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스 (IQOS)

아이코스를 사 왔습니다

아이코스 (IQOS), 전자담배계의 아이폰이라 불리던 그 것이 한국에 드디어 런칭했다. 일본과 유럽 등지에서는 2015년 9월에 판매를 시작했으니, 거의 2년이 늦어진 셈이다. 국내 판매가 늦어지다 보니, 보따리상을 통해 들어온 아이코스는 웃돈이 얹어져 거의 20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여튼, 정식 런칭되면서 광화문과 가로수길에는 아이코스 스토어가 생겼고, 서울지역의 일렉트로마트와 CU 편의점에서도 기기를 구입할 수 있다. 발매가격은 12만원. 아이코스 홈페이지 (www.myiqos.com) 에서 튜토리얼 동영상을 시청하고 발급되는 코드를 사용하면 9만원대에 구입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담배란 연초에 불을 붙여 그 연기를 흡입함으로써 니코틴을 체내에 흡수시키지만, 연소 과정에서 많은 유해물질이 발생하게 된다. 실제로 니코틴 보다도, 타르나 포름알데히드 같은 것들이 훨씬 더 위험하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사실, 태워서 발생하는 연기에 니코틴을 실어서 체내로 흡수 시키는 것의 대안으로써, 액상형 전자담배가 꽤 오랫동안 유행했었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순수한 니코틴을 녹이는 용매로써 글리세린 등을 사용하며, 액상을 고온으로 달궈진 전기코일에 떨어뜨려 순간적으로 기화되는 수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글리세린이 기화한 증기 특유의 단맛이 – 솜사탕 향 같은 달콤한 향 – 실제 담배와는 거리가 있어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았고, 액상이 탱크에서 샌다든지 하는 문제가 상당히 귀찮았던 기억이 있다. 이에 반해, 아이코스는 히츠 (Heets) 라는 고형 스틱을 350도 정도로 가열해서 발생하는 증기를 흡입한다. 한마디로 고체 형태로 가공한 연초를 높은 온도로 순간적으로 ‘쪄서’ 니코틴이 함유된 증기를 만들어 낸다. 실제로 아이코스의 IQOS 라는 이름은, ‘I Quit Ordinary Smoking’ 의 약자라고. 확실히 뭔가 좀 한 단계 진화된 흡연의 형태인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역시, 전자담배계의 아이폰이라 할 만 함
풍성한 구성품 – 아이코스 홀더, 포켓 충전기, 클리너, 충전기, 마이크로 USB 케이블, 클리닝스틱
아이코스 홀더를 포켓충전기에 넣으면 자동으로 충전이 된다

아이코스 박스를 개봉하면, 담배 역할을 하는 홀더와 포켓 충전기가 보이고, 그 아래엔 보증서와 사용설명서가, 또 아래에는 충전기와, 마이크로 USB 케이블, 홀더를 청소하기 위한 클리너가 잘 포장되어 있다. 대포고냥군은 아이코스를 스타필드 하남의 일렉트로마트에서 구매했는데, 흰색과 네이비 – 언뜻 보기엔 검정처럼 보이는 – 의 아이코스 기기가 있었다. 네이비를 살까 했는데, 만져보니 플라스틱 위에 고무코팅이 되어 있는 듯한 – 보들보들한 느낌의 – 재질이라 오래쓰면 끈적해지거나 벗겨질 것 같아서 그냥 흰색으로 구매했다. 포켓 충전기는 홀더를 보관하는 케이스 역할을 하는 동시에 홀더를 충전시킨다. 포켓 충전기에 홀더를 끼우고 4분정도를 기다리면, 충전이 완료되고, 한 개비의 히츠 (Heets) 를 사용할 수 있다. 이 말은 한편, 한번 아이코스를 흡연하고 나면, 다음 사용까지 4분을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고, ‘줄 담배’ 를 필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이코스 포켓충전기는 심지어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과 링크되는 듯 한데, 아직 한국에서는 앱이 준비되지 않았는지 앱 스토어에서 보이지 않는다. 뭐 블루투스로 사용 횟수라든지, 클리닝 주기를 알려준다든지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여튼, 만듦새 하나는 무척 좋고, 대포고냥군이 구입한 흰색 아이코스는 심지어 샤방한 느낌까지 준다.

경기도 지역에선 아직 판매점이 없어, 아이코스 기기와 함께 히츠 (Heets) 10팩을 같이 구입했다
실버, 그린, 앰버. 블루도 있었는데 품절이었음

보통의 담배의 1/3 길이의 히츠 (Heets) 를 충전이 완료된 홀더에 끼우고, 홀더의 전원을 넣으면 진동과 함께 예열을 시작한다. 20초 정도의 예열이 끝나면 점멸하는 램프가 정지하고 흡연할 준비는 끝난다. 보통의 담배를 피듯 흡입하면, 홀더에서 약간의 열이 느껴지면서 증기가 발생하는데, 정말 연초 담배와 비슷한 느낌이다. 히츠 (Heets) 는 엠버, 실버, 그린, 블루의 네 종류가 현재 판매되고 있는 것 같은데, 앰버는 듣던대로 정말 구운 옥수수 냄새가 난다! 이 냄새가 거슬린다는 사람도 있던데, 나는 뭐 구수하고 좋은듯. 앰버가 일반 연초 5밀리 정도에 해당한다고 하던데, 살짝 어질한 것이 꽤 니코틴이 많이 들어오는 (!) 느낌이다. 여러 커뮤니티에서 이미 아이코스로 여러 종류의 히츠를 체험해본 사람들 말에 의하면, 그린, 블루의 멘톨 계열이 꽤 괜찮단다.

