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보관물: day by day

아이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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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기다리고 기다려왔던 디바이스라 어쩌면 당연한 지름일지도 모르겠지만,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는 KT 예판 때 아이폰을 구매했다. 배송이 예정보다 늦어진 것은 그렇다 치고, 개통까지 늦어지는 바람에 통화도 되지 않는 아이폰을 일 주일동안 ‘아이팟 터치’ 마냥 들고 다녔다. 캐리어에 SHOW 라고 뜨고 SMS로 웰컴 메시지가 도착했을 때도 왠지 해외 아이폰 리뷰를 보고있는 것 마냥 실감이 나지 않았던, ‘이거 진짜 메시지?’ 이런 느낌? 여튼 개통한지 3주가 지난 지금도 아이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으면 마냥 좋다.

한국에서의 아이폰 런칭 후 3주, 소문에 의하면 17만대가 판매되고 15만대가 개통되었단다. 엄청난 열기다. KT 역시도 이 정도의 반응은 예상 못했던 눈치다. 이런 아이폰 열풍 속에 삼성, 엘지 등 한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KT가 아이폰에 지급한 전례유무한 보조금의 규모를 이유로 완전 삐쳐있는듯 하고, 대기업의 홍보실 직원 같은 듣보잡 IT 기자들은 웃기지도 않은 것들로 꼬투리를 잡아 아이폰 까기에 열중하고 있다.

‘아이폰 열풍’, 10대는 ‘시큰둥’

이런 기사가 있더라. 더 잼있는건 이 기사 아래에 달린 리플들이다.

BMW 528, 10대는 시큰둥.
포르쉐 파나메라 출시, 10대는 시큰둥.
막걸리 열풍, 10대는 시큰둥.

심지어 오늘 기사에는, ‘아이폰, 단점까지 사랑해!’ 하는 타이틀로, 아이폰을 향한 무조건 적인 애정을 범죄심리학에서 다루는 ‘스톡홀름 신드롬’ – 인질로 잡혀 있던 사람이 경찰 조사에서 범인을 옹호하는 변론을 하는 – 으로 비유하는 기사까지 났다. 뭐 어떤 의도나, 이유로 이런 기사를 쓰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참으로 억지스럽고 찌질하다. 대포고냥군은 사실 어떤 브랜드나, 특정 기기를 넋 놓고 찬양하는 그런 ‘바보’ 는 아니다. 그런데, 잠시만 만져보면 안다. 왜 그동안 그렇게 아이폰을 열망했었는지. 판단은 만져본 후 하도록 하자.

뒷판에 저 KCC 마크 새기는데 3년이 걸렸다

꽤 성능이 좋은 AF 카메라

빤딱빤딱-

‘리락쿠마’ 에디션 아이폰

여독 (旅毒) 을 풀어주는 도돌미 오뎅탕과 사케

도돌미 오뎅탕과 사케 ‘마루’

12월 18일과 19일, 이틀에 걸쳐 2009년 전사 워크샵이 있었다.
워크샵 장소는 올 해 처음으로 개장한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홍보가 부족했던 탓인지 각 슬로프마다 너 다섯명이 겨우 보일 정도.
소위 ‘대통령 스키’, ‘이건희 스키’ 라는 걸 타보고 왔다.

그러나,
실제 영하 17도, 체감 영하 25도 라던 미친듯한 날씨를 처음 겪은 대포고냥군은 정신줄 놨고,
최근 눈이 귀해, 인공설로 만든 슬로프는 반짝반짝 빛나는 얼음판이 되어 있었고-
그 위에서 보드 캐초보 대포고냥군은 스턴트맨 마냥 나 뒹굴었을 뿐이고-
팔다리, 어깨, 엉덩이는 더 이상 내 것이 아니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도돌미와입후에게 전화를 했더니, 대포고냥군을 위해 뭔가를 준비했단다.
멸치와 무로 낸 다시에 오뎅을 넉넉히 넣고 끓인 오뎅탕과 데운 사케.
간장에 오뎅을 척척 찍어 베어 물고, 따뜻한 사케를 들이키니 천국이 따로 없다.

아- 진짜 맛있다.

ps. 도돌미와입후가 꼭 ‘오늘’ 오뎅탕 포스트 하고 자래서 이 글을 쓰는 거라고 절대 이야기 못합니다.

