, 나는 뭐 구수하고 좋은듯. 앰버가 일반 연초 5밀리 정도에 해당한다고 하던데, 살짝 어질한 것이 꽤 니코틴이 많이 들어오는 (!) 느낌이다. 여러 커뮤니티에서 이미 아이코스로 여러 종류의 히츠를 체험해본 사람들 말에 의하면, 그린, 블루의 멘톨 계열이 꽤 괜찮단다.
사실 대포고냥군은 2년여 전 부터 금연 중인데, 술을 먹거나 회사에서 뭔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할 때, 가- 끔- 하나 둘씩 피곤했다. 그럴 때마다 연초를 피면 목도 아프고, 죄책감 (!) 도 조금 들고 그랬는데, 나와 같은 간헐적 (!) 흡연자에겐 아이코스가 꽤 괜찮은 솔루션일듯 싶다. 냄새도 나지 않아서 운전 중에도 사용할 수 있고 말이다. 아직 서울 외 지역에는 판매하지 않아서 미리 히츠는 10팩을 쟁여 놨는데, 오래오래 조금조금씩 필요할때만 사용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