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보관물: day by day

결혼 80일만에 쓰는 신혼여행기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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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먹으러가세! – Canon EOS 5D / Tokina AF193 (19-35mm F3.5-4.5)

드디어 푸켓에서의 첫 날 밤을 보내고 아침이 밝았다. 호텔에서 즐기는 조식은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큰 즐거움이다. 사진에서 보이는 풀 위에 지어진 건물이 뷔페 식당인데, 객실 앞으로 나 있는 회랑을 지나 들어갈 수 있다. 식당을 이용하는 손님의 객실을 체크하던 아가씨가 반갑게 맞아준다. 태국인들은 친절해 보인다. 누구든 눈을 마주치면 씨익~ 웃는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태국 안에서도 푸켓은 시골이라 더 순박하단다. 한국은 관광지에 가면 더 약아빠진 인간들이 많은데? 르 메르디앙 리조트는 손님의 대 다수가 유럽계통이라 그런지, 빵과 에그스크램블, 베이컨에 커피 같은 류의 평범한 서양인의 아침식단으로 준비되어있다. 종업원이 커피 주전자를 들고 테이블 사이를 다니면서 계속 잔을 채워준다. 이 때까지만 해도 태국에서의 식사에 대해 이미지는 좋았다. 그러나, 징징양과 대포고냥군은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선 전혀 모른채…

식당 내부는 이렇다 – Canon EOS 5D / Tokina AF193 (19-35mm F3.5-4.5)

식사를 마치고 로비에서 징징양 – Canon EOS 5D / Tokina AF193 (19-35mm F3.5-4.5)

우리의 신혼여행 일정은?

첫째날 – 오전자유시간 > 타이마사지 > 코끼리투어 > 트랜스젠더 언니들 쑈 > 야시장 관광
둘째날 – 피피섬 관광 > 스파 (Spa)
세째날 – 자유시간 > 쇼핑센터

사실, 징징양과 대포고냥군은 부지런히 깃발 든 가이드를 따라다니면서 관광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신혼여행을 다녀오고 뼈저리게 깨달은 것은 우리는 패키지여행 체질이 아니라 에어텔 체질이라는거… 담에는 항공권과 호텔만 예약해서 나른하게 쉬다 와야지! 그래서 무슨 절벽 관광을 간다는 세째날 일정을 완전히 빼어 버리고 리조트에서 수영이나 하며 쉬기로 했다. 그럼 또 타이마사지 받으러 고고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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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지사 징징똠양꿍님 – Canon EOS 5D / EF 24-85mm F3.5-4.5 USM

믿을 수는 없지만 푸켓의 이름난 마사지 샵이라는데 – 대포고냥군은 여행업체 말 안 믿는다 – 전 날 갔던 마사지 샵보다 훨씬 좋더라. 타이마사지에 완전 맛들인 징징양. 사실 한국에서 이 비용으로 이 정도 마사지를 받을 수만 있다면 일주일에 한 번씩 받을 것 같다는… 조낸 아프긴 해도 피로가 확 풀리는건 사실이다. 언젠가 일본인 친구 타케시군이 그랬는데, 일본애들은 일 주일 동안 태국여행을 가면 일 주일 내내 마사지만 받는단다. 다음에 여유가 생기면 1-2 주 정도 태국에 와서 매일매일을 마사지와 스파를 즐기는 나른한 관광을 하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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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마사지 받아보셈 – Canon EOS 5D / EF 24-85mm F3.5-4.5 USM

나름 동물애호가인 우리들에게 죄책감까지 갖게 했던 코끼리투어. 일정에 코끼리 투어가 들어있는 것을 알았을 때부터 좀 탐탁치 않았지만 다른 신혼여행 커플과 함께 움직이는 일정을 조정할 수도 없고 참… 코끼리 뿐만이 아니라 강제로 인간에게 훈련된 동물들의 재주를 본다는 것은 언제나 가슴 아픈일이다. 바닥에 펼쳐진 매트위에 사람이 누우면 아기 코끼리가 발로 배를 마사지 해주는 그런 쇼를 본 다음, 코끼리 투어를 간다. 무거운 쇠 파이프로 만들어진 의자가 코끼리 등에 쇠사슬로 매어져 있고 그 위에 올라탄다. 우리를 태운 코끼리는 힘겨운 발걸음으로 개울을 건너서 농장 한가운데 까지 간다. 거기서 바나나 나무 잎을 조금 얻어먹고 다시 걷는다. 코끼리한테 미안하다. IQ가 높은 동물중 하나이며, 영물이라고 알려진 이 코끼리는 매일 같은 길을 돌고 돌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인간은 얼마나 잔인한가… 인간인 것이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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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가지마 ‘타이난 뷔페’ – Canon EOS 5D / EF 24-85mm F3.5-4.5 USM

자…자… 이제부터 타이음식의 악몽이 시작되었다. 저녁이 되어 식사를 하기위해 도착한 타이난 뷔페. 사실,  여행을 가면 현지인이 가는 식당을 가야 하는 것이 정석. 패키지 여행에선 대부분 여행업체들이 커미션을 받고 손님들을 특정 식당에 데려가는 것이 일반적이라 맛은 더럽게 없는데다 비싸기만 하다. 태국 현지인이 전혀 안보이는 것으로 봐서 여기도 마찬가지인듯. 음식은 다양하게 많이 준비되어 있다. 한국 음식에다 일본음식도 있다. 그런데, 모든 음식에서 태국 음식에 들어가는 향신료 냄새가 난다는거… 아 돌겠다… 심지어 샐러드에 뿌려진 사우즌아일랜드 드레싱에서도 그 미스테리한 냄새가 난다. 아이스크림에서도 난다. 끝내는 모닝빵만 줒어먹다 나왔다. 젠장. 쉣이다.

