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꼬 카레 (Abiko Curry)

일본카레 전문점 아비코

얼마전 도돌미와이프와 홍대 놀X부대찌게를 먹으러 갔다가 발견한 가게. 평소에도 카레를 좋아하는 대포고냥군, 꼬옥 기억해 두었다가 방문해 보았다. 바깥에 마련된 벤치에 먼저 도착한 두 팀이 기다리는 중이었는데 배고픈 우리는 그냥 바 자리에 앉았다. 아비코 (我孫子) 라는 건 일본 치바 (千葉) 현의 시 (市) 이름인데… 여기 주인이 거기랑 무슨 인연이 있는걸까.

‘이랏샤이마세-‘
‘옷스-‘

여기까진 나름 괜찮은 발음이었다. 그런데 마침 옆 테이블의 손님들이 계산을 하고 나가는데 종업원 아가씨가 외친다. ‘아리가또 고자이마쓰다-‘ 순간 손이 오글, 초 안습이다. 아무리 일본식 카레집이라곤 하지만 왜 저리 되지도 않는 일본어를 쓰려고 할까. 주방장 중에 하나라도 일본사람이 있다든가 하면 몰라도. 차라리, 맛깔나는 액센트를 넣어서 ‘어서오세요- 아비코 입니다!’ 가 훨 나을텐데. 여튼 일본어 좀 하는 대포고냥군 귀에는 많이 거슬린다.

우리 앞에서 줄창 접시만 닦던 총각들 – 티셔츠는 이쁘다

메뉴는 크게 세가지다. 카레라이스, 카레우동, 하이라이스. 그외에 몇가지 돈부리 – 덮밥 – 도 주문 가능한듯 하다. 카레 전문점이라니 일단 첫 주문은 카레라이스로 해야겠다. 얹혀 나오는 카레는 1, 2, 3 단계, 지존, 신 단계로 맵기를 조절할 수 있다. 벽에 신 단계에 도전해서 성공한 사람 수랑 사진들이 붙어있다. 도돌미와입후는 2단계, 난 딱 중간인 3단계로 주문. 거기에 카레에 섞을 버섯, 돼지고기 등등의 재료를 주문하고 마지막으로는 돈까스, 고로케 등의 적셔 먹을 메뉴 – 아비꼬 에서는 ‘토핑’ 이라 했다 – 를 선택하면 끝이다. 그런데 이것저것 주문하다보니 인당 만원이다. 카레는 서민들의, 독신자들의 음식인데 만원은 좀 비싼듯.

주문받은 카레의 매운맛 등급에 따라 따로따로 매운 향신료를 넣는듯 하다

주문이 들어가자 1인분 의 카레가 들어있을 듯한 남비를 각각 데우고 있다. 베이스 카레 – 아마도 아기카레라고 되어있는 – 는 한 가지이고 거기에 맵기 단계에 따라 캡사이신분말 – 불닭같은데 들어가는 졸래 매운 향신료 – 같은 걸 추가해서 내는 모양. 밥과 베이스 카레는 원한다면 얼마든지 제공한다고 하니, 대식가들에겐 희소식. 그리고 날계란을 주문하면 무료로 주는데, 카레랑 섞어서 먹으면 더 고소하다. 이건 왠지 오사카의 지유켄의 날계란이 생각난다.

나왔다! 돼지고기 카레 (3단계) + 돈카츠 토핑

대포고냥군이 주문한 돼지고기 카레 2단계 + 돈카츠 가 나왔다. 날계란을 부셔 싹싹 비비고 맛을 보자. 카레도 돈카츠도 맛있다. 처음에는 ‘3단계 별거 아니네-‘ 했다가 반쯤 먹은 이후 부턴 도돌미와입후의 블로그에서의 표현처럼 모공에서 피가 나올 정도가 됐다. 아마 계란을 넣지 않았다면 피똥 쌌을것 같다. 도대체 신 단계를 먹어치운 사람들은 어떻게 생긴 사람들인지… 중반 이후엔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 매워서 계속 안절부절 하면서 먹었다. 빨리 먹고 여기서 도망가야 할 것만 같은 그런 기분. 내 생각에 아비꼬의 스텝들은 처음 온 손님들에겐 한 단계 정도 낮춰서 주문하라고 조언해줘야 할것 같다. 이건 뭐, 아비꼬를 나와서 음식맛을 떠올릴 겨를이 없다. 매워서 정신없었던 기억 밖엔 나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한번 더 가보려고 한다. 다음 기회에는 꼭 2단계로;;;