사실 대포고냥군은 2년여 전 부터 금연 중인데, 술을 먹거나 회사에서 뭔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할 때, 가- 끔- 하나 둘씩 피곤했다. 그럴 때마다 연초를 피면 목도 아프고, 죄책감 (!) 도 조금 들고 그랬는데, 나와 같은 간헐적 (!) 흡연자에겐 아이코스가 꽤 괜찮은 솔루션일듯 싶다. 냄새도 나지 않아서 운전 중에도 사용할 수 있고 말이다. 아직 서울 외 지역에는 판매하지 않아서 미리 히츠는 10팩을 쟁여 놨는데, 오래오래 조금조금씩 필요할때만 사용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렇게 히츠 (Heets) 를 홀더에 끼워서 15회 정도 흡입한다

미미와 컴컴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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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와 컴컴이의 입양홍보 인스타

8월 초순의 어느 날, 여느때 처럼 인스타그램의 ‘둘러보기’ 로 다른 집 냥들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한 포스팅이 눈에 들어왔다. 위의 인스타그램 캡쳐이미지 처럼, 네 장의 사진을 하나로 만든 이미지라 작은 썸네일로는 잘 보이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나비네 (@nabine) 계정으로 올라왔고, 마리앤달 (@maryndal) 님께서 입양대리인이었던 입양 홍보글이었는데, 사당의 한 수퍼마켓에서 사랑이라는 아이가 7월 5일, 아깽이 다섯을 출산했고, 분양을 원한다는 내용이었다. 항상 그렇듯 고양이와의 연은 불시에 찾아오고, 따로 설명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무엇에 홀린듯 나는 징징에게 인스타그램 링크를 보냈고, 전화를 해서 사랑이와 검은콩이를 같이 데려오고 싶다고 했다.

8월 14일, 그렇게 사당의 수퍼마켓으로 둘을 데리러 갔다. 입양대리인인 마리앤달님도 오시기로 하셨고, 그 날 다른 아깽이들도 같이 입양을 간다고 들었다. 좀 일찍 도착해 수퍼마켓 주변을 살펴 보았는데 여기 저기 사료랑 물 그릇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이 동네에는 길냥이들을 아껴주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다행이다. 좀 있다 도착하신 입양대리인님과 입양계약서를 작성하고, 수퍼마켓 사장님께 그동안 사랑이와 아이들을 잘 돌봐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있는데, 마리앤달님이 갑자가 눈물을 보이신다. 사랑이가 입양을 가게 되는 날이 올 줄 모르셨단다. 카오스에다 두 번의 출산경험 그리고 두 살의 성묘라 기대하지 않으셨다며 거듭 감사하다고 하셨다. 오랜기간 사랑이를 보살펴주신 달님에겐 사랑이는 항상 걱정되고 안타까운 아픈 손가락이었던 게다. 사랑이는 수퍼 앞 빌라에 살던 세입자가 기르던 고양이였는데, 주인이 버리고 이사를 가버렸단다. 그렇게 수퍼 사장님께서 거두어 준 사랑이는 그 후, 수퍼마켓의 거래처였던 어느 식당에 쥐잡이 고양이로 입양을 갔었는데, 거기서 산짐승들에게 첫 출산때 낳은 아이들을 모두 잃고, 많이 운다는 이유로 파양까지 당해서 수퍼마켓으로 다시 돌아왔다고 했다.

“아니예요 달님, 사랑이랑 검은콩이를 데려가고 싶다고 말씀드렸지만, 사실 사랑이를 데려오고 싶었던 것이고, 다섯 아이들과 하루아침에 떨어지게 될 사랑이가 안쓰러워 검은콩이 ‘도’ 데려오기로 한 거예요. 검은콩이는 깍두기랍니다. 하하- 저희 집에 있던 바둥구름우키봉봉이는 품종묘입니다. 하나하나 모두, 제 몸 같이 예쁘고 소중한 아이들이지만, 한 편으로는 아이들과 같이 살아오면서 길 고양이들이나 유기된 아이들도 집고양이들이랑 다를 것 없고, 모두 똑같이 사랑스러운 생명들이라는 생각을 한 이후로는 꼭 아이들 동생은 성묘로 입양하기로 했습니다. 사랑이의 노랑 눈과 삼색 코트는 참 아름답습니다. 이렇게 예쁜 아이들을 끝까지 보호해 주시고, 저희집에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일 하시는데, 여러모로 도움 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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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식자재 도매가게를 하시는 사장님이 돌봐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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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와 컴컴이가 살던 곳 주변을 둘러보다가, 냥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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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봉지 뜯뜯하면 안돼 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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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 동네는 냥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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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안- 선반 아래에 아깽이들이 들어가면 정말 찾기 어려우셨다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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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미미와 바글바글 아이들- 저기 컴컴이도 살짝 보임- ㅎㅎ

사랑이는 ‘미- 미-‘ 하고 울어서 ‘미미’로, 검은콩이는 불을 끄면 눈만 보여서 ‘컴컴이’ 로 새로 이름을 지어 주었다. 우리 집으로 온지 벌써 한 달. 미미는 중성화수술을 잘 치러냈고, 컴컴이는 벌써 젖을 떼고 사료를 먹는다. 미미는 두 번이나 출산 경험이 있지만, 고작 두 살된 어린 아이다. 밤마다 어린 미미와 초딩 컴컴이가 정말 미친 우다다를 하는데, 간만에 느끼는 활기참 (!) 이 새롭다. 기존 멤버인 바둥구름우키봉봉이도 5호와 6호를 이제 인정하고 있고, 서열도 정리가 되어가고 있다. 4묘에서 고작 둘이 늘어, 6묘집사가 되었지만 왜 사료 먹는 속도와 매일 나오는 응가의 양은 두 배가 된 것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잘 모르겠다. 그후로 징징과 둘이서 몇 번이나 이야기 했다. ‘미미랑 컴컴이를 입양한 것은, 정말 잘 한 일인 것 같아.’ 라고.

성묘 입양은 사랑입니다. 버림받은 아이들을 안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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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컴이를 들어올리는 진격의 징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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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 에서 이틀째인 미미와 컴컴- 넘나 잘지내고 있음-

발뮤다 그린팬 (Balmuda GreenFan)

9년 여 전, 용산에 가서 끙끙대며 사 왔던 삼성 선풍기를 여태 쓰고 있었는데, 얘가 넘나 시끄러운거다. 제일 약한 1단을 눌러 놓아도  바람은 너무 세고, 시끄러워서 잘 때 켜 둘 수가 없고, 1단이나 2단이나 별 차이도 모르겠고, 바람은 왤케 거슬리는 것인지… 구입한 그 해 부터 계속 이 선풍기가 맘에 들지 않아 내내 궁시렁궁시렁 댔지만, 그렇다고 선풍기를 또 바꾸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선풍기가 비싼것도 아니지만, 삼성 선풍기를 버리고 다른 넘을 사려니 쓸데없는데 돈 쓰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을 받아 생각을 뒤집고뒤집고 하다보니 벌써 9년이나 썼잖… 여튼 그러다가 선풍기를 알아보러 다니기 시작했다. 처음 시작은 모 메이커의 아기바람(?) 같은 미풍 선풍기 같은 모델을 위주로 보고 다녔지만, 역시나 디자인이 좀 맘에 안 듬.

