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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의 플래그쉽 D3

D3 with New AF 50mm f/1.4G

2007년 11월 30일 발매.
니콘 최초의 FX 포맷 플래그쉽.
12.1 메가 픽셀의 CMOS 센서.
ISO 100 – 25,600 촬영감도.
초당 9 프레임 연사. DX 모드에서는 초당 11연사.
초고속, 고신뢰성의 51포인트 AF모듈 Multi-cam 3500FX 채용.
100% 시야율의 뷰파인더.
강력한 노이즈 억제력의 Expeed 엔진.
완벽하게 방진방적 실링처리된 마그네슘 알로이 바디.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현시대의 최고의 카메라 D3 의 스펙이다. 니콘, 캐논 공히 한 자리수의 모델명은 해당 브랜드의 플래그쉽 바디에게만 허락된다. D1.D1H, D1X. D2H. D2HS. D2X, D2XS 를 거쳐 D3 에서 D3X 까지.  현재는 스튜디오 대응 24.5 메가 픽셀의 D3X 가 발매되었지만, 여전히 필드에선 D3 가 더 빠르고 더 유용하다. 대포고냥군을 포함한 많은 아마추어 사진가들은 니콘의 FX 포맷 카메라의 선택에서 갈등한다. 고급 아마추어 사진가를 타겟으로 한 FX 포맷 DSLR인 D700 은 D3 보다 300만원 가까이 저렴한데다, 동일한 센서, 동일한 Expeed 이미지 엔진을 가졌다. 연사 속도에서 약간 밀릴 뿐, 만들어 내는 이미지는 거의 똑같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왜 고급 아마추어 사진가들은 이렇게 비싸고, 무거운 플래그쉽 카메라에 집착할까.

그것은 플래그쉽만이 주는 신뢰성 때문이다. 니콘의 플래그쉽 뿐만 아니라, 캐논의 1D 급 바디도 마찬가지다. 쥐는 순간 손이 먼저 알아 차린다. 한 군데도 삐걱거림이 없이 Solid 한 바디는 속된 말로 ‘망치로 써도 될 만’ 하다. 광화문 시위와 같은 살벌한 현장에서 취재하는 사진기자들에게 있어 카메라는 몸싸움이나 경찰들이 쏘는 소화기에 맞는 정도로는 끄떡도 하지 않을 정도의 신뢰성은 필수이다. 또, 플래그쉽 바디의 셔터를 눌러본 사람들은 셔터음에 쉽게 마음을 뺏기게 되는데, 단지 소리만 다른게 아니다. SLR 카메라는 하나의 렌즈를 통해 뷰 파인더를 보기도 하고, 촬영을 하게 되는데, 센서에 상이 맺히는 순간은 셔터 앞을 가리고 있던 미러가 위쪽으로 들어 올려지면서 뷰 파인더는 일시적으로 블랙아웃 상태가 된다. 플래그 쉽 카메라는 그 미러가 보급형 카메라에 비하여 월등하게 빠르게 움직여 그 블랙아웃 타임을 최소한으로 줄이게 된다. 또, 뷰 파인더의 100% 시야율과 초고속, 고신뢰성의 AF 는 촬영시 스트레스를 덜어준다. ‘밤의 카메라’, D3 유저들이 부르는 애칭이다. Expeed 엔진의 강력한 노이즈 억제력 덕분에, ISO 6400 에서도 노이즈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조명이 아주 열악한 경우, ISO 25,400 도 이미지 리사이징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쓸만하다. 대포고냥군은, D3 를 사용해 보고나서, ISO 감도에 대한 감각이 무뎌졌다. 과거에는 어떻게하든 감도를 낮춰 촬영하려고 애썼으나, 지금은 ISO 800 – 1,600 정도는 그냥 무덤덤하니 올려 사용한다.

단점이라면, 비싸고, 무겁고, 눈에 많이 띈다 정도겠다. 신품기준 580만원이라는 가격은 쉽게 다가가기 어렵다. 당연히 ‘바디만’ 이다. 렌즈까지 몇종류 더한다면 1,000만원은 우습다. 또 1.2Kg 라는 무게 – 바디만 – 는 한시간만 어깨에 메고 다닌다고 해도 참 부담될 정도다. D3 에 표준줌 까지 달면 토나온다. 이렇다 해도, 이 정도 단점은 충분히 상쇄시킬만한 장점이 하나 있다.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다’ 라는 것인데 기변병을 치유하지 못한 유저에겐 플래그쉽이 답이다. 대포고냥군은 D3 이전에 니콘의 D1, D1H 를 중고로 써 본일이 있다. 그때가 이미 출시된지 5년이 지나 단종 시점이 훨 지났을 때 였는데도, 썩어도 준치 라는 말이 있듯, 만족도는 대단했다. 지금도 여전히 현역으로 쓰고 있는 사진가들이 많을 정도로. 대포고냥군은 D3를 10년은 쓸 요량으로 구입했다. 앞에서 대포고냥군은 평이한 촬영환경에서는 D3 와 바로 하위 기종인 D700은 이미지 퀄리티에서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여러분이 ‘난 오직 사진만 잘나오면 돼’ 의 타입이라면 D3보다 D700을 구매하길 바란다. D3 의 비싼 무게와 떨어지는 휴대성에 금새 기변하게 될지도 모른다. 단, 여러분이 여러 카메라를 거치면서 느낀 ‘2% 모자람’ 이 없는 카메라를 원한다면 당연히 D3 다.

ps.
신품을 현금으로 질러주신 도돌미 와입후 고맙십니다-
도돌미 와입후가 아니었음 어찌 지가 이런걸 써 보기나 했겠시유.

제이군님네 방문

블로그에 리플달면서 가까워진 하늘, 맑음이 아부지 제이군님.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이라든지 사진, 오디오에 대한 관심으로 부터 시작해, 직장인들의 비애라든지, 약간의 정치적인 성향에 관한 아티클에 리플을 달아가는 과정에서 뭔가 우리 부부랑 참 비슷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그러다 올해 초에 대포고냥군이 먼저, ‘날이 따뜻해지면, 번개 한 번 하실까요?’ 했었고, ‘따뜻해지면’ 이 초여름이 되어서야 드디어, 고양이 셋을 데리고 제이군님 네를 방문하게 되었다. 첫 방문에 뭘 가져가야할까 고민하던 도돌미와이프는 전날 밤 늦게까지 선물로 가져갈 티코스터를 만들었다. 12시 30분 쯤 분당 미금역 근처에 있는 제이군님 댁에 도착. 주차장까지 내려와 주셨다는-

찾아 뵐 시간을 핸드폰 문자로 잡던 중, 제이군님께서 ‘아점이나 같이 하시죠’ 라는 말씀을 하셔서 괜히 너무 크게 준비하실까봐 내심 걱정이 되었는데, 역시나 빅 런치;;; 수짱님의 모시조개 – 맞나요? – 봉골레파스타 와 닭가슴살 샐러드는 굉장했다. 경황이 없어 미처 사진을 찍어두지 못한 것이 천추의 한이 되는구납. 비쥬얼 뿐만 아니라 맛도 아주 훌륭했다. ‘감사합니다 제이군님 & 수짱님’

앗 너네들이 하늘, 맑음이구나!

