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동 맛 기행 – 천진포자, 먹쉬돈나, 덱스터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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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포자 (天津包子) – Canon 5D / EF 24-70mm F2.8L

요즘, 전세대란으로 신혼집 마련에 아주 애로사항이 많다. 전세값은 올라서 지금 살고 있는 집이 나가지도 않는 데다 – 주인이 전세값을 올렸다 – 좋은 집 찾기도 하늘의 별따기. 주말마다 김징징이랑 서울바닥의 부동산을 누비는데도 불구하고 쉽지 않구나;;; 오늘도 어김없이 새로운 남억하우스를 서치하다 지쳐 찾아간 삼청동.

얼마전에 네입허를 보다 우연히 발견한 삼청동에 있는 만두집 ‘천진포자’. 대포고냥군은 만두 중에서 유난히도 찐만두를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지금까지는 종로의 ‘취천루’ 와 아시아 10대 레스토랑이라는 ‘딘타이펑’ 을 자주 애용해왔다. 둘 다 대포고냥군이 매우 높이 평가하는 만두집이며 각자 나름의 개성이 있다. ‘천진포자’ 는 삼청동 정독도서관 올라가는 입구, 그러니까 구 먹쉬돈나 자리에 있다. 자그마한 가게. 간판이나 분위기는 나름 좋다. 자리가 나기를 잠시 기다려서 자리에 앉아서 좀 더 자세히 내부를 둘러본다. 메뉴는 아마 네 가지인듯 하다. 고기만두, 부추야채만두, 삼선해물만두, 야채지짐만두. 그중에 부추야채만두랑 야채지짐만두는 품절이란다;;; 일요일은 손님이 너무 많이와서 공급이 딸린다는 주인의 코멘트. 벽에는 만두를 만드는 중국 요리사의 사진이 붙어있다. 호오… 가격이 착한걸!!! 고기만두가 3,000원이다. 일단 만두의 베이직이라고 할 수있는 고기만두를 두 접시를 주문했다. 갑자기, 두사람 모두, 현금이 없다는것을 깨닫고 주인에게 카드결제가 가능하냐고 물었다. 안된단다;;; 아뉘! 요즘 세상에 카드 결제 안되는 가게가 어딨냐고!!! 씩씩대며 추운 바람을 가르며 500m 나 떨어진 현금인출기로 달려가 돈을 찾아온 대포고냥군. 여기서 천진포자에 대한 이미지 마이너스 100만점! 심지어 국세청에 고발을 계획중 – 아직 만두를 입에 넣기 전임을 고려바람. 게다가 새로 접하는 대상에 대해 약간은 무시하는 나쁜 버릇을 가진 탓에 네티즌들이 맛있다고 했지만 솔직히 기대 안했던것이 사실. 만두가 나왔다. 만두를 찍어먹는 장이 특이하다. 붉은 고추를 크게 썰어 양념을 해서 칼국수의 다대기처럼 만들어 두었다. 거기에다 묽은 간장을 부어서 장을 만든다. 한 입 베어 물어보니…. ‘헉…. 이, 이, 이건…!!! 향긋한 육즙이 혀 끝을 맴돌면서 큼직큼직하게 으꺤 고기의 씹는 맛이 감칠맛을 더해주는 고나!’ 맛의 달인 및 미스터 초밥왕 버젼 여튼, 천진포자 So marvelous!!! 두 접시를 싹 비우고 나니 국세청에 고발하겠다는 대포고냥군의 독기는 온데간데 없더라;;; 아흥~ 단지, 천진포자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납득할만한 가격에 그 품질을 그대로 지켜 달라는 것이다. 인기가 있을라치면 가격을 올리는 많은 식당을 보면서 – 대체로 맛은 오히려 떨어진다 – 참 아쉬울 때가 많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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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만두 – Canon 5D / EF 24-70mm F2.8L

솔직히, 두 접시는 대포고냥군과 김징징의 양에 살짝 모자라더라. 한 접시를 더 주문하려다 문득 생각난 곳이 있어서 그대로 멈추고 가게를 나왔다. 만두를 한 접시씩 먹고도 모자라 또 먹는다고 인간이냐고 할 지 모르지만, 그렇다! 우리 두 사람, 오늘 작정하고 나왔다. 오늘 맛 기행의 넥스트 Choice는 엠포스의 박대리님이 언제나 강추하는 삼청동의 떡볶이집 ‘먹쉬돈나’!!! 그동안 몇번 그 앞을 지나간 기억이 있지만, 그 때마다 ‘아니, 떡볶이따위 먹으려고 저렇게 줄을 서서 기다리다니! 엘레강스 하지 못해!’ 라고 가볍게 쌩까주었던 대포고냥군. 오늘은 남억쿠루마도 좋은자리에 박아놨겠다, 골목골목 걸어다니면서 다 찾아서 먹어주리라고 다짐했다. 새롭게 옮긴 먹쉬돈나는 정독도서관에서 풍문여고 방향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좌측 골목 안에 있었다. 허억!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줄을 서 있다! 김징징이 나더러 꼭 먹어야 겠냐고 그냥 가자고 징징댔지만,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안돼, 먹고갈꺼야.’ 라고 버팅겼다는…;;;