ps. 지인에 따르면 주차도 가능하다고 하니 참고-

바둥이의 일기

2009년 8월 26일 비옴

아빠, 엄마는 휴가인지 며칠째 회사를 안가고 있다.
날씨는 덥고, 자도자도 끝없이 늘어지기만 한다.

앗, 저기서 아빠가 몸줄을 흔든다. 혹시 외출인건가?
일부러 귀여운척 깡총깡총 뛰어가 몸줄을 메어줬더니, ‘헛, 이놈봐라-‘ 하면서 꿀밤을 먹인다.
바깥에 나간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발바닥에 땀이 축축하다.
아빠를 따라 마당까지 내려왔더니 차에 태우고 어디론가 간다.
근데, 엄마도 운전을 할 줄 아나보다. 차가 휘청거리는게 좀 스릴있다.
휙휙 지나가는 다른 자동차를 보면 가슴이 쿵쿵 뛰는게 정말 흥분된다.
실수로 자동차 창문을 내리는 버튼을 밟았다가 아빠한테 쳐맞았다. 젠장-
그러고보니, 화장실 다녀오는 것을 잊었다. 괜찮겠지?

30분쯤 달렸을까. 예전에도 몇 번 온 기억이 있는 카페에 도착했다.
주인 아저씨와 아빠, 엄마가 반갑게 인사한다.
엄마 아빠는 뭔가를 주문해서 먹고있다.
이 카페는 선반이 많아서 좋다.
선반위에 올라가 보고 싶은데 엄마가 ‘안돼!’ 했다.
‘우옹우옹’ 짜증을 좀 냈더니 ‘집에가서 보자’ 그랬다.
집에가서 쳐 맞을 때 맞더라도 올라가 보고싶다.

아빠, 엄마를 따라 가끔 가는 카페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날 이뻐해 주는 사람들과, 무서워 하는 사람. 무서운게 아니라 싫은걸지도.
오늘도 테이블 사이를 다니다 한 여자 사람이 소리를 꺅- 질렀다.
니가 더 무섭다.

그런데 배가 살살 아프다.
아무래도 어제 아빠가 맥주 마실 때, ‘매운 양파링’ 한 개를 얻어 먹었던 것이 문제였던건가.
좀 쉬면 괜찮을까 해서 쿠션위에 앉아서 숨을 고르고 식빵 자세를 취해 보았지만 전혀 나아지지 않는다.
주인 아저씨가 오더니, 귀엽다며 날 안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가스찬 배를 누르길래 짜증을 냈더니, 엄마가 성질 더럽다며 다시는 데려오지 않겠단다.
‘엄마는 그것도 모르고!’

갈수록 배에서 ‘꾸르릉- 꾸르릉-‘ 이거 심상치 않다.
‘아빠, 화장실 가고 싶어-‘ 알아 들을리가 없다.
짜증나서 괜히 옆에서 자는 우키 머리통을 깠다.

계속 배 아프다고 찡얼댔더니 엄마가 눈치를 챘나보다.
카페를 나가려는 순간에 다른 손님과 만났다. 또 우키를 보고 이쁘다느니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엄마, 나 화장실 가고 싶다구!’

여차저차 해서 일단 차에 타 출발. 그런데 길이 막히나 보다.
창문으로 보니 주변 차들이 모두 서 있다.

