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하우스 레트로마마 (Retro mama)

레트로한 엄마

레트로한 엄마

얼마 전, 도돌미와입후가 가보고 싶은 카페가 생겼단다.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레트로마마. 이 곳을 소개하는 블로그들은 위치를 홍대앞 경남예식장 뒷 골목이라고 써 둔 곳이 많던데 이래서는 찾기가 쉽지 않을듯. 먼저 공덕역에서 합정역 방향으로 진행하다 처음 만나는 사거리에서 좌회전, 그 후에는 계속 직진하면서 우측에 레트로마마가 보일때 까지 진행하면 된다. 건물 뒤엔 자동차를 네 대 정도 주차 가능한 공간이 있으니 차를 가져가도 괜찮을 것 같다. 정식으로 가게 앞으로 가 보자. 레트로마마 이름대로 역시 간판엔 스프 깡통에나 그려져 있을듯한 복고풍 엄마가 계신다. 뒤에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바깥에서 카페 안을 보면 어두워서 좀 동굴같아 보이는것이 아쉽다.

입구 근처의 공간

내부로 들어서면 흰색 벽이 깔끔한 느낌이지만, 천정이 낮고 내부에 채광창이 없어 조금은 답답해 보인다. 짧은 시간에 추측해 보건데, 아마도 레트로마마가 있는 이 건물은 과거에 1층이 주차장인 빌라가 아니었을까 한다. 2층에 비해 너무나도 낮은 천정, 군데군데 보이는 힘 좀 받게 생긴 기둥과 골조들이 딱 주차장 공간이다. 빌라 건물을 가게로 개조하면서 주변에 벽을 둘러치고 중간중간에 공간을 나누어 지금의 모습이 되었으리라. 여튼, 군데군데 창을 내었더라면 하고 내내 아쉬웠다. 1층에서 제일 밝은 공간은 2층과 연결되는 계단이 있는 곳이다. 가게에 들어가니 직원이 2층에도 자리가 있다기에 올라갔다.

1층에서 가장 밝은 공간

저 알록달록 유리가 끼워진 녹색 문 뒤가 카운터

올라간 2층은 1층에 비해 엄청나게 밝다. 한 쪽 벽 전체가 창호로 만들어져 있고 그 너머에는 테라스가 있다. 들어오기 전 주차장 옆에 있던 계단이 역시 레트로마마 2층과 연결되는 것이었다. 2층은 천정도 이상하다 싶으리만큼 높은데, 저 위에 계단과 연결된 다락방 같아 보이는 문이 있는 것으로 보아 원래 복층 구조였던 것 같기도 하다. 여튼, 우리가 처음으로 2층에 올라갔을 때에는 손님이 아무도 없어 신나라 했는데 10분 후엔, 우리의 실수 였다는 것을 깨 닫게 된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서 옆에 있는 계단을 보고서 그 쪽으로 올라오지 않았던 것은 계단 앞에 ‘데일리 픽쳐스’ 라는 회사 간판이 있어서 였는데, 알고 봤더니 레트로마마 2층을 ‘데일리 픽쳐스’ 라는 회사와 공유하고 있었던 거다. 조금 더 알아본 결과 레트로마마를 오픈한 사장님이 원래 영상쪽 일을 하던 분인데 2층은 사무실 겸 카페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었던 것. 2층에 앉아 있으니 뭔가 회사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계속 드나든다. 뭐 눈치를 주거나 하진 않지만 좀 신경쓰인달까, 뭔가 어떤 회사 휴게실에 앉아 있는 느낌도 살짝 든다. 직원들은 슬리퍼를 끌고 다니고 츨입카드로 사무실을 삑삑- 연다.

2층에 있던 회의실 – 화이트 보드가 있다

회의실에서 창 쪽으로 – 도돌미 와이프 주책

이런 선반은 예쁘다

나는 나중에 사진을 만지면서 뒤 늦게 여기가 ‘버거하우스’ 였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메인 요리인 버거는 정작 먹어보지 못했다는 것이 좀 아쉽다. 도돌미와입후는 진짜 우유로 만들었다는 밀크쉐이크와 사우어크림과 함께 나오는 웻지 포테이토를 주문했다. 내가 주문했던 ‘닥터페퍼’ 는 논외로 하고, 밀크쉐이크와 웻지 포테이토는 진심으로 훌륭했다. 특히, 보통의 후렌치후라이 정도를 예상하고 주문했던 웻지 포테이토는 정말 맛있었다. 이 글을 쓰다 보니 다시 버거 맛을 보지 못하고 나온 것이 후회된다. 버거메뉴의 에피타이져 정도로 준비된 것이 이 정도면 버거도 꽤 훌륭할것 같은 그런 기대랄까. 다음에 레트로마마를 들렀을 땐, 버거에 대해 소개해 보겠다.