사실, 예전부터 지인이 계속 권해 준 발뮤다의 그린팬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조용하고, 거슬리지 않는 바람, 그리고 옵션으로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는 선풍기 정도로 알고 있었던 발뮤다 그린팬. 처음에 발매 될 당시에는 50만원 가까이 했었고, 할인 쿠폰을 쓰고 어쩌고 해서 45만원 정도에 구매했다느니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제품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좀 알아보니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예전 모델인 발뮤다 그린팬 – 제조는 중국 – 은 후속모델로 그린팬 S 가 출시되면서, 가격이 30만원 초 반까지 하락했네? 그린팬 S 는 일본 제조, 회전 각도의 세부 조절가능, 배터리 사용시 전용 크래들에서 충전이 가능하다는 점 정도가 바뀌었는데, 거의 동일한 디자인, 성능에 15만원 정도를 더 쓰긴 싫어서 일반 그린팬으로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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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 에 택배가 오면 일단 바둥남이 접수한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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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게 어딧냐옹- 먼저 침 뭍히는 냥이 주인이다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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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봉 : 근데 아빠, 이거 왜 안 뜯어보는거냐옹-? 나모키 : 응- 엄마 퇴근하면 같이 뜯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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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모키 : 엄마가 안온다… 혼자 맵스터나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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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 엄마가 퇴근해서 드뎌 조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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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 막대기를 여기 꽂는 것이다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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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건 정말 최고구나…

발뮤다 그린팬은, AC 모터를 사용하는 일반 선풍기와는 달리, DC 모터를 사용한다. 그 결과 팬을 더 미세하게 컨트롤 가능하고, 더 조용하고 – 실제로 1, 2 단에서는 소음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 저전력이며 열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또 다른 특징은, 날개의 형상이 이중이라 – 외부에 큰 날개와 중심부에 작은 날개 – 바람의 파절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린팬을 사용해 보기 전에는, ‘바람에 무슨 파절이 생긴다고…’ 하며 믿지 않았으나, 이거 좀 대단하다. 선풍기가 바람을 만들어 낸다는 느낌이 아니라, 그린팬 주변의 공기 전체를 밀어 내는 것 같달까. 시골 집 평상에 누워 느끼는 자연의 바람, 바로 그것 같다. 신기한 것이, 침실에 그린팬을 두고 나서는 우리집 고양이들이 앞에 모여 잔다는 것. 예전의 그 ‘거친’ 선풍기를 켜면 바람이 닿는 곳에서 피했었는데 말이다. 1 단은 정말 살랑살랑 바람이라, 딱히 덥지 않은 날에도 공기 순환을 위해 켜고 자기도 한다. 미세먼지가 많던 날, 공기 청정기를 가동하고 그린팬을 약하게 돌려두었는데, 창문을 열어둔 것 처럼 기분이 매우매우 상쾌했다능요-

요즘 대포고냥군의 쇼핑 성공율이 꽤 높다. 그린팬 정말 강추임다. 그런데 그린팬 S 를 사야할지는 잘 생각해 보세요.

2016 MINI Cooper S (F56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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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로 돌아온 봉봉카

블로그에도 포스팅을 했었지만 2010년 10월, 대포고냥군은 2세대 미니쿠퍼 S 를 이미 한 번 거쳤었다. 첫 미니쿠퍼는 중고차 였지만 정말 정말 맘에 들어 했었고, 애정을 갖고 이것저것 많이도 해 줬던 기억이다. 그러다가 주행거리 11만이라는 – 그 보다 문제는 전 차주의 관리 상태 였겠지만 – 벽을 넘지 못하고 5개월만에 매각해버리게 된다. 차를 팔고나서도, ‘미션을 마저 수리할 것을 그랬나…’ 하고 후회도 했었고, ‘나중에 꼭 신차로 다시 미니쿠퍼를 사야지.’ 생각도 해본 것 보면, 작고 빠른 차를 좋아하는 대포고냥군네 취향에 딱인 그런 차였던 것 같다. 그러다 코드네임 F56 미니쿠퍼 3세대가 출시 되었고, 몇 번 딜러쉽을 방문해서 시승도 해 보고 그랬다. 그러다, 드디어 2016년 4월의 어느 주말! 언제나 그렇듯, 우리의 차 바꿈은 그 날 결정되는거임. 징징이 한테 그랬다. ‘미니쿠퍼 S 를 사자. 그것도 우리가 생각해 왔던 짙은 청색으로. 그래서 미니쿠퍼는 징징이 너가 타. 너가 타던 구름카는 내가 탈께.’ 그랬더니, 뭐 ‘돈은 있는 거냐’, ‘진짜 사도 되는 거냐’ 라고 몇 번 묻더니, 좋단다. 그래 좋겠지… 징징이 너한테 새 차를 사주겠다는데… 그 길로 바로 분당 미니 딜러쉽으로 가서 ‘미니쿠퍼 S 딥블루, 한 대 주세요.’ 했고, 차는 일주일 후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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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아주 이쁨

아주아주 이쁘다. 구입 당시에, 진녹색 – 브리티쉬 레이싱그린 – 도 참 이쁘고 그래서 살짝 고민했지만, 딥블루로 하길 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2016년 모델부터는 트렁크리드, 전면의 에어 인테이크 등이 크롬에서 유광 검정으로 변경되었는데, 이것이 정말 신의 한 수 인듯. 2세대 미니쿠퍼 오너들도 트렁크리드를 크롬에서 검정으로 바꾸려고 랩핑을 하고 그랬었는데 말이지. 검정검정하니 포스포스하고, 고성능 이미지도 나고 넘나 이쁘다. 차 출고 후에, 약 한 달이 지난 지금, 힘겨운 2,000Km 길들이기 기간을 겨우겨우 보내고 이제야 4,000 rpm 영역을 넘기고 있는 시점에서 숏텀 시승소감을 말해보자면 – 정작 이 차를 내가 몰아본 건 한 두번이면서 시승기라니, 옆자리 시승기로 하는걸로 – 1.6 리터에서 2리터로 엔진이 변경되면서 출력은 매우 안정된 느낌이고, 위로도 출력을 올릴 마진이 한- 참- 남아있는 느낌이다. 심지어 요즘 잘나간다는 BMW 328i 역시 2리터 가솔린 터보가 아닌가. 지금도 징징한테 차고 넘치는 출력이지만, 좀 타다가 나중에 정식 AS 센터에서 JCW 엔진 튜닝킷을 올리면 참 재미있겠다 싶다.