타케시

타케시와 이즈미상

2001년, 대포고냥군은 캐나다로 유학을 갔었다. 처음엔 홈스테이에서 학교를 다니다 이러저러한 불편함 때문에 3개월 후 아파트를 렌트했다. 그리 비싼 비용은 아니었지만 아파트가 혼자 쓰기엔 너무 넓어 룸메이트를 구하게 되었는데, 그게 요즘엔 연락이 끊어진 사사모리 (笹森) 군이다. 일본인 룸메이트가 생기자, 자연스레 대포고냥군은 일본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었는데 그 중 하나로 알게 된 타케시 (毅) 군. 뭐랄까, 사사모리는 전형적인 조심성 많은 일본인 이었는데, 타케시는 그렇지 않았다. 전혀 조용하지 않고, 지나치게 개인적 성향을 가진 것도 아니면서, 자기 속내를 잘 터놓는 어쩌면 한국사람과 닮은 점이 많았던 그런 친구였다. 그래서인지 정작 룸메이트로 1년 여간을 함께 지냈던 사사모리 보다 타케시와 더 친해졌고, 십여 년이 지난 지금은 진짜 ‘친구’ 가 되어 있다.

타케시라는 이름은 일본에선 아주 흔하다. 보통은 타케시라는 이름에 ‘武’ 나 ‘武志’ 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 친구는 드물게도 ‘毅’ 라는 한자를 쓴다고 자신을 소개했던 것이 기억난다. 지금은 도쿄에서 의료계의 헤드헌터로써 일하고 있지만, 유학오기 직전에 타케시는 멕시코 요리 가게에서 요리사로 일하다 왔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스시나, 롤 같은 요리를 종종 만들어 우리가 살던 아파트로 찾아오곤 했다. 이 친구에 대해 갑자기 떠오르는 에피소드가 있다. 한번은 타케시가 살던 아파트로 친구 몇 명이 찾아간 일이 있었는데 파티 비슷한 것을 하고서 피곤해서 바닥에 누워 잠깐 눈을 붙였던 것 같다. 대포고냥군은 아마도 뭔가 행복한 꿈을 꾸었던 것 같고, 눈을 떠보니 바로 앞에 자고있었던 타케시를 꼭 안고 있는거다. 아, 그 민망함이란… 아마도 타케시는 날 위해서 계속 자는 척 했던 것 같다.

사실, 타케시가 진짜 친구가 되었다고 느낀 것은 아마도 2007년의 결혼식 때였을게다. 결혼 전에도 메신저 등으로 자주 수다를 떨곤 했던건 사실이지만, 대포고냥군이 결혼한다고 타케시에게 이야기 했을때 ‘꼭 가겠다’ 고 했던 말을 대포고냥군은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었다. 그런데 휴가 까지 내서 타케시가 ‘정말로’ 온 것이다. 말쑥한 검정 수트에 포켓에 행커치프까지 꽂고. 길을 가다 만난 지인에게 시간나면 술 한잔 하자는 것 같은 맘에도 없는 말을 남발했던 대포고냥군은 한없이 부끄러워졌다. 결혼식 날 타케시의 참석은 내가 언젠간 꼭 갚아야 할 ‘빚’ 이 되어버렸다.

얼마전, 타케시가 메신저로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했다. 대포고냥군이 한국에 놀러오라고 했더니 꼭 가겠단다. 역시나, ‘내뱉으면 실행에 옮기는 성격인’ 타케시는 11월 20일 비행기를 예약했고 여자친구인 이즈미 (泉) 상의 손을 꼭 잡고 입국했다. 난생 처음 집에 찾아오는 외국인 (!) 을 겪게된 도돌미와입후는 엄청 긴장했다. 심지어 한복을 입고 나가야 되는것 아니냐고 했다;;; 한 끼 정도 집 밥을 해 먹일거라던 도돌미와입후는 메뉴를 결정하는데만 일주일 걸렸다. 타케시가 좋은 친구니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이즈미상은 참으로 ‘좋은’ 사람이었다. 3일간, 다들 즐겁게 이야기 하고 맛있는 한국 음식을 찾아 다녔다. 도돌미와입후는 이즈미상에게 한글 읽는 법을 가르쳤다. 마지막 날에는 ‘산사춘’ 따위의 단어들을 읽을 수 있게 되었는데, 가르쳐 놓고 엄청 뿌듯해 했다는 후일담이 있다. 나름, 타케시가 한국에 왔다 간 3일간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특히 말도 통하지 않았던 도돌미와입후는 참 답답하고 힘들었을텐데 남편의 친한 친구라 더 애써 준것이 너무 고맙다. 결혼은 언제 할 거냐고 타케시에게 물어봤다. 3년간은 계획이 없다길래 왜 3년이냐고 물었더니, 돌아가신 아버지가 산 집의 대출이 3년 후면 모두 상환된다는 말을 한다. 왠지 맘이 찡하다. 그래… 역시 타케시는 똑바른 놈이야. 결혼식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가마 했다. 물론 ‘진심’ 으로 말이다.

