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보관물: day by day

돈 멜초 (Don Melchor)

아끼고 아껴두었던 와인을...

아끼고 아껴두었던 와인을…

국적기를 타고 외국에 나갈 때 마다, 좌석 앞 포켓에 꽂혀있는 면세품 판매 책자의 와인을 꼭 한 번 사 보고 싶었다. 언제나 사야지 사야지 했었다가, 와인은 출국시에 미리 예약을 해 두어야 돌아오는 편에 load 해 둔다는 것을 잊고는 항상 후회 했던 대포고냥군. 그래서 올해는 오사카로 출국하면서 잊지 않고 주문해 두었다. 5만원대의 저렴한 와인에서 부터 꽤 비싼 것 까지 다양하게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처음부터 20만원대가 넘어가는 와인을 사려니 손이 떨려서… 결국 적당한 (?) 11만원대 돈멜초 (Don Melchor) 2009년 빈티지로 골랐다. 돈 멜초는 칠레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와인 생산자인 ‘콘차 이 토로’ (Concha Y Toro) 의 아이콘과 같은 고급와인으로, 2000년대 이후로 카베르네쇼비뇽에 카베르네프랑을 5% 미만으로 블랜딩 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 결과, 열리기까지 꽤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카베르네쇼비뇽의 특성을 보완한 아주 섬세한 와인이라 한다. 여행을 다녀와서는 얼른 따서 맛보고 싶었지만, 그 동안 대포고냥군의 이직도 있었고, 우리 결혼 7주년 기념일도 있었고 해서, 좋은 날에 열기로 해서 거의 한 달간 해가 들지 않는 다용도실 깊은 구석에 잠자고 있었다는.

돈멜초는 열리기 까지 두어시간은 걸리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한다고 적은 블로그를 본 적이 있다. 그런데 내가 마셔본 느낌으로는 돈멜초는 결코 그렇지 않다. 코르크를 열고나서부터 느껴지는 산미와 탄닌은 절대 무겁지 않으며 오히려 참 부드럽고 향긋하다. 일부러 와인의 2/3 쯤을 남겨 두었다가 다음날 마셔 보았는데, 처음과는 달리 너무 힘이 빠져버린 탓에 캐 후회했다. 젋은 시절, 와인 마시는 모임에서 오퍼스원 (Opus One) 을 한 잔에 5만원을 내고 마셨던 일이 있었다. 그 때도 ‘맛있지만 별 감흥은 없는’, 이게 한 병에 75만원이야? 하는 생각을 했었다.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겨우 맛있는 와인과 맛없는 와인 정도를 구분하는 정도이지만 돈멜초의 향기가 지금도 기억날 정도로 참 맛있게 먹었다. 적당한 (?) 가격에 말이다.

최근 마쉐코3를 보며 팬이 된, 김훈이 쉐프님의 말을 빌어서 마무리를 짓자면 ‘맛있게 먹었으니까 합격 드리겠습니다.’

돈 멜쵸 (Don Melchor)

돈 멜쵸 (Don Melchor)

그런데 안주가...

그런데 안주가…

2014 봄, 칸사이 여행 – 야채가게와 밥 ‘우라야’

채소 위주의 몸에 좋은 정식을 먹을 수 있는 우라야

채소 위주의 몸에 좋은 정식을 먹을 수 있는 우라야

난바파크에서 약간의 쇼핑을 끝내고 나와, 다음 식당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불과 한 시간 전, 안티코카페에서 먹은 브런치가 전혀 소화되지 않았지만, 꾸역꾸역 더 넣어보도록 하자. 오늘 점심 식사를 할 곳은 ‘야채가게와 밥’ 이라는 컨셉의 우라야. 난바파크에서 약 1Km 정도 거리였지만, 발바닥 체력을 아껴두기 위해 택시를 탐. 우라야는 미나토마치 (湊町) 에 있는 센니치마에도리 (千日前通) 거리 변에 있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메뉴나, 영업시간등을 빼곡히 적어 둔 나무 판들이 서 있다. ‘신선야채’, ‘집 밥’, ‘야채 위주의 일일 정식을 제공합니다.’ 같은. 그러고보니, 우라야의 정식 명칭은, ‘팔백옥 (八百屋) 과 밥, 우라야’ 이다. 팔백옥이 ‘팔백가지의 야채를 파는 집’ 이라는 뜻에서 나온 것인지, 여튼 ‘야채가게’ 라는 뜻임. 나즈막한 계단을 통해 인도에서 살짝 높은 곳에 위치한 우라야 안으로 들어가 보자.

오잉? 밥집인데 '신선 야채'?

오잉? 밥집인데 ‘신선 야채’?

실내에 들어오니, 직사각형의 공간의 반이 주방, 나머지 반이 자리다. 주방과 나란히 두 줄로 놓인 테이블의 양쪽으로 일본식의 벤치식 자리가 총 4열, 그 주변을 냉장고와 식재료 들이 채우고 있다. 주방과 자리의 경계가 매우 낮은데다가 천정이 높아서 인지 넓지 않은 공간임에도 답답하지 않다. 일단 주문을 하고 좀 더 살펴보도록 하자. 징징양은 ‘우라야의 일일정식’, 나는 ‘돼지고기 생강구이 정식’ 으로 정했다. 메뉴의 뒤에 있던 푸딩, 아이스크림 같은 것도 먹어보고 싶었으나, 18:00 시 까지는 정식 메뉴외엔 준비가 되지 않는단다. 저녁에 간단한 안주와 일본주를 먹어봐도 참 좋겠다 싶었다. 한쪽 벽에는 각종 식재료들이 선반에 잘 정리되어 있다. 몇가지 과일과, 야채, 계란, 미소된장, 쌀, 스파이스와 소금 등 뭔가 품질이 굉장히 좋아보인다. 여기서 ‘탄화 소금’ 이라는 시커먼 물건을 봤는데, 처음엔 석탄 가루인줄 알았다. 소금을 고온으로 태운 것 같은데 디톡스에 효과가 있는듯. 주방 가운데는 스테인리스제 조리대가 있고, 위에 커다란 후드가 달려있다. 주인으로 보이는 젊은 남녀가 재료를 손질하고, 요리하는 것이 훤히 보인다. 오픈형 주방이라는 것이 안이 보여 위생 면에서 보다 신뢰가 간다든지 하는 면도 있지만, 그보다 보다 큰 가치는 손님이 주방과 같은 공간을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점인 것 같다. 뭐랄까 스시가게의 일렬로 나란히 마련된 자리에 앉은 그런, 요리사와 손님이 교감 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다.

징징양은 '우라야 일일정식', 대포고냥군은 '돼지 생강 구이 정식'

징징양은 ‘우라야 일일정식’, 대포고냥군은 ‘돼지 생강 구이 정식’

가게 한 켠에는 신선한 식재료를 팔고 있고

가게 한 켠에는 신선한 식재료를 팔고 있고

다른 한 쪽엔 냉장고

다른 한 쪽엔 냉장고

주방이 완전 오픈 되어 있어서인지, 왠지 신뢰가 간다

주방이 완전 오픈 되어 있어서인지, 왠지 신뢰가 간다

담배를 태우며 – 밥 집 임에도 점내에서 흡연이 가능하다! – 십 여분 기다리니 드디어 식사가 나왔다. 정말 한 눈에 보기에도 몸에 좋을 듯한 비쥬얼. 먹어 보기도 전에 맛을 알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정직한 한끼 식사, 뭐 그런 느낌이다. 징징의 ‘우라야 일일정식’ 은 밥과 미소된장국, 돼지고기 감자조림에 작은 몇가지 조림야체 등이 포함되어 있다. 신기한 건 ‘지지미’ 라고 표기된 한국식 전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일본 사람들에게도, 한국 음식은 야채 위주이고, 몸에 좋다는 느낌인 걸까. 대포고냥군은 ‘우라야 정식’ 에서 돼지고기 감자조림이 돼지고기 생강구이로 바뀐 ‘부타쇼가야키 정식’ 이다. 참 담백하고 깔끔한 맛. 여기서도 인공조미료를 쓰지 않는 곳이 인기인걸까나. 다만, 각각 정식의 메인 요리들은 양이 조금만 많았으면 좋겠…

‘야채가게와 밥, 우라야’ 는 참 괜찮은 가게다. 800엔 정도의 가격에 이렇게 정갈한 식사는 기대 이상이다. 한국에서 팔천원으로 먹던 밥은 어떤 것이 있었더라… 오사카 여행중인 분이면서, 마침 난바 근처에서, 따뜻하고 hearty 한 집 밥 같은 것이 생각나신다면, 우라야에 한번 들러보길 바란다. 뭔가 강렬하고, 색다르고, 이국적이고 그렇진 않지만 ‘참- 괜찮은’ 밥집이다.