오디오 랙과 혼연일체 하늘-

다소곳 맑음이

근데, 아메숏들은 식빵보다 이 자세를 더 좋아하는듯-

얼굴로 주먹진 맑음이를 안고 마냥 좋아하는 도돌미와입후

제이군 & 수짱님 내외 – 울집고냥들 표정 대박

제이군님네는, 평소에 봐 오던 블로그 그대로, 엄청 깔끔한 인테리어와 가구, 그리고 예쁜 하늘이와 맑음이가 있었고 주인내외는 상상했던 그대로의 목소리 톤에, 차분하고 위트가 넘치는 분들이셨다. 도돌미와입후는 제이군님의 껄껄껄- 웃음 소리가 인상적이었다고- 이런 저런 직장이야기, 사는이야기를 하다보니 왠지 더 친해 진 것 같은 것은 대포고냥군만의 생각일까나;;; 부산이 고향인 대포고냥군은 서울에 올라온지가 꽤 되었는데도 친구가 별로 없다. 베프 몇은 외국으로 이민 가버렸고, 하나 남은 큐타로 놈은 전형적인 히키코모리 성향이고… 친구 사정이 굉장히 우울하다. 그러다 보니, 뭔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눌 ‘우리와 비슷한’ 친구, 이웃이 절실히 필요했다고나 할까… 그러니깐요, 하고싶었던 말은 ‘제이군님, 친해지고 싶었어요-‘ 입니다욤-

곧, ‘메종드상도’ 로 초대하겠습니다- 꼭! 와주세요-

ps.
제이군님, 마지막 사진 맘에 드세욤? 응? 응?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의 ‘볼모’ 사진은 어떡하실거냐능;;;

봄나들이

아른아른 봄날

상도동으로 이사한 이 후로, 회사에선 일 때문에, 퇴근후엔 무릎을 다치셔서 병원에 입원해 계신 어머니 신경쓰랴 맘 편히 쉴새도 없었던 도돌미와입후를 위해 짧은 봄나들이에 임했다. 한 낮 23도를 넘나드는 완연한 봄날이 계속 되었음에도 우린 왜 벚꽃이며, 목련이며, 개나리가 이렇게나 흐드러지게 피도록 몰랐던 걸까. 새로 이사한 상도동 집은, 오래된 5층 건물의 아파트라 동과 동사이 간격이 넓고 나무도 많아 서울이 아닌듯한 착각이 들 정도-

거의 3주만에 홍대 카페플랫을 찾았다. 일요일 오픈 첫 날 –  일요일은 원래 휴점 – 이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아서 인지 한가로운 분위기. 카페플랫의 두 남♡녀 마스터님들이 반갑게 맞아주셨다. 하지만, 고냥들을 집에 버리고 왔다는 것을 바로 눈치 채시곤 급 실망- 역시, 우리 부부보다 고냥들이 더 인기자! 일부러 카페플랫에서 식사를 할 생각으로 아침도 거르고 쫄쫄 굶고 갔던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 플랫밀과 버섯도리아를 주문해서 허겁지겁 흡입했다. 플랫밀 너무 귀여운듯- 버섯도리아는 어린이 입맛인 대포고냥군에게 딱이었다. 맛있게 먹고서 수다를 막- 떨고있는데, 마스터 (남) 님이 서비스로 아포가또를 가져다 주시는게 아닌가. 오오- 우리는 드디어 카페플랫의 마스터님들과 절친이 된 것일까! 비록 고양이를 팔아 만든 절친이지만 뿌듯하다!

남♡녀 마스터님들, 만들어 주신 ‘절친 아포가또’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사실, 이사하느라 고냥들이 땟국물이 줄줄- 흘러서요. 담에 올 땐, 보송보송하게 빨아서 꼭 델꼬 갈께요-

여유여유- 징징

‘플랫밀’ 먹는 징징

어린이 입맛 대포고냥군의 ‘버섯도리아’

밥을 먹고서 조금 노닥노닥 하다가 플랫을 나왔다. 바람을 맞으며 산책하고 싶어하는 도돌미와입후를 위해, 차를 세우고 걸을만한 곳을 찾다가 ‘당인리 발전소’ 발견! 꽃놀이온 사람들에게 내부를 개방한단다. 차도 주차 가능! 자주 지나다니던 당인리 발전소가 이런 곳이었구나. 엄청 넓구나- 도돌미와입후와 사진을 찍으면서 꽤 걸었다. 각지에서 벚꽃 축제가 절정에 달하고 있는 요즘, 흔한 꽃구경 한 번 못 데려간 것이 도돌미와입후 한테 괜히 미안하다.

그래도 도돌미와입후, 조금만 참자규! 분명 한가롭게 쉴 수있는 날이 올거라규!

개인적으로 개나리 좋아하는 대포고냥군

우쭐우쭐-

신난 징징

YEAH-!

광징징

행복한 고양이

10분 째 까치와 싸우고 있는 바둥

메종드상도에서의 2주가 지났다. 아직도 정리할 것이 태산이지만, 낡은 집의 보수공사는 대충 마무리 된 듯하다. 움푹움푹 패인 문틀, 창틀을 페인트로 칠하고, 오래되고 촌스러웠던 부엌의 시트지를 몽땅 깔끔한 것으로 바꿨다. 그러나, 오래되서 덜컹대는 구식 샷시는 도리가 없는 것. 롤 블라인드로 가려보겠다고 홈플러스에 갔다가 판매원의 꼬임에 넘어가 욜라 비싼 맞춤 알루미늄 블라인드를 계약해 버렸다. 역시 돈이 좋은것이다. 오후에 블라인드의 틈 사이를 통과한 빛이 거실 바닥에 떨어지는 것이 매우매우 흡족하다.

무엇보다도 집이 넓어져, 고양이들의 행복지수가 대략 1,000%는 상승한듯 하다. 설문조사 결과, 구름이는 ‘일일 일조량에 대해 완전 만족이다.’ 라고 했고, 바둥이는 ‘우다다 직선코스가 약 3배 가량 길어진 것이 제일 마음에 든다.’ 라고 했다. 2주간 열심히 뛰어다닌 탓에 운동량이 많아진 바둥이는 확실히 몸무게가 더 줄었다. 완전 포근한 안방을 고양이들이 점령해 버렸다는 점을 제외하곤 불만 제로다.

이번 주 토요일에는, 또 하나의 시설 (?) 이 온다. 캐기대 중이다.

시설을 본 연후에 우리 고양이들, 아마 해외 UCC의 닌텐도 선물로 받은 애들 처럼 소리지르지 않을까 싶다.

닌텐도애색들이 궁금하다면? 여기-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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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 이십칠일. 유난히 따뜻했던 봄날 이사를 했다.
짐을 모두 비우고 휑해진 집에서 잠깐 센치해져버렸다.