그리고 서스펜션! 말 그대로 ‘우당탕탕’ 이었던 전세대 미니쿠퍼의 승차감은 정말 극적으로 개선되었다. 2세대 미니쿠퍼를 탔던 오너들은, 하드코어한 승차감이 미니다운 것이라고 말하곤 하지만, R56 의 OEM 서스펜션이 딱딱하기만 하고 코너에서는 휘청휘청 했다는 것이 문제였다는. 3세대 미니쿠퍼의 서스펜션은 여전히 통통 튀긴하지만, 잔진동을 잘 걸러주고, 코너에서는 오히려 2세대보다도 덜 주저앉는다. 대포고냥군의 생각으로는 정말 서스펜션 하나는 장족의 발전이라는. 근데, 차고 – 차의 높이 – 도 그렇고, 좋은 서스펜션으로 갈아주고 싶긴 하다. 독일 KW 사의 서스펜션 그거 좋던데… 얼마더라… 뒤적뒤적… 3세대의 인테리어 부터는 BMW 가 손댄 것이 티가 확- 난다. 도어 윈도우 스위치가 대쉬보드 가운데 있었던 전 세대 미니가 참 변태같지만, 왠지 영국차는 이런것 같고 좋다 (?)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었다면, 3세대는 도어윈도우 스위치도 양 쪽 문으로 옮겨졌고, 아이드라이브가 달리고, 심지어 S 모델에는 HUD 까지 달려있다! 뭐 다 좋은데… 이 작은 차에 공조기가 좌우 나뉘어 온도조절을 하게 되어 있는 것은 참… 쓸데없는 오버스펙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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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미니쿠퍼 촬영은 항상 판교 운중동인가요?

그런데 미니쿠퍼 S 3세대를 징징에게 조공 바치면서, 내심 좀 걱정을 했었다. 원래 타던 구름카를 대포고냥군이 타고, 미니쿠퍼를 징징이 타라고 하면 얘가 좋아할까? 3 시리즈가 더 고급차는 고급차인데 말이지. 근데, 한 달여간 지켜본 결과, 징징은 미니쿠퍼를 진심 좋아하는듯. 누가 그러던데,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서 집에 들어가면서 주차된 차를 돌아보는 건, 정말 그 차를 좋아하는 것이라고.’ 요즘 징징을 가만히 보면 정말 저런다. 주차해 놓고서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참 예쁜 것 같아-‘ 라고 한다거나 말이다. 인스타에서 ‘F56’ 이라는 해쉬태그로 검색을 하질 않나, 심지어 네이버 미니동호회도 보고… 분명히 나중엔 JCW 튜닝킷 이야길 하게될 것 같은 기분적인 기분이 든다. 징징이 맘에 든다니 나도 좋다. 열심히 달려줘 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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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포스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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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도 이쁨이쁨

블루에어 450E / 270E (Blueair 450E / 270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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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에어 E 시리즈 – 450E / 270E

언제 부터인지는 잘 기억나진 않지만, 매년 봄 / 가을이 되면 창문을 열기 전에 항상 황사 / 미세먼지 수치를 확인하게 된다. 그것도, 처음엔 ‘황사수치’ 였던 것이 지금은 ‘미세먼지’ / ‘초 미세먼지’ 수치까지 신경 쓰고 있는 것을 보면, 매 년 점점 더 심해지는 듯. 아니나 다를까 얼마 전에도, 유난히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 있었다. 콧 속에서는 먼지 냄새가 계속 나고, 목은 칼칼해서 따끔거렸던 날, 참다참다, 오포 4묘들의 건강도 걱정이 되고 해서 공기청정기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보통 미세먼지라고 하면, 10 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먼지를 가리키고, 보통 PM10 이라 부른다. 그런데 PM10 은 한국의 환경부가 관리하는 미세먼지의 기준지표이고, 미국, 일본, EU에선 2.5 마이크로미터의 초미세먼지를 환경기준으로 관리 중이다. 한국도 2015년 부터는 PM2.5 기준의 초미세먼지를 환경기준으로 도입한다고 했고, 이런 추세에 맞춰 최근의 공기청정기의 스펙도 대부분이 PM2.5 에 맞춰져 있는데, 삼성의 블루스카이, 발뮤다의 에어엔진 등이 PM2.5의 먼지입자 대응 필터를 사용하고 있고, 엘지의 퓨리케어는 조금 더 성능이 좋은 PM1.0 까지 처리 가능한 필터가 적용되어 있다. 가장 비싸고 성능이 좋은 플래그쉽 제품 군은 대부분 0.1 마이크로미터의 초미세먼지까지 정화할 수 있는데, 스위스산 아이큐에어 (IQAir), 캐나다산 에어퓨라 (AirPura), 블루에어 (Blueair) 등이 여기에 속한다. 0.1 마이크로미터라면, PM2.5 대비 1/25 사이즈의 먼지까지 걸러낸다는 말인데, 좀 무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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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평 대응의 450E 는 우측면에서 좌측면으로 공기가 흘러나가는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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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평 대응 스펙의 270E 는 후면 전체에서 흡입된 공기가 기기 상단으로 빠져나간다