우라야 일일정식. 돼지고기 감자조림, 된장국, 생 두부, 조림요리 2종 그리고 한국식 전

우라야 일일정식. 돼지고기 감자조림, 된장국, 생 두부, 조림요리 2종 그리고 한국식 전

돼지고기 생강 구이 정식- 부타쇼우가야키 정식

돼지고기 생강 구이 정식- 부타쇼우가야키 정식

참 정갈한 일본식 집 밥 가게, 우라야

참 정갈한 일본식 집 밥 가게, 우라야

뉴프라이드 이야기

얼마 전 70여 만원을 들여 싹 정비한 OPI 뉴프라이드

얼마 전 70여 만원을 들여 싹 정비한 OPI 뉴프라이드

지금, OPI 에서 운행중인 차량은 총 두 대다. 징징양이 모는 2007년식 뉴프라이드 디젤과 작년에 신차로 출고한 2013년식 올뉴모닝. 가끔 회사에서 자동차 이야기가 나올라치면, 대포고냥군은 농담으로 ‘나, 차 두 대 굴리는 남자야-‘ 그러고선, ‘두 대 모두 사이즈가 거기서 거기라 그렇지-‘ 하며 웃곤하는. 오늘은 그 중에서 대포고냥군과 징징양이 결혼하면서 신차로 출고했던 ‘뉴프라이드 디젤’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블로그의 백 넘버들에 의하면(?), 대포고냥군이 서울로 올라와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구입한 차는 현대자동차의 ‘투스카니’ 라는 차였다. 그것도 사회 초년생이 간 크게도 신차로. 고백하자면 처음엔 ‘클릭’ 이라는 조그마한 해치백을 구입하려고 현대자동차 대리점에 들러 이것 저것 물어보다, 우연히 옆에 전시 중이었던 투스카니가 있길래, 저건 얼마나 하냐고 물었는데… 써글 영업사원이 ‘저건 많이 비싸요-‘ 라며 도발하는 바람에 욱해서 바로 계약했다는 슬픈 이야기… 뭐 투스카니라는 차를 아는 분도 많을텐데, 비록 2004년 당시, 차 값은 무쟈게 비싸진 않았지만 문짝이 두 개인 스포츠카인 ‘척’ 하는 쿠페라, 살인적인 보험료에 – 그것도 대포고냥군 명의의 첫 보험이라 얼마나 비쌌겠… – 열심히 달려대는 바람에 유류대만 해도 참 부담 가득이었다. 거기에 차를 사자마자 큰 사고가 있었고, 그 후에 튜닝에 뭐에… 투스카니는 그 당시, 방황하는 청춘을 대변하는, 대포고냥군의 인생에 마이너스이기만 했던, 그런 차였다. 그러다, 징징양을 만나 결혼을 하면서 차를 팔게 된다.

이렇게, 내 싱글 시절의 못난 자화상 같았던 ‘투스카니’ 를 팔아 치운 것은, 대포고냥군 자신으로썬 무척이나 큰 전환점 같은 것이었다. 결혼 준비를 하다보면 반 강제적으로 자신의 경제적 상황을 직시하게 되곤 한다. 이대로는 안 된다 싶었고, 철이 들어야 되겠다 싶었고, 허세를 버려야 했다. 그렇게 시작된 ‘유부남 모드’ 의 신호탄 같은 차가 지금 징징양이 타고 있는 ‘프라이드 디젤’ 이다. 차를 선택할 당시 대포고냥군의 현실에는 이 차도 감지덕지하다 생각했다. 경유 5만원으로 600Km 를 넘게 달릴 수 있었고, 정해진 주차 공간도 없었던 신혼집엔 얘가 딱이었다. 시간은 빨리 흘러, 5월 말이 되면, 벌써 결혼한지 7년.  징징양은 아직도 뉴프라이드를 인생에서 처음으로 몰아본 차라며 무척이나 아낀다. 우리에겐 참 고마운 차, 뉴프라이드. 무일푼으로 시작한 우리가 집을 산 것도, 징징양이 면허를 취득한 후 지금까지 안전하게 운전을 하고 있는 것도 다 이 차 덕분인 것만 같다. 얼마 전 부터 징징양이 차량 하부에서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난단다. 직장을 옮기게 되어 쉬고 있는 동안, 뉴프라이드를 몰고 정비소를 다녀왔다. 스테빌라이저 로드에 문제가 있어 교체, 앞 뒤 브레이크 패드, 오일 교체, 연료필터 교체. 그리고 거금을 들여 엔진 마운트를 교체했다. 몇 년 전부터 이상하게도 엔진 파워가 떨어지는 느낌이었는데, 마운트 쪽 문제였던지 교체 후엔 다시 무섭게 달려주기 시작했다.

사실, 뉴프라이드가 7년이 되는 시점이 다가오면서, 얼마 전 부터 차량 교체를 생각 해 왔었다. ‘나이가 들어가는 차에 점점 유지보수 비용은 늘어만 갈 것 같아서’ 라는 이유였지만, 뭐 조금 더 좋은 차를 가지고 싶었던 핑계였지 싶다. 수입차 매장들을 둘러보고, 시승도 해 보면서 잠깐 들뜨기도 했었는데 이런 저런 상황을 고려해서 좀 더 타는 것으로 결정했다. 아무리 엔트리급 차량이라 해도, 우리 형편에 수입차가 과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작년에 경차를 하나 추가하고 나서 부턴, 뉴프라이드는 징징양 차, 모닝은 내 차, 이렇게 굳어 버렸다. 아직 뉴프라이드만 몰아본 징징양은 아직도 얘가 세상에서 가장 빠르고 힘센 차인줄만 알고 있다지만, 결국 내가 타던 차를 물려 받은 것이고 해서 늘 신경이 쓰인다. 차가 크든 작든, 새 차라는 건 나름의 의미가 있으니까… 언젠간 징징양에게 멋진, ‘새’ 차를 태워주겠다고 ‘약속’ 만 해 본다.

ps. 그나저나 넥서스5 사진 정말 잘 나오는듯. 호오…

징징양 얼굴 타지 말라고 비싼 열차단 필름을!

징징양 얼굴 타지 말라고 비싼 열차단 필름을!