도돌미와입후가 주문한 ‘리얼’ 밀크쉐이크

이름이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사우어 웻지 포테이토 인가…

레트로마마는 참 잘 정돈된 버거하우스다. 여기저기 이런 공간을 만들기 위해 애 쓴 흔적들이 남아있다. 여러 메뉴를 다양하게 먹어보진 못했지만 웻지 포테이토가 이 정도라면 분명히 다른 메뉴들도 훌륭할 것이다. 단, 2층 자리는 1층에 빈 자리가 없어서가 아니라면, 올라가지 말길 바란다. 최소한 평일 낮 시간대에는 말이다. 저녁에는 그 쪽 직원들도 퇴근할테니. 대포고냥군도 첨에 2층을 권해주길래 뭔가 더 좋은 자리로 안내하려는 – 손님으로써의 대접 – 그런 것으로 생각했으나, 많이 불편했다. 그리고 레트로마마의 구석구석마다 보이는 복고풍 (?) 소품들이 너무 복고풍 티를 낸다는 것이 아쉽달까… 조금만 더 자연스러워 졌으면 보다 편안한 공간이 될 수 있지 않나 싶다.

복고풍 엄마 휴지

일상 – 구름이

집안이 이상하게 조용하다 싶을땐,
안방 문을 빼꼼 열어 봅시다.

StampedIMG_1283.jpg

그러면 이런 것이 보입니다.

다가가니 그래도 일어나서 앉는군요.
삐죽삐죽 튀어나온 발의 털이 좀 귀엽습니다.

– 구름아, 넌 털이 몇개니?
– 한 오억 사천만 삼천 이백개 쯤

또 이내 풀썩-
가슴 털 좀 햝지마- 꼬질꼬질-

당고집

당고야

당고야

당고 (団子 – だんご) 는 일본어로 경단이라는 뜻이다. 찹쌀가루로 반죽한 덩어리를 끓는 물에 삶아내어 고물을 뭍힌 떡을 가리키는데, 당고 안에 팥 등의 속을 넣은 것도 있고, 고물도 콩고물에서 초코렛에 이르기 까지 종류가 정말 다양하다. 얼마전 부터 도돌미와입후가 홍대 앞의 당고집을 가보고 싶다고 졸라댄다. 산울림 소극장에서 홍대역으로 이어지는 골목을 따라 내려가다보면 보이던 이 집이 상수역 쪽으로 이전했단다. 가게가 빌라가 밀집해 있는 거주지구 가운데 있어서 발견하기가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주차장이 없으니 가능하면 걸어서 가자.

하얀벽과 나무테이블이 깔끔한 카페같은 인상을 풍긴다. 가게 중앙을 가로지르는 긴 테이블이 있고 창가에도 2인석들이 준비되어 있다. 창가자리의 테이블이 원목테이블이 아닌 것이 살짝 눈에 밟힌다. 입구를 들어서면 정면에 보이는 쇼 케이스엔 다섯가지 맛 당고들이 – 벚꽃, 간장소스, 팥, 딸기, 말차 – 가지런히 준비되어 있는데 참 이쁘다. 메뉴엔 당고 이 외에도 식사메뉴도 있는데 카레와 오니기리를 주문했다.

깔끔한 당고집

밥 두덩이 카레

빅 오니기리

후리카케로 버무린 밥과 함께 나오는 카레와 오니기리는 꽤 괜찮았다. 사실 대포고냥군은 카레라는 음식은 집에서 만든 것이 진리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역시 질 좋은 고기를 아낌없이 넣을 수 있어서다. 카레라는 향신료가 원체 강한 것이라 고기 맛이 전면에 나서진 않지만 육수를 베이스로 하는 음식이라 고기의 양에 따라 그 존재감은 엄청나게 달라진다. 당고집의 카레는 바깥에서 사 먹는 카레 치곤 크게크게 썬 고기가 씹히는 맛이 꽤 좋은 편. 단, 카레에 후리카케를 더한 밥이 나와서 머랄까… 어린이의 카레 같은 느낌이다.