기종을 선택하기 까지 정말 오래오래 고민했었는데, 솔직하게 말하자면 PM2.5 먼지 대응 정도의 성능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발뮤다의 에어엔진이나 삼성 / 엘지의 공기청정기를 살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당연하지만, 공기청정기의 헤파필터 (HEPA filter) 가 0.1 마이크로미터의 입자까지 걸러준다면 당연히 좋겠지만, 스펙이 좋은 필터일 수록 교체에 따른 비용이 비싸질 수 밖에 없다는 것도 선택에 있어서 정말 큰 포인트였다. 그런데, 대포고냥군이 결국 블루에어를 구입한 것은, 디자인때문이었다는거… 블루에어를 보고 난 후엔 다른 공기청정기가 영 성에 차지 않는 거다. 좋고 좋고 또 좋다는 아이큐에어는 무슨 병원의 의료기기 처럼 생겨서 탈락, 에어퓨라는 원통형 필터 교체가 어렵다라는 핑계를 대곤 있지만, 역시 바퀴달린 스툴 같은 디자인이 맘에 안들어 탈락, 삼성 / 엘지의 공기청정기들은 필터비용은 정말 X 100 매력있었지만 모양새가 맘에 안들어 탈락, 발뮤다는 디자인은 나쁘지 않은데, 그냥 애플제품이 생각나는 브랜드 자체가 싫어서 탈락…

결국 블루에어 450E 를 마루에, 270E 를  침대방에 놓고 나서야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었다능. 성능도 최고지만, 디자인 정말 맘에 든다. 후회 전혀 없음. 정말 심플한 하얀색 전면과, 짙은 회색 캐비닛, 푸른색 액정까지… 아아 넘나 좋은것. 블루에어의 필터는 24시간 운용했을 때, 대부분 6개월의 수명을 가지는데 아마존에서 정품 필터로 직구하면 국내 가의 반값이 안되는 가격으로 구입이 가능할 것 같다. 블루에어 사세요. 두 번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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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정말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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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이따위 것들로 우리 털을 막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는게냐-?

Leica M-P (Type 240) / Summicron-M 1:2/35mm AS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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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렸을 땐, 난 이미 라이카의 노예- 여긴 어디? 난 누규?

변명이 아니라, 난 정말이지 라이카를 살 생각이 없었다. 20년 가까이 카메라를 취미로 하면서 – 사진이 아니라 ‘카메라’ – 신형 카메라가 출시될 때 마다 숱한 바꿈질을 해왔으나, 정말 라이카는 라이카일 뿐, 사야 되겠다는, 아니 갖고 싶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었다. 카메라 바디 가격도 가격이거니와, AF도 안 되는 주제에 렌즈는 왤케 비싼지… 대포고냥군은 라이카는 역시 돈 많은 영감들이나 사는 비싼 목걸이라 생각하면서 카메라는 성능으로 승부하는거 아니냐며, 캐논, 니콘 카메라의 초당 연사속도, ISO 감도에 감동 중이었고 말이지. 여튼 그랬던 대포고냥군의 카메라 생활 – 사진생활 X – 에 변화가 생겼다. 확실히 나이가 들면서 렬쩡이 떨어졌는지, 렌즈 교환이 귀찮아졌고, 무거운 카메라가 싫어졌고, 남들이 보기에 거한 장비를 피하게 되더라는.

작년 – 불과 3주 전 – 크리스마스 전에 판교 현대백화점의 라이카스토어를 들른 것이 화근이었다. 분명 크리스마스를 맞아 우리 자신을 위해 조그만 선물을 사기로 했었는데… 라이카스토어의 친절한 직원이 손에 쥐어주던 M의 셔터를 몇 번 찍어보고는 정신줄을 놓고난 후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후로 며칠 간 생각에 생각을 해 보았으나 ‘크리스마스 선물!’ 하면 ‘라이카…’ 밖에 생각나지 않는거다. 그래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그냥 사 왔다. 그나마, 라이카스토어에선 M-P 바디와의 조합으로 Summilux 35mm F1.4 를 권했지만, Summicron 35mm F2 정도로 끝낸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마지막까지 알루미늄 바디라 가볍고, 동영상 기능이 빠진 신형바디 Type 262 와 고민했으나, 라이브뷰를 포기하기가 어려웠고, 징징양이 전면의 빨강딱지는 ‘대놓고 라이카’ 라는 것 같아 싫대서 Type 240 바디로 결정했다. 블랙페인트 M-P 는 오래 사용하면 모서리가 닳으면서 황동이 드러난다던데, 앤티크 성향과는 거리가 먼 대포고냥군은, 실버로 결정했다. 나중에 다른 재질, 다른 색상의 볼커나이트 – 그립의 가죽 – 로 교체하는 걸 고려해도 실버 바디가 더 어울리고 화려한 것 같아서 잘 한 결정이라 생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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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P (Type 240) / Summicron-M 1:2/35mm AS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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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P 박스는 이런 식으로 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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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석으로 붙어있는 뚜껑 (?) 을 열면, 위엔 바디가 들어있을 것으로 보이는 박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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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엔 작은 박스 두 개가 서랍 처럼 들어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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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끼는 장갑과 같은 소재인듯한 이 파우치의 정체는 도대체 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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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런건 대충 비닐에 싸서 넣어주면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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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윗 칸의 박스에는 Leica M-P 가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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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는 작은 것이 열라 무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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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에 Leica 의 빨강 딱지가 없는 대신, 상판에 클래식 각인이 있는 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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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Summicron-M 1:2/35mm ASPH. 와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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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트 하면 대략 이런 느낌-