2014 봄, 칸사이 여행 – 난바파크, 안티코카페

쓰리샷인건가! 트리프레소-

쓰리샷인건가! 트리프레소-

둘째 날은 오사카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내일은 일찍부터 고베로 이동해야 함. 무계획 여행 전문인들인 대포고냥군과 징징양은 오전에 호텔에서 당일 가 볼 곳들을 대- 에- 충- 정해 본다. 일단 오늘은 난바, 신사이바시, 도톤보리 쪽에서만 움직이는 것으로. 어제 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산 맥심 트리프레소 이거 괜찮은 것 같다. ‘밀크가 좋은 3배 농축 에스프레소’ 라… 뭔가 이런 빨대로 찔러 마시는 커피류 치고는 엄청 진한 느낌. 정신이 훅- 들어온다. 자자- 너무 늦기 전에 어서 난바로 이동하자. 미도스지센 지하철을 타고 난바역으로. 그리고 난바 파크로 연결되는 길고 긴 지하 상가를 통과하는데, 롯데리아에서 ’10미터급 진격의거인 포식세트’ 라는 걸 팔고 있다. 자세히 보니, 치즈타워 버거를 5미터 급, 7미터 급, 10미터 급 – 미터라는게 패티의 장 수다 – 세 가지 중에서 선택 할 수 있고, 거기에, 진격의 거인에서 나오는 입체기동장치와 칼을 모델링한 키 홀더를 묶어 파는 세트. ㅇㅅ의 앨런 오야, 나이 마흔이 넘은 난… 왜 이런 걸 알고 있는 거니? 그나저나 패티 열 장이 들어간 치즈 버거를 먹을 순 있는건가. 흡연석이 롯데리아에 있다는 것에 더 관심이 가는 대포고냥군. 그것도 지하 아케이드 내에 있는 매장인데! 여튼 난바 파크까지 계속- 계속- 걷자.

'10미터급 진격의 거인 포식세트' 보다 롯데리아에 흡연석이 있다는 것에 더 관심이...

’10미터급 진격의 거인 포식세트’ 보다 롯데리아에 흡연석이 있다는 것에 더 관심이…

난바파크 도착!

난바파크 도착!

난바 파크에 도착! 난바의 쇼핑 포인트라면 ‘난바 시티’ 와 ‘난바 파크’ 가 대표적인데, 시티는 브랜드 품에, 파크는 좀더 캐쥬얼한 브랜드와 잡화에 집중하는 느낌이다. 난바 파크는 옥상이 정원이라 친 환경 건물로 유명하다는. 여튼, 여기에 어제 L 사이즈가 없어 사지 못햇던 백앤나운의 또 다른 매장이 있다. 징징양이 당이 떨어졌는지 배가 고프다고 징징대고 있다. 가방은 일단 얘를 좀 먹이고 가는 걸로. 난바역에서 난바 파크로 연결되는 통로를 나오자 마자 ‘안티코 카페 알아비스’ 라는 이탈리안 카페를 발견. 징징양의 말에 의하면, 롯폰기힐즈에도 브랜치가 있는 좋은 카페란다. 좀 찾아보니, 나중에 가보기로 한 HARBS 와 같은 그룹 – 시게미츠 – 에서 운영하는 듯 함. 평일 오전이라 한산한 것이 참 좋다. 역시 남들이 일 할때 놀러다녀야 하는?

내부는 앤틱계 임에도, 아주 올드한 느낌은 아니다. 그렇다고 경직된 분위기도 아닌것이 적당히 캐쥬얼하고 현대적임. 입구에 들어서면 왼쪽에 정. 말. 맛있어 보이는 샌드위치로 가득 찬 쇼케이스가 시선을 압도한다. 대포고냥군과 징징양은 한참을 그냥 멍하니 쇼케이스 앞에서 손가락을 빨고 있었다능. 샌드위치 말고도 슈크림이 꽉꽉 들어찬 비니에와 젤라또와 같이 서브되는 프랜치토스트, 쇼콜라 같은 커피와 같이 즐길 수 있는 스낵류도 참 맛있어 보인다. 우리는 간단히 요기를 할 겸해서 라테 두 잔과, 샌드위치 2 종을 주문하기로 했다. 징징은 ‘콧코’ 라는 에그, 소시지, 오이 샌드위치를, 난, 모짜렐라와 파르미제노 크림, 햄이 들어간 샌드위치. 아… 이건 뭐… 이 카페 브랜드의 컨셉이 ‘캐쥬얼’ 한 이탈리안 카페라는데, 보통 한국에서 ‘캐쥬얼’ 이라 불리는 그런 완성도가 아니다. 파니니나 샌드위치에 쓰이는 모든 빵은 타 회사에서 납품 받지 않고, 직접 만들고 있고 햄과 소시지를 비롯한 재료들이 정말 신선하다. 안티코 카페 알아비스 웹사이트의 브랜드 소개에 이런 말이 있다. ‘이탈리아 생활에서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인 바르 (bar) 를 컨셉으로…’ 음식을 맛 보고 난 후에서야, 컨셉에 대해 납득을 하게 됐달까.

유럽유럽스러운 안티코 카페

유럽유럽스러운 안티코 카페

차분차분 고풍고풍 분위기

차분차분 고풍고풍 분위기

아아- 아름다운 샌드위치들을 보라!

아아- 아름다운 샌드위치들을 보라!

스피나치 (시금치) 샌드위치

스피나치 (시금치) 샌드위치

샌드위치 외에도 이것저것 많다

샌드위치 외에도 이것저것 많다

징징양은 콧코 - 달걀과 햄 그리고 오이 샌드위치. 430엔

징징양은 콧코 – 달걀과 햄 그리고 오이 샌드위치. 430엔

대포고냥군은 모짜렐라와 파르미제노 크림 샌드위치. 460엔

대포고냥군은 모짜렐라와 파르미제노 크림 샌드위치. 460엔

다음에 다시 ‘안티코 카페 알아비스’ 에 들를 기회가 있다면, 꼭 크림브륄레를 맛보겠다. 뒤 늦게 여기저기 찾아보니 다들 권하던데 어느 정도길래… 일본에서 여기저기 카페를 다녀보면, 정말 그 퀄리티에 깜. 짝. 놀라게 된다. 커피 맛은 더 말 할 것도 없거니와, 인적이 드문 뒷 골목 구석의 카페에서 서브되는 음식들을 먹어보면, 기본적으로 일본에서 카페라는 업종이 지키고 있는 그 수준 자체가 너무나 높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서비스 마인드까지. 여행을 하던 내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식사를 하고, 쇼핑을 하던 중 만난 직원들로 인해, 조금이라도 언짢았던 기억은 전혀 없었던 것 같다. 지하철 역사 내, 정말 간단한 카페에서 조차 진중하게 자기 맡은 일을 하는 사람들. 어떤 형태든 손님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업종에선 정말 당연한 미덕에 대해서 왜, 대포고냥군은 여기 일본에서 감동받고 있는 것일까. 세계로 브랜치를 확대 하고 있다는 국내의 모 커피 프랜차이즈, 그런식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생각이 듬. ‘포기해… 포기하면 편해.’

간단히 요기를 한 후, 난바 파크의 꼼데가르송에서 이것 저것 선물도 사고, 징징의 줄무늬 티셔츠 – 사도사도 끝이 없는 줄무늬 티셔츠의 블랙홀 – 도 하나 삼. 3층의 백앤나운에선 검정색 툴백 L 사이즈를 성공적으로 GET 함. 돌아와서 포스팅을 쓰다보니, 난바 파크를 좀 더 꼼꼼히 구경해 볼껄 하는 후회도 살짝 든다. 자- 이제 또 점심을 먹으러 가야지? 그럼 방금 먹었던 안티코 카페 알아비스에서의 그건 뭐였담… 이 쯤에서 우린 이번 우리의 여행의 컨셉이 ‘먹방’ 이라는 것을 다시금 떠올려야겠다.

다음 포스팅에서 만나요!

징징양은 꼼데가르송에 눈이 뒤집히고...

징징양은 꼼데가르송에 눈이 뒤집히고…

2014 봄, 칸사이 여행 – 네기야키 야마모토 등

오사카에서 빨간 관람차가 보이면?