차가 움찔움찔 움직일 때마다 내 배 안의 똥을 자극한다.
이제 똥은 똥꼬 직전에 몰려있고, 뒷편의 가스는 당장이라도 똥들을 밀어낼 기세다.
그것도 모르는 아빠는 ‘조금만 참자-‘ 하면서 궁디팡팡을 해준다.
아빠 덕분에 똥이 5mm 진군했다.

20분 경과.

똥꼬는 마비되어 감각이 없다. 아무리 에옹에옹 소리쳐도 방법이 없다.
정신이 혼미하다. 여기서 내가 똥을 싼다면 구름이도, 우키도 날 우습게 볼 것이다.
그럴수 없다. 끝까지 참아서 집까지 가야한다.
이런 긴박한 상황에도 서서 창 밖의 자동차를 구경하고 있던 중
갑자기 길이 뚫렸는지 아빠가 강하게 코너링을 시도했다.
순간 뒷다리 힘이 풀리면서 똥 세덩이를 엄마의 팔과 캔버스 백위에 발사했다.

큰일이다! 이 자리를 떠야한다.
뒷 자리로 급히 도망왔지만 이미 똥을 방출하기 시작한 대장은 가혹했다.
뒷 자리에 짧은 똥 세덩이와 마무리로 대박 왕건이까지 내보내고서야 나의 배는 잠잠해졌다.

정확히 10초 후, 아빠가 내 똥 냄새를 감지했다.
동시에 똥 냄새를 맡은 우키도 날 쳐다보며 묘한 웃음을 짓는다.
순간 만감이 교차한다.

아빠는 내 똥냄새로 가득찬 차를 번개같이 몰았고,
우리는 정확히 5분 후에 집에 도착했다.
난 엄마손에 낚아채어져 화장실에 감금되었고,
아빠는 급히 뭔가를 챙겨 차로 뛰어갔다.

한참 후, 집으로 돌아온 아빠는 날 야단치기는 커녕 안고선 미안하다고 했다.
맞다, 내가 똥을 싼것은 아빠가 그때 궁디팡팡을 해서다.
그런데 앞으로 난 아빠, 엄마 얼굴을 못 쳐다 볼것만 같다.
똥꼬에 힘을 과하게 줘서인지 탈진해서 침대에 누워있으니 엄마가 와서 쓰다듬어 준다.
그냥 눈감고 자는 척했다.

엄마, 아빠가 잠든 후, 우키를 침대 밑으로 불러 구름이 한테 이르면 죽인다고 했다.
참 힘든 하루였다. 끗-

맥북프로 17인치 CTO 버젼 개봉기

8월 12일 오전 8시 30분, 택배회사로부터의 전화가 왔습니다.
출근은 해야겠기에 경비실에 맡겨 달랬더니, 택배기사 왈 ‘고가품’ 이라 직접 전달해야 된다네요-

상하이에서 온 박스 두 개

누런 박스를 까니까 이런게 나왔다

패키징 ㅎㄷㄷ-

첫 부팅중인 MBP 들 – 왼쪽이 내 것, 오른쪽이 도돌미와입후 것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 유니바디 맥북프로 17인치 두 대 질렀습니다.
이번 지름은 좀 안드로메다급입니다. 노트북 사면서 ‘내가 차를 계약하고 있는건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둘 다 스크린은 매트로 커스텀오더 했는데, 베젤이 은색이네요. 눈이 편안해서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추가 커스텀주문은 7200rpm 하드디스크 변경, 최고사양인 C2D 3.06Ghz 프로세서로 변경 정도입니다.
지르는데 들어간 돈 생각만 잊을 수 있다면, 마냥 멋질 뿐입니다-
자세한 사용기는 따로 올리도록 하죠.

도돌미와입후의 기념샷-

잠자는 몬스터 구름이

너…너의 정체는 뭐냐!