우리 신혼집.
좁고, 겨울이면 습기가 차 곰팡이가 슬었던.
그래도 마냥 좋았다. 도돌미와입후와 같이 할 수 있었으니까.
우리 늙어서도 이 근처를 지날때면 꽃같은 우리 신혼 시절이 생각날게다.
두 달 전부터 이사 할 집을 찾기 시작했던 우리는,
운 좋게도 빠듯한 금액으로 좋은 집을 찾았다.
25년 된 나이많은 아파트지만,
우리 신혼집의 족히 두 배는 될 넓이에,
남향이라 반 나절 동안 내내 볕이 들고,
내가 그리 원했던 욕탕도 있고,
다용도실까지 딸린 정말 집 같은 집이다.
이제 더 이상 47인치 벽걸이 티비를 1미터 앞에서 보지 않아도 되고,
도돌미와입후가 넓은 집 가면 사겠다던 미싱도 가질 수 있고,
간간히 오시는 엄마도 방에 주무시게 할 수 있고,
바둥이와 구름이가 그렇게 사달라고 조르던 캣타워도 사 줄 수 있다.
단, 도돌미와입후에게 미안한 것은 싱크대가 십 년도 더 된 것이라는 것.
다음엔 꼭 새 아파트로 갈께. 널찍한 조리대가 있고 주부용 TV 가 달린-

메종드상도, 이 년간 잘 부탁드립니다.

아빠, 도대체 이사는 언제 끝나?

‘오사카 식도락 투어’ – 마지막날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의 오사카 식도락투어 그 마지막 날. 한국행 비행기는 오후 5시 40분. 칸사이 국제공항까지 한 시간 걸린다고 치면 최소한 2시에 난바역에서 지하철을 타야만 했다. 그래서 마지막 날은 아예 느지막하게 일어나, 난바역 근처를 좀 둘러보고, 완전소중 지유켄 (自由軒) 에 가는 스케쥴 정도만 잡았다. 언제나 호텔을 체크아웃 할 때면 살짝 우울해진다. 아무 생각 없이 마셔버린 룸바의 생수 값 350엔을 내고 체크아웃. 살짝 배가 고프다. 호텔 근처에 있던 모스버거에 가 보기로 했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국산육’

칠리도그와 데리버거

모스버거는 왠지 일본의 샐러리맨들의 지지를 받는 듯 하다. 주문을 받던 서버도 중년의 아주머니 였고, 매장에는 아침 일찍부터 영업을 가는 듯한 양복맨들로 가득했다.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는 각각 칠리도그와 데리버거, 어니언링을 주문. 여기 꽤 맛있다. 뭔가 맥도XX나 버거X과 같은 패스트푸드와 크라제와 같은 준 하우스버거의 중간 정도 위치에 있는 듯 한 느낌? 먹으면서도 ‘아, 이거 먹으면 수명 줄겠네-‘ 하는 느낌은 그닥 들지 않는 그런? 그리고 모스버거는 참 일본스러운 햄버거 가게랄까. 모스버거의 간판이나 트레이 색상 – 짙은 그린 – 을 보라-

여튼, 맛있게 먹어치우고 난바역 근처의 빅 카메라에서 시간을 보냈다. 예전에 대포고냥군의 소시적에는 가끔 일본에 와서 전자제품 양판점을 구경하다보면 갖고 싶은 것 천지였는데, 지금은 전혀 아니다. 그 시절에는 한국에는 없는 것들이 워낙 많았었는데 말이다. 지금은 세계 어딜가나 상품은 다 거기서 거기다. 게다가 지금의 엔고로 인한 환율크리- 같은 디카도 한국이 훨씬 싸다-

완전소중 지유켄

명물카레 (名物カレ―)

이리저리 구경하다가 벌써 1시. 빅카메라 뒷 길에 있는 지유켄으로 발길을 옮겼다. 역시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아아. 얼마나 기다렸던 지유켄인가. 메뉴가 여러가지 많은데도 그중에 명물카레가 단연 제일인듯 싶다. 아예 카레에 밥이 비벼져서 나오는 명물카레. 그 위의 날계란. 오코노미야키 소스를 뿌려서 휘휘 저어서 먹으면 캬아- ‘이거, 완전 쥑인다-‘ 이 날은 특별히 후식으로 지유켄의 푸딩도 맛 보았다는. 언제나 지유켄의 카레는 그리움이다.

지유켄을 나와 난바역으로 가자. 칸사이 국제공항으로 가는 전철이 막 출발해 버렸다. 약 30분을 기다려야 한다. 짤았지만 정말 즐거웠던 2박 3일. 정말 돌아가기 싫어진다. 슬슬 일상이 떠오르면서 점점 더 우울해진다. 그래도 귀국하는 날이 토요일이라 다행이다. 일요일이었다면 정말 우울했을듯.

특급 라피트 (Rapi:t)

살짝 늦을지도-

칸사이 국제공항

셔틀 모노레일을 타고 탑승하자

셔틀버스를 타고 용산 집으로 출발-

2박 3일 동안 정말 즐거웠고, 행복했다. 두 번째 다녀왔던 오사카. 털털하고 따뜻한 사람들과 초 맛있는 먹거리들. 특히 지유켄의 카레는 앞으로도 늘 생각날 듯 하다. 이벤트에 당첨된 덕분에 공짜로 다녀온 여행이었지만 용돈으로 쓴 돈이 400만원이 넘더라 – 우리 뭐냐;;; 이런 좋은 기회 주신, 이벤트 진행 담당자님, 좋은 식당 소개해 주신 큐타로군의 지인 마나베상, 카페플랫 주인장님 (남) 모두 감사드린다.

‘오사카 식도락 투어’ – 둘째날

오사카에서의 둘째날이 밝았다. 이 날의 계획은, 도큐핸즈 옆길인 도부이케스지 (丼池筋) 도로를 따라 올라가 키츠네우동의 원조라는 마츠바야와 그 주변을 둘러보고, 아름다운 카페들과 다양한 작업실들이 모여있는 호리에지역, 그리고 지하철로 장소를 옮겨 우메다 주변 지역의 맛집을 다녀올 예정이었다. 지난 밤에는 푹 쉴 요량으로 일부러 알람을 맞춰두지 않았다. 느즈막히 일어나 11시가 다 되어 호텔을 나섰다. 비라고 하기엔 뭣한 비가 살짝 내리고 있다. 둘다 방수가 되는 윈드브레이커를 가져온 것을 다행으로 생각했다.

신사이바시역 지하 상가를 지나 도큐핸즈 입구라고 표시된 통로로 올라가면 도큐핸즈 정문앞으로 올라오게 된다. 사실, 도큐핸즈에 들러서 이것저것 쇼핑하고 싶었지만, 환율 생각에 다음 기회를 기약하기로 했다. 도큐핸즈 정문 왼쪽편으로 나 있는 길이 도부이케스지 (丼池筋) 도로. 사실, 작년 오사카 여행 때, 마츠바야를 한 번 찾았었지만 늦은 시간이라 가게가 이미 문을 닫은 후 였다. 마츠바야는 영업시간이 오전 11시 – 오후 7시 30분 이므로 참고하시길.

키츠네우동의 마츠바야

우동 종류가 상당히 많다

고민하다 결국 키츠네 우동으로 주문

다른 곳도 마찬가지지만 일본의 음식점들은 외관은 상당히 소박하여, ‘영업중’ 이라는 표시만 없으면 문을 연 것인지 닫은 것인지 구분이 잘 안 갈 정도다. 미닫이 문을 밀고 마츠바야에 들어가니 안 쪽에 몇 테이블에서 꽤 연륜이 있어보이는 손님들이 우동을 먹고 있다. 서빙을 하는 아주머니가 대포고냥군이 들고 있던 여행책자를 보더니, 자기네 가게에 대해 뭐라고 쓰여있냐고 묻길래 ‘키츠네 우동의 원조’ 라고 소개되어 있다고 했더니 꽤 좋아한다. 우동만 해도 종류가 수십가지에, 소바까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키츠네우동의 원조라니 역시 먹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선 둘 다 같은 것으로 주문했다.