박스를 까고, 찬찬히 살펴 보고, 며칠을 사용해 본 라이카에 대해서 ‘참 묘하다’ 라는 말 이외에는 적당한 말을 찾지 못했다. ‘superb build quality’ 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한, 한 마디로 ‘굉장한’ 만듬새에, 이 카메라의 소재까지도 에르메스의 최상급 가죽제품을 보는듯한 느낌이라, 모셔두고 감상만 할 것도 아닌 카메라를 이 정도로 공들여 만들 필요가 있을까 싶다. Type 262 바디에선 소재가 황동에서 알루미늄으로 변경되면서 많이 가벼워 졌지만, M-P 는 여전히 크기에 비해 엄청나게 무겁다, 조금의 유격도 느낄수 없는 타이트한 다이얼, 버튼, 포커스링을 몇 번 눌러 보고 돌려 보는 것 만으로, 이 카메라의 높은 신뢰도는 쉽게 느낄 수 있을 정도랄까. 그러나 대포고냥군이 라이카 M 시스템을 구입하게 된 것은 이런 ‘고급스러움’ 보다는, 컴팩트한 렌즈, 정숙한 셔터, 피사체가 느끼는 카메라에 대한 적은 거부감 같은 것 때문이다. 물론 AF 렌즈이긴 하지만, 타사 SLR / 미러리스 의 35mm 1.4 조리개의 프리미엄 렌즈들은 정말 크고 무겁다. 바디는 점점 작아지지만, 렌즈 길이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대로인 듯한. 그에 비해 라이카의 summilux 35mm F1.4 렌즈 같은 것을 보면, 팬케잌 렌즈라 해도 믿을 정도인데, 이 작은 렌즈가 표현하는 공간감은 실로 대단하다. 게다가 셔터의 정숙함은 귀엽기까지 하다. 무엇보다, 라이카 M 은 피사체의 신경을 거슬리지 않는 카메라인듯 하다. 거리에서 SLR 카메라로 촬영할 때와, 라이카로 촬영할 때의 행인들의 반응은 확실히 다름을 느낀다. 똑딱이 같지만 똑딱이 같지 않은 그것이 라이카의 M 시스템이 아닐까. 반면에 단점도 만만치 않다. RF 카메라의 이중합치식 포커싱에는 적응이 쉽지 않다. 찍는 렌즈와 보는 렌즈가 따로 있으니, 둘 사이의 오차는 당연하고, 카메라를 쥐는 손이 자꾸 파인더 창을 가리기도 한다. 피사체에 엄청 다가가야 하는 매크로촬영에선 그 오차가 실제 사용을 못할 정도로 벌어져서, 라이브뷰가 필수일 정도. 또, 렌즈에 따라서 파인더 내에 가이드 라인이 보여지는데, 35mm 의 경우, 눈을 바싹 대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바깥쪽에 바싹 붙어있어, 안경을 쓰고 포커싱하는것이 만만치 않다. 그에 반해 망원으로 갈 수록, 이중합치 영역이 작게 보여, 초점맞추기가 어렵다는데 RF 란 여러모로 진화된 포커싱 기술은 아닌게다.

대포고냥군은, 라이카 M 을 구입하면서, 원래 사용하던 소니의 미러리스를 정리해 버렸는데, 아무래도 SLR 카메라를 하나 더 장만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렌즈들이 최소 촬영거리가 70-80cm 에 이르는 탓에 접사가 거의 불가능하고, 라이카의 접사 렌즈와 별도 파인더를 구입하려면 중고 경차 한대 값이… 하하하- 그냥 SLR 카메라를 서브로 한 대 더 운영하자. 날아다니는 우리집의 냥님들을 찍으려면 빠른 AF 카메라도 필요할테니까. 라이카, 그 중에서 M 시스템은 정말 유니크한, 구시대의 유물 같지만 이런 시스템을 대체할 뭔가가 마땅치 않은, 디지털로 넘어왔지만 아날로그 감성의, 그런 복잡 다단한 느낌의 집합체 같은 묘한 것이다. 오래오래 나의 추억을 남기는 도구가 되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언제나 징징에게 감사한다.

* Leica M-P / Summicron 35mm 로 촬영한 사진 몇 장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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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우키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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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묘 우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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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동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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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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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lting down Bonb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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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녀의 일상 – Feat. 수면바지’

IWC Portugieser Hand-Wound Eight-Days Ref. IW510203 / Chronograph Ref. IW371446

Portugieser Hand-Wound Eight-Days Ref. IW510203

최근에 – 이미 구입한지 두 달이 지나가고 있지만 – 마음의 병이 생겼는지, 새 시계가 사고 싶어졌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를 구입하고서 3년동안 대출금 상환하느라 수고한 우리들에게 뭔가 큰 상을 주고 싶기도 했고, 또 다시 빡빡한 일상으로 돌아가기 전 약간의 호사를 누리고 싶기도 했다. 라고 써 두고 보니, 이 시계 이 후에도 크고 작은 뭔가를 너무나도 많이 질러 놨네? 그래놓고 ‘호사’ 니 뭐니 핑계 대기가 참 민망한 상황인데다가, 이런 고해성사 성 포스팅 전에 ‘나에게 상을 주고 싶었다’ 와 같은 개소리를 했던 것이 이것이 처음이 아닌 것 같은 것은 나만의 데자부인가!? (이 시계 말고도 연말에 지른 것들이 줄줄이 리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대해주셔요-!)

대포고냥군은 시계를 참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밑도 끝도 없이 모아대는 컬렉터도 아닌지라, 일찌기 생각해둔 나만의 라인업이 있었다. 크로노그래프가 들어가 있는 스포티한 복잡시계 류 하나, 블링블링한 다이버워치 류 하나, 드레스워치 류 하나. 이렇게 세 개 정도? 복잡시계는 오메가의 문워치 (Omega Speedmaster) 나, 롤렉스의 데이토나 (Rolex Daytona), 다이버워치는 롤렉스 서브마리너 (Rolex Submariner), 드레스워치는 IWC의 포르투기저 (Portugieser) 모델 중 하나로 하면 되겠다 생각했는데… 방금 생각하다 보니,  IWC 빅파일럿 (Big Pilot) 같은 파일럿워치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고, 다이버워치에 파네라이 (Panerai) 도 하나 추가하고 싶긔. 그럼, 징징 와이프님, 대포고냥군의 인생시계는 총 다섯 점으로 하면 되겠습니까?. 열심히 벌겠어요. 흠흠, 여튼. 복잡시계 류는 오메가의 문워치가 하나 있으니, 그 다음으로는 우선순위적으로써 (!) 서브마리너를 사든, IWC 포르투기저를 사면 될 일이었다. 실은, 대포고냥군이 이번에 정말 사고 싶었던 시계는 롤렉스의 서브마리너 흑색 다이얼의 콤비네이션 모델이었는데, 문제는 돈을 주고도 바로 가져올 수가 없다는 점이 참 맘에 들지 않았다. 그나마 콤비네이션 모델은 대기 시간이 한 달쯤이었는데, 스틸모델, 게 중에서도 데이트 (Date) – 날짜 창이 있는 – 모델은 일 년을 기다리란다. 웃기지도 않다. 그 비싼 돈을 주고 사주겠다는데 왜 내가 줄을 서야되는거죠? 게다가 징징이 IWC 포르투기저가 더 얌전하고 좋단다. 하기야, 서브마리너 콤비네이션은 좀 금색금색하고, 흑형흑형하고, 힙합힙합한 막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 있지.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를 후면에 배치한 cal. 59215 무브먼트