후딱 밥을 비우고선, 당고집의 메인인 당고를 먹어볼 시간이다. 일단 다섯가지 당고를 모두 하나씩 골랐다. 알록달록 색깔이 참 이쁘다. 그 중에 벚꽃당고 – 계절 한정 – 가 제일 가격이 비쌌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디서 들었는데, 이 벚꽃당고를 위해 사장님이 일본에서 식용 벚꽃을 직접 들여온다고 했던 것 같다. 하나의 꼬치에 네 알씩 끼워진 다른 맛 당고를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는 사이좋게 두 개씩 빼어 먹었다. 예쁘기로는 벚꽃이나 간장소스 당고가 제일이었지만 난 어른의 맛 단팥당고가 제일 맘에 들었다. 난 역시 비비빅을 좋아하는 아저씨인거다. 그리고 당고와 함께 주문한 단팥라떼. 이거 완전 강추다. 맛을 설명하자면… 팥빙수를 먹다 마지막에 남는 우유 + 팥앙금의 혼합체를 따뜻하게 데운 맛이랄까. 글을 쓰고보니 결국 난 단팥매니아 아저씨일 뿐이라는 결론이다. 단팥라떼는 중간중간 잘 저어서 마시자. 안 그러면 나중에 가라앉은 단팥만 숟가락으로 떠먹는 사태가 발생하니까…

단팥 라떼 최고-

(좌상단 부터 시계방향으로) 벚꽃, 말차, 단팥, 딸기 당고

당고는 일본에서도 뭔가 아주 가볍게 싼 가격으로 사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일본 전통 축제 같은 곳을 가도 여기저기 노점에서 팔고 있는 것이 당고다. 사실 경단이라는 것은 한국에도 있지만, 뭔가 일본적인 고물과 꼬치가 더해지면서 매우 이국적인 먹거리 같이 느껴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가끔 일본에서 먹던 당고가 생각날 때, 뭔가 담백한 먹거리가 생각날때, 입이 심심하지만 건강한 재료로 만든 그런 과자가 필요할때 홍대앞 당고집을 들러보는 것은 아주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잘 쓰겠습니다-

구세대 ‘애플 와이어리스 키보드’

2009 하반기에 출시된 신형 아이맥은 기본으로 알루미늄 무선 키보드를 제공하는데 노트북과 같은 방식인 펜터그래프 키보드라 키 눌림이 매우 얕고 기능키들과 숫자패드가 제외되어 있다. 선이라곤 달랑 파워케이블 하나가 전부인 아이맥의 미니멀리즘에 맞추려고 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키보드 만은 풀 사이즈 키보드가 진리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대포고냥군이 가끔씩 즐기는 FPS 게임에서 컨트롤 키가 참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신형 알루미늄 키보드의 컨트롤키는 참 대책이 없다. 여기서부터 고민은 시작되었다.이 전에도 키보드에 관한 아티클을 포스팅한 적이 있는데, 사실 최근의 하드웨어의 발전은 실로 괄목 할 만한 것이어서 저가형 피씨 = 느려터진 성능 의 공식은 깨진지 이미 오래다. 웹서핑이나 일반적인 오피스 업무 정도는 어떤 프로세서와 메인보드를 선택하더라도 충분히 소화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결국 피씨란 사람이 조작해야 움직이는 것이고 이런 과정에는 키보드와 마우스와 같은 ‘입력’ 을 담당하는 하드웨어가 필요하다. 이러한 ‘사람과 직접 닿는’ 하드웨어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가치있다 라는 것이 대포고냥군이 말하고자 하는 요지다. 그런데, 문제는 맥에선 쓸만한 키보드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피씨 키보드를 쓰자니, 키 배열도 살짝 다른데다 맥에서만 쓰이는 기능키들도 빠져있다. 현재 시점에 애플에서 팔고 있는 키보드는 전부 세 종류이다. 선이 달린 키보드와 풀사이즈 키보드, 그리고 아이맥에 딸려오는 무선 키보드다. 풀사이즈 키보드를 사자니 선이 달려 있다는 것이 걸린다. 풀사이즈 키보드 이면서 무선 키보드는 없을까- 생각하다가 이 키보드를 발견했다. 구세대 ‘애플 와이어리스 키보드’ 다.