태국 관광 다녀온 사람들은 다 한번씩 본다는 트랜스젠더 언니쑈. 전에 삼성동 코엑스에 있던 김미파이브 인가? 거기서 한 번 봤던거라 따분했다. 태국에는 유난히 트랜스젠더가 많다는데, 이런 쇼를 국가적으로 육성하고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고 있단다. 끝난 후 나오는 길에 언니들이 한줄로 서서 사진촬영 후에 받는 팁을 받으려고 난리도 아니던데… 징징양이 구경하려고 가까이 다가가다가 한 언니가 굵직한 목소리로 손을 흔들며 부르는 걸 듣고는 기겁해서 도망간다;;;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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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켓 바통 비치에서의 밤 – Canon EOS 5D / EF 24-85mm F3.5-4.5 USM

푸켓 바통 비치의 야시장 투어. 순전히 관광객들을 위해 만들어진 바통지역. 기념품 가게들이 줄지어 서 있고, 한 곳에서는 무에타이 – 태국 킥복싱 – 경기가 벌어지고 있다. 진짜 경기가 아닌 짜고치는 고스톱이다. 한 쪽이 발로 차거나 펀치를 날릴 때면 미리 신호를 해주고 글러브로 막는다. 주변을 둘러보니 전부 신혼부부들이다. 참… 한국 신혼부부들은 호구들이구나…정말… 우리도 그 호구들 중에 하나라는 생각에 왠지 갑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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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까지 와서 닌텐도 삼매경인 징징

신혼여행까지 와서 닌텐도 삼매경인 징징

<3편에서 계속>

결혼 80일만에 쓰는 신혼여행기 – 1

어우야… 정말 빨리도 쓴다. 결혼한지 벌써 80일이 지났다. 그런데 아직 둘이 처음 만났을 때로부터 1년이 안됐다는거;;; 둘이서 가끔, ‘우리는 언제면 만난지 1년이 될까?’ 그러고 논다… 결혼하고서 바쁜 일상이 계속되다보니, 사진은 쌓여가는데 만질 시간은 부족하고, 그러다 보니 자꾸 블로그 포스팅이 밀리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마음먹고 화악 몰아서 써버리지 않으면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겠다. 분발하는거다! 대포고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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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신부 김징징 입니다 – Canon EOS 5D / Tokina AF193 (19-35mm F3.5-4.5)

자…자… 기억을 더듬어 80일 전으로 돌아가 보도록 하자. 우리의 신혼여행지는 태국 푸켓 (Phuket) 이었는데, 결혼식 당일날 항공편이 없던 것이 문제. 어쩔수 없이 공항근처의 메이필드호텔 (Mayfield Hotel) 에서 1박을 해야만 했다. 객실 이 외에는 이용해 보질 못해서 잘은 모르지만 – 짐만 풀어두고 저녁때 근처 대형마트로 이것저것 여행준비하러 나갔음 – 머 나름 괜찮은 호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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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항공? 뭐야 이거… 몰라 무서워 – Canon EOS 5D / Tokina AF193 (19-35mm F3.5-4.5)

결혼하는 컵흘들로 완전 인산인해를 이루었던 5월. 그나마 구한 푸켓행 항공권도 타이항공 방콕 경유편(!)이다. 지금껏 이용했던 항공편의 99퍼센트기 대한항공이었던 대포고냥군 – 사실, 이것 저것 타봤지만 대한항공이 비싸도 쵝오다 – 살짝 불안했지만… ‘오리엔트타이항공’ 이 후지지, 타이항공은 괜찮다는 징징양의 말에 ‘뭐야 이거… 몰라 무서워’ 를 반복하며 출발. 막상 타보니 괜찮다. 기내식도 괜찮고, 좌석도 뭐… 푸켓에 도착하기까지는 약 7시간 가까이 걸리는 듯 하다. 7시간 여행도 대포고냥군을 찹쌀떡으로 만들기에 충분한 시간이구나… 징징양은 내릴때가 다 되었을 때 쯔음 나한테서 끙끙끙 신음소리가 들리더란다;;;

공항에 내려 픽업나온 현지 여행사 직원이 준비한 밴을 타고 끼니를 때울만한 식당까지 약 3-40분 정도 이동했다. 허… 정말 촌동네구나. 여기선 픽업트럭 뒷 짐칸에 사람들이 타고가는 일이 일상처럼 되어있나보다. 저러다 사고나면 뒤에 탄 사람들은 어쩌라구… 이런저런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면서 도착한 해물샤브샤브 식당. 참 나… 정말 후지다;;; 여기선 나름 고급식당인듯 했는데도, 이건 뭐… 시골식당 분위기. 머 그럭저럭 먹고 식당을 나서니 저녁 7시가 넘어 해가 떨어진다. 가이드가 첫 날이라고 숙소에 들어가서 쉬란다. 아니죠~ 피같은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다. 원래 일정에 기본으로 타이마사지를 받는 시간이 들어있었으나, 따로 요금을 내고 ‘한번 더 옵션’ 을 추가했다. 으으… 이건 고문도 마사지도 아니여… 100Kg은 족히 나갈듯한 아줌마가 인정사정없이 밟고 관절을 꺽는데 대포고냥군 죽는줄 알았다. 효도르에게 암바나 쵸크 당하면 이런 느낌이구나 했다. 드디어 목적지인 르 메르디앙 (Le Meridien) 리조트에 도착!

완전 넓은 스윗룸 GET!

리조트 풀 – 건물 반대쪽에도 이 만한 풀이 또 있다

스윗룸에 딸린 운동장만한 테라스

르 메르디앙 리조트는 세계적인 리조트 프랜차이즈다. 푸켓 이 외에도 발리, 싱가포르, 뉴델리 등 전 세계 곳곳에 위치하고 있다. 푸켓의 르 메르디앙은 풀 억세스 빌라 (Pool access villa) 라고 할 수있는데, 룸 바로 앞의 풀 뿐만아니라 전용 비치가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게다가 유럽쪽 숙박객이 많다는 것도 일반 풀빌라나 근처의 여타 리조트와 다른 점. 역시 대포고냥군은 운이 좋다. 일반룸이 모자라서 비어있던 스윗룸으로 업그레이드 해 주었다는! 우오오!!! 이건 일반 룸의 두 세배는 족히 될 크기에다, 태닝벤치와 테이블이 설치된 운동장만한 테라스까지 딸려있다. 리조트 풀은 텅 비어있는 것으로 보아 해가 지면 사용불가인듯하다. 테라스에서 내려다보는 풀은 알흠답다. 사랑스런 오월의 신부 김징징은 내 옆에서 그녀만의 ‘옵하, 넘흐넘흐 조하효’ 를 100번째 리피트 중이다.