무척이나 맑은 국물에 버섯, 파를 채 썰어 올리고, 유부 한 점이 들어 있다. 일단 국물부터 맛봐야겠다. 첫 인상은 무척이나 깔끔한 국물 맛이라는 것. 면이 무척이나 쫄깃하다. 그럼 유부를 먹어보자. 익히 소문을 들어 단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냥 단 맛 뿐인 것이 아니다. 달면서 질리지 않는 오묘한 마츠바야의 유부. 뜨끈한 국물까지 후후 불며 깨끗하게 먹고서 일어났지만, 조금 더 비싼 우동을 주문했어야 한다는 후회는 쵸큼 들었다는…

마츠바야를 나와 한 두 블럭 더 직진한 후에 왼쪽으로 꺾으면 대로변이 나온다. 그 대로를 건너, 한 블럭 안쪽으로 들어가면 카페 기브, 도어즈 다이닝 등이 있는 스타일리시한 거리가 나온다. 이 부근에서는 ‘아란지아론조’ 라는 캐릭터 샵을 들러보고 싶었다. 샵 앞으로 갔더니 오픈 시간이 12시 30분이란다.  한 시간 가까이 남았다. 주변에 있는 카페에 들어가 시간을 보내다 다시 오기로 했다. 그렇게 들어가게 된 네스트로브 (Nest Robe). 1, 2층은 옷가게, 3, 4층이 카페로 운영되고 있었다. 엘리베이터로 3층으로 올라가자. 한 손님이 간단한 식사를 하고 있을 뿐, 이른시간이라 그런지 한적한 분위기. 여기가 특별히 유명한 카페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참 정갈하고 차분한 느낌이 좋았다. 특히, 스콘하나는 끝내줬던 기억이 난다. 잡곡으로 만든것 같은데 시리어스하게 고소하고, 얼티밋하게 깔끔했다는. 도돌미와입후에게 말했다. ‘나중에 오븐 사면, 다른건 안해줘도 되니, 저런 스콘 하나만 개발해봐-‘ 라고.

이런 탁자와 의자 좋다-

네스트로브의 실내

도돌미와입후는 다즐링티, 대포고냥군은 라떼-

함께 주문한 스콘이 아주 쥑인다- 아흑-

자- 이제 아란지아론조로 가쟈. 사실, 매장 안에 들어가 보기 전에는 어떤 곳인지 감도 잡히지 않았던 곳. 캐릭터들이 엄청나게 귀엽다. 팬더, 고양이, 너구리(?), 토끼, 갓파 등의 캐릭터로 정말 다양한 상품들을 만들어 전시하고 있었는데, 신기했던 것은 이런 캐릭터를 봉제인형으로 만들수 있는 원단과 설명 책자등을 팔고 있었다. 삼십육살 아저씨가 봐도 정말 이쁜 팬시제품들이 가득해서 결국 이것 저것 쇼핑하고 말았다. 아래 사진의 접시 두장, 팬더 그림 엽서 두장, 욕실 앞에 둘 팬더모양 러그 등… 다음에 따로 사진으로 찍어 올려보겠다-

질러주시는 도돌미와입후-

고치소우사라 (잘먹었습니다 접시)

이제 호리에 (堀江) 지역으로 가자- 호리에는 오렌지스트리트를 중심으로 하는 매우 스타일리시 하고 실험적인 아이템들을 다루는 지역. 패션은 물론이고, 헤어스튜디오, 가구, 생활소품 등의 멋진 샵들이 가득 모여있다. 분위기가 흡사 도쿄의 다이칸야마 같은 분위기. 또 호리에에는 자그마한 공원들이 많다. 건물들 사이로 한 블럭을 비우고 그 자리에 녹지를 조성해 두었는데, 이국적인 분위기가 꽤 좋다.

호리에의 옷가게들-

교차로의 십자표식이 예쁘다-

먼저 ‘힐즈 빵공장 카페’ 부터 들러보자. 아침메뉴가 준비되는 몇 안되는 카페 중 하나라고 알고있다.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입구 안쪽에 – 하얀 문 이 전에 – 테이블들과 의자들이 준비되어 있어 안에서 빵과 음료를 받아서 먹을 수 있다. 물론, 2층에도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빵 이외에도 요일별로 식사가 준비되는 것 같다. 대체로 5-600 엔대 정도이고, 150엔을 더하면 음료까지 추가할 수 있단다. 뱃속에 들어간 음식들을 다 꺼낼 수만 있다면 모조리 한번씩 다 먹어볼텐데 말이지.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는 소시지크로와상과 돈카츠 샌드위치, 라떼 한잔을 주문해서 2층으로 올라갔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혼자서 간단히 식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다. 그런데 일본 여행중 발견한 신기한 것 하나, 이런 카페가 금연인 곳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 흡연이 가능한데다가 더 신기한 것은 담배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언젠가 누군가가 ‘일본에선 금연지역을 만들기보단 환기시설을 더 만든다.’ 라고 하던데 말이다.

힐즈빵공장카페의 입구

요일별로 준비되는 메뉴가 다르다-

식빵 아래에 붙여진 번호의 미슷테리-

소시지크로와상과 돈카츠샌드 그리고 라떼 한잔

깔끔한 2층

빵공장 좋아? 응 좋아-

힐즈빵공장카페를 나와 오렌지스트리트 방향으로 더 내려가 보자. 정말 갖가지 편집샵들이 줄지어 있다. 나중에 우리 부부가 직장을 박차고 나와 카페를 열때 쯤에 다시 여길 들러야겠다. 하나하나 신경써서 고른 아이템으로 카페를 꾸미고 싶은 바램이 있다.

나무로 만든 장난감 샵 ‘동그리’ – 도토리

유아용품의 편집샵인듯-

어딜가나 자전거는 정말 많다

여름이면 창을 열어 테라스로 만든다는 카페, ‘뮤즈 오사카’

편직물의 모든것 ‘세트미뇽’ – 2층은 카페, 3층은 갤러리

여행책자에 컨트리 카페라고 소개되어 있던 카페 ‘구테’. 컨트리카페라기 보단 ‘네츄럴’ 한 느낌이다. 입구 앞의 허브 화분들이 왠지 아기자기 귀여웠던 곳. 카페로 들어가면 좌측이 주방이고 우측은 전부 테이블이 채우고 있다. 안쪽에 자리를 잡고 앉으니 아주 멀끄럼한 총각이 메뉴판을 내민다. 둘 다 식사를 하긴 뭣해서 커피랑 케익을 하나, 식사를 하나 하기로. 특이한 것은 파스타와 그라탕을 하나씩 선택해서 하프앤하프로 주문 가능하다는 점. 식사에 딸린 음료는 브랜드커피, 사과파이는 밀크티와 함께 주문했다.