오사카에서 빨간 관람차가 보이면?

일본여행 초보 시절에는, 낮에 해가 떠 있는 동안 발이 터져라 여기 저기를 다니다가 저녁이 되면 편의점에서 맥주와 안주 거리를 사서 일찍 숙소로 들어가 쉬었던 것 같은데, 언젠가 부터 일본의 밤도 궁금해 졌달까? 아마 지난 일본여행 부터, 술집을 찾아 다니게 되었던 것 같다. 그것도 점점 뭔가 하드코어 (?) 해 져서, 여행 책자에 나오지 않는, 일본인들만 아는 그런 곳을 찾아 다니려고 하는 경향이… 여튼, 이 포스팅은 칸사이 여행의 첫 날의 음주에 대해서 쓸까 한다. 사실, 첫 날의 음주 장소는 따로 정해져 있었다. 쿠보 (久房) 라는 이자카야 였는데, 먼 길을 추적추적 비까지 맞으면서 열심히 걸어 갔더니, 문을 닫았더라는. 정기휴일이었으면 문에 뭔가라도 걸려 있었을 것 같은데, 그런 것도 없고 해서 문을 닫았나 싶었다. 그래, 우리 지난 오사카 여행 때 먹었던 네기야키나 먹자구. 일단, 네기야키 야마모토는 오사카에만 몇 개의 점포가 있는데, 일본의 타 지역에는 브랜치가 없는 것으로 보아 오사카가 원래 근거지인듯. 우리가 갈 네기야키 야마모토 우메다 에스트점 (梅田エスト店) 은 햅파이브 (HEP Five) 의 빨간 관람차 근처에 있다. 정확한 주소는 大阪市北区角田町3-25 エストE27.

그런데 여기는 올 때 마다 대여섯 명의 대기열이 있다. 줄을 서서 먹는 것으로 보면, 그렇게 캐쥬얼한 음식은 아닌건가… 입구 한켠에 5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대기자들을 위한 의자가 나란히 놓여있고, 그 외엔 바깥에 서 있어야 한다. 비도 추적추적 오는데도 무조건 기다림. 의외로 줄은 빨리 줄어든다. 바깥에서 징징양이랑, 지난 번엔 네기야키 하나를 둘로 나눠 먹은 것이 아쉬웠다느니, 오늘은 엄청 먹어주겠다느니 잡담을 하고 있으니, 우리 차례라고 불러줌. 앗, 이번엔 바 자리가 아니다. 안쪽에도 철판이 달린 테이블들이 꽤 있구나.  일단 목이 마르니, 징징은 생맥주를, 나는 유자 츄하이.

비도 오는데 좀 빨리 들여보내 줬으면...

비도 오는데 좀 빨리 들여보내 줬으면…

이 날은 테이블에 앉음- 징징은 나마비루-

이 날은 테이블에 앉음- 징징은 나마비루-

대포고냥군은 츄하이-

대포고냥군은 츄하이-

네기야키는 야마모토의 시그니쳐 메뉴인 스지네기로-

네기야키는 야마모토의 시그니쳐 메뉴인 스지네기로-

지난 번에는, 아마도 규니쿠네기 (소고기 네기야키) 를 먹었던 것 같은데… 사실 여기의 시그니쳐 메뉴는 스지네기 (소 힘줄 네기야키) 라고 들었다. 그 외에도 메뉴가 엄청 많다. 오징어, 소고기, 돼지고기, 소 힘줄, 새우, 가리비, 겨울 한정 메뉴인 굴 네기야키… 거기에 오징어, 소고기, 돼지고기가 함께 들어간 듯한 디럭스네기, 해산물 콤보의 해산물네기, 네가지 재료가 들어간 하이디럭스네기 라는 것도! 그리고, 이번엔 네기야키 말고 다른 메뉴도 하나 주문해 보기로. 오코노미야키도 있고, 야키소바도 있고, 철판 구이라는 것도 있다. 음… 야키소바로! 꽤 기다려서 네기야키가 나왔다. 바 자리든, 테이블 자리든 붙어있는 철판은 정말 미묘한 온도를 유지하는 듯하다. 뭔가 음식이 탈 온도 보단 낮고, 보온을 위한 것이라기엔 살짝 높은. 그래서 뭔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바삭해 지기만 할 뿐, 시커멓게 타진 않는다.

먼저 스지네기! 아… 이거 정말 맛있음. 사진을 보니 또 입안에 침이 고이는데, 말캉한 곤약이랑 정말 부드러운 소 힘줄이 끝내준다. 스지 (소 힘줄) 를 사용한 음식을 처음 먹어보는 것 같은데, 뭔가 먹어보기 전에는 엄청 질기고 그런 걸 상상했다. 완전 반대라는. 먼저 나온 스지네기를 반씩 나눠 먹다가 또, 하나씩 시킬걸 하는 생각을 함. 근데 뭐 야키소바도 주문했으니까 괜찮겠지 하지만 역시 조금 아쉽… 스지네기를 다 먹어갈 때 쯤, 야키소바를 내 줌. 왠지 모르겠으나, 일본을 정말 자주 다녀본 대포고냥군도 야키소바를 가게에서 먹어본 일은 처음인듯 하다. 그게… UFO 같은 걸출한 인스턴트 야키소바가 많아서 그런것인진 모르겠지만 말이다. 여튼, 생전 일본 가게에서 처음 먹는 야키소바. 아 이건 뭔가 다르다. 내가 알던 야키소바랑은 뭔가 달라. 이런게 야키소바라는 것인가! 대략 기본적인 맛은 비슷한데도 소스랑, 생강이랑, 면이랑 모든것이 다르다. 정말 인스턴트 라면과 생라면의 차이 정도랄까… 뭔가 먹다보면 철판에 구워져서 마지막엔 바삭해진 면을 먹게되는데, 난 이게 왤케 맛있는지… 다음에 일본에 올 땐, 야키소바만 전문으로 하는 가게를 한 번 들러봐야겠다.

오아- 스지네기 정말 맛있다-

오아- 스지네기 정말 맛있다-

야키소바!

야키소바!

고치소우사마데시타! 다시 올께- 야마모토!

고치소우사마데시타! 다시 올께- 야마모토!

야마모토에서 맥주 한 잔과 츄하이를 먹은 것으로는 아쉽다! 둘이 살짝 발그레 해진 채로 더 남쪽으로 남쪽으로. 또 발바닥이 한계라고 울부짖을 쯤, 소네자키 (曾根崎) 근처에서 나름 2차를 가기로! 근데 징징양이 나름 검색을 하더니, 토리키조쿠 (鳥貴族) 라는 곳을 찾았단다. 구글 맵이 알려주는 근처를 돌고 돌아도 찾기 힘듬! 결국 찾았는데, 이건 매우매우 험블한 야키토리 가게군. 뭔가 분당 서현의 지하 포장마차 같은 비쥬얼의 토리키조쿠는 나중에 안 것이지만, 정말정말 대중적인 야키토리 체인이었다는. 우리가 갔던 곳도 뭐 백십몇호점 이라던가;;; 그 후에 오사카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니 한 블럭 건너 토리키조쿠가 보인다. 여튼, 체험! 저가 야키토리 체인! 가게 앞에는 대기자를 위한 의자가 세개 쯤 있고, 그 옆에 뭔가 은행의 대기표 뽑는 기계 같은 것이 떡 하니 있다. 이리저리 눌러보니, 일행이 몇인지, 미성년자가 있는지 이런 걸 입력 받음. 그러고선 대기표가 나옴. 안에 직원은 나와 보지도 않음 ㅎㅎㅎ. 뭐 일본 여행 프로페셔널이라면 덤덤하게 기다려주지. 10여분을 기다리니, 뭔가 엄청 하이톤의 목소리를 가진 남자 직원이 나와서 들어오란다.