<2편에서 계속>

무개념 서민7호 (SM7) CF

얼마 전까지 대포고냥군의 심기를 슥슥 긁었던 르노삼성자동차의 SM7 CF. 양 탈을 머리에 뒤집어 쓴 시민들이 사는 평화로운 마을. 검은 SM7이 굴러나오는 것을 본 양 대가리들은 혼란스러워 하고… 물론 SM7의 운전자와 조수석의 츠자는 사람이다.  “SM7의 즐거움을 모르고 산다는 건 참 슬픈일” 이라는 카피가 친절하게 확인사살까지 해 준다. 뭐 결론은 SM7 오너를 제외하고는 다 양대가리라는 내용이다. 하필이면 왜 양이냐고? 양은 원래 별 생각없이 사는 양민을 의미하지 않는가… 개성도 없고~ 생각도 없고~ 그냥 현실에 안주하는…

SM7 뿐만 아니라, 르노삼성자동차의 다른 차종의 광고를 기억하는가? 선량한 오토바이 아저씨의 머리띠를 뺏어 구두를 닦는 말도 안되는 시비를 걸어 놓고서, 열 받아서 따라오는 오토바이를 다 따돌려버리는 SM3 광고 – 이 광고가 나간 이 후에 내 차 똥침놓는 SM3 때문에 엄청 고생했다 –  김혜수와 아역연기자를 써서 ‘기분이 참 나쁩니다’, ‘기분이 참 좋습니다’ 를 반복하던 SM5 광고. 보고나면 참… 어이가 없기도 하고, 기분이 개운치만은 않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타 메이커 차종을 운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참 기분 나쁘다. 제작 의도가 ‘질투를 유발시킨다’ 란다. 광고 기획한 넘한테 진심으로 물어보고싶다. ‘다른 메이커 자동차 오너가 광고를 보면 질투심이 생겨, 당신네 차가 사고 싶어질까요?’ 라고. 좀 유치하긴 하지만 자신의 차가 르노삼성자동차의 SM 시리즈라면 개똥같은 자부심이 생겨날지도… 이 광고는 SM 오너들의 재 구매를 위한 광고였던가?

대포고냥군, 조금 더 냉철하게 분석해보자. 일단 SM5 나 SM7 은 좋은차다. 그 모체인 닛산 (日産) 의 티아나 (Teana) 는 출시 당시에 ‘개방감’ – 윈도우 글라스의 면적이 넓어 시원해 보이는 – 을 주된 테마로 포지셔닝했었고 나름 성공했다. 승객들 입장에는 개방감이 좋다라는 것은 승차시에 갑갑하지 않다 혹은 쾌적하다 라는 의미이다. 그 단적인 예로 일본에 가 보면, 택시 중에 티아나가 꽤 많이 보이고 실제로 타 보기도 했다. 택시로 많이 쓰이는 차종이라는 의미는 ‘내구성이 좋고 승객 입장에서 편하다’ 정도 되겠다. 또 SM7 의 VQ35 엔진은 세계의 10대 엔진이라 불릴만큼 훌륭한 파워트레인 중 하나이다. 충분히 검증되었고, 출력도 매우 뛰어나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이 엔진을 SM7에 얹으면서 한국의 배기가스 규제에 따라 디튠 (de-tune) – 인위적으로 출력을 낮춘 – 하였음에도 순정상태로 쉽게 210hp 이상을 뽑아내는 좋은 엔진이다. 이렇게 티아나는 일부러 흠을 찾아볼래도 찾아내기 어려운 좋은 차인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글의 요지는 SM7을 타지 않는 사람을 양대가리로 만들만큼 동급의 차량들과 그 차이가 큰가 하는 문제다. 대포고냥군의 대답은 ‘절대 아니다’ 이다. 솔직히 내 손에 3,000-4,000만원 정도의 돈이 쥐어져 있고, SM7 급의 차량을 구입하라면 현대의 TG를 구입하겠다. 디자인을 포함하여, 현대의 새로운 감마 3.3 리터 엔진이 뿜어내는 파워는 매우 훌륭하다. 이것은 단언코 대포고냥군의 개인취향이다. 개인취향이라는 단어를 쓰는것 자체가 라이벌인 두 기종 모두 훌륭한 차라는 의미이다.

광고가 맘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지, 차를 두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르노삼성자동차 마케팅 담당자와 광고를 제작한 대행사는 각성해야한다. SM 시리즈 타는 사람이 많은지 아닌 사람이 많은지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보았는가? 저 광고를 보고서 SM 시리즈에 호감을 느끼고 있던 사람이라도 울컥해서 안 살 지경일게다. 그리고 요즘이 무슨 쌍팔년도도 아니고, 일제가 국산보다 몇 배나 좋던 그런 시대는 지났다. 한국의 컨슈머가 바보가 아닌 한 저런식의 광고는 통하지 않는다. 동급 제품의 선택에 있어서 특정 상품을 구입하지 않는다고 사람을 양대가리 만드는 식의 사고는 당췌 머냐는 이야기다. 제발 생각 좀 하고 광고 만들어라. ㅅㅂㄹㅁ! 개념은? 응? 응?

맥북 (MacBook) – MB062K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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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하양하양 샤방샤방한 맥북

참으로 하양하양 샤방샤방한 맥북

요즘은 시대가 각자 개인용 컴퓨터를 따로따로 쓰는 것이 대세인지라, 결혼 후 얻은 전셋집도 비좁고 하니 대포고냥군이 쓰던 데스크탑 컴퓨터를 정리하고 – 지금은 처가댁 형님이 사용 중 – 우리 둘 다 노트북을 하나씩 구입하기로 했다. 징징양은 도시바 (Toshiba)의 서브 노트 M500 을 골라서 잘 쓰고 있는데 반해 대포고냥군은 결혼 후 언제 결혼했다고! 벌써 세번 째 노트북 바꿈질을 거쳐 이넘의 맥북 (MacBook) 에 이르렀다. 변명같지만, 누구에게든 ‘데스크탑을 대체할 노트북을 찾는다’ 라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문제라서 고심에 고심을 거쳐 선택한 노트라 할지라도 까탈스러운 대포고냥군을 한번에 만족시켜 주기란 참 어려운 문제였던 것. 예전부터 대포고냥군에게는 컴퓨터 선택에 있어서 몇가지 불문율 같은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 – 그러니까 사람과 직접 대하는 부품들 – 는 최고급으로 한다.’ 라는 것이었다. 실제로도 가장 오래 사용하는, 속된 말로 뽕을 뽑는 부품들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특히나 사진을 좋아하는 대포고냥군에게 정확한 색상을 보여주는 모니터의 선택은 매우 신중한 문제였다.