나온 음식을 먹어보고선 둘 다 깜짝 놀랐다. 비쥬얼도 매우 훌륭했을 뿐 아니라, 맛이 정말 끝내 줬다는. 뭐 케익이야 일본이 워낙 유명하니 넘어가고, 파스타, 그라탕의 퀄리티가 장난아니다. 딱 먹어보고선 ‘이 정도 음식을 만들어내는 요리사를 델꼬 가게하려면 꽤 비싸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오사카 여행때는 정말 발바닥 부르트게 걷고 또 걸어 열심히 구경하러 다니느라 카페에 많이 들어가 보질 못했다. 이쯤에서 대포고냥군에겐 또 하나의 궁금증이 생겼다. 우리가 감탄하는 이런 카페의 음식이 일본에선 평균 수준인 것인지… 정말 다들 이 정도 해야 카페 한다고 할 정도 인것인지… 여튼 우리 부부는 구테에서의 식사에 굉장히 만족하고 나왔다.

카페 구테

실내는 매우 편안한 분위기다-

샐러드와 과일타르트

일본풍 파스타와 가지가 들어간 그라탕- 아주 쥑인다-

자, 마지막으로 호리에 남쪽의 오렌지 스트리트를 지나 다시 신사이바시 에이리어로 돌아가자. 호리에의 소품샵인 ‘디테일’ 에 가 보고 싶었지만 내부 매장 정리중이라 잠시 문을 닫아둔 바람에 사진만 찍고 돌아서야만 했다. 사실, 호리에와 같은 샵들이 모여있는 지역은 아이쇼핑으로는 좀 아쉬운 감이 있다. 나중에 꼭 환율도 내리고 하면 (!) 현금을 쥐고 와서 꼭 질러주겠다고 다짐했다. 근데 제일 사고싶었던 가구는 어찌 들고가지? -_-?

생활소품 DETAIL

오렌지스트리트의 끝자락을 알리는 표지판

오렌지스트리트에서 본 자전거 – 우산 홀더가 붙어있다!!!!

오렌지 스트릿을 따라 신사이바시로 들어왔다. 다이마루 백화점 뒷편에 ‘그랜드 애프터눈 티’ 에 가자. 도돌미와입후가 너무 좋아하는 가게. 1층은 빵가게와 카페, 2, 3 층은 생활용품을 팔고있다. 도돌미와입후는 여기서 투명한 유리에 사쿠라 꽃잎이 그려진 티 팟과 찻잔을 한 세트 샀다. 갖고 싶으면 그냥 사면되지, 뭘 그리 만지고만 있느냐- 내일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포장을 부탁했더니 쿠션을 넣어서 꼼꼼하게 싸 준다. 작년 환율이었으면 정말 부담 없이 막 질러 주고 싶었는데 체감상으로는 작년의 두 배가 넘는 듯한 느낌이다. 에구-

그랜드 애프터눈 티 2층으로 고고- 고고-

그랜드 애프터눈 티 1층의 카페테리아

오늘 저녁에만 맛 집 두군데를 들러야만 한다.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꽤 쇼핑백이 많아져 버려서 일단 호텔에 잠깐 들러서 짐을 놓고 다시 나가도록 하자. 여행 출발 전, 친구 큐타로군의 지인인 마나베 상에게 부탁해서 받게된 오사카의 맛집 두 군데. 하나는 엔니치 (緣日) 라는 쿠시카츠 – 꼬치를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 오사카의 명물요리 – 전문점과 나머지 하나는 야마모토 라는 네기야키 – 파를 넣어서 구워낸 오코노미야키 같은 음식 – 전문점이다. 두 가게 모두 우메다역 부근에 있어서 일단 우메다 역으로 출발-

쇼핑백은 쌓여만 가고-

지하철과 연결된 호텔의 출구 –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가 보인다-

쿠시카츠 전문점인 엔니치는 미도스지센 우메다역에서 내려서 거대한 지하상가인 ‘화이티우메다’ 방향으로 나와야 볼 수 있다. 규가쿠 못지 않게 작은 간판인데다, 한자를 모른채 그냥 ‘엔니치’ 라고만 외워서 갔다가 더 고생했다. 찾고 보니, ‘緣日’ 이었다는 후기.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보니 의외로 자그마한 가게다. 중앙의 주방 주위로 바 자리가 있고 주변에 마주 앉아 먹는 자리는 서너개 정도. 도돌미와입후와 바 자리에 나란히 앉았다. 일단 생맥주 두잔. 그리고 쿠시카츠 10종 세트를 주문했다. 그러면 아래 보이는 주방장 아저씨가, 하나하나 튀겨서 내 보낼때마다 재료랑 찍어먹는 소스등을 말해 준다. 모두 기억은 나지 않지만, 닭똥집을 비롯하여, 영계살, 어묵 등등이 줄줄이 나온다. 그중에 ‘호타루이카’ 라는 재료가 있었는데 꼴뚜기 젓갈같은걸 튀겨주더라는. 비려죽는줄;;; 그 외에는 모두 다 좋았다- 시원한 맥주와 먹으니 그저그만이더라는. 게다가 가게 아주머니가 우리가 모르는 재료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주셔서 참 즐겁게 먹을수 있었다. 고마워요 엔니치 아줌마-

여기도 시오카베츠가!!!

쿠시카츠 맛있어요-

자, 이제 네기야키를 먹으러 가자- 네기야키 ‘야마모토’ 는 길을 건너서 ‘햅파이브-햅나비오’ 의 거대한 관람차가 보이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한큐 잉즈’ 와 ‘에스트’ 사이의 골목에 있으니 눈여겨 보지 않으면 찾기가 어렵다. 시간이 있으면 관람차를 타보고 싶었으나, 도돌미와입후는 또 저런것에 취미가 없는 듯 하다. 관람차는 로맨틱하다규!

햅파이브-햅나비오

발견! 네기야키의 ‘야마모토’

오사카에만 3개 지점이 있는듯-

앞의 철판 위에 얹어주는 네기야키를 다들 맛있게 먹고있다

크하- 맥주 + 네기야키 – 사이코데스요-

‘야마모토’에 들어가니, 기다리는 사람들이 엄청 많다. 이거이거, 오사카 사람들한테도 먹히는 요리인가 보다. 30여분을 기다려 겨우 자리에 앉았다. 옆의 손님들을 보니, 한사람이 냄비 뚜껑만한 네기야키를 혼자서 한장을 아작내고 있다. 그것도 여자손님들 인데! 이미 엔니치에서 배불러서 왔던 우리 붑후는, 둘이서 한 장을 나눠 먹기로 하고 쇠고기 네기야키를 주문했다. 도돌미와입후는 생맥주, 술 약한 대포고냥군은 우롱차;;; 이거 맛있다- 역시 파가 들어가니 하나도 느끼하지 않다. 개인적으로 오코노미야키보다 이게 더 맘에 들었다. 그런데 나중에 좀 찾아봤더니, ‘야마모토’ 의 추천 네기야키는 스지 네기야키 – 힘줄 네기야키 (?) – 였다는… 담에는 꼭 저걸로 주문해 봐야겠다.