하단의 플래스틱 도어를 열면 배터리실이 보인다

과거 G5 시절에 쓰이던 블루투스 키보드. 풀사이즈 키보드에다 무선이면서 게다가 이쁘기까지 하다. 온통 하얀색 키보드를 아랫쪽 부분만 아크릴로 마감한 것이 아이맥 G5 – 일명 두부맥 – 과 동일한 컨셉이다. 전력 소모가 많은지 AA 사이즈 배터리가 아랫쪽에 네 개가 들어간다. 키감은 절대 좋은 편이 아니다. 키 캡 아래에 고무로 된 돔이 있어서 키를 누르면 돔이 꺼지면서 아래 비닐 필름에 인쇄되어 있는 접점과 닿게 되는 멤브레인식 키보드인데, 키감이 명확하지 못하고 매우 끈적거리는 느낌이다. 이 키보드를 받기 전에 역대 애플에서 출시한 맥 키보드 중 최악의 키감이라고 하는 소릴 들었는데, 실제로 만져보니 장시간 사용하면 스트레스 좀 받을만 하겠다 싶다. 키캡은 옆면은 매끈하고 손가락이 닿는 상단은 보들보들가공 (?) 이 되어있다. 햐얀 키캡에 영문자가 회색 이탤릭체로 각인 된 것이 참으로 샤방 그 자체다. 기본 배열은 지금의 알루미늄 키보드와 완전히 동일하지만, 펑션키가 열 다섯개이고 – 지금은 열 아홉개 – 숫자패드 위의 키는 볼륨 조정키와 CD 추출키로 할당되어 있다. 이 부분은 설정에서 대쉬보드나 익스포제 기능을 다른 펑션키에 할당할 수 있으므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알루미늄 아이맥과도 잘 어울린다

사실 위에다 이런저런 내용을 주절주절 적었지만, 이 아티클의 핵심 내용은 이제부터다. 대포고냥군이 오래전에 단종되어 버린 이 키보드를 구하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 가뭄에 콩나듯 하나씩 중고장터에 올라오는 물건들도 나오자마자 발빠른 님들이 다 채어가 버렸고 말이다. 게다가 열흘 쯤 전, 클량 장터에 올라왔던 매물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판매자와 감정 상하는 일이 생겨버리는 바람에 망연자실 중이던 대포고냥군. 그런 일이 있은 후, 클량 맥당에 이러이러한 일 때문에 감정상했었다- 라는 하소연 풍의 글을 올렸었고 그 글 아래에 한 리플이 달렸다. 키보드를 가지고 있으니 연락을 달라는 글이어서 냉큼 연락. 당연히 거래일 것이라 생각하고 제품의 상태도 함께 문의했다. 그런데, 이 분이 키보드를 그냥 주시겠단다. 대신 나중에 맥당에 선행을 베풀어 달라고 당부하신다. 상태는 ‘산뜻’ 하다고 하셨다. 커피라도 사겠다고 말씀드렸더니 부끄러움을 많이 타서 호의만 받으시겠다고… 아아- 완전 감동 받았다. 강남역에서 받기로 약속을 잡고, 현대백화점 지하에서 작지만 답례로 스위트 블루바드 마카롱 세트를 사서 들고, 뉴욕제과앞에서 기다렸다. 잠시 후, 백팩을 매신 참으로 선하게 생기신 남자분이 스르륵 오시더니 뽁뽁이비닐에 둘둘 만 키보드를 안겨주고 홀연히 사라지셨다. 마카롱도 받지 않으시겠다는걸 억지로 쥐어드렸다. 그런데 ‘산뜻’ 하다던 키보드가 완전 신품이다. 대포고냥군은 4월의 크리스마스를 경험했다.정말 잘 쓰겠습니다. 클량 맥당의 ‘하드리아누스’ 님-

올디즈 벗 구디즈 – 12인치 아이북 G4

샤방샤방-

집엔 무적의 네할렘 맥프로가 있고, 도돌미와입후의 뉴아이맥도 있다. 대부분의 작업에 데스크탑 맥을 사용하기 때문에 노트북은 거의 필요없지만 그래도 주말에 카페놀이를 한다든지 할때 노트북이 있음 좋겠다- 하고 생각하고 있던 대포고냥군. 용도를 말하자면 주말 웹서핑 머신. 그렇다고 이런 용도에 백만원 이상을 지출해 흰둥이 맥북이나 에어 같은걸 사는 것도 참 낭비인듯 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윈도우 넷북을 사자니 그건 또 싫고… 일단, 목적에 맞는 지출 한도를 정했다. 맥스 35만원. 인텔맥 흰둥이 중고를 산다쳐도 아직 65만원은 줘야 제대로 된 넘을 업어올 수 있었다. 그럼 PPC – 파워피씨 – 맥 밖에 없다. 지금은 맥북과 맥북프로가 있지만, 인텔 맥이 나오기 전엔 아이북과 파워북 라인업이 있었다. 게다가 지금은 없는 12인치 모델도 있다! 깜찍하게도 말이다. 파워북 12인치를 염두에 두고 알아봤는데, 매물 자체가 드문데다가 35만원으로는 새것 같은 놈을 찾기가 어렵다. 아이북은 평균 중고매매가가 25만원에 형성되어 있는데, 시간이 걸리더라도 상태가 좋은 아이북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래서 며칠간 장터에 잠복해서 찾은 아이북 G4. 판매자가 천안에 있었는데, 판매를 위해서 서울까지 왔다! 정말 새것 같은 아이북이다. 프로세서 1.2Ghz, 메모리 1.25G, 하드 30G, Airport 포함된 모델. 게다가 배터리가 며칠 전 리퍼 받은 새 제품이란다. 배터리 새로 사려면 정가로 17만원인데, 이건 정말이지… 사야하는 건가 보다.