예전부터 대포고냥군이 사용하던 모니터는 일본 에이조 (EIZO) 사의 액정모니터. CG 디자이너나 사진을 취미로 하고있는 사람에게 가장 선호되는 에이조사의 모니터는 20인치급 보급형 액정모니터의 가격이 30만원대를 찍고있는 지금도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컬러 캘리브레이션 – 화면에 센서를 달아 색상보정을 하는 – 기능이 있는 CG모델의 경우 3, 400만원은 우습게 넘어간다;;; 이런 모니터에 길들여진 눈이 노트북에 달린 LCD 화면에 적응이 되지 않는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그래서 일단 노트북으로 사진편집을 하는 것은 포기했다. 대신, 노트북에 DVI 단자 – 모니터를 디지털로 연결가능한 단자 – 가 있는 모델을 중심으로 찾기 시작했다. 간단한 작업을 하거나 할 때는 그냥 노트북에 달린 액정화면으로 사용하다가 사진편집을 할 때에는 외장 모니터 – 에이조 – 와 연결해서 사용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DVI 단자가 달린 노트북은 정말정말 드물고, 있다쳐도 무게가 3Kg대에 육박해서 휴대하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들 뿐이었다. 정말, 맥북 이 외에는 대안이 없다!

맥북은 아이팟으로 유명한 미국 애플 (Apple) 사에서 출시한 노트북이다. 애플사는 오래 전 부터 매킨토시 (Macintosh) – 일반적으로 맥 (Mac) – 라는 매우 아름답고 진보된 컴퓨터를 만들어왔다. 지금 누구나 당연한 듯 사용하는 마우스가 애플사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졌다는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하지만, 한국시장에서는 마켓쉐어를 늘이지 못한 채 CG 디자이너나, 출판 등 특정한 분야에서만 사용되는 컴퓨터인것 처럼 알려진건 왤까? 맥은 MS사의 윈도우즈 (Windows) 가 아닌 맥OS라는 독자적인 OS를 채용하고 있다. 그동안, 맥OS가 한국시장에서 외면당했던 가장 큰 이유는 ‘맥OS에 내장된 웹브라우져가 윈도우즈의 그것과 달라서’ 였다. 특이하게도 한국의 웹 환경은 MS 윈도우즈의 IE – 인터넷익스플로러 – 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사이트가 대부분인데, 이렇게 만들어진 웹사이트들은 IE가 아닌 다른 웹브라우져를 사용하면 화면이 깨져보이거나,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사실, 웹 페이지를 구성하는 HTML 코드는 표준 규약이 있어서, 그 표준을 준수하며 만들기만 하면 어떤 웹브라우져를 사용하든지 같은 화면을 보여준다. 하지만, 한국의 수 많은 웹페이지들은 화려한 시각효과나 보안을 위해서 비(非) 표준 HTML을 남발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액티브엑스 (ActiveX) 플러그인이다. 직장인의 대다수가 사용하는 인터넷뱅킹이나, 신용카드 사이트에 접속해 보라. 인증서에서부터 키보드보안 플러그인까지 수 많은 액티브엑스 플러그인이 설치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 엑티브엑스라는 기술이 MS 윈도우즈의 IE 만의 것이라는 점이 문제다. 요즈음 IE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모질라 (Mozila) 의 파이어폭스 (Fire Fox) 나 오페라 (Opera) 등의 웹브라우져들도 이러한 한국의 액티브엑스를 사용한 사이트들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것은 매 한가지이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에서 맥은 ‘인터넷뱅킹도 안되는 컴퓨터’ 라는 우습지도 않은 낙인이 찍혀버렸다. 그런데, 애플의 스티브잡스횽이 중대한 결단을 내려버렸다. 이 전까지는 맥은 모토롤라사의 파워PC 라는 CPU를, 윈도우즈 컴퓨터는 인텔사의 CPU를 사용하고 있었으나, 맥에 인텔 플랫폼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것은 맥에 윈도우즈가 구동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텔의 CPU는 모토롤라의 파워PC 보다 훨씬 저렴했고 이것은 맥의 가격 절감으로 이어졌다. 인텔의 CPU를 채택한 ‘인텔 맥’ 들은 예전 파워맥 보다 최소한 두 배 이상 빨라진 퍼포먼스를 가지게 되었다. 초기에 보수적인 맥 진영의 지지자들은 인텔의 플랫폼을 맥에 도입하는 것을 맥의 고유한 색깔을 잃는 것이라 생각했고 심지어는 ‘맥의 종말’ 이라고 까지 표현했지만 결국은 현명한 선택으로 결론 지어진 것이다. 대포고냥군은 지금도 맥북으로 윈도우XP를 구동하고있다. 하드웨어가 인텔의 그것이다 보니, 윈도우즈 전용 머신을 사용하는 것과 전혀 다를것이 없다. 아무래도 실제로 사용할 때는 맥OS 보다 윈도우즈XP를 돌리는 시간이 훨씬 많지만 가끔 맥OS를 사용할때마다 ‘맥은 역시 맥OS 를 돌릴 때, 진정한 맥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곤한다. 마지막으로 요약하고 끝내겠다.

<Pros>
알흠다운 드쟈인 – 액정 패널 뒤의 사과 로고에 라이트가 들어오는 것을 볼 때마다 감동…
나름 저렴한 가격 – 인텔 코어2프로세서 2.16Ghz 노트가 단돈(?) 130만원 대!
DVI 포트 – 외장모니터 및 대형 HDTV Ready.
아이사이트 (iSight) – 스크린 상단의 훌륭한 웹캠.
차세대 무선 네트워크 – 802.11n 을 지원하는 고속 무선랜.
멀티OS – 맥OSX 및 윈도우즈 XP / Vista 구동 가능.
<Cons>
키보드 및 트랙패드 – 맥 전용 키를 윈도우즈에 맞게 매핑해야 함. 불편한 원 버튼 트랙패드.
시끄러운 팬 소음 – 윈도우 구동시 특히나 많이 도는 팬.
편의기능 부족 – 메모리카드 슬롯의 부재, USB 등 외장 포트의 부족.
2.3Kg 의 중량 – 이동이 잦은 사람에겐 약간은 부담되는 무게.

ps. 간단히 맥북 구입기를 적으려다, 매킨토시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개인적으로 약간 난감한 아티클 되겠다!