오오; 배가 터져 죽을것 같다. 빨리 똥을 싸지 않으면… 어억-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오는 길에 우메다에서 크레이프를 또 먹었다는;;; 우메다 역에서 돌아오는 길에 왠 가수로 보이는 츠자가 싸인을 해주고 있었다.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싸인을 받는 것으로 보아, 엔카 가수가 아닐까 추측. 혹시 아래 츠자를 아시는 분은 리플달아주세요-

씨디에 싸인을 받는 아저씨들-

ps. 식도락 여행 둘째날의 성적표

1. ‘마츠바야’ 의 키츠네우동
2. ‘네스트로브’ 에서의 스콘 + 다즐링 + 라떼
3. ‘힐즈빵공장카페’ 에서 소시지크로와상 + 돈카츠샌드위치 + 라떼
4. 카페 ‘구테’ 에서 일본식 파스타 + 가지를 얹은 그라탕 + 과일파이 + 밀크티
5. ‘그랜드 애프터눈 티’ 에서 와플 구입 + 음료
6. ‘엔니치’ 에서 쿠시카츠 세트 2인분 + 생맥주 2잔
7. 네기야키 ‘야마모토’ 에서 쇠고기네기야키 1인분 + 생맥주
8. + 크레이프

[교훈]
– 물이 바뀌니 똥이 안나온다. 관장을 해야겠다는 교훈.

‘오사카 식도락 투어’ – 첫째날

지난 포스트에서 대포고냥군은 일본자유여행 이벤트에 당첨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드린적이 있다. 2월 26, 27, 28일 해서, 2박 3일 스케쥴이었던 이번 여행은, 항공편은 대한항공편인데다가 호텔은 오성급 오사카 닛코호텔. 게다가 체류기간동안 대중교통비까지 지원해 준다. 이벤트로 당첨된 자유여행치고는 무척이나 훌륭한 조건. 그러나 1,600 KRW / 100 JPY 이라는 살인적인 환율 크리로 인해 좌절. 현금 5만엔을 환전하는데 80만원. 뭥미;;; 이건 뭐, 원화가 휴지 같이 느껴진다. 국내외로 금융위기인 탓에 해외 여행 자체를 자제하는 분위기라 이벤트로 당첨된 이 여행을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도 했었던 것이 사실이다. 결국, 도돌미와입후랑 생각해 낸 것이 ‘오사카 식도락 투어’. 컨셉은 말 그대로, ‘쇼핑은 자제하고 음식은 대박 잘 먹고 오자’ 라는. 일본이라는 나라로의 여행에서 쇼핑을 제외시킨다는 것은 영 재미없는 일이다. 가보신 분들은 동감하시겠지만, 워낙 이쁜것 들이 많아서 보이는 것들마다 다 줏어 담고 싶어지는 것이 사실이니까. 그런데, 오사카라는 도시는 쇼핑 말고도 참 즐길 것이 많은 도시다. 도쿄가 서울이라면, 오사카는 부산 같달까. 길거리에 주저 앉아서 맘 편하게 타코야키를 즐길수 있는 도시. 샌님들의 도시인 도쿄에 비해 사람들의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도시. 그래서 난 오사카가 더 좋다.

오사카는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다. 오전 9시 40분에 인천공항을 출발해서 약 두 시간 후에 칸사이(関西) 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 좌석이 반은 비어있다. 역시 환율탓인지 한국 여행객들은 정말 드물다. 뭐, 성수기를 피해 여행하는 느낌이다. 칸사이 공항에서의 입국절차도 지체없이 금새 끝났다. 우선 신사이바시 (心橋筋) 역에 있는 닛코호텔로 가기 위해서 일단 남바 (難波) 역으로 가는 난카이 (南海) 혼센을 타자. 익스프레스인 라피트는 빠르지만, 오사카스루패스로는 이용할 수 없다.

먼저 난바역으로 가는 난카이 혼센을 타자
지하철 역 구내에서 본, 지하철 티켓으로 만든 명화
‘잇떼랏샤이’ 라는 문구가 귀엽다
난카이 혼센의 ‘이즈미사노’역

난카이 혼센으로 50분을 달리면 난바역에 도착한다. 난바역에서 다시 미도스지센으로 갈아타서 한 정거장만 이동하면 닛코 오사카 호텔이 있는 신사이바시역. 오사카의 난바(難波), 도톤보리(道頓堀), 신사이바시(心橋筋), 호리에(堀江) 로 이어지는 다운타운 에이리어들은 전부 도보로 이동 가능할 정도로 인접해 있다. 중심가의 한 가운데에 신사이바시역이 있으니 호텔의 위치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힐정도로 좋았다. 호텔로비와 바로 연결되는 8번 출구로 나가, 리셉션에서 체크인을 하려 했더니, 체크인이 오후 5시인 플랜이란다. 순간 당황. 어쩔수 없다. Cloak 서비스에 짐을 맡기고 점심식사를 할겸 해서 호텔을 나왔다. 오사카는 확실히 서울보단 남쪽이라 그런지 훨씬 따뜻하다. 살짝 흐린 날씨였으나, 오히려 여행하기에는 더 좋았달까…

2박 3일간 머물렀던 호텔 닛코 오사카
호텔 맞은편의 다이마루 신사이바시점
호텔 뒷 길을 따라 아메리카무라로 가자
중고만화책 천국 만다라케 (マンダラケ)

자…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의 ‘오사카 식도락 투어’ 의 첫 끼니는 북극성(北極星)이라는 오므라이스 전문점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이벤트 담당자님이 강력하게 추천해 주시기도 했고, 좀 검색해 봤더니, 여기 역사가 보통이 아니다. 오므라이스를 개발했다고 강력하게 주장(?) 하고 있는 곳인데, 처음부터 오므라이스 전문점으로 시작한건 아닌것 같다. 신사이바시 역에서 도톤보리 방향으로 내려오다가 도톤보리강 직전 쯔음에 북극성을 발견했다.

맛으로 빛나는 – 味に輝く- 북극성
평일이어서인지 한가롭다

내부로 들어가면 살짝 당황하게 되어있다. 뭔가 대중목욕탕의 옷 보관함 처럼 생긴 신발 보관함이 보이고, 가게의 중심에는 정원이 살짝 보인다. 이거 무슨 스파에 온 그런 느낌이다. 종업원들이 우리가 일본인이 아닌것을 알아채곤 ‘잉글리쉬 구다사이’ 라고 했다;;; 뭥미- 흠흠, 여튼 안쪽으로 들어가 보자. 입구에서 슬쩍 보이던 정원을 둘러싼 다다미식의 방에 테이블이 놓여있다. 아마도 일반 가옥을 식당으로 개조했을 듯 하다. 메뉴를 받고서 대포고냥군은 비프오므라이스, 도돌미와입후는 런치세트를 주문했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토마토아이스’ 라는 광고지를 발견하고는 함께 주문했다. 십여분 후에, 포스가 만땅인 오므라이스 두 접시가 나왔다. 이거, 만듬새부터 범상치 않다. 일단 맛보자. 허어억… 이건 그냥 분식점의 오므라이스가 아니다. 한 알, 한 알 살아있는 밥에서 부터, 몇 년 정도로 만들어 지지 않을 맛의 소스까지… 한낱 집에서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10분 요리 정도로 생각했던 오므라이스. 이런 경지도 있을 수 있구나…

신발을 벗고
보관함에 넣자

대포고냥 부부는, 정말 광속으로 오므라이스 두 접시를 해치웠다. 아마 여기도 지유켄의 카레와 더불어 귀국 후에 종종 생각이 날 듯하다. 식후에 먹는 북극성의 토마토 아이스는 토마토 샤베트에 가까운 하드 였는데, 굉장히 신선한 토마토를 잘라 설탕을 뿌려 먹는듯 한 맛이다. 하나에 150엔이라니, 요즘환율엔 2500원 가까이 한다는 말. 맛있으니 모든것이 용서된다. 왜 오므라이스 사진이 없냐고? 실내에서 죄다 흔들린 사진 뿐이라 도저히 퀄리티가 안 되어 올리지 못하는 점 용서 바란다. 자… 이제 식사도 했으니, 도톤보리, 난바 쪽으로 가 보자.