먼저 음료 부터 주문하라는. 아니 메뉴나 주고 주문하라고 하셔야… 일단 츄하이 두 잔. 그리고 징징양이 이상한 괴식을 주문함. 모찌고로케 같은 이름이었던 것 같은데, 속에 까망베르 치즈가… 그리고 겉엔 버터 조각까지 녹고 있어! 뭐 아래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딱 그 비쥬얼 같은 맛임. 그리고 닭껍질 구이를 시켜볼까나… 대부분의 메뉴는 타레 (소스) 와 시오 (소금) 으로 나뉘어 있는데, 예를 들면 닭껍질 구이도, ‘카와타레’ 와 ‘카와시오’ 로 되어 있는 식이다. 닭껍질 구이는 소스로, 닭다리구이는 소금구이로 주문했는데, 역시 소금구이가 깔끔하고 우리 스타일인듯? 그리고 규가쿠 (牛角) 의 시오캬베츠 – 양배추에  샐러드 오일과 소금으로만 간을 한 안주 – 를 생각하고 주문했던 양배추는 규가쿠의 그것과는 조금 달랐다. 근데 뭐, 제한 없이 리필 해 준다니… 여튼, 토리키조쿠에선 츄하이 두잔씩이랑 약간의 안주를 먹고선 끝. 다음 날엔 더 고급고급한 곳으로 가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숙소로 귀환.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 포스팅에서 만나요!

점보 야키토리, 토리키조쿠-

점보 야키토리, 토리키조쿠-

징징이 주문한, 까망베르 코로케

징징이 주문한, 까망베르 코로케

양념 닭껍질 구이, 카와타레

양념 닭껍질 구이, 카와타레

얼마든지 리필해 주는 카베츠

얼마든지 리필해 주는 카베츠

다리살 소금구이, 모모키조쿠야키

다리살 소금구이, 모모키조쿠야키

2014 봄, 칸사이 여행 – BAG’n’NOUN

그랜드 프론트 오사카에서 뭔가 사야 할 것이 있음

그랜드 프론트 오사카에서 뭔가 사야 할 것이 있음

오사카에 도착하던 첫 날, 요도야바시역 근처 였던 호텔에 짐을 놓고 바로 우메다 쪽으로 나가기로 함. 남북으로 운행하는 미도스지센을 따라 위치한 난바, 도톤보리 – 신사이바시 – 우메다 사이에 오사카 대부분의 상업지구가 몰려 있다능. 난바, 도톤보리는 유흥가, 신사이바시 쪽은 백화점과 명품샵들이, 우메다는 업무지구 + 상업지구 랄까. 일단 징징양이 백앤나운 (BAG’n’NOUN) 매장이 있는 우메다로 가자심. 요도야바시 역과 우메다 역은 한 정거장 거리라 거리도 구경할 겸해서 그냥 걸어 가자고 했는데, 완! 전! 판단 미스였다. 예상보다 한참 멀어서 둘 다 발바닥에 치명적인 내상을 입음. 밴시몽 신은 징징, 너 정말 괜찮은 거니…? 그랜드 프론트 오사카에 도착할 즈음엔 발바닥에서 불이나 하늘로 솟을 것 같아짐. 게다가 살짝 비까지 내리네… 우아- 근데 그랜드 프론트 오사카는 정말 크다. 아니 근데… 일본에 올 때마다 느끼는 점이, 일본 인구가 1억 2천만, 한국이 5천만으로 약 2.4배 정도인데, 내수시장의 사이즈는 이렇게 차이가 나나 싶다. 이렇게 초 거대 쇼핑몰이 난바에도 있고, 신사이바시에도 있고, 우메다에도! 뭔가 규모의 경제란 중요한 것이다 싶다.

우메키타 (북우메다 지역) 에 있는 그랜드 프론트 오사카는 두 개 건물로 만들어진 정말 거대한 쇼핑포인트다. 2013년에 오픈해서 그런지 뭔가 새삥새삥 냄새가 막 난다. 두 개 동 중 하나는 대부분 오피스인듯하고, 한큐 우메다 역, 오사카 역이랑 연결이 되는데다 주변에 요도바시카메라, 한큐, 한신백화점 등이 몰려 있어 트래픽도 어마어마 하다. 아… 이 많은 점포들이 다 운영, 유지 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1층엔 파나소닉의 쇼룸이 있는데 그냥 전기가전 업체인줄로만 알고 있었건만, 전기, 광학, 식품, 뷰티, 건강 등 정말 별별 사업부가 다 있다. 위로 한층 한층 올라가며 구경하는데, 뭔가 부담스런 명품 샵들이 아닌 대포고냥군과 징징양이 좋아라 하는 자잘하고 소박소박한 그런 브랜드들이 보임. 우리는 역시 가난하면서도 행복한 부부인가 봉가. 드뎌 백앤나운 매장을 3층에서 발견. 근데 한글로 백앤나운이라 쓰는게 맞는지 몰겠다. 일본어 사이트에선 박근나운 (バッグンナウン) 이라 적어놨던데, 사실 영어로도 백 응 (작게) 나운, 이라 읽겠다만… 왠지 ‘박근’ 이라 읽는것 조차 싫고도? ㅅㅂ. 여튼 대포고냥군과 징징이 백앤나운 가방을 처음 알게 된건, 디앤디파트먼트 (D&Department) 의 온라인 샵에서다. 지금도 징징이 잘 메고 댕기는 화이트 캔버스 툴백 (Toolbag) 을 발견하고서 너무너무 맘에 들었던 기억이… 나도 빅사이즈 툴백을 사고 싶었건만…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일본에 갈 일 있으면 사는것으로 했었다능.

꼭 와 보고 싶었던 BAG’n’NOUN 매장

꼭 와 보고 싶었던 BAG’n’NOUN 매장

아- 정말 알록달록 예쁜 가방이 가득이다. 대부분 캔버스 소재 위주인데, 천막 원단 처럼 비닐 코팅이 된 것도 있고, 특이하게 코듀라 – Cordura : 듀퐁사가 만든 강화섬유 – 로 만들어진 것도 있다. 개 중에, 대포고냥군이 생각하는 최고는 툴백 (Toolbag) 이라 불리는 가방. 가로보다 세로가 긴 자루같은 형태에, 쇼핑백 같은 약간은 짧은 손잡이와 어깨끈이 달린 가방. 사이즈도 징징의 툴백을 샀던 당시엔 기본 사이즈와 빅 사이즈만 있었는데, 지금은 미니사이즈도 나왔네? 그래서 징징도 네이비 미니사이즈 툴백을 하나 구입함. 나중에 징징 블로그에서 등장할 것으로 예상함. 같은 사이즈의 툴백 사이에도 재질에 약간씩 차이가 있다. 같은 캔버스라도 약간 거칠게 짜여진 것과 약간 라이트 한 것, 손잡이가 가죽인것과 캔버스 인것 등 바리에이션이 꽤 많다. 대포고냥군은 매장에서 정신줄을 놓은 나머지 기본 사이즈 툴백을 이것저것 착용 해 보았으나, 뭔가 어른이 신발주머니를 어깨에 걸친 것 같은 비쥬얼에 좌절. 역시나 L 사이즈 아니면 안되겠음. 근데 우메다 백앤나운 매장엔 L 사이즈가 하나도 없고요- 털썩… 결국, 매장 사진은 그랜드 프론트 오사카 점에서 찍고, 구입은 난바 매장에서 하게 됨. 그래도 뭐 샀으니 됐다능. 냐냐냐-