1.
구름이가 생후 한 달 갓 넘었을 때인듯.
낮잠을 자다가 옆에 보이는 구름이를 집어(?) 가슴위에 올려뒀더니 저렇게 잔다-
도돌미와입후가 폰카메라로 찍어줬는데 화질이 저질이군-_-;

네 다리는 엄마에게 밀착-

2.
처음보다 구름이가 꽤 컸다.
낮잠 잘 때, 살짝 카메라로 찍음-
저러다 도돌미와입후의 허벅에 눌리면 바로 기절인데-_-;

거긴 내 자리다 구름아-

3.
불과 며칠 전 새벽 6시 쯤.
와우로 밤을 지샌 대포고냥군이 이제 슬슬 자 볼까 하고 안방에 들어갔더니,
저러고 있다. 거대 구름이는 실눈을 뜨고 밝아오는 아침 햇살을 즐기고 있는 중.
육덕 도돌미와입후로 나온것은 진심으로 카메라 앵글탓. 굽신굽신-

점박이 아기고양이의 죽음

어젯밤, 도돌미와입후가 음식물쓰레기를 버린다고 나갔다가 얼마지 않아 다시 뛰어 들어온다. ‘오빠오빠, 새끼고양이가 아픈지 못 움직여’ 그 길로 따라 나가보니, 나무 아래에 태어난지 두 달은 됐을까 하는 아기 고양이가 축 처친채로 누워 있다. 자세히 보니 우리 아파트 9동 근처에 사는 어미고양이가 데리고 다니던 두 마리의 새끼고양이 중 하나다. 가까이 가도 가뿐 숨을 몰아 쉴 뿐 기척이 없다. 옆에 쪼그리고 앉아서 더듬어 보니, 바싹 말라서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 차에 친 것 같진 않다. 쥐약이나 독풀 같은걸 먹은 것 같은데…

나는 이전에도 이 아이와 만난적이 있다. 아파트 1층 계단 앞에서 담배를 한 대 피우고 집으로 들어갈까 하는 순간 계단쪽에서 고양이 하나가 튀어 나온다. 그런데, 그 어미 고양이는 자리를 뜨지 않고 날 바라보면서 애처롭게 야옹야옹 우는거다. 그러고 보니, 계단 아래에 미처 따라 나오지 못한 새끼 고양이 둘이 남아있다. 날 사이에 두고, 새끼고양이 둘이 고립되어 버린 것이다. ‘아, 그래그래- 애기들 잘 키우거라-‘ 하면서 자리를 비켜주자 어미고양이는 새끼들을 불렀고, 거짓말 처럼 알아들은 새끼들은 깡총깡총 어미를 따라갔다. 화단의 작은 나무 덤불 안으로 새끼가 사라진 뒤에도 어미 고양이는 고개를 돌려 한참을 날 쳐다보고 있었고, 나는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 후에도, 주차해 둔 차 밑에서 낮잠을 자거나, 나무에 오르고 있는 새끼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어미고양이 뒤를 꼬리를 빳빳하게 세우고 따라다니던 새끼고양이들을 보면서 너무나 좋았던 기억이 난다.

죽어가는 이 아이를 병원에 데려다 주고 싶었다. 가망은 없어 보였지만 그래도 의사에게 보여 보고 싶었다. 그 순간에 병원비 걱정에 망설였다. 집에 데려갈까 생각했다가 집에 있는 바둥, 구름, 우키 생각에 또 망설였다. 집에 사는 우리 고양이랑, 이 아기 고양이 모두 똑같은 고양이임에도, 짧은 망설임 끝에 하루에도 허다하게 사고나 병으로 죽어나가는 ‘길 고양이’ 로 분류해 버렸다. 혹시, 누군가가 발로차거나 할까봐 목 뒤를 쥐고, 눈에 잘 띄지 않는 화단의 덤불 아래에 뉘어 놓고는 옆에 물과 사료를 남기곤 들어왔다. 죽어가는 아이를 외면해버린 죄책감을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사라져 있을지도 몰라’ 라며 애써 모른체 해 버렸다.