코카콜라컵을 모아보아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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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맥라지세트 5개의 전리품 – Canon EOS 5D / EF 24-85mm F3.5-4.5 USM

얼마 전부터 마쿠도나르도에서 빅맥 라지세트 – 4,900원 – 를 먹으면 이런 컵 하나를 주는 프로모션을 하기 시작했다. 라지세트란 원래 4,500원인 빅맥세트에 500원을 추가하면 후렌치 후라이와 음료를 큰 사이즈로 업그레이드 해 주는 것. 이 컵이 진짜 공짜인걸까? 이 전에 점심시간 동안 빅맥세트를 3,000원에 팔았었는데, 기본 3,000원에 라지 옵션을 더한다고 해도 3,500원이고 현재 가격인 4,900원과는 무려 1,400원 차이가 난다. 3,000원에 팔아도 남는 햄버거를 4,900원에 팔아서 컵을 끼워주는거라면 이 컵이 공짜라는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1,400원에 사는 셈이다. 이 컵의 단가가 과연 1,000원이 될까? 아니라고 본다. 뭐… 결국은 성공적인 프로모션인 것이지… 대포고냥군이 ‘슈퍼사이즈 미’ 도 아니고 빅맥 라지세트 5개를 먹어치워가면서 컵을 모은 것은 이런 마케팅의 속사정을 미처 생각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대포고냥군의 속에 흐르는 오덕후의 피 때문이리라. 나름 약았다고 생각하는 나도 ‘X개 한정판’, ‘리미티드에디션’ 들에게는 굴복할수 밖에 없다는거;;; 이 포스트를 쓰면서도 속으로는 ’10개 모아야지…’ 하는 대포고냥군은 바보인거냐!!! 크흑…ToT

ps. 맥주컵으로 안성맞춤. 딱 맥주 한캔 330ml 라는~!

Economy 남억쿠루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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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프라이드 (속칭 기아 골프;;;) – Canon EOS 5D / EF 24-85mm F3.5-4.5 USM

2004년 3월, 대포고냥군은 처음으로 차를 샀다. 이 전에 올린 포스트에도 나와 있듯이, 내 첫 차는 현대 투스카니였다. 서울에 올라오기 전에는 어머니랑 같이 소나타2를 타고 다녔었지만, 어찌나 문짝 두 개인 차가 갖고싶던지… 그래서 큰 맘 먹고 신차를 구입했다. 차를 인수받던 날, 새 차 냄새를 맡으며 차 안에서 잤었다;;; 그 후로 3년을 신나게 타고 다녔다. 뭐든 기계라면 다 좋아라 하는 대포고냥군에게 1st 남억쿠루마는 최고의 장난감이었다. 차에 튠을 하기 시작하면서 엄청 낮아진 차체, 휠 하우스를 꽉 채우는 18인치 휠 덕분에 포스가 충만했었던 남억쿠루마. 승차감은 말 그대로 ‘쿠루마’ 였지만, 230Km 가 넘는 속도에서도 불안한 느낌을 한 번도 받지 못했을 정도로 탄탄한 스포츠 쿠페였다. 나 혼자 인정하는 운전신동(!) 대포고냥군에게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 차였달까… 반면에, 아반테의 약 두 배에 이르는 비싼 보험료와 최악의 연비 – 살살다니면 그나마 중형세단 정도지만 조금만 달렸다치면, 6Km/리터. ㄷㄷㄷ;;; – 는 역시 부담인데다가, 그 보다 더 큰 문제는 오너로 하여금 자꾸 튠을 하게 만드는 차라는 것이었다. 차 중에는 속된 말로 튠빨을 잘 받는 차종들이 좀 있다. 내 차도 그런 차 중 하나였고, 돈을 바르면 바를수록 이뻐지고 빨라지는데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는거… 대포고냥군은 1st 남억쿠루마를 떠올릴 때마다 ‘내 솔로 시절을 그대로 보여주는 차’ 였다고 회상한다. 유지하는데 돈도 많이 들고, 운전하기도 불편한 차였지만 Stylish 했고, 빨랐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어르신을 모시고 여기저기 다닐 기회가 잦아졌다. 그 때마다 어르신들을 뒷좌석 – 이건 짐칸이지 인간이 타는 자리가 아니다 – 에 모시려니 너무 죄송하더라. 튜닝클러치때문에 변속시점을 조금만 넘겨도 차는 울컥거리는데다, 도로의 모래알 하나까지 다 읽어낼만큼 딱딱한 서스펜션 탓에 과속방지턱을 넘을때마다 뒷자리 어르신들은 ‘어익후!’ 소리를 내며 괴로워하시는것을 더 이상 보고 있을 수 만은 없었다. ‘그래 실용적이고 편안한 패밀리카를 사자!’ 결심한 대포고냥군. 정말 오랫동안 꼼꼼히 따져보았다. 일단 새 남억쿠루마의 컨셉은 ‘기름걱정하지 않고 마음껏 탈수 있는 차’ 로 잡았다. 그래. 디젤차를 사자. 디젤은 일단 기름값이 가솔린에 비해 약간 저렴하기도 하지만, 토크 (Toque) – 중량을 끄는힘 – 가 좋아서 연비가 막강하고 여름에 에어컨을 켜거나 했을때 후덜덜대지 않는다. 디젤 차의 단점으로는 일단 시끄럽고, 차 가격이 같은 차종의 가솔린 모델에 비해 300만원 정도 비싸다는 점. 신형 아반테 디젤을 살펴보니, 이건 거의 소나타 급 가격이라 탈락. SUV 중에서 투싼을 알아보니, 일단 SUV는 차 무게가 꽤 나가서 연비면에서 그리 득이 없다는 결론. 그러다가 프라이드 디젤이 보이더라. 여기저기 시승기를 찾아보니, 차 무쟈게 잘나가고 연비가 경이적이란다. 무려 18Km/리터! 1.5 VGT엔진이라 보험료와 세금도 무척 싸다. 게다가 해치백 (5도어) 모델은 스포티해서 맘에 딱 들었다.