대포고냥군이 구입한 백앤나운 라지사이즈 툴백은, 코듀라 소재로 아주 튼튼하다. 다만, 코듀라 원단의 특성상 컬러는 검정 하나. 나는 사실, 샤방샤방 흰색 캔버스 소재의 라지사이즈 툴백을 사고 싶어서 몇 번이고 걸쳤다 내려놨다를 반복했지만, 때 묻는 것이 감당 되지 않을 거라는 징징 이야기에 포기, 결국 이 것으로 삼. 라지사이즈 툴백은 특이한 것이 가방 옆 쪽으로 지퍼 라인이 쭉 달려 있어, 열었을 경우, 가방 크기가 더 커진다. 별로 열어서 사용할 일은 없겠지만… 기본사이즈에 비해 라지는 크기가 상당히 커져서 어지간한 짐은 다 들어갈 것 같…  다만, 내부에 포켓은 단 하나, 파티션도 없어서 가방 안에 카오스가 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우리가 칸사이 여행을 하면서 들렀던 백앤나운 매장 두군데에서 모두, 매장 직원에게 ‘백앤나운 이라는 브랜드를 어떻게 아셨어요?’ 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러이렇게 D&D 사이트에서 알았다고 하자, 다들 신기해 하더라는.

+ 한국 제주도에도 ‘나나테라스’ 라는 편집샵 형태의 매장에 백앤나운이 들어와 있단다. 참고하시길.

짜잔- 이것은...

짜잔- 이것은…

TOOLBAG “L / BLACK”

TOOLBAG “L / BLACK”

우앙- 아빠 나 여기 들어가고 싶다능-

우앙- 아빠 나 여기 들어가고 싶다능-

대포고양이의 야옹질 Powered by WP

Wordpress-Wordel

2006년도에 티스토리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설치형 블로그 플랫폼인 테터툴즈로 처음 블로그를 시작한 후, 다음의 티스토리로 옮겨 거의 6-7 년간을 운영하고 있는 ‘대포고양이의 야옹질’. 태터툴즈는 그 당시 무버블타입 (Movable Type), 워드프레스 (WordPress) 와 더불어 정말 뛰어난 설치형 블로그 플랫폼이었다. 그 태터툴즈를 다음과 구글이 서비스형 블로그로 형태를 바꾸어 자사 서비의 하나로 흡수하게 되는데, 다음의 ‘티스토리’ , 구글의 ‘텍스트큐브’ 가 그것이다. 기존의 설치형 태터툴즈는, ‘텍스트큐브.org’ 로 겨우 명맥을 이어 가게 된다. 그러다 구글은, 텍스트큐브의 기술과 인력만 쏙 빼먹고선 서비스 중단. 다음의 ‘티스토리’ 는 지금까지도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잘 해오곤 있지만, 역시나 ‘포털의 블로그 서비스’ 정도 수준. 혁신도, 발전도 없는 포털의 구색 맞추기식 블로그 서비스로써의 티스토리.

그렇다고 블로그 같지도 않은 네이버 블로그는 도저히 못 쓰겠더라는. 블로그에 왜 이웃이 있으며, 또, 그네들에게만 글을 공개하는 기능이 왜 있어야 하며, RSS 피드는 요약본만 제공해 전문을 읽으려면 자사 서비스로 접속을 강요하고, 스킨은 폐쇄적인데다가, 왜 그렇게 ‘XX맘’ 들은 많고 영혼없는 댓글들만 넘쳐나는 것일까. 이런, 네이버 블로그에 비해, 티스토리는 그나마 블로그 같은 블로그였고, 과거 테터툴즈 부터 이어오던 TTXML 방식의 백업 이라든지, 풀 RSS 피드… 아니, 맘먹고 해외의 블로그 플랫폼으로 옮기지 않는 한, 티스토리의 대안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2-3년 전 부터 티스토리 서비스는 정말 정체되어 버렸다. 플러그인은 신규 개발되지 않은지 오래되었고, 그나마 포털인 ‘다음’ 의 입장에서 좀 중요한 포인트인듯 한 ‘모바일’ 티스토리 페이지나 끼적끼적… 그러나 티스토리를 벗어나게끔 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다. 사실, 대포고냥군이 티스토리에 건의했던 기능이 하나 있었는데, 티스토리에서는 업로드한 이미지 사이즈가 포스팅 사이즈 보다 큰 경우, 글에서 이미지 클릭시 원래 이미지를 팝업으로 보여주도록 자동으로 하이퍼링크를 걸어버린다. 이 팝업 링크를 비 활성화 할 수 있도록 건의 했었던 것인데, 이유는 다음과 같다. 최근, 애플의 레티나디스플레이는 물리적으로 전통적인 디스플레이보다 가로 세로 픽셀 수가 두 배가 많으므로 – 총 픽셀 수는 4배 – 웹에서 이미지를 픽셀과 1:1 매칭이 되도록 보여주기 위해서는, 업로드하는 이미지 사이즈가 웹 표시 사이즈보다 가로 세로 각각 두 배의 픽셀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면, 대포고양이의 야옹질에선 전통적인 디스플레이 기준으로 600X400px 의 이미지를 사용하는데, 레티나 디스플레이에서 제대로 보여주려면, 1200X800px 의 이미지를 업로드 하고, 웹 상 코드에선 600X400px 로 정의해 주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식으로 티스토리에 올리면, 업로드 된 이미지가 표시 이미지 사이즈 보다 크다보니 이미지 클릭시 무조건 팝업으로 원본 이미지를 보여주는데, 이 팝업으로 보여주는 이미지도 웹 팝업이다 보니, 팝업 창 크기만 1200X800px 일 뿐, 뿌옇다. 제대로 보여주려면, 2400X1600px 이미지가 필요하겠죠? 아마도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일것이지만, 애플의 OSX 만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은 PC 진영에서도 DPI – Dot per inch – 를 200% 설정으로 사용할 것을 전제로 하는 3K, 4K 디스플레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지금, 고해상도 디바이스의 지원은 필수라 생각한다. 컴퓨팅 환경은 제쳐 놓더라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레티나 아이패드나, 풀 HD 이상의 안드로이드 모바일 단말을 사용하고 있지 않은가. 이미지에 선택적으로 하이퍼링크를 걸수 있도록 하는 것이 뭐가 그리 힘들다고 말이다. 다음 측에 이런 내용의 길고 긴 건의 사항을 적고서 바로 다음날, 건의 감사하다며 빨리 적용될 수 있게 하겠다는 회신이 왔으나, 일년이 다 지나가도록 반영은 되지 않고 있다. 정말 실망. 티스토리는 끝났구나 싶었다.

이젠 다른 블로그 플랫폼이 필요했다. 우선, 국내의 서비스형 블로그는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지원 등 해서 이런 저런 조건에 맞지 않았다. 그럼, 대포고냥군 집에서 운영중인 맥미니 서버에서 돌리는 것으로 하자. 텍스트큐브를 설치해서 운영할까 하는 생각도 했었으나, 텍스트큐브 최신버젼 조차도 티스토리와 그닥 다를 것이 없는데다, 거의 버려졌다 싶을 정도로 신 버젼의 개발이 더딘 상태. 그래, 이 참에 워드프레스로 가기로 했다. 완벽한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지원, 찾아보면 없는 기능이 없을 정도의 방대한 플러그인, 획일화된 포맷을 벗어난 수 많은 스킨들, 완벽한 반응형 웹 등 참 뜯어 볼 수록 대단한 플랫폼이다. 과거 티스토리 시절 블로그 데이터도 어떤 훌륭한 분께서 TTXML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툴을 만들어 주셔서, 쉽게 옮겨올 수 있었다. 지금은 최근 한 해 동안 썼던 포스팅 만 열어둔 상태이나, 모두 잘 저장되어 있고 이제부터 하나하나 오픈할 예정 🙂 얼마 전 부터 업데이트 하기 시작한, ‘2014 봄, 칸사이 여행’ 포스팅 부터, ‘대포고양이의 야옹질’ 의 모든 이미지는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도록 업로드 하고 있으니, 아이패드, 아이폰, 안드로이드 폰, 맥북프로 레티나 등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의 진가를 맛보시길 바란다!