신에비스 다리를 건너면 바로 도톤보리
도톤보리에 도착

저녁이면 인파가 넘쳐나는 도톤보리도 평일 낮에는 한가롭다. 왠지 식후에 달콤한 무언가가 먹고 싶어져서 홉슈크림 (ほっぷしゅうくりーむ) 가게에서 카스타드맛 과 마롱맛으로 하나씩 샀다. 일반적인 슈크림과는 달리 겉이 엄청 파삭하다. 한입 베어물면 끈적한 크림이 지대로다. 130엔. 카스타드가 훨씬 더 맛있으니 참고바란다.

홉슈쿠리무에서 카스타드크림과 마롱을 하나씩-
카스타드 홉슈쿠리무-
고전적인 찻집들이 모여있는 카페스트리트

여기저기 둘러보다 보니 난바(難波)역 근처까지 내려와 버렸다. 난난타운 근처에는 지난 오사카 여행 때도 들렀었던 무인양품 매장이 있다.  한국에도 롯데백화점, 마트 등에 무인양품이 입점해 있으나, 아이템의 규모로는 비교할 수 없을정도로 빈약하다. 1층 – 여성복, 2층 – 생활용품, 3층 – 가구와 전자제품, 지하1층 – 남성복 및 유아용품, 지하 2층 – Meal MUJI. 세심하게 보려면 꽤나 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3층의 가구 매장에서 정말 저렴하고 맘에 드는 테이블을 발견했는데, 가능하다면 사 가고 싶었다. 지하 2층의 Meal MUJI 에서는 간단한 식사 – 일본식 도시락, 샌드위치등 – 가 가능하고 한쪽에는 못 만들어낼 요리가 없을 정도의 수 천가지 식자재가 정리되어 있다. 컨베이어 시스템으로 대별되는 획일화된 산업화를 지나 포스트모던 사회로 접어들면, 사람들의 니즈도 무한하게 분화된다라고 배웠던 것이 생각났다. 일본이라는 나라, 무엇보다도 이렇게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충족시킬만큼의 아이템을 생산해내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부럽다. 이런면에서 일본은 확실히 선진국이구나 했다.

‘Meal MUJI’ – 캐쥬얼 레스토랑, 경이로운 식자재들
베이크드 치즈케익, 가토쇼콜라

다시 도톤보리강 근처로 올라가자. 여기 올 때마다 들르는 리쿠로 아저씨의 갓 구워낸 치즈케익 (りくろーおじさんの焼きたてチーズケーキ) 가게가 있다. 한국에도 모 백화점의 지하 식품코너에 매장이 생겼다는 이야길 들었다. 지난번에는 호텔방에서 먹겠다고 치즈케익을 하나 샀다가 배가 불러서 삼분의 일도 먹지 못하고 호텔방에 두고 왔었다는… 매장 앞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오븐에서 치즈케익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 물론 미리 만들어 둔 치즈케익 – 식은 – 은 줄을 서지 않고도 바로 구입가능하다. 그래 이번에는 푸딩을 사는거야. 푸딩 5개 들이 포장에 650엔. 사실, 치즈케익이나 푸딩 외에도 애플파이도 있고, 치즈롤케익도 있다. 여기서 도톤보리강 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다보면 2호점이 보이는데, 1호점과는 약간 다른 아이템을 팔고 있는 듯 하다.

리쿠로 할아버지의 갓 구워낸 치즈케익
치즈케익이 오븐에서 나오면 종을 쳐서 알려준다
리쿠로 아저씨 2호점
하얀색 티셔츠엔 럭키 워드 ‘OHKINI-‘
도톤보리의 그리코샾 앞에선 도돌미와입후
샵에는 이런것들이 가득-

어느덧 시간이 지나 오후 5시가 다 되어 간다. 호텔에 일단 들러서 짐을 넣고 저녁식사를 하러 다시 나와야겠다. 아메리카무라를 거쳐 왔던 길을 되돌아가다 보면 미츠 (御津) 공원 옆에 ‘다이겐’ 이라는 오랜 역사의 타코야키 가게가 있다. 바로 옆에 유명한 코가류 (甲賀流) 도 보인다. 타코야키로는 코가류가 더 많이 알려진 듯 한데, 그날따라 손님은 다이겐이 더 많았다. 둘 다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타코야키를 만들고 있으니 한 번씩 들러보길 바란다. 한국에서도 종종 생각나는 타코야키. 하지만, 오사카의 타코야키를 생각하고 먹었다가 맘 상한 것이 몇 번이던가. 어지간 하면 한국에서 타코야키를 먹는 것은 삼가는 편이 좋다.

1963년부터 타코야키를 구워온 ‘다이겐’
찐- 한 소스에 마요네즈
역시 유명한 타코야키 코가류 (甲賀流)

호텔에 도착해서 드디어 체크인. 11층이었던 호텔 방문을 열어보고선 감동. 해외여행을 자주 다녀봤지만 이런 호텔에서 묵어 본건 정말 오래간만이구나. 당연할지도 모르겠지만 자비로 여행을 가게되면 숙박에 드는 돈이 왠지 아까워지는 바람에 싼 곳 위주로 예약을 한다. 작년 도쿄여행때의 냄새나고 귀신나올 것 같았던 호텔방이 생각났다. 그런데 더블룸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트윈룸이다. 도돌미와입후 미얀- 창 밖으로 보이는 전망도 매우 훌륭하다. 오사카에 도착해서 이 시간까지 꽤 걸었나 보다. 잠깐 침대에 기댔더니 몸이 나른하게 풀린다. 그대로 잠들것만 같아서 자리를 털고 호텔을 나왔다.

에뚜왈 신사이바시 (Etoile心橋筋)
불이 켜진 다이마루백화점

오산카에서의 첫 날 저녁식사는 규가쿠 (牛角) 에서 ‘야키니쿠뷔페’ 로 하기로 했다. 규가쿠는 카페플랫의 마스터 (男) 님이 추천해주신 곳인데, 인 당 2,500 엔 정도로 배불리 고기를 먹을 수 있단다. 여행에서 돌아와 여기저기 물어봤더니 규가쿠는 일본에선 꽤나 유명한 야키니쿠 프랜차이즈 였다는. 편의점 ‘am pm’ 과 같은 그룹사였다는 점에 더 놀랐다. ‘am pm’ 은 로손이 인수했지만 말이다. 여튼, ‘센니치마에도오리 (千日前通り) 의 웬디스 근처’ 라는 정보만 외우고 무작정 갔다가 조그마한 간판이 의외로 눈에 띄지 않아 근처를 두 바퀴나 헤맸다. 드디어 발견!