결심한지 며칠도 지나지 않아, 포스가 넘치던 구 남억쿠루마를 처분하고 신차를 받았다. 오홋… 회사 앞으로 트레일러가 와서 차를 내려놓고 가네… 시동을 걸어보니, 갈갈갈갈~ 용달차소리를 내는것이 나름 귀엽다. 며칠 몰아본 바, 무쟈게 잘 나간다. 터보 디젤이다 보니, 가속할때는 바람에 실려가는 느낌이다. 그리고 가득 주유해 보니 5만5천원을 넘지 않는데, 900Km 를 달리더라;;; 예전 차로는 8만원 주유해서 300Km 를 채 타지 못했다;;;  그런데, 역시나 고속에선 물렁한 서스펜션 탓에 불안하다. 고속코너에서 도로의 둔턱이라도 만나면 뒤집어질것 같잖;;; 예전 같으면, 바로 서스펜션부터 바꿨겠지만 이제 순정으로 조용히 다니기로 했다. 3년만에 물렁한 차를 타니 한편으로 너무 편해서 거짓말 조금 더해서 운전하는 것 같지도 않다. 뭐… 게다가 미션까지 오토니…

그래도 아직은 강변북로를 달리다 옆 차선으로 멋진 배기음을 내면서 졸라 빠르게 치고 나가는 스포츠카들을 볼 때마다 구 남억쿠루마가 그립기도 하지만, 요 녀석의 연비만 생각하면 웃음짓게 된다. 그리고 김징징이 나 죽기전에 집 팔아서 꼭 페라리 태워준다고 약속했다. 역시 김징징 뿐이야! 내 맘속의 마지막 불꽃은 그 때를 위해 아껴두겠다.

ps. 그런데… 차 값만 놓고 보면, 얘가 예전 남억쿠루마 보다 비싸다는거~
이코노미 맞나;;;

남억군 이사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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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을 점거하고 있는 사채 김징징 – Canon EOS 5D / EF 24-85mm F3.5-4.5USM

전국이 전세대란인 와 중에 적당한 신혼집을 못 구해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 하고 안절부절했던 대포고냥군. 4월 10일 이었던 이사 날짜는 다가오는데, 주말마다 온 서울시내를 헤매도 집은 구해지지 않고… 깝깝하기 그지 없었다. 그러나, 살 집은 인연이라는게 있나보다. 3월의 마지막 날, 인터넷 부동산 정보를 보고 기대도 않고 전화했다가 운명의 집을 만났다. 아직 한 세대도 입주 하지 않은 신축 빌라. 아직 공사가 채 끝나지도 않은 집에 들어서자마자 ‘이집이다!’ 라는 생각이 들어 4월 첫날 바로 계약을 하고, 10일날 이사를 끝냈다. – 부산에서 올라와 계셨던 어머니와 김징징, 이삿짐 나르느라 엄청 고생. 예비 장인어른과 장모님, 이사 당일날 저녁에 오셔서 양가 단합 청소 대회 개최. 다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

그래서 4월 10일 부로 마포구민에서 용산구민이 되었다. 신창동이라고 하니 잘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더라. 조용한 동네지만 회사까지 남억쿠루마로 15분, 강변북로 타는데 1분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주변 접근성이 아주 좋다. 용산 전자상가가 바로 옆이고 – 이건 장점인지 단점인지 모르겠다 – CGV, 대형마트 등 주변에 없는것이 없다. 방3개, 거실하나, 그리고 주방. 게다가 작지만 테라스도 있다. 며칠동안 정신없이 인터넷 이전하고, 가스 가설하고, 케이블티비 신청하고 했더니 이제 좀 사람 사는 집 같다. 김징징도 신혼집을 구해 놓으니 정말 결혼하는 구나 싶은가 보다. 이제 당신이 채울차례야!

고작 조그마한 빌라일 뿐이고, 그것도 전셋집이지만 너무 행복하다. 지금까지도 본가를 나와 혼자 살면서 이사를 많이 다녔지만 그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구나… 김징징과 함께 첫 출발 하는 곳이라서 더 벅차오르고 가슴 뿌듯하다. 이 전까지 ‘남억하우스’ 였다면 이제는 ‘우리집’ 이구나 하는 마음 이랄까… 이 집이 앞으로 우리가 더 크게크게 키워나가는 베이스캠프가 되어줄거라 생각하니 그저 좋기만 하다.

ps. 대표님, 냉장고가 없어서 찬물을 못 마시고 있어요.
海老根 회장님, 세탁기가 없어서 빨래를 못하고 있어요.

삼청동 맛 기행 – 천진포자, 먹쉬돈나, 덱스터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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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포자 (天津包子) – Canon 5D / EF 24-70mm F2.8L

요즘, 전세대란으로 신혼집 마련에 아주 애로사항이 많다. 전세값은 올라서 지금 살고 있는 집이 나가지도 않는 데다 – 주인이 전세값을 올렸다 – 좋은 집 찾기도 하늘의 별따기. 주말마다 김징징이랑 서울바닥의 부동산을 누비는데도 불구하고 쉽지 않구나;;; 오늘도 어김없이 새로운 남억하우스를 서치하다 지쳐 찾아간 삼청동.

얼마전에 네입허를 보다 우연히 발견한 삼청동에 있는 만두집 ‘천진포자’. 대포고냥군은 만두 중에서 유난히도 찐만두를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지금까지는 종로의 ‘취천루’ 와 아시아 10대 레스토랑이라는 ‘딘타이펑’ 을 자주 애용해왔다. 둘 다 대포고냥군이 매우 높이 평가하는 만두집이며 각자 나름의 개성이 있다. ‘천진포자’ 는 삼청동 정독도서관 올라가는 입구, 그러니까 구 먹쉬돈나 자리에 있다. 자그마한 가게. 간판이나 분위기는 나름 좋다. 자리가 나기를 잠시 기다려서 자리에 앉아서 좀 더 자세히 내부를 둘러본다. 메뉴는 아마 네 가지인듯 하다. 고기만두, 부추야채만두, 삼선해물만두, 야채지짐만두. 그중에 부추야채만두랑 야채지짐만두는 품절이란다;;; 일요일은 손님이 너무 많이와서 공급이 딸린다는 주인의 코멘트. 벽에는 만두를 만드는 중국 요리사의 사진이 붙어있다. 호오… 가격이 착한걸!!! 고기만두가 3,000원이다. 일단 만두의 베이직이라고 할 수있는 고기만두를 두 접시를 주문했다. 갑자기, 두사람 모두, 현금이 없다는것을 깨닫고 주인에게 카드결제가 가능하냐고 물었다. 안된단다;;; 아뉘! 요즘 세상에 카드 결제 안되는 가게가 어딨냐고!!! 씩씩대며 추운 바람을 가르며 500m 나 떨어진 현금인출기로 달려가 돈을 찾아온 대포고냥군. 여기서 천진포자에 대한 이미지 마이너스 100만점! 심지어 국세청에 고발을 계획중 – 아직 만두를 입에 넣기 전임을 고려바람. 게다가 새로 접하는 대상에 대해 약간은 무시하는 나쁜 버릇을 가진 탓에 네티즌들이 맛있다고 했지만 솔직히 기대 안했던것이 사실. 만두가 나왔다. 만두를 찍어먹는 장이 특이하다. 붉은 고추를 크게 썰어 양념을 해서 칼국수의 다대기처럼 만들어 두었다. 거기에다 묽은 간장을 부어서 장을 만든다. 한 입 베어 물어보니…. ‘헉…. 이, 이, 이건…!!! 향긋한 육즙이 혀 끝을 맴돌면서 큼직큼직하게 으꺤 고기의 씹는 맛이 감칠맛을 더해주는 고나!’ 맛의 달인 및 미스터 초밥왕 버젼 여튼, 천진포자 So marvelous!!! 두 접시를 싹 비우고 나니 국세청에 고발하겠다는 대포고냥군의 독기는 온데간데 없더라;;; 아흥~ 단지, 천진포자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납득할만한 가격에 그 품질을 그대로 지켜 달라는 것이다. 인기가 있을라치면 가격을 올리는 많은 식당을 보면서 – 대체로 맛은 오히려 떨어진다 – 참 아쉬울 때가 많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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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만두 – Canon 5D / EF 24-70mm F2.8L