오른쪽 부터 타케시, 마이코, 타쿠야 – 2002년 여름, Vancouver

페르난도 보테로 전 (展)

지난 9월 17일에 이미 끝나버린 페르난도 보테로 전에 갔다가 찍었던 사진을 이제서야 정리해 본다. 이 날, 살짝 비가 내렸었는데 주차를 하고선 차에서 내리니 거짓말 같이 개었다. 공기중에 습기가 가득했지만, 아침 안개속을 걷는 듯 상쾌해서 정말 기분이 좋았던 날로 기억한다. 대포고냥군은 딱히 미술에 대한 안목같은 것은 없으나 각성이랄까 그랬던 계기가 있었다. 몇년 전 시카고 출장길에 우연히 들르게 된 어떤 뮤지엄에서 후기인상파인 피사로 (Pissaro) 전을 보게 되었던 거다. 그림을 감상하던 중, 눈과 머리가 시원해짐을 느꼈다. 머리 속으로 맑은 바람이 부는 느낌이랄까? 그때 이 후로, 미술은 대포고냥군의 머리속에 ‘영혼의 휴식’ 이 되었다.

광화문에서 거의 3년을 직장을 다니며 대한문 앞을 몇 백번도 더 지나 다녔을텐데도 덕수궁 안으로 들어가 보는 것은 이 날이 처음이었다. 석조전을 실제로 보는 것도 처음이었으며, 임금에게 하례를 하던 중화전도 교과서에서나 봤을 뿐이었던 대포고냥군. 역시 고궁은 왠지 심심할듯 한 느낌이지만 막상 가보면 이렇게 좋은 곳도 있구나 싶은 그런 곳이지 않나 싶다. 작품은 1, 2층 에 걸쳐 전시되고 있었는데 1층을 돌아보던 중 전시회 주최측에서 준비한 투어 가이드를 만났다. 미술과 교수 혹은 평론가로 보이는 나이가 지긋한 여자 가이드분의 설명이 어찌나 감칠맛이 나던지 내내 따라다녔다. 보테로가 커왔던 환경, 그의 작품에서 보이는 다양한 상징들, 사물을 더욱 더 거대하게 보이게끔 표현하는 그만의 방식 등 정말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아마도 이 날 대포고냥군은 잠깐이나마 미술 공부를 좀 해 볼까 하는 생각을 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덕수궁 미술관에서 열리는 페르난도 보테로전으로 갑니다

티켓을 사고

폼잡는 징징

귀여운척 하는 징징

도는 징징

보테로 고양이야 안녕

석조전 처음 봤습니다

저기네요

나오면서 한 컷

페르난도 보테로 전에서 역시나 최고였던 작품은 ‘꽃 3연작’ 이었다. 거대한 세개의 캔버스에 그린 빨강, 노랑, 파랑색의 꽃. 그의 조국 콜롬비아에 대한 애정을 담은 이 작품은 가까이에선 평평하게 보이지만, 한 걸음만 작품에서 물러서면 마치 튀어 나올것만 같이 입체적이다. 좌우로 움직이면 마치 스테레오 픽쳐를 보는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또한 색상 선택은 정말 굉장해서 초 비비드하다는 말으로 밖에 표현이 되지 않는다.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는 이 작품 앞에서 맘껏 ‘영혼의 휴식’ 을 가졌다.