발견! 규가쿠(牛角)!
숯불로 구운 야키니쿠가 먹고싶어-

일본사람들은 식당이든, 카라오케든 시간을 정해두고 뭘 하는 것을 좋아하는 듯 하다. 규가쿠에서 ‘야키니쿠뷔페’ 를 주문하면 그 시점부터 90분간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있고, 주문은 60분까지로 한정된다. 뷔페 메뉴는 기본 뷔페와 주문할 수 있는 종류가 두 배는 더 많은 것 중에 선택 가능하다. 맥주는 한 잔에 500엔 대인데, 노미호다이 (飮み放題 : 술 마음대로 주문가능한) 는 인 당 1,500 정도를 추가로 내면 맘껏 마실 수 있다. 참 맘에 들었던 것 중 하나가, 아래 사진에 보이는 양배추 샐러드 같은 것이다. 시오타레 (塩たれ : 소금소스 정도) 카베츠 라고 해서 생 양배추 + 소금 + 세서미 오일 로 만든 츠케다시. 굉장히 담백한 맛이다. 양배추가 소금간이 어울리는줄 이 때 처음 알았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곱창, 가리비 등등 엄청 주문해서 먹었다. 완전 만족!

카페 플랫의 마스터 (男) 님, 완전 감사합니다-

자- 가볍게 시작해 볼까-
늘 그렇듯 도돌와입후의 말로는 이렇다

ps. 식도락 여행 그 첫날의 성적표를 정리해 보겠다.

1. 공항에서 먹은 라떼와 도넛플래닛, 샌드위치
2. 에그 샌드위치의 기내식 – 밥을달라고 밥을! (빠직-)
3. 아메리카 무라 북극성에서의 기가막혔던 오므라이스
4. 홉슈크림
5. ‘다이겐’ 의 타코야키
6. ‘규가쿠’ 에서 야키니쿠 뷔페
7. 리쿠로오지상의 푸딩

[교훈]
– 첫 날 결과는 매우 미천하다. 둘째 날은 정말 배가 찢어지도록 먹어보도록 하겠다
– 식도락 여행은 먹는 것 보다 싸는 것이 더 중요하다

대포고냥군 오사카여행 이벤트에 당첨되다!!!

오사카 커플여행 삼행시 이벤트!

얼마 전, 아침에 출근해서 메일함을 열어보았는데 이런 메일이 와 있었다. 블로그얌 (blogyam.co.kr) – 개인 블로그의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하여 보여주는 서비스 –  의 ‘오사카 커플여행 삼행시 이벤트’. 쉽게 말해서 ‘오, 사, 카’ 라는 세 글자로 시작하는 삼행시를 지어서 응모하면 두 컵흘을 선정하여 오사카로 자유여행 보내주는 이벤트. 대포고냥군은 아무 사심 없이 – 띵띵 부은 얼굴로 잠도 덜 깨, 멍 때리면서 – 아래와 같은 삼행시를 써서 응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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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키니-‘ 는 칸사이벤 – 関西弁 : 오사카가 있는 관서지방의 사투리 – 로 ‘아리가또-‘ – ありがとう : 고맙습니다 – 와 같은 뜻이다.  아무래도, 오사카 여행이 걸린 이벤트니 오사카 사투리로 삼행시를 만들어보자 싶었다. 그리고선 이벤트에 관해선 완전 까맣게 잊고 살았던 대포고냥군. 오늘 아침, 메일함을 열어보니 이런 메일이 와 있었다.

정말 메일을 열어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만화처럼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아마 단순한 응모자를 무작위 추첨하는 방식의 이벤트 였었다면 이렇게 기쁘진 않았을 거다. 보내주신 메일에 ‘감동-의 도가니였답니다’ 이 문구를 보는 순간 뭐랄까… ‘나의 크리에이티브가 인정 받은 거야!’ 라는 생각이 들면서 광고 PT를 따낸 것 못지 않은 그런 희열의 파도가 철썩철썩! 대포고냥군에게도 이런 날이 오는구나. 올해 3월 말에 이사를 가게되어 연 초에 도돌미와입후와 여행 가자던 약속도 못지키게 되었었는데, 이렇게 ‘식도락’ 오사카여행이 생겨버렸다! 아아 감동-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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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6, 27, 28일 대포고냥, 도돌미와입후 오사카여행 いってきます!

ps. 당첨자 발표 페이지는 여기

카페 플랫 (Cafe Flat)

카페 플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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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하양 아기자기 카페플랫

토요일 오후, 바깥 세상을 궁금해하는 바둥이와 구름이를 위해 고양이 후렌드리 카페를 찾고 있던 대포고냥군. 그러다 발견한 카페 플랫의 홈페이지에서 ‘민폐없는 선에서의 동물출입이 가능합니다.’ 라는 문구를 보았고, 쩔쩔 끓는 마루 바닥에서 지지고 있던 바둥, 구름이를 바리바리 싸서 카페 플랫으로 출발!

도돌미와입후가 항상 가보고 싶다고 노랠 불렀던 카페.
두 번을 갔다가 두 번 모두 빈 자리가 없어 그냥 발길을 돌렸었던 카페.
세 번째 들린 날에 겨우 자리를 잡았다. 그것도 전화번호를 남기고 주차해둔 차에서 20여 분을 기다려서 겨우.

삼고초려 카페 플랫.

카페 플랫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전형적인 일본풍 네츄럴카페다. 홍대앞이라기 보단, 상수동에 더 가까운, 그래서 더 조용하고 더 분위기 있는 카페다. 일본영화 메가네의 DVD, 지브리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소품들이 올려진 선반, 하얀벽에 콘크리트가 그대로 드러나는 바닥, 나무결이 보이는 테이블, 이 모든 것이 편안하고 자연스럽다. 하루종일 책 보면서 딩굴거려도 눈치 주지 않을것만 같은 카페 플랫. 우리 부부가 카페플랫에서 음료를 두 잔씩 주문해 가며 세 시간을 넘게 수다 떨었던 것 처럼, 여기 들르는 대부분의 손님들이 금세 일어서는 경우는 드물어 보인다. 다른 테이블의 손님들은 뭐하나 하고 슬쩍 훔쳐 보았더니, 웹서핑을 한다든지, 책을 읽는다든지, 손뜨개질을 한다든지… 다들 뭔가에 깊이 집중하고 있다. 뭔가 나른한 분위기.

익스테리어와 메뉴, 서비스가 흠 잡을 곳이 없이 완벽한 카페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카페는 좋은 카페인가? 그렇지 않다. 대포고냥군은 모든 것이 완벽해서 그 존재감이 너무도 강한 카페는 손님을 불편하게 할 뿐이라 생각한다. 오히려 카페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앞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 그리고 각자의 생각에 집중할 수 있게끔 하는 카페. 그것이 진정으로 좋은 카페가 아닐까 한다. 이런 면에서 카페플랫에 대단히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크로크 무슈 – Croque Monsie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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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개 멋에 취한 돌돌미 와이프 3종 세트

 

뭘찍고 있냐면요…

성묘 에로극장 ‘순결한 구름’

[카페플랫의 특징]

1. 대부분의 음료가 5,000원을 넘지 않는다.
2. 밤 10시면 문을 닫는다.
3. 일요일엔 문을 열지 않는다.
4. 커플이 운영하고 있다.
5. 다른사람에게 폐가 되지 않는 한 동물 출입이 가능하다.
6. 사장님이 드라마 ‘미우나 고우나’ 의 강백호씨 닮았다!
7. 사장님이 드라마 ‘미우나 고우나’ 의 강백호씨 닮았다!
8. 사장님이 드라마 ‘미우나 고우나’ 의 강백호씨 닮았다!

ps. 카페 플랫 사장님, 우리 바둥이, 구름이 이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사장님의 바둥, 구름 포스팅은 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