맥북이라면 역시 사과향 백라이트임-

집에 와서 밝은 곳에서 보아도 정말 깨끗하다. 12인치 모델은 풀사이즈 키보드 좌우 공간이 남지 않고 꽉 차 있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든다. 이 아이북이 판매 될 당시엔 팬서 – 맥 OS 10.3.X – 가 설치되어 출고 되었는데, 사파리건, 파이어폭스건 최신 릴리즈는 타이거 – 맥 OS 10.4.X – 이상에서만 돌아간다. 팬서가 가볍고 빠릿하긴 하지만 어플리케이션의 호환성을 생각하자니 타이거 이상은 써야 할 것 같아서 냉큼 초기화 후, 설치. 사파리 4, 아이튠즈 9, 등등을 설치 하고서 웹서핑도 해 보고, 인터넷 라디오도 들어보았다. 조그마한 스피커 두개에서 울리는 소리가 꽤 상쾌하다. 쫄깃한 타이핑 감의 키보드도 맘에 든다. PPC 맥도 꽤 쓸만하구나.

단지, 최신 맥 노트들에 비해 많이 어두운 스크린, 메모리가 1.25G 가 한계라는 점은 좀 아쉽다. 720P 파일들을 재생하는 것은 좀 무리일 듯 싶을 정도의 프로세서 파워와 원래 802.11n 을 사용해서인지 더 느리게 느껴지는 구형 에어포트 역시 좀 신경 쓰이지만 30만원 초반의 가격 대비 이렇게 깨끗한 아이북이라는 생각에 모든 것이 용서된다. 초 이쁜 아이북 같으니라구!

알흠답다!

쿠마, 지요님네가 ‘대포고냥님은 얼마 못 쓰고 내 놓을 것’ 이라시며 장터에서 기다리겠다고 하시던데, 아무래도 이건 오래오래 써 줄 것 같은 느낌이다. 33만원에 구입한 초 신동 아이북. 초 레어 아이템을 얻은 느낌이랄까? 나도 이러다가 외국의 맥 컬렉터 처럼 방 한 가득 올드맥들을 쌓아두게 되는건 아닐까.

맑음아 안녕-

2010년 1월 31일 아침,

제이군네 맑음이가 결석으로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우리가 맑음이를 처음 만났던 날엔 소파 아래에서 나오지 않았고,

두 번째엔, 그래도 한 번 본 적 있다고 내 옆에 자릴 잡고 앉던 맑음이.

그렁그렁한 눈망울이 너무도 이뻤던 아이.

조용히 다가와서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던 맑음이가 벌써부터 그립다.

오늘 아침, 제이군이 문자로 그랬다.

‘딸을 잃은것 같아. 맑음이 한테 받은것들, 많이 못 놀아준것이 너무 미안해.’

맘이 아프다.

제이군의 자책이 섞인 그 말이 더 맘을 아프게 한다.

힘내 제이군-

플랫님의 초대

하늘색 큐브를 따라 플랫님네로 고고-

지난 주 토요일에 플랫님 커플의 초대를 받았다. 토요일 오후 느즈막히 일어나 하루종일 폐인처럼 살았던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는 9시까지 가게로 오라시는 플랫님의 호출을 받고서 좀 씻고 했더니 겨우 인간의 형상으로 변했다. 가게로 가기전 스노브에 잠깐 들러서 얼그레이 케익을 하나 샀다. 플랫에 도착하니 벌써 불이 다 꺼져있다;;; 일단 식사를 하고 플랫님 댁으로 가야겠는데, 고민하다 여의도의 ‘서글렁탕’ – 다음에 맛 집으로 소개 하겠다 – 으로 이동, 간단히 된장소스 삼겹살로 식사를 해결. 자- 플랫님 댁으로 출발- 하늘색 큐브를 열심히 따라가자. 플랫님 댁은 모든이가 부러워하는 네미얀이다. 그것도 초 새 집- 지하 주차장 완전 부럽슴-_-!!!