ps. 미술관에 갔던 날인데 어째 이 포스팅은 정통 ‘도돌미’ 특집이 된 듯한 기분은 뭐지?
안경, 지대로 ‘도돌미’

마무리는 역시 홍대

3세대 맥북에어 (3G Macbook Air) SSD 옵션 사용기

맥북 에어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는 8월에 맥북프로 17인치 두 대를 질렀었다. 데스크탑을 대체할 만한 여유로운 성능과 풀HD 해상도는 정말 매력적이었으나, 이상한 일이 생겼다. 노트북을 메인으로 쓰고나서부터 우리 둘은 이유 모를 어깨 통증에 시달렸던 것. 그것이 노트북 때문인줄은 모르고 한 참을 고생하다가 생각해보니 어깨가 아프기 시작한 시점이 딱 맥북프로를 구매한 시기와 딱 맞아 떨어지는 거다. 고해상도가 필요해서 구매 했었지만 17인치 패널에 풀HD 해상도는 눈 나쁜 우리를 거북목으로 만들어 버렸고 어깨는 항상 경직되어 고통스러웠다. 그 후, 애플의 뉴 아이맥 출시 소식은 결국, 아이맥과 맥북에어의 조합으로 변경을 결정하게 만들었다. 지금 대포고냥군은 맥북 에어 3세대를 구입했고, 뉴 아이맥의 배송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 애플에서 판매 중인 맥북에어는 2008년 1월 1세대 맥북에어가 발매된 이후 두 번 리뉴얼 되어 지금에 이르는 3세대다. 내부적으로 많은 성능의 개선이 있긴 했으나, 초기 디자인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점은, 1세대 맥북 에어가 발매될 당시에 얼마나 센세이셔널한 제품이었는지에 대해 의심할 여지가 없게 만든다. 1.36Kg 의 무게, 그리고 0.4 ~ 1.94 Cm 의 두께의 스펙은 현재 생산되는 서브 노트 가운데, 가장 가볍고 얇지는 않다. 하지만 훌륭한 무게 배분과 가장자리로 갈수록 얇아지는 쉘 디자인 덕분에 실로 날아갈듯 가벼워 보인다. 잡스횽이 프레젠테이션 자리에서 맥북 에어 1세대를 ‘진짜’ 종이봉투에서 꺼내던 퍼포먼스는 아직도 대포고냥군의 머리속에 충격으로 남아있다.

맥북프로와 거의 동일하지만 크기만 작은 패키징

맥북에어 상판 오픈

맥북에어의 전면

후면 힌지 부위 – 아래 배기구가 보인다

대포고냥군이 맥북에어를 아이맥과 조합할 서브노트로 결정한 이유는 단지 가볍고 얇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사실 개발자나 디자이너 처럼 업무 생산성을 위해서 여러대의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분명 둘 중 한대는 놀려둘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서브 노트의 성격이 강한, 어쩌면 휴대성은 극대화 하되 메인 데스크탑 컴퓨터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어쩌면 용도가 ‘제한’ 적인 그런 놈이 필요했다. 맥북에어는 그런 면에서 제격이다. 3세대 맥북에어는 2.13 Ghz 의 코어2듀어 프로세서, nVIDIA 9400M 그래픽 액셀레이터, 128G 의 SSD 의 스펙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 충분히 빠르고 쾌적하다. 하지만, 스토리지는 빠르지만 아이포토나 아이튠즈의 라이브러리를 관리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그리고 애플이 맥북에어를 서브노트로 포지셔닝하기위한 의도적 결과라 생각하는 ‘온보드 메인메모리 2G’ 부분이다. 사실, 2G 라는 메인 메모리는 대부분의 경우 충분하지만 맥 OS 상에서 VM 으로 윈도를 돌린다든지 하는 작업에는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 파이어와이어 포트는 아예 제외되었으며, USB 포트는 단 하나 뿐이다. 그런데, 이런 스펙 제한이 맥북에어를 선택하게끔 하는 구매 포인트라는 것이 참 역설적인 것은 사실이다.