오늘 아침, 그 새끼고양이를 두었던 화단을 쳐다보기 전에,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사라졌기를 진심으로 백번은 바랬다. 새끼 고양이는 그 자리에 그대로 누워있었다. 더 이상 숨도 쉬지 않는다. 벌써 파리가 웽웽 꼬이고 있다. 옆에 하얀 양말을 신은 또 다른 새끼고양이가 앉아서 지키고 있다. 가슴이 미어질 정도로 아프다. 휙 돌아섰는데 어질어질 하다. 머리속이 하얗다. 내가 어쨌어야 됐을까… 망설였던 그 순간에 어떡해야 했던걸까… 그 때 병원에 데리고 갔었더라면 살 수 있었을까? 같이 사는 바둥, 구름, 우키는 캔을 따 줘도 시큰둥할 정도로 복에 겨워 사는데, 죽은 새끼고양이는 그런 캔, 한 번이라도 맛 보고 죽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더 맘이 아프다.

좋은데로 가라고 회사 화장실에 앉아서 백 번은 기도했다.

다음 세상에는 사람으로 태어나거라- 애기야…

우키, 부상 당하다

2009-08-01, 우키 (1).jpg2009-08-01, 우키 (3).jpg
불과 며칠 전 아침, 서랍장 밑에 쏙 들어가 있는 우키를 꺼내려고 꼬리를 지긋이 당기는데, 얘가 나한테 하악질을 하는거다. 그래서 열라 혼만 내주고 출근. 그리고선 퇴근해서 자세히 보니, 우키가 이상하다. 살짝 살짝 저는가 하면, 앉을 때도 자꾸 옆으로 흐르는 오른쪽 뒷다리. 아니, 다리를 절 이유가 없는데 왜지? 새벽에 다른 애들이랑 놀다가 캣타워에서 떨어졌나? 설상가상으로 오른쪽 고관절 부위를 더듬다보니 애가 욱- 욱- 하면서 아파한다.

그래서 지난주 토요일, 우키를 안고 다니던 동물병원에 다녀왔다. 선생님이 우키 다리를 하나하나 만져보시더니 우측 고관절이 빠진단다. 걱정했던 바와 같이 혹시 어디서 떨어지면서 뼈도 같이 상한건 아닌가 싶어 엑스레이 촬영. 결과는 뼈는 상한 곳이 없고, 관절의 연골도 손상 없음. 수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의하면, 엑스레이 소견상으로는 관절을 가동범위 바깥으로 벗어나지 못하게 잡고 있는 인대가 끊어지거나 늘어난 것은 판단 불가란다. 우선, 어디서 떨어지거나 해서 인대가 좀 늘어난 상태 정도 일 수도 있다. 이 경우, 케이지에서 한 달여를 쉬면 (cage rest) 완치 된다고 한다. 그런데, 인대가 아예 끊어졌다면 다시 붙기 어려울뿐더러 수술 이 외에는 별 다른 방법이 없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선천적인 탈구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툭하면 어깨가 빠지는 사람과 같이 말이다. 일단 소염제와 진통제 처방을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유가 뭘까.

그러다가, 나비님이 올리신 포스팅을 보았는데 – 맑음이도 오른쪽 다리가 자꾸 옆으로 새고 후덜덜 한다는 –  깜짝 놀랐다. 어찌 이리 똑같지;;; 원래 아메숏들이 뒷다리 관절이 좀 부실한걸까. 여전히 미스테리다. 며칠이 지난 지금, 뒷 다리는 약간 불편해 보이지만, 여느 때와 같이 미친듯 활발하다. 어릴 적 생각이 났다. 아버지가 내 팔을 잡고 빙빙 돌려주다가 내 어깨가 빠진거다. 뭐 병원에 가서 툭- 끼워넣곤 끝이었지만 어릴 때는 쉽게 탈구가 생기기도 하고 또 성장하면서 문제가 사라지기도 한다. 우키도 아마 그런 것일거라 생각하고, 또 그렇게 믿고 싶다. 여튼, 지금 상황으로는 그냥 지켜볼 수 밖에 없을것 같다. 인대의 이상유무도 보이지 않는 엑스레이 소견만으로 살을 가르고 열어볼 순 없지 않은가. 열어봤다가, 아무 이상없으면? 다시 꿰매면 되는?