솔직히, 두 접시는 대포고냥군과 김징징의 양에 살짝 모자라더라. 한 접시를 더 주문하려다 문득 생각난 곳이 있어서 그대로 멈추고 가게를 나왔다. 만두를 한 접시씩 먹고도 모자라 또 먹는다고 인간이냐고 할 지 모르지만, 그렇다! 우리 두 사람, 오늘 작정하고 나왔다. 오늘 맛 기행의 넥스트 Choice는 엠포스의 박대리님이 언제나 강추하는 삼청동의 떡볶이집 ‘먹쉬돈나’!!! 그동안 몇번 그 앞을 지나간 기억이 있지만, 그 때마다 ‘아니, 떡볶이따위 먹으려고 저렇게 줄을 서서 기다리다니! 엘레강스 하지 못해!’ 라고 가볍게 쌩까주었던 대포고냥군. 오늘은 남억쿠루마도 좋은자리에 박아놨겠다, 골목골목 걸어다니면서 다 찾아서 먹어주리라고 다짐했다. 새롭게 옮긴 먹쉬돈나는 정독도서관에서 풍문여고 방향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좌측 골목 안에 있었다. 허억!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줄을 서 있다! 김징징이 나더러 꼭 먹어야 겠냐고 그냥 가자고 징징댔지만,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안돼, 먹고갈꺼야.’ 라고 버팅겼다는…;;;

약 30분을 기다려서야 자리에 앉았다. 메뉴는 역시, 떢볶이 단일 메뉴. 그런데 몇가지 종류가 있다. 치즈, 해물, 부대,야채 떡볶이 등등… 거기다 달걀, 쫄면, 햄 등등의 사리를 추가 할 수 있다. 1인분씩 두가지 종류의 떡볶이를 섞어 주문 가능하다는 주인아줌마의 코멘트. 먹쉬돈나의 떡볶이를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전골형 떡볶이’다. 보통은 떡볶이 소스라고 하지, 국물이라 하긴 어려운데, 이건 국물이다. 국물을 떠 먹어보면 바로 알 수 있으니, 직접 느껴보기 바란다. 다 먹고 나니, 공기밥 하나 추가로 밥을 볶아준다. 음… 이건 분식이 아니라, 한끼 식사구나… 이건,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먹었다기 보다 버섯전골집에서 죽까지 만들어 먹고 나온 기분이다. 만족지수 10점 만점에 9.5점이다. 떡볶이 처럼 간단한 분식이 받을 수 있는 한계 점수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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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 부대 떡볶이 – Canon 5D / EF 24-70mm F2.8L

으하;;; 식당만 두 군데를 다녀왔더니, 배가 찢어질것 같다;;; 둘 다 배를 감싸 안고 잠시 쉴 곳을 찾았다. 이 골목에도 괜찮은 카페가 몇군데 있구나… 오늘은 그 중에서 덱스터 하우스 (Dexter House) 라는 카페를 골랐다. 바깥으로 창이 나 있어 테이크아웃 커피도 판매하고 있고, 원두는 일리 (illy) 것을 가져다 쓰는가 보다. 일리커피 조아! 내부 인테리어가 아주 깔끔하다. 특이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좋은 느낌이다. 아저씨도 성격 좋아보이고 말이지… 아포가또랑 라떼를 주문했는데, 뭐… 원두가 좋다보니, 맛도 아주 일품이다. 사실, 오늘 대포고냥군은 완소 오디(5D)랑 렌즈를 테스트 하기로 맘 먹고 나왔는데, 덱스터하우스에 사람이 아무도 없는 바람에 둘이서 김징징, 모델하고~ 대포고냥군, 사진찍고 난리도 아니였다. 그나저나 24-70은 돈 값을 하는 렌즈구나 싶더라. 점점 오디에 적응됨에 따라 결과물도 점점 맘에 들어가는 건 참 다행이다. 덱스터하우스에서의 사진을 몇 장 공개한다.

덱스터하우스 (Dexter house)

덱스터하우스 (Dexter house)

Room 2

Room 2

야리는 김징징;;;

야리는 김징징;;;

ps. 차를 두고서 골목사이를 누비며 자잘한 먹거리를 찾는 재미를 느낀 하루.
신혼집을 어서 구하지 않으면 길바닥에 나 앉아야 하잖;;;

대포고냥군 재활훈련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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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apula 트러블

3년 전쯤, 웨이트 트레이닝중에 무리했는지 좌측 견관절에 트러블이 생겨버렸다. Gym에 나가서 운동을 했던 것은 아니지만 20대 초반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집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탓에 – 심지어 술먹고 들어온 날도 – 이 때만 해도 아찔한 바디라인 믿거나말거나 을 갖고있었던 대포고냥군. 어느날 평소보다 두배 정도의 웨이트를 들고 땀을 흘리던 중, 왼쪽 어깨에서 가벼운 통증이 왔다. 즉시 운동을 멈추니 아무렇지 않았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갔으나, 문제는 여기서부터 발생했다. 이 넘의 어깨가 평상시에는 괜찮다가 load만 가해지면 아파오는 것이었다. 그렇게 내일은, 모레는 나아지겠거니 하면서 넘어간것이 어언 한 달 여. 도저히 해결이 되지 않아 대포고냥군은 회사 근처에 있는 강북삼X병원 정형외과를 찾게 된다. 참 답답한 것이, X선소견 상으로도 별다른 특이점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 답이 안나오는 경우 – 의사들은 대부분 소염제처방 짜증나 을 한다. 며칠을 먹어도 전혀 호전되지 않았다. ‘아… 나는 이제 웨이트는 끝인건가…’ 졸라리 공을 뿌려대다 어깨 트러블로 방출당하는 롯데 투수가 된 것 같았다.