사이드 도어를 열면 이어폰 출력, USB 2.0, 미니 디스플레이포트가 자리잡고 있다

멀티터치 트랙패드 – 현재로선 유일하게 버튼을 따로 장비하고 있는 맥북이다

며칠 사용해 본 결과 맥북에어는 여유로운 성능에서 아름다운 디자인까지 참으로 만족스럽다. 스펙상으로만 볼 때, 현존 최고 스펙의 서브노트는 아니지만 뛰어난 밸런싱은 맥북에어를 더 가치있게 해 준다. 과하지 않은 해상도, 일반적인 작업에는 충분한 프로세서와 메모리, 진리의 SSD 스토리지의 채용, 이 모든것이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SSD 모델 기준 250만원에 이르는 맥북에어의 가격은 분명 비싸긴 하다. 그러나 맥북프로와 같은 수려한 알루미늄 유니바디, 백릿 키보드 등을 보면, 프리미엄 서브노트의 존재감은 분명하다. LED 백릿이긴 하지만 아쉬운 시야각과 계조선형성이 떨어져 그레이 컬러에서 분홍색이 비치는 패널은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다. 제품 출시 주기로 볼 때, 맥북에어 라인업은 아마 곧 4세대로 업데이트 될 것 같다. 패널과 내장 메모리의 증가만 이루어져도 정말 훌륭할텐데 말이다. 11월 중, 새 아이맥이 도착하면 또 리뷰 포스팅 하겠다- 기대하시라.

아름다운 LED 백릿 키보드

엄마는 언제오나…

 

 

 

 

 

 

 

 

 

 

지난 주는 대포고냥군이 프로젝트로 내내 야근이었는데, 이번 주는 도돌미와입후가 한 주 내내 불타는 야근을 하더니, 그것도 모자라 토요일인 오늘도 출근했다. 밤 10시가 넘었는데, 아직도 안 오는 걸 보면 회사에 이불 가져가야겠다는 말이 헛 말은 아녔나보다. 집에 엄마가 없는 걸 고양이들도 아는지, 하루종일 잔다. 대포고냥군도 하루종일 잔다. 11월도 일정에 일정이 줄을 섰는데… 메종드상도에 언제쯤이면 여유가 생길까…

PS. 제이군님 담주엔 남한산성 꼭 가욧-!

불타는 숯총각

코믹커즐에 이은 ‘발견! 상도동 익사이팅 포인트’ 시리즈 2탄. 젊은 총각들이 운영하는 ‘불타는 숯총각’. 네이밍 센스 정말 굿이지 않은가? 지난 주말, 카페플랫 오픈 1주년 기념 행사 (?) 에 들렀었다가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서 뭘 먹을까 이런 이야길 하게 되었는데, 갑자기 도돌미 와입후가 ‘오빠 난, 숯총각이 좋아!’ 그러는 바람에 뜨아- 했었다는. 혹시 지요님들 들으셨다면 해명하고 싶습니다. 도돌미와입후는 정말이지 ‘음란’ 하지 않아요. 각설하고, 여길 알게된 것은 역시 코믹커즐에 들렀던 날이라고 기억되는데 그 때도 가게 바깥에 많은 사람들이 고기를 굽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특이하달까 그랬다. 구이판은 너무 작아 보였고, 불판 옆의 뭔가를 부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공간은 또 뭘까? 생삼겹살 (1인분 7,000원) 을 주문했다. 고기와 함께, 아저씨가 뭔가를 불판옆 공간에 부어준다. 앗, 이건 계란찜이구나! 그럼 반대쪽은? 약간의 물과 버터 한 조각을 넣어준다. 여긴 김치를 끓이는 공간이다.

이렇게 계란찜을 만들어 줍니다

고기의 품질이 꽤 좋다. 지금까지 생삽겹살, 소금구이 (목살), 돼지갈비를 먹어 보았는데, 셋 다 맛있다. 고기자체에 소금간이 된 채로 나오는 소금구이는 일반적으로 목살이 ‘퍽퍽하다’ 라는 선입견을 말끔히 떨쳐준다. 너무 바싹 구워서 무슨 썬칩 처럼 만들지 말길 바란다. 고기를 다 먹었다면, 된장찌게와 밥을 시키자. 된장찌게도 맛있지만 ‘불타는 숯총각’의 또 다른 필살기, ‘두꺼운 김과 간장’ 이 별미. 김을 고기를 구웠던 불에 살살 구워서 4등분 하자. 밥에 싸서 간장에 찍어 먹는게 왤케 맛있는지. 뭔가 이 간장에 비밀이 있는 것 같다. 뭔가 몇치 액젖이나 참치액 같은게 들어간 느낌인데… 한번 시도를 해 보고 알려드리겠다.