2014 봄, 칸사이 여행 – 동양정 (東洋亭)

백 년 역사의 경양식 - 동양정

백 년 역사의 경양식 – 동양정

작년엔 이사도 있었고, 이러저러한 사정이 있어 매 년 가곤 했었던 여행을 가지 못했다. 게다가 쌓여있던 항공사 마일리지도 소진할 겸 해서 벚꽃이 피크에 달하던 4월 첫째 주에 출발한 칸사이 여행. 칸사이라면 오사카, 쿄토, 나라, 고베 정도 일텐데, 올해는 느슨느슨 쉴 겸 해서 오사카와 고베만 둘러보고 오는 것으로 정했다. 김포에서 출발, 칸사이공항에 내려 한 시간 가까이 난카이센 (南海線) 을 타고 난바 (難波) 역에 내렸다. 우리가 오사카에 머무는 동안 묵을 호텔은 미도스지센 (御堂筋線) 으로 난바에서 세 정거장 떨어진 요도야바시 (淀屋橋) 역에 있었는데, 호텔로 가기 전에 이번 여행에서의 첫 식사를 하기로. 징징이 주변에 유명한 경양식 집이 있단다. 난바역에 있는 백화점 타카시마야 (高島屋) 의 7층에 위치한 동양정 (東洋亭). 아, 사실 이번 여행을 오사카와 쿄토가 아니라 고베로 정한 것은 일본의 경양식과 디저트를 질릴정도로 먹어보고 싶어서였… 그 쳐묵쳐묵 여행의 첫 경양식, 동양정이다.

동양정은 타카시마야의 7층 엘리베이터 앞에 있는데, 문이 열리자 마자 가게 앞에 늘어선 엄청난 대기열에 깜짝 놀랐다. 아무리 점심시간인 것을 감안해도 서른 명이 넘는 줄 앞에서는 잠깐 갈등한 대포고냥군과 징징양. 그래도 ‘맛있는 음식’ 이 올해 여행의 테마인데 무조건 기다려야겠다. 그런데 의외로 대기열이 빨리 줄어드네? 동양정 입구에서 벽을 따라 서른개 가까운 의자들이 줄지어 놓여 있는데, 한 무리의 사람들이 식당으로 들어갈 때마다 옆 의자로 옮기는 것이 고역이다. 게다가 우리 바로 옆엔 무릎이 좋지 않아 보이는 아주머니가 계셨는데 참 안쓰러워 보였… 그렇게 30여 분을 옆으로 옆으로 옮겨, 드뎌 입장!

동양정의 특기인 토마토 젤리, 카레 레토르트, 토마토 샐러드 소스를 팔고 있음

동양정의 특기인 토마토 젤리, 카레 레토르트, 토마토 샐러드 소스를 팔고 있음

디저트가 포함된 B 세트로 정했다

디저트가 포함된 B 세트로 정했다

다들, 런치를 먹는 것 같으니 우리도 일단 런치를 봄. 런치는 토마토샐러드 + 메인요리 + 바게트 빵 혹은 라이스 로 구성된 세트 A (1,260엔) 와 A 세트에 커피, 밀크티 등 음료와 일곱가지의 디저트 중에 하나를 선택해 추가 할 수 있는 B 세트 (1,640엔) 이 있군. 징징은 A 세트를 먹겠다고 했다가 줏대없이 날 따라 B 세트로 주문. 메인요리는 가장 유명한 일본식 햄버거스테이크를 포함해서 몇가지가 있는데, 우선 햄버거스테이크를 먹어야겠지? 그리고 빵 하나, 라이스 하나. 디저트는 푸딩 하나와 몽블랑 하나. 음료는 밀크티와 스트레이트 홍차. 주문을 마치면 일회용이지만 따뜻하고 보송보송한 물티슈를 주는데 별 것 아니지만 이런 배려가 뭔가 안심하고 마음을 내려놓게 한달까. 여튼 좋다는 말이다.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이리저리 가게를 둘러보았다. 헉, 1897년 설립. 지금은 백화점의 고급 식당가에 있긴 하지만 무려 백 년이 넘은 가게다. 그 백화점이라는 다카시마야도 1831년에 설립, 칸사이지방을 중심으로 20여개 점포를 가진 정말 역사 깊은 백화점이라능. 뭔가 일본이라는 나라는 확실히 서양 문물을 빨리 받아들였던 것은 사실인것 같다. 우리가 평소에 우습게 생각하는 햄버거스테이크 – 그것도 함박스테이크 – 가 여기에선 한 가게에서 100년을 지속할 수 있는 메인 메뉴라는 것이 참으로 대단하다. 100년동안 햄버거스테이크에 집중했는데 어찌 경지에 이르지 않을 수 있겠나 싶은 생각…

커트러리가 담긴 바스켓이 나오고

커트러리가 담긴 바스켓이 나오고

그러고 보니 1897년에 개업해 100년이 훨씬 지났다

그러고 보니 1897년에 개업해 100년이 훨씬 지났다

먼저, 토마토 샐러드가 나왔다. 얼핏 보면 껍질을 깐 중간 사이즈 토마토에 약간은 붉어보이는 사우전아일랜드소스 같은 것을 끼얹은 비쥬얼인데, 나이프로 잘라 맛을 보면 그 맛이… 기가 막힌다. 토마토는 정말 신선하고 살짝 얼려 서빙된다. 뭔가 달짝지근하고 새콤한 소스에 절여져 있는데 이 토마토의 특징인지는 모르겠으나 산미가 매우 적고 매우 달다. 위에 얹어진 샐러드 소스도 정말 절묘하게 어울리는데, 아래 깔린 캐비지 + 오이 + 참치 샐러드가 초 예술이다. 뭔가 참치 슈나페 같은 맛인데 토마토의 신선함과 그 참치 샐러드의 짭짤한 맛의 궁합이… 아, 그냥 가서 먹어보세요!

오므라이스 장인 홋쿄쿠세이 (北極星) 이나, 긴자의 츠바메그릴 같은 일본의 유명한 경양식 가게를 다녀 볼 수록 느끼게 되는 것은, 일본에서의 ‘경양식’ 이라는 것은 ‘성의없는’, ‘대충의’, ‘간단한’ 그런 음식이 절대 아니라는 거다. 이런 경양식 가게에서 서빙되는 식전빵, 라이스 조차도 그 퀄리티와 정성은 대단하다. 우리가 흔히 먹는 돈까스 가게에서 나오는 푸슬푸슬 막 날아가는 그런 쌀을 사용한 라이스를 여기선 한 번도 본 적 없으며, 식전빵과 같이 나오는 버터가 발림성이 좋도록 살짝 데워 서빙되는 것과 같이, 지나치기 쉬운 작은 요소요소에 ‘정말’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토마토샐러드, 이건 뭐... 예술이다.

토마토샐러드, 이건 뭐… 예술이다.