처음에는 다이얼의 12시와 6시 방향에 크로노그래프가 배치된 포르투기저 크로노그래프 (Portugieser Chronograph) 모델을 봤는데, 미묘- 하게 대포고냥군 덩치에 비해 시계가 작아보이는거다. 그러다가 손목에 포르투기저 핸드운드 에잇데이즈 (Portugieser Hand-Wound Eight-Days) 를 올려보았는데, 43mm 로 고작 2mm 클 뿐인데도 딱 마음에 든다. 핸드운드 에잇데이즈는 2013년 워치 앤 원더스 (W&W – Watch and Wonders) 에서 발표된 신작으로, ‘에잇데이즈’ 라는 이름에서 알수 있듯, 8일간의 파워리저브를 가진다. 대포고냥군은 문워치 이 후로는 절대 풀 메뉴얼 워치는 사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건만 ‘이건, 일주일에 한 번만 감으면 되잖아?’ 라며 또 완전 수동시계를 사게 됨. 완전히 태엽을 감으면 겨우 이틀 남짓 살아있는 문워치와는 달리, 이건 감아도 감아도 감아도 감아도 끝이 안 나잖… 흑… 그래도 시스루백을 통해 보이는 cal. 59215 무브는 정말 아름답다. 포르투기저 핸드운드 에잇데이즈는 같은 포르투기저 라인업 중에서도 더 클래식하고, 단정해 보인다. 극단적으로 정돈된 느낌의 다이얼과 인덱스, 6시방향의 서브세컨드 다이얼, 아치형 사파이어글래스, 2mm 커진 케이스와 시스루백을 통해 보이는 무브는 과거 회중시계를 연상시킨다. 게다가, 포르투기즈 핸드운드 에잇데이즈의 스트랩은 이탈리아 하이엔드 가죽브랜드 산토니 (Santoni) 에서 공급하는 최고급 악어가죽으로, 내피의 오렌지 컬러가 참 이쁘다.

그런데, 오른쪽의 포르투기저 크로노그래프 (Portugieser Chronograph) 는 뭔가요?

그런데 대포고냥군과 징징양은 항상 뭐다? 같이 지르고, 두 개 지른다! 네네- 맞습니다- 샵에서 대포고냥군이 처음 착용해 본 포르투기저가 위 사진 우측의 40.9mm의 블루핸즈 크로노그래프였는데, 나에게는 작은 듯 해도, 징징에겐 너무너무 예쁜거다. 게다가 영등포 신세계 IWC 샵의 여자 매니저님이 같은 크로노그래프를 차고 계셨는데 너무 잘 어울려서 ‘그냥 둘 다 주세요.’ 했다는… ㄷㄷㄷ… 이 날, IWC 에 여성용의 짧은 스트랩이 있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고, 덕분에 우리는 영등포 IWC 의 ‘나름’ VIP 가 되었고, IWC 에서 마련한 ‘Cine de Chef’ 에 초대도 해주셔서 정말 맛있는 식사와 영화도 대접받았다는-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 2015년 부터 ‘포르투기즈’ 에서 ‘포르투기저’ 로 명명이 변경되었습니다.

징징의 Portugieser Chronograph Ref. IW371446

QNAP TS-453S 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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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또 뭐 샀다 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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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진 모르겠지만 일단 내 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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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바나나킥 같은 것들이 들어있다! 먹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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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본 박스 구만? 근데 두 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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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냅? 아… 이거 또 전자제품이네… 전자제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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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NAP TS-453S Pro

* 먼저, 본 포스팅은 컴덕후들이나 관심 가질만 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 본 포스팅에서의 특정 기기나 제조사에 대한 선호는 본인의 취향에 따른 것일 뿐이므로, 반론이나 비방은 반사합니다.

사실, TS-453S Pro 를 구입해서 운용한지는 이미 넉 달이 지났지만, 뒤 늦게라도 개봉기 및 단기 운용기를 써 본다. 원래 올해 초까지만 해도 대포고냥군네는 맥미니서버와 에어포트 익스트림을 중심으로 맥북프로 레티나 두 대 (나모키와 징징 각각), 아이패드 두 대, 아이폰 두 대를 사용하는 사과농장이었다. 항상 반복되는 일 (!) 이라, 이젠 이 바꿈질이 마지막이라 말을 하지도 않을테지만, 급 애플제품에 대한 회의가 몰아쳤다. 애플 제품은 애플이 가이드 하는 대로 – 애플 제품으로만 시스템을 구성하고, 쓰라는 주변기기만 쓴다면 – 사용할 경우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대포고냥군 처럼 많은 종류의 디바이스를 사용하고, OS 가 다른 기기끼리 네트워킹을 하는 일이 많아지면 미- 묘- 하게 트러블이 생긴다. 참고로 올해 초, 대포고냥군의 시스템은 대략 이랬다. 8TB 레이드5 인클로져가 썬더볼트로 연결된 맥미니서버는, 지금 보고 계신 ‘대포고냥군의 야옹질 블로그’ 를 서비스 하고, 집에서 무선으로 묶인 모든 디바이스의 파일서버 역할을 담당했다. 예를 들면, 대포고냥군과 징징양이 사용하는 맥북프로는 사진이나 뮤직 라이브러리를 로컬 (맥북프로) 이 아닌, 맥미니서버의 네트워크 스토리지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수백개가 넘는 토런트 시딩을 24/7 무 중단으로 서비스 하고, 모바일 단말을 위한 코믹스 스트리밍, 에어비디오 스트리밍 서버였을 뿐 아니라, 거실 티비와 하이파이 오디오에 연결되어 미디어 센터 역할까지 했다. 네트워크 외부에서 접근하여 웹 스토리지, FTP, VPN, VNC 는 당연하고…