플랫님 댁 문을 열자, 두둥! 포동이가 우릴 맞아준다- 오홋- 포동이 완전 이쁘구나- ㅎㅎ 못 보던 사람이 들어오니 뭔가 이상한지 이리저리 왔다갔다 분위기 파악하는 포동. 살짝 서먹했으나 귤 던져 받아먹기 2회 실시 후 금새 괜찮아졌다. 가끔 으르렁 거렸지만 별로 안 무섭다는- 역시 플랫님네는 아기자기 소품 천국- 여기저기 예쁜 아이템이 가득하다. 사실 도돌미와입후도 이런 욕심이 많은 편인데, 문제는 고양이다. 조그마한 물건은 일단 앞 발로 툭툭 쳐서 떨어뜨려 보기부터 하는 고양이와 살면서 소품 수집은 역시 무리인듯. 잠깐의 집 구경(?) 후에 테이블에 우릴 앉히시더니, 그 때부터 음식들을 하나하나 내오시는데 끝이 없는거다. -_-;;;

티비위에도 옹기종기 소품들

완전 이쁘고 샤방한 두부맥

처음 시작은 딸기, 모카포트로 내린 커피와 루이보스티-

딸기 완전 달아요-

딸기가 먹고싶은 포동이

응?
딸기 줘-

이것은 레몬티-

레몬티가 나오고 나서 얼마지 않아, 근처에서 지인들과 고기를 궈 드시고 계시다던 지요님과 쿠마님 커플이 합류했다. 이제야 왠지 멤버가 다 모인 느낌? 플랫님이 가게에서 만들어 오신 샹그리아를 맛보자. 샹그리아는 레드와인에 탄산수나 오렌지쥬스 등을 섞고 과일등을 재워 마시는 스페인 음료. 맛 본 경험이 없었던 대포고냥군은 ‘왠지 괴식 같아’ 라는 느낌이었으나, 마셔보곤 깜놀! 오렌지 쥬스랑 레드와인이 이렇게 어울릴줄은 꿈에도 몰랐다. 다음에 꼭 와인을 사면 만들어 봐야지. 스노브의 얼그레이 케익은 나름 인기가 좋았다. 근데 스노브라면 역시 폼므타르트인데 말이지. 늦은 시간에 갔더니 다 팔리고 없더라는. 혹시 다음에 지요님 댁으로 옮겨서 파티를 하게 되면 꼭 폼므타르트를 준비해 가겠어요- 후훗. 이 날, ㅈㅎ님 너무 고생하셨다. 분명히 가게를 마쳤음에도 가게에 계실 때보다 더 빡세게 일하신듯. 이 날, 커피를 두 번이나 내리셨는데 핸드그라인더로 커피콩을 가실때 무척이나 힘들어 보이셨;;;

처음 마셔본 샹그리아 – 와인에 과일등을 재워 절인 것

스노브의 얼그레이케익

ㅈㅎ님의 핸드드립 시범-

이거슨 ㅅㅎ님이 이벤트에 당첨되서 받으셨다는 ‘홍진경의 더 만두’

빨간 문어 비엔나-

이 날도, 역시나 즐거운 수다를 떨다보니 새벽 두 시를 넘겼다. 마지막 메뉴였던 빨간 문어 비엔나를 만드시면서 프라이팬에서 불길이 솟았는데 베트남 고추도 동시 폭발, 매운 연기가 집안 가득 사건도 역시 엄청 잼있었잖;;; 마지막에 플랫님댁을 나설때 갑자기 ㅅㅎ님이 뭘 주섬주섬 챙기주시는거다. 제약회사에 ㅅㅎ님의 친구분이 다니시는데 받은거라시며 알로에, 포도, 오렌지 쥬스, 두유 등을 한박스 주신다. 완전 감사해요- 요즘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는 매일 아침 식사대용으로 두유 잘- 먹고 있습니다- 조만간 우리 또 모여요- 왠지 이 멤버는 밤잠이 없어 괜히 즐겁다- 잠의 신인 도돌미와입후는 쵸-큼 괴롭겠지만 말이다. 하핫-

ps.
이 날, 너무 후한 대접을 받은것 같아 죄송해요- 플랫님-
그날 나온 설겆이 거리만 해도 엄청나셨을텐데 말예요-
역시 우리 멤버는 민폐서클인것 같아요-
떳다하면 냉장고를 비워버리고, 눌러 붙어 집에가지 않는 우리는 ‘민폐서클’ 음하하-

가습기

메종드상도는 중앙집중식 난방이다. 추운 겨울날에는 바닥이 지글지글 할 정도로 하루종일 난방을 주는데, 그 만큼 난방비는 대-박 이지만 고양이들에겐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아마 개별 난방이었다면 쟤네들이 저렇게 팔자가 좋진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다 보니 무척이나 건조하다는 단점도 있다. 간간히 빨래를 해서 온 집안에 걸어놓지만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과자처럼 바삭바삭 말라버릴 정도. 최근에는 벽지가 너무 건조해져서 줄어들다 못해 투닥투닥 소릴 내면서 찢어지는 곳까지 생겼다. 게다가 아토피도 겨울시즌에 훨 심해졌고,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는 파도파도 끝도 없이 나오는 코딱지에 파뭍힐 지경이 되어버렸다.