최근 고기 생각이 날 때면 자주 ‘불타는 숯총각’ 을 찾는다. 둘이서 고기 삼인분과 소주 한 병을 비우고, 밥까지 싹싹 긁어 먹으면 이 보다 더 좋을수 없다. 여긴 왠지 닮은 두 총각분이 일하는데, 왠지 형제인듯. 에피소드 두 번째. 마지막으로 갔을때, 도돌미와입후가 술 기운이 좀 올라 그만 젓가락 한 짝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어쩌지 하고 있었는데, 아저씨가 슥 와선 소리없이 젓가락을 내밀었다. 절.대. 부른적 없는데도 말이다! 도돌미와입후는 ‘왠지, 턱시도 가면님 같아-‘ 그랬다. 여튼 이 일이 있은 후, 더 홀릭이 되었다는 일화. 슬리퍼를 신고 도돌미와입후 손을 꼭 잡은채 터덜터덜 가도 좋은 곳. 이제 주인 아저씨도 우리 얼굴을 알아본다. 단골 등록 완료-

도돌미와입후는 ‘숯총각’ 을 좋아합니다

스케치

우키 / HB pencil

갑자기 그림이 그리고 싶어져서 노트북에 우키 사진을 띄워놓고 A4 지에 연필로 슥슥-.
요즘은 그림 잘 그리는 사람들이 너무 부럽다.
여행에서 사진을 찍어오는 것도 좋지만, 빈 노트를 멋진 풍경으로 채워오는 능력자들 캐부럽다-_-;;;
누군가가 그러던데, 그림 좀 그릴려면 삼천장은 그려봐야 조금 그린다 한단다.
아직 펼쳐 보지도 못했지만, ‘스케치 쉽게 하기’ 라는 책도 사 놨는데…

자고 일어나면 나에게 꿈같이 재능이 생겼으면 좋겠다-

코믹커즐 (Comic Cozzle)

상도동의 자랑 (?) 학산문화사

그 학산문화사 1층에는 만화카페가 있다

이름은 ‘코믹커즐’

2층에서 만화를 구입하면 주는 쿠폰으로 저렴하게 음료도-

상도역 사거리에서 숭실대 역쪽으로 50 미터만 걷다보면 우측에 보이는 만화카페 코믹커즐. 만화출판사인 학산문화사가 본사 빌딩 1층에 운영중인 곳이다. 바로 옆에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이프가 즐겨 들르고있는 삽겹살 집, ‘불타는 숯총각’ 이 있는 관계로 자주 앞을 지나다니곤 했었는데, 코믹커즐만 보고선 그냥 만화책 몇 권 비치해 둔 카페려니 했었다. 그러다 호기심에 한 번 들어가 보게 되었고, 2층의 만화 전문 매장을 보고 나선 이거 뭐 완전 ‘신세계를 발견한 상도동 원주민’ 모드가 되어 버렸다. 일반 서점의 만화 코너와는 비교가 안 될만큼 규모가 크다. 게다가 일본에서 만화서점 전문 매니져였다는 일본인 점장님이 있는데, 취향에 따른 만화 추천이라든가 뭔가 스토리는 아는데 제목이 생각이 안난다든지 하는 경우 척척 찾아주시는데 전문가 삘 충만-

신간은 15% 할인, 일반 만화는 적립까지 해 주니까 훨씬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만화책을 구입하는 경우에 1층의 코믹커즐에서 음료와 스낵을 10% 할인된 가격에 즐길 수 있고, 7만원 이상 구매자에게 어떤 음료도 테이크아웃 주문 가능한 쿠폰을 준다. 카페에는 만화의 첫 권들을 차를 마시면서 볼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는데, 보다가 맘에 드는 만화는 2층에서 구매할 수 있으니 참 좋은것 같다. 이번 추석 연휴에도 대포고냥군과 도돌미 와이프는 코믹커즐에 노트북을 지고가서 놀다왔다. 공간도 넉넉해서 꽤 한가로운 분위기에서 만화를 즐기고 싶은 분께 강추드린다.

몇 번 다녀왔을 뿐인데 이렇게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