이 일이 있은 후로, 대포고냥군의 Daily 체력단련은 끝나버렸다. 게다가 30대에 들어서면서 눈에 띄게 신체대사가 느려졌다. 하긴 30줄에 들어선 대부분의 회사원이 공감하겠지만, 20대에는 식사를 하고서 돌아서면 금새 배가 고팠던 것과 달리, 꺼지지 않고 가스만 찬다. 일을 열심히 안해서 그렇잖;;; 대사는 느려지고 운동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다 보니, 체중이 15Kg가 붙는것은 순식간이더라. – 대포고냥군 입사 당시 체중 72Kg, 현재 87Kg. 어느 순간에 번쩍하고 들었던 생각은, ‘이러다 죽겠구나;;;’

그래서! 최근에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그동안 쉬었던 웨이트를 하려니 덜컥 어깨 걱정에 겁부터 난다. 대포고냥군은 기구를 사용한 웨이트 트레이닝은 되도록이면 지양하려는 편인데 – 책상위에 다리 올리고 팔굽혀 펴기, 윗몸일으키기가 주 종목 – 체중이 전보다 많이 불어서 예전처럼 운동을 하다간 다시 어깨에 무리가 올것이 자명했다. 당분간 체중감소 전까지, 관절의 인대들이 강해지기 전까지 단계별로 서서히 load를 늘려가며 재활훈련(?) 중이다. 예전과 같은 통증이 느껴지지 않을까 속으로 엄청 쫄았으나, 어깨는 괜찮아진듯하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오늘도 대포고냥군은 푸쉬업 백번!

버림받았던 롯데 투수 대포고냥군. 이제 마운드로 돌아갈 때다!

할머니,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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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할머니 – Ricoh GR Digital / F2.4 / ISO 64

나의 외할머니에게는 3명의 자식이 있었다. 외할아버지께서 전처와 사별한 후에 처녀의 몸으로 시집을 오셔서 외삼촌과 이모, 그리고 막내였던 우리 어머니를 낳았다. 원래 나의 외가집은 꽤나 유복한 집안이어서, 어머니가 시집오기 전까지 집에 상주하던 일꾼 – 당시에는 머슴 – 이 다섯이 넘었다고 한다. 할머니를 모셨던 외삼촌은 대학 시절에는 수재라는 말을 듣던 재원이었는데 술에 손을 대면서 중증의 알콜중독자가 되어 버렸다. 외숙모와 세 명의 자식들은 아예 등을 돌려버렸고, 술은 더 늘어만 갔다. 할아버지로부터 물려 받은 그 많던 할머니의 재산은 외삼촌의 술값으로 탕진되었고, 약삭빠른 외숙모는 이혼한 후에도 외삼촌 곁에 머물면서 부동산의 명의를 하나하나 자기것으로 만들었다. 이모와 나의 어머니, 두 딸은 늘 외삼촌의 행동에 제동을 걸었지만, 막상 세상에서 아들이 최고인줄 아셨던 할머니는 늘 모르는체 넘어가셨다.

1월 24일 늦은 밤 11시, 목 메인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 할머니는 아흔 셋의 연세로 돌아가시기 전 3년이 넘게 치매병동에서 누워만 계셨다. 그 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중풍으로 거동을 하지 못하셨고, 점점 기억이 흐려지시더니, 나중에는 어머니조차 알아보지 못하셨다. 어머니는 할머니께서 치매병동에 들어가신 이후로 내내 병원과 집을 오가며 간호했다. 욕창으로 진물이 흐르는 몸을 닦고, 배설물을 받아내고, 약을 바르면서 3년을 보냈다. 일 년 반 전이었던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부산에 내려왔을때, 오래 버티지 못하실 것 같다고 마지막으로 할머니를 뵈러 가자는 어머니의 말씀에 그 치매병동으로 찾아간 적이 있었다. 뼈만 앙상해 살아있는 사람 같지 않았던 할머니께서 내는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에 현기증이 났었다. 그게 할머니와의 마지막 기억이다.

연락을 받은 다음 날, 부산 영락공원에 안치된 빈소에 도착했다. 너무 오랜 노환 탓인지 손님이 거의 없어 휑하다못해 쓸쓸하기까지 했다. 조문을 하고 앉은지 얼마지 않아 부아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밤 12시가 지나자 마자, 상주인 외삼촌은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집으로 가버렸고 이모란 사람은 상복도 입지 않고 앉아 있다가 살짝 사라져버렸다. 이혼한 외숙모였던 여자는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다시 유산을 노리고 외삼촌 옆에서 살랑대고 있고 그 자식들 – 외조카들- 은 10시 즈음에 부의금을 계산하더니 구석에서 골아 떨어졌다. 막내딸인 어머니와 나, 그리고 동생과 매제만이 빈소를 지키고 있는 그런 꼴이 참 기가 차더라. 어머니는 마지막 발인(發靷)의 그 순간까지도 할머니가 불쌍하다고 대성 통곡하셨다. 외삼촌은 할머니를 부양한 것이 아니었다. 단지 할머니의 유산과 할머니가 받는 국가유공자 연금에만 관심이 있어 같은집에 ‘방치’ 했을 뿐이었다. 심지어 외삼촌은 할머니가 남기신 유산을 분할하는 절차에서 조카를 시켜 우리 어머니께 상속 포기 각서를 부탁했다. 유산으로 남긴 대지 위에 외삼촌이 무단으로 집을 지어 살고 있었기에, 외삼촌의 아들놈은 아버지가 그 집에서 물러나면 자신이 아버지를 봉양 할 것을 두려워했던 것이다. 자식놈은 부모가 하는 것을 보고 배웠을 뿐이니, 놀랄일도 아니다. 단지, 친척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다 이모양 이꼴이니 참… 마음이 착찹했을 뿐…

할머니,

살아계실때 마지막으로 찾아뵙지 못한것이 외손자의 마음에 회한으로 남습니다.
제 어머니가 할머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생전에는 몰라 주셨기에,
목이 매어 우는 제 어머니를 보면서 더 마음이 아픕니다.
보십시오. 진정으로 슬퍼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이젠, 고생은 그만하시고, 좋은 곳에서 편안하게 쉬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