휴우… 우키야 어서 나아라- 토닥토닥-

징징 드라이브

면허 따자마자 홍대로 고고싱-

한달 반 여를 용인에 있던 운전학원을 다니느라 피로에 쩔어있던 도돌미와입후. 드디어 지난 주에 최종 주행시험을 합격하고 면허를 취득했다. 도돌미와입후가 휴가까지 내서 면허증을 교부 받던날 대포고냥군은 자동차보험을 ‘부부한정’ 보험으로 바꾸었다. 장롱면허로 썩히지 않으려면 처음부터 스파르타식 연수는 필수 아니겠는가. 무섭다고 징징댔지만 가차없다. 뒷 유리에 ‘초보운전’ 이라고 크게 써 붙이고 바로 홍대로 고고싱-

좀 지켜본 결과, 차분하게 운전은 잘하는 듯 하다. 60 킬로미터도 무섭다고 도로 한 가운데에서 빌빌대긴 했지만, 속도엔 금새 적응되서 씽씽 달릴게다. 지금은 아마 네비게이션 쳐다볼 정신도 없겠지. 도돌미와입후는 옆자리에 앉은 나에게 무섭지 않냐고, 날 믿냐고 몇 번은 묻는다. 그럴 때마다, ‘그런 속도로 달려서 날 죽일 수 있겠냐-‘ 했다. 운전면허를 갖는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진다. 자기 힘으로 어딘가를 갈 수 있다는 것은 뭔가 특별한 것이다. 비오는날 남편을 마중 나올 수도 있고 말이지- 도돌미 와입후, 운전 면허 딴것 축하해!

ㅆㅂ- 나 무서운 초보야!

사랑하는 고냥들을 위한 사치, 트릴로 (Trillo) 사용기

블라인드와 잘 어울리는 트릴로

올해 3월에 상도동으로 이사를 오자마자 구입했었던 트릴로. 이미 4개월여를 사용하고서 이제서야 사용기를 쓴다. 돌돌미와입후와 같이 붑후 따블 블로그질을 하다보면 뭔가를 구입하고 나서, 같은 주제에 대해 비슷한 시기에 포스팅을 올린다는 것이 약간은 꺼려지게 되더라. 왜냐면 블로그란 유니크해야 하니깜. 그래서 보통은 뭔가를 질러두고서 두 사람 중 누가 블로그에 포스팅을 할 것인지에 대해 정하곤 한다. ‘이거 돌돌미가 블로그에 올릴거야? 그럼 난 안올릴래.’ 뭐 이런식이다. 트릴로 역시 도돌미와입후가 먼저 블로그에 올려버리는 바람에 나는 사진을 찍고, 보정까지 해 두고선 그냥 잊고 살았었다는 조홀라 구차하고 뻔뻔한 변명으로 점철된 포스팅을 시작해 본다.

용산에서의 신혼시절, 집이 좁아서 심심하면 발에 밟히고 채이면서 불쌍하게 살았던 바둥이와 구름이를 보며 생각했다. 넓은 집으로 이사가면 꼭 훈늉한 캣타워 부터 사주마 라고. 대포고냥군은 허리까지 오는 캣 타워, 이런거 싫었다. 그게 캣타워냐, 고양이 진열대지. 천장까지 닿을듯이 높은, 그리고 아름다운 그런 캣타워를 사주겠어 라고 항상 생각해 왔었다. 사실, 일본 하우징 관련 잡지에서나 볼 수 있는 물푸레나무로 만들어진 ‘고양이 스텝’ 이나 천장 가장자리를 따라 설치하는 환기구 형 고양이 터널 같은 것을 만들어 주고 싶었지만 전세집에다 그런 짓을 했다간 집 주인이 내 면상에 ‘졸라 잘했어요’ 도장을 찍어줄 것 같아서 그냥  접었다. 그렇게 무료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대포고냥군은 우연히 방문한 어떤 분의 블로그에서 트릴로를 처음 보게되고… 트릴로를 본 순간 부턴 이미 ‘대안’ 이란 것은 사라진지 오래. 트릴로를 알고있거나 이미 구입한 사람들은 이해 할 테지만, 트릴로의 품질이나 디자인에 비교할 만한 캣타워는 단언컨데 국내엔 없다.