빵과 라이스를 선택할 수 있는데, 정말 맛있다

빵과 라이스를 선택할 수 있는데, 정말 맛있다

드디어 메인메뉴 햄버그스테이크

드디어 메인메뉴 햄버그스테이크

하아... 비쥬얼도 비쥬얼이지만, 내공 자체가 다르다

하아… 비쥬얼도 비쥬얼이지만, 내공 자체가 다르다

메인 요리였던 일본식 햄버거스테이크. 뭐 대포고냥군의 블로그에 한국의 모 백화점 식당가의 햄버거스테이크를 언급한 적이 있었지만, 역시나 그건 모양새만 흉내낸 전혀 다른 음식이다. 뜨거운 열기가 가득찬 알루미늄 호일을 찢어 먹는 ‘컨셉’ 만 동일할 뿐, 절대 맛은 비교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게다가, 내가 느끼는 햄버거스테이크라는 음식은 뭔가 올드하면서 따뜻한 그런 기억 같은 것인데, 어렸을 적 칭찬 받을 일이 있거나 하는 날, 부모님의 손을 잡고 한껏 기대하고 가는… 그런 음식이랄까. 동양정의 햄버그스테이크는 그런 따뜻한 맛이다. 한입 베어 물면 뭉클해지는…

호텔로 가는 길이라 더욱 큰 기대 없이 들렀던 난바 타카시마야 7층의 동양정. 아… 여기 정말… 최고다.

그럼, 다음 칸사이 여행 포스팅 까지 안녕-!

대포고냥군의 디저트, 푸딩과

대포고냥군의 디저트, 푸딩과

징징의 몽블랑

징징의 몽블랑

아... 여기 정말 최고다

아… 여기 정말 최고다

 

 

쵸코 와 올리브빵

대포고냥군과 징징은 결혼한 이 후로는, 따로 화이트데이는 챙기지 않는 것으로 정했다. 발렌타인데이만 해도 과자 회사의 마케팅으로 만들어진 날이라는데, 3월의 화이트데이까지 자본의 논리에 휘둘리는 건 좀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었달까… 대신, 미쿡식으로 발렌타인데이에 서로에게 조그만 선물을 주는 것으로 함. 징징양은 점심시간에 바쁘게 나가서 회사 근처에 있는 백화점에서 이런걸 샀단다. 그것도 용돈을 털어서. (참고로 OPI 의 금전 관리는 대포고냥군이 하고 있습니다.) 록키마운틴 쵸콜렛팩토리는 역시 저어기 보이는 캬라멜 쵸콜렛 – 사각형 두 개 – 이 최고인것 같다. 처음엔 찐득찐듯 이빨이 다 뽑혀 버릴 것 같은 점도에 당황하게 되지만 의외로 그리 달진 않은 것이 장점인듯. 그리고 베이커리 알래스카의 빵 중에서 대포고냥군이 참으로 좋아라 하는 올리브 빵. 길다란 포카챠 도우에 그린 올리브가 다섯개 씩 뙇뙇뙇뙇뙇- 박혀있는, 어린시절엔 왜 올리브의 참 맛을 몰랐을까 후회하게 만드는 그런 빵이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달디 단 빵보다는 이 올리브빵 처럼 짭쪼름한 빵이 더 좋군. 징징님- 고맙습니다.

쵸콜렛과 올리브빵을 받고, 대포고냥군은 뭘 줬느냐고… 그건, 조만간 징징의 블로그에 올라오지 않을까 싶다.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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쵸코쵸코!

Rocky Mountain Chocolate Factory

Rocky Mountain Chocolate Factory

마카다미아, 캬라멜, 오레오쿠키, 코코넛 쵸콜렛 들-

마카다미아, 캬라멜, 오레오쿠키, 코코넛 쵸콜렛 들-

그리고, 베이커리 '알래스카' 의 특제 올리브빵!

그리고, 베이커리 ‘알래스카’ 의 특제 올리브빵!

봉봉이도 먹을래?

봉봉이도 먹을래?

살금살금 리본 훔치는 우키 / 수면바지 팩 징징 / 왠지 화장실에 관심 있는 구르밍

살금살금 리본 훔치는 우키 / 수면바지 팩 징징 / 왠지 화장실에 관심 있는 구르밍

Trefod da tweeter

왜?

왜?

왜? 난 아무 짓도 안하고 있음-

왜? 난 아무 짓도 안하고 있음-

스피커에서 고음을 내는 유닛을 트위터 (Tweeter) 라고 하는데, 풀레인지 유닛 – 트위터 아래 일반적인 스피커 처럼 생긴 유닛 – 역시 중요하겠지만 트위터가 만들어 내는 중고역대가 스피커의 해상력이나 질감에 크게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아 스피커 제조사들은 이 트위터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붓고 있고, 또 마케팅도 트위터 제조 기술을 중심으로 펼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면, 다인오디오 (Dynaudio) 의 ‘에소타’ 유닛이라든지, 엘락 (ELAC) 의 리본형 트위터인 ‘JET’ 같은 것들도 동사의 트위터를 가리키는 것이며, 베릴륨 트위터, 다이아몬드 트위터 등 트위터를 만드는 소재에 따라 구분 짓기도 한다. 지난 포스팅에서 소개한 다인오디오 익사이트 X16 에는 의 최고급 소프트돔 트위터인 ‘에소타’ 가 들어가 있는데, 문제는 이 ‘소프트돔’ 이 참으로 약하디 약하다는 것임. 저 위 사진에 봉봉이 아래 보이는 동그란 눈알 같은 유닛이 ‘에소타’ 인데, 뒤에 있는 유닛이 비칠만큼 얇은 막이 돔 형태로 둘러싸고 있다. 이 돔의 소재가 얼마나 약하냐면, 먼지를 떨어낸답시고 세게 불면 찌그러질 정도.

봉봉님께서 항상 스피커 윗 자리를 애용해 주고 계신데, 트위터를 건드리지 않는것이 신기할 정도임. 그래도 항상 불안불안. 스피커에 올라간답시고 뒷 발로 턱- 하고 밟기라도 한다면… 하아… 이렇게 걱정하던 차에, 좋은 것을 발견했다. ‘Trefod da tweeter’. 다인오디오가 원래 덴마크의 오디오 회사라 단어가 좀 낯선데, 영어로는 ‘tripod of tweeter’ 인듯? ‘트위터 삼발이’ 정도 되겠다. 국내 다인오디오 수입원인 태인AV (02-971-8241) 로 연락하면 두 조에 3만원에 구입가능하다.

Trefod da tweeter

Trefod da tweeter

 

오오- 이제 걱정 없음-

오오- 이제 걱정 없음-

대포고냥군도 처음에 이 걸 받아 들고선, 어떻게 끼우는걸까 고민 수억 했다. 웹페이지에서 스피커에 끼워둔 이미지만 보고서, 아마도 삼발이 끝에 고무 같은 것이 달려 있어서 자연스럽게 끼워질 줄만 알았음. 그런데 받아보니 그냥 쇳 덩어리네? 절대절대 그냥은 고정되지 않는다. 이 것 때문에 이틀 동안을 끼우질 못하고, 심지어는 오디오 커뮤니티의 모 회원님께 메일로 문의까지 했다능. 결국 찾아낸 해답은 어이없게도 ‘삼발이를 바닥에 놓고, 손바닥으로 살짝 힘을 가해 누른다.’ 임. 그러면 삼발이가 살짝 바깥쪽으로 벌어져서 잘 장착이 된다. 또 누르라고 했다고, 절대 세게 누르지 마시길 바란다. 아주아주 약간만 벌어져도 충분하다. 그나저나 다인오디오 X16 을 구입한지 벌써 두 달이 지났다. 약간 에이징이 되었는지, 처음과는 달리 고음은 더 실키해지고, 저음은 더 탱글탱글 해진 느낌이 아주 즐겁다. 역시나 북쉘프 스피커들은 스피커를 인스톨하는 위치에 따라 큰 차이를 보여주는 것 같아 스탠드를 사야하나 또 고민 중이다. 오디오엔 손을 대지 말았어야 하나… 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