뭐, 맥미니가 최고의 가성비의 서버라는데는 대포고냥군도 동의한다. 나름 비싸지도 않고 (?), 디자인도 쩔고, 조용한 데다, 좋은 성능까지. 그런데, 이런 환경에 안드로이드나 윈도우 머신이 끼어들면 문제는 조금 달라진다. 맥 OSX 의 삼바 – SAMBA : 네트워크를 통해 파일을 주고 받는 규약의 하나 – 는 앞서 말했듯, 미- 묘- 하게 표준에서 벗어나 있다. 안드로이드에서 아무리 캐 삽질을 해도, 접속이 안된다든지… 그래서 하다 못해, 추가로 SAMBAUP 과 같은 표준 삼바 프로토콜을 설치하면, 윈도우 클라이언트에서 한글 파일명의 자모가 쩍- 하고 분리가 된다든지 하는 충격적인 모습을 보게 된다. 물론, 맥 OSX 의 기반인 유닉스에 대해서 정통하신 개발자들이시야, 해결 못 할 것이 없으리라 본다. 그런데 대포고냥군은 개발자가 아니라는 것이 문제. case 2. 맥미니에 붙어있던 썬더볼트 스토리지는 처음부터 그렇게 비싼놈이 아니었다. USB 3.0 인터페이스를 가진 4베이 레이드 스토리지를 썼었는데, 원래는 맥미니가 슬립에 빠지면 – 일정 시간동안 사용이 없을 경우 절전 모드로 전환되는 – 드라이브도 절전에 빠졌다가 맥미니가 깨어날 때, 아무 문제없이 돌아와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이 놈은 슬립에 빠질 때마다 ‘올바르게 추출되지 않았다’ 오류가 계- 속- 뜨는 거다. 심지어 그 외장 스토리지는 OWC 라는 맥 전문 주변기기 업체 제품인데도! 조낸 비싼 썬더볼트 스토리지로 바꾸니 언제 그랬냐는듯 잘- 돌아감… 열통 터져…

2.5″ 4-Bay NAS, TS-453S Pro

듀얼 기가랜 포트, USB 3.0, HDMI 까지

그래서, 맥 OSX 서버를 대체할 기기를 찾기 시작했다. 고려했었던 선택지는, 1. 저전력 기성품 윈도우서버 (인텔의 NUC 같은?) + 외장 레이드 스토리지, 2. 케이싱 내에 redundant 스토리지가 통합되는 형태의 윈도우 조립서버, 3. NAS + 스트리밍플레이어 류의 조합… 그런데, 하나도 맘에 드는 것이 없다. 1번을 선택 하자니, 뭔가 주렁주렁 달리는 것이 싫고, 2번은 아무리 신경써서 조립을 한다고 쳐도 조립은 조립이고, 3번은 스트리밍플레이어의 성능에 의심이 가고… 그러다 아예 인텔 X86 프로세서를 달고 미디어센터 역할을 할 수 있는 고성능 NAS 쪽으로 눈을 돌려보기로 함. 시놀로지는 케이스랑 관리 툴의 UI가 좀 예쁘다는 것 빼곤 내 취향 아님. 큐냅은 수많은 애드온 프로그램이라든지, HDMI 출력을 달고 XBMC 와 같은 미디어센터를 돌릴 수 있는 모델도 있고, 다이렉트 DAC 플레이, VM ready – 리눅스, 윈도우를 돌리는 가상서버를 여러개 생성해 돌릴수 있는 – 까지… 지금껏 NAS 를 여러대 사용해 왔지만, 역시 공대감성 넘치는 QNAP 이 최고인듯. QNAP 에 X86 계열의 프로세서를 쓰는 NAS 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듀얼코어 아톰을 쓰는 저가형 모델과, 쿼드코어 셀러론을 사용하는 상급모델이 있다. 대포고냥군이 선택한 TS-453S Pro 는 J1900 이라는 쿼드코어 셀러론에, 최대 8G 메모리 증설이 가능하고, 2.5인치 하드를 4개 사용하는 초 저전력, 저소음 모델이다. 게다가 HDMI 포트를 달고, TV 에 연결하면 XBMC를 통해 완벽하게 미디어센터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집에서 사용하는 오디오에 USB 로 직접 연결 / 플레이가 가능한 굉장한 놈이다. 게다가 전용 리모콘 컨트롤러까지…

몇 달 사용해 본 소감은, ‘지금껏 왜 맥미니를 홈 서버로 두고, 그렇게 고생 했었는지 모르겠다’ 정도? NAS는 기본적으로 리눅스 서버다 보니, 접속하는 클라이언트가 PC, 맥, 안드로이드, IOS 든 상관없이, 호환성 면에서 매우 중립적이다. 파일시스템 면에서 관리가 너무 편해진데다가, 눈에 띌 정도로 감소한 전력소모 – 누진세와 관련되었겠지만, 한 달 전기료가 거의 만원 차이! – 완벽하게 돌아가는 XBMC, 엄청난 양의 무손실 음원들을 USB – DAC 직접 연결로 플레이 해준다든지… 한 마디로 정말 굉장한 기계다. 그 복잡하고, 전기 많이 먹고, 관리 어렵고, 스토리지를 주렁주렁 달고 있어야 했던 맥미니 서버를 완벽하게 대체해 버렸다. 앞으로도, 애플의 랩탑을 다시 살수도 있고, 아이폰을 쓸 수도 있지만 맥미니를 서버로 사용했던 것 만큼은, 대포고냥군의 실수였다. 자고로 서버란, 클라이언트를 가리지 말아야 하는 것인데 말이다…

QNAP TS-453S Pro, 올 해, 대포고냥군이 집에 들인 IT 기기 중, 단연 최고의 선택이라 말할 수 있을듯. 백만번 강추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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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건 또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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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 멀티미디어 플레이용 리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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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사이, 박스의 주인은 봉봉이로 바뀜-

Late 2015, iMacs – 5K & 4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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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장만한 IKEA MICKE 책상 + 따끈따끈 신상 iMAC 들

작년말까지는 한 집에 사셨던 어머니께서 다시 부산으로 내려가시게 되는 바람에, 갑자기 OPI 에 방이 하나 더 생겼다. 원래 침실로 사용하던 넓은 방을 비워서 징징과 같이 덕질 하는 방으로 만들기로 했다. 책상을 나란히 놓고, 아이맥 27인치와 24인치를 주문해서 놓았는데도 공간이 많이 남는다. 방 한켠에 책장을 놓고 만화책으로 가득 채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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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맥 보다 IKEA 가 훨씬 더 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