그날 이 후부터 우리 붑후의 머리속엔,
캣타워는 트릴로
캣타워는 트릴로
캣타워는 트릴로

그리고, 상도동에 이사 온지 일주일 되던 날, 우리 부부는 열심히 트릴로를 조립중이다.

DSC01814.jpg

DSC01815.jpg
대포고냥군이 트릴로를 구매할 당시는, 트릴로 SP (스프러스) 와 JC (일본 삼나무) 라는 모델이 있었으나, 지금은 트릴로 LA (나왕 집성목) 와 DF (미송, 집송목) 로 모델이 변경된 듯 하다. 아마, 보급형인 SP 가 LA 모델에 대응되고, 고급형인 JC 가 DF 로 바뀐듯 한데, 현재의 보급형인 LA 모델은 X 형의 프레임이 집성목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우리가 구매한 SP 는 프레임도 고급형 같이 집성목이 아닌 통나무라는 대놓고 자랑임. 트릴로를 제작하는 오마이캣님의 말씀에 의하면, JC 모델에 들어가는 일본 삼나무의 수급이 어려워져서 모델변경이 있었다고 들은듯 하다. 구입 당시, 직접 조립 이벤트로 구매했고, 캣콘도 배송비까지 묶어서 하나로 보내주셔서 현 모델보다 훨씬 좋다고 생각되는 구 SP 모델을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했다.

꼼꼼한 포장 – 엄청나게 무겁다

배송 당시, 캣 콘도 하나, 프레임 하나, 중간중간 패널 하나, 이렇게 총 세 덩이로 배송이 왔던 것 같다. 하나하나가 원목이다 보니 엄청시리 무거워서 택배기사님 완전 안습- 다리 풀려 ㅎㄷㄷ- 포장상태는 매우 양호하다. 포장을 열어보면, 조립에 필요한 자세한 설명서와 프레임과 중간 패널을 연결할 때 아래에 받쳐두라고 종이컵 네개까지 챙긴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조립을 하다 느끼는 것은 나무 파트의 마감 상태가 무척이나 좋다는 것과, 한치의 어긋남 없이 딱딱 맞아 떨어지는 설계가 매우 훌륭하다. 무엇보다 싱그러운 나무 냄새가 참 좋다. 스크래치 패널과 캣 콘도에만 페인트로 도색이 되어있는데, 천연-무독성 고급 도료를 사용해서 냄새도 거의 없다. 왠지, 비싼 유아용 가구를 보는 느낌이랄까? 단점이라고는 패널 위에 놓는 패드가 밀린다는 것 정도다. 바둥이가 달려와서 패드를 밟는 순간 패드는 공중으로 날아가고 미끄덩한 바둥이는 꼴사납게 바닥으로 추락- 그래서 당분간 패드는 빼어둔 상태.

구름이 : 이거이거 마감이 예술이야-

구름이는 패드가 맘에 들었는지 한참을 저러고 있다

눈 뜨면 질러대는 우리 붑후에게 있어서 트릴로는 ‘지르고서 뿌듯한’ 아이템 중 하나이다. 3개월 할부로 긁은 탓에 결제일 마다 ‘트릴로가 비싸긴 비싸구나’ 라고 느꼈던 것 빼곤 단 한 번도 후회한 적 없는 애묘인의 강력추천 아이템. 사실, 조립을 해 놓고서 몇일간 바둥, 구름이가 애용해주지 않아 가슴이 무너지는 듯 했으나, 지금은 아주 라뷰라뷰 중이다. 트릴로가 메종드상도에 들어올 당시에는 입양 전이었던 탓에 사진에셔는 빠져있으나 우키는 캣콘도를 아주 사랑해서 ‘앞으로 뛰어 들어가 논스톱으로 사이드로 빠지기’ 를 매우 즐긴다. 트릴로를 창가에 두었는데, 블라인드 사이로 떨어지는 햇살을 트릴로 위에서 식빵자세로 바라보는 우리 고냥들이 행복해 보인다.