겨울이 시작될때 즈음 부터 살까말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가습기. 초 비싼 맥프로는 순식간에 지르면서 10만원도 안되는 가습기를 해가 바뀌도록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 우습다. 그러다 어제 퇴근길에 보이던 전자 양판점에 가서 그냥 질러 버렸다. 겨울을 반이나 보내고 나서야 미루고 미루던 가습기를 산 건 정말이지 바보같다. 똑같은 모양의 전자식 컨트롤러가 달린 모델도 있었지만 가격이 거의 두배였기에 그냥 기계식으로 정했다. 물탱크 용량이나 시간당 분무량은 매 한가지인 것 같은데, 정해진 습도를 세팅해 두면 계속 유지되는 기능은 좀 아쉽다. 그래도 살균가습도 되는 복합식 모델이라 사용상의 불편은 그닥 없을것 같다. 포장을 뜯고 정수기 물로 탱크를 채워 전원을 켜니 금새 공기가 습기를 머금어 부드러워진다. 살균가습이라지만 끓이지 않으니 효과는 거의 없을것 같다. 찬 가습이 아닌, 미지근한 가습이라는데 의미를 둬야 할 듯.

역시 가습기를 켜두니 제일 좋아라 하는건 우키. 아예 분무되는 구멍에 코를 박고 김을 다 들이마신다;;; 구름이도 살짝 관심을 보이지만 살짝 무서운? 역시 제일 나이 많고 세상을 우습게 여기는 바둥이는 본체만체-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안방으로 들어가 잔다. 맨날 코가 막혀 코로 삐리리- 소리 내던 우키, 좀 괜찮아 질런지 모르겠다. 역시 방에다 가습기를 켜고 자니 아침에 코가 뚫려있다. 가습기를 쓰기 전엔 아침에 일어나서 한참 동안 냄새를 못맡을 정도로 코가 말라 있었는데 훨씬 나은듯. 진작에 살 것을…

하악-! 저게 뭐지?

오오- 왠지 시원한 느낌이군!

어허- 어허- 조타- 화아-

어라, 이거 뿅가네-

맥프로 (2009 Early Mac pro)

아빠, 이건 또 얼마짜리야?

어…어… 별로 안 비싸-

2009년 여름에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는 ‘맥 전환 계획’ 이라 쓰고 ‘삽질’ 이라 읽는 작업에 돌입했다.

대략 그 히스토리를 써 보자면,

1. 맥북프로 17인치 두 대 구입
2. 뉴 아이맥의 출시에 눈 뒤집혀 두 대 모두 처분 (중고판매, 손해 대-박)
3. 뉴 아이맥 출시 하자마자 각각 27 인치와 21.5 인치 구입
4. 맥북 에어 구입
5. 아이맥 두 대 모두 옐로우 스크린 문제로 환불
6. 아이맥 21.5 인치 재 구입 (도돌미와입후)
7. 뉴 맥미니 + 24인치 시네마디스플레이 구입 (대포고냥군)
8. 뉴 맥미니 성능 불만 환불
9. 맥북 에어 처분 (중고판매)

이런 캐 삽질이 있나…

결국 ‘남자라면’ 맥프로 까지 왔다. 누가 맥프로가 2010년 초에 리뉴얼 된다고 또 환불하라고 하던데, 이제 애플스토어 반품놀이도 힘들어서 못하겠다. 몇 달 사이에 애플에서 파는 상품을 빠짐 없이 한 번씩 다 사 보고서야 결정한 맥프로. 알루미늄 절삭기술의 진수를 보여주는 케이스, 네할렘 프로세서와 HD4870 의 녹아 내릴듯한 성능, 16기가까지 확장 가능한 메모리, 4개의 드라이브 베이와 4개의 확장슬롯. 무엇 하나 최고가 아닌 곳이 없는, 나에게 너무나도 과분한 맥을 손에 넣었다. 맥프로를 갖게 되면 맥 업데이트 소식에 무 신경해 진다는데, 과연 그럴지 두고봐야겠다. 이것으로 메종드상도의 맥은 도돌미와입후의 아이맥과 대포고냥군의 맥프로로 최종 정리되었다.