바둥이가 처음 우리집에 오던 날

아빠? 엄마?

바둥아- 무슨꿈을 꾸고있니?

2007년 11월의 끝자락 즈음 바둥이는 우리집에 왔다. 늦은 밤, 경기도 화성까지 달려가 데리고 왔던 아이. 한 배에 나왔던 여러 아이를 분양하던 분양자분이 그 중에 제일 예쁜 둘을 데리고 나올거라고 했다. 차 안에서 희미한 실내등을 켜고 담요를 풀자, 꼬물꼬물 졸려서 눈도 제대로 못뜨는 아이 둘이 있었다. 둘 중에 더 정신을 못차리고 비실거리던 바둥이가 눈에 들어왔던건 왤까. 그 길로 바둥이는 우리와 같이 살게 되었다. 둘째인 구름이를 들일때 까지 거의 일년을 혼자 지내서인지 바둥이는 구름이와 우키와는 좀 다르다. 그 일 년 동안 바둥이는 우리 부부가 출근을 하면 혼자 남아있어야 했고, 항상 우리가 퇴근하기만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을 게다. 언제나 사람 손을 그리워 하고, 보채는 아이. 잠을 자도 꼭 컴퓨터 옆 프린터 위에서, 복도에 담배피러 나올라치면 문 안에서 야옹야옹 날 부르는 아이. 구름이와 우키를 안고 있을라치면 금새 섭섭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아이.

우리 부부에게 있어 바둥이는 이 후에 입양한 구름이, 우키와는 또 다른 의미이다.
우리의 첫 아들래미 바둥이. 보고만 있어도 짠한 바둥이.

바둥아- 구름이, 우키보다 널 더 사랑해-

구름이랑 우키는 애기라 더 신경써주는 것 뿐, 난 바둥이가 최고 좋아-

오래오래 건강하게 우리랑 같이 살자-

 

(구름이랑 우키가 이 포스팅을 안 보기만 바랄뿐이다-)

우키 두 번째 접종 받던 날

우키는 요즘, 생후 4개월에 접어들면서 매 달 한번은 예방접종을 받으러 병원엘 간다. 예전 용산에 살 때부터 쭉 다녔던 차오름 동물병원엘 다시 들렀다. 바둥이도, 구름이도 모두 여기서 접종을 받았었다. 우키는 주사를 맞은지도 모르는듯 하다. 우키야 근데 넌, 주사를 맞는데 왜 자기이름을 외치는거니? ‘웃키!’ 이제 한 번만 더 오면 기본 접종은 모두 끝나는구나- 우키도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우리랑 같이 살자꾸납-

우키-!!!

병원에 사는 오름이

우키가 접종을 처음으로 받던 날도 그랬었는데, 이 날도 카페플랫에 들렀다. 우키는 웃기게도 집에선 그리 뛰어다니던 아이가, 바깥에만 나가면 그리 얌전할 수가 없다는. 조용히 탁자위에 누워서 애교 부리고, 옆에 앉은 손님테이블에 이쁜척 어필하고 꾸벅꾸벅 졸다가- 카페플랫 사장님이 또 ‘절친 아이스 아메리카노’ 를 주시네- 고마워요 사장님- 고양이들과 같이 외출하기에 정말 카페플랫 보다 편한 곳은 없는 것 같다. 우선 사장님 커플 두 분 모두 고양이를 이뻐해 주시는데다가, 우리 고양이들도 카페플랫이 익숙해져 버려서 요즘은 데려다 놓으면 이리저리 다니지도 않고 그냥 누워서 편안하게 잔다. 카페플랫을 알게 된 것이 우리에겐 좋은 인연이다.

도돌미와입후 & 우키 @ 카페플랫

절친 아이스아메리카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