2009 Early Mac pro, 24 Inch LED Apple Cinema Display
2.93GHz Quad-Core Intel Xeon ‘Nehalem’ Processor
8GB 1066MHz DDR3 ECC SDRAM
ATI Radeon HD 4870 512MB
Intel X25-M G2 SSD 80GB *2 (160GB, RAID0)
Samsung Spinpoint F3 500GB * 2 (1TB, RAID0)
18x SuperDrive
AirPort Extreme Wi-Fi Card
Apple Magic Mouse
Apple Wireless Keyboard

자코비 버거 (Jacoby’s Burger)

버거 종류가 참으로 다양하다

늦은 오후에 카페플랫에 갔다가 영업종료 시간까지 있게 된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 이 시간 즈음 되니 손님도 없고 해서 두 남녀 마스터님과 자리에 앉아서 이런저런 수다를 떨다가 급조된 야식 회동. 장소는 ㅈㅎ님이 추천하신 이태원쪽의 자코비 버거 (Jacoby’s Burger). 정확하게는 해방촌 한신아파트 바로 옆이란다. 이것으로 썬더버거 다음으로 알게 된 두 번째 이태원의 버거가게. 찍어둔 실내 사진이 없어 보여드릴 수는 없지만, 자코비 버거는 수제버거 집이라기 보다 헐리웃 스타의 얼굴을 그래피티로 그린 벽이라든지, 한 쪽에 바가 있는 것이 외국인들이 많이 드나들 법한 펍 (Pub) 같아 보인다. ‘어라, 이런가게에서 버거를 판다고?’ 이런 느낌이었달까.

그런데 메뉴를 펼쳐 보면, 이런 선입견은 깨끗하게 사라진다. 처음 여길 온 사람이라면 뭘 골라야 될지 막막해질 정도로 버거의 종류가 많다. 게다가 버거마다 번 (bun) 의 종류에서 부터, 패티에 쓰이는 향신료와 익힌 정도, 토핑, 사이드 메뉴까지 세세하게 커스터마이즈 가능 하다는 점이 놀랍다. 일단 어리버리한 우리는 플랫님들의 추천으로 가장 기본의 ‘자코비 버거’ 와 ‘머쉬룸 버거’ 를 주문했다. 자코비 버거의 스텝이 다가와 능숙하게 추가 사항을 주문 받는다. 대포고냥군은 통밀빵과 뮌스터 치즈, 마늘 패티, 미디엄 익힘, 구운양파, 토마토 없음 으로 주문했고 엑스트라 토핑으로 베이컨, 사이드메뉴로 프랜치프라이를 추가했다. 마늘패티 보다 로즈마리 패티가 더 맛있다는 ㅅㅎ님의 조언을 듣지 않았던 것을 금새 후회 했지만 말이다.

다양한 조합으로 버거를 주문할 수 있다

왠지 이태원틱한 소스 바구니

ㅅㅎ님의 자코비 버거 + 샐러드

대포고냥군의 머쉬룸 버거 + 프랜치 프라이

도돌미와입후의 자코비 버거 + 어니언 링 (사진엔 빠져있다)

버거가 나오는 순간 그 양에 놀라게 되고 맛보는 순간 맛에 또 한번 더 놀란다. 버거의 앙꼬라 할 수 있는 패티는 너무나도 훌륭하다. 육즙이 그대로 살아있는 촉촉한 패티는 정말 두껍고 부드럽다. 대포고냥군이 주문했던 ‘마늘 패티’ 도 정말 훌륭했으나, 도돌미와입후가 주문했던 ‘로즈마리 패티’ 가 더 맛있다. ㅅㅎ님 말 들을걸 하고 열라 후회. 로즈마리가 햄버거 패티랑 이렇게 궁합이 잘 맞는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패티위에 녹아 있는 치즈도 ‘버거엔 슬라이스 치즈’ 가 당연한 듯 먹어왔던 대포고냥군에게는 처음 맛보는 황홀한 세계다. 패티를 미디엄으로 익힌데다가 추가 토핑인 베이컨 까지 미끄덩 거려서 버거를 먹는 내내 질질 흘렸지만 참 맛있구나. 양은 딱 양키 삘이다. 버거 하나만도 양이 엄청난데다 사이드메뉴까지 감자를 시킨 대포고냥군은 배가 터져 죽을뻔 했다. 그래도 ‘하나도 안느끼해-‘ 를 연발하며 꾸역꾸역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먹어치웠다. 이 포스팅을 쓰면서 다음에 다시 자코비 버거를 방문했을 때는 어떤 조합으로 버거를 주문할 지를 혼자 상상하고 있다. 다음엔 더블 치즈 베이컨 버거에 도전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