약 30분을 기다려서야 자리에 앉았다. 메뉴는 역시, 떢볶이 단일 메뉴. 그런데 몇가지 종류가 있다. 치즈, 해물, 부대,야채 떡볶이 등등… 거기다 달걀, 쫄면, 햄 등등의 사리를 추가 할 수 있다. 1인분씩 두가지 종류의 떡볶이를 섞어 주문 가능하다는 주인아줌마의 코멘트. 먹쉬돈나의 떡볶이를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전골형 떡볶이’다. 보통은 떡볶이 소스라고 하지, 국물이라 하긴 어려운데, 이건 국물이다. 국물을 떠 먹어보면 바로 알 수 있으니, 직접 느껴보기 바란다. 다 먹고 나니, 공기밥 하나 추가로 밥을 볶아준다. 음… 이건 분식이 아니라, 한끼 식사구나… 이건,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먹었다기 보다 버섯전골집에서 죽까지 만들어 먹고 나온 기분이다. 만족지수 10점 만점에 9.5점이다. 떡볶이 처럼 간단한 분식이 받을 수 있는 한계 점수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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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 부대 떡볶이 – Canon 5D / EF 24-70mm F2.8L

으하;;; 식당만 두 군데를 다녀왔더니, 배가 찢어질것 같다;;; 둘 다 배를 감싸 안고 잠시 쉴 곳을 찾았다. 이 골목에도 괜찮은 카페가 몇군데 있구나… 오늘은 그 중에서 덱스터 하우스 (Dexter House) 라는 카페를 골랐다. 바깥으로 창이 나 있어 테이크아웃 커피도 판매하고 있고, 원두는 일리 (illy) 것을 가져다 쓰는가 보다. 일리커피 조아! 내부 인테리어가 아주 깔끔하다. 특이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좋은 느낌이다. 아저씨도 성격 좋아보이고 말이지… 아포가또랑 라떼를 주문했는데, 뭐… 원두가 좋다보니, 맛도 아주 일품이다. 사실, 오늘 대포고냥군은 완소 오디(5D)랑 렌즈를 테스트 하기로 맘 먹고 나왔는데, 덱스터하우스에 사람이 아무도 없는 바람에 둘이서 김징징, 모델하고~ 대포고냥군, 사진찍고 난리도 아니였다. 그나저나 24-70은 돈 값을 하는 렌즈구나 싶더라. 점점 오디에 적응됨에 따라 결과물도 점점 맘에 들어가는 건 참 다행이다. 덱스터하우스에서의 사진을 몇 장 공개한다.

덱스터하우스 (Dexter house)

덱스터하우스 (Dexter house)

Room 2

Room 2

야리는 김징징;;;

야리는 김징징;;;

ps. 차를 두고서 골목사이를 누비며 자잘한 먹거리를 찾는 재미를 느낀 하루.
신혼집을 어서 구하지 않으면 길바닥에 나 앉아야 하잖;;;

프로포즈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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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의 푸른박스의 의미는? – Canon 5D / EF50mm F2.5 Compact-Macro

징징양에게 프·로·포·즈를 하기로 결심한 대포고냥군. 결혼식 날짜까지 다 잡아놓고선 무슨 프로포즈냐면 할 말이 없지만, 결혼한 선배들의 조언에 따르면 프로포즈 안하고 그냥 슬그머니 넘어갔다가간 평생 쪼임을 당할거란다;;; 그리고, 징징양도 프로포즈는 꼭 해 달라고 했었거든… ‘어떻게 해줄까?’ 했더니 귀엽게도 편지를 써 달란다. 그러마 했지만, 편지쓰는게 제일 어렵잖;;; OTL

사실, 결혼까지의 과정에 있어서 두 사람 모두 결혼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해도 ‘내 아내가 되어주겠니?’ 라든가, ‘나랑 결혼해 줄래?’ 라고 명확하게 이야기 하고 그 프로포즈를 받아들이는 뽀인뜨는 분명 필요할 듯 하다.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어영부영 넘겼다가 나중에 정신을 차려보니 옆에 한 이불 덮고 자고 있더라면 그것도 여자 입장에선 참 꿀꿀한 일일수도… 게다가, 이번에 결혼 준비를 하면서 두 사람 모두 많이 지쳐버렸다. 맘 고생 많이한 우리 징징양을 위해 약간의 기분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 두 번째 이유면 이유랄까. 이제 곧 며칠 후면 화이트데이고 해서 맘 먹고 징징양에게 프로포즈를 감행하기로 했다.

어제 회사일을 끝내고, 혼자서 명동 롯X백화점으로 갔다. 프로포즈를 하려면 뭔가 링 – ring – 같은 것이 필요한데, 지하철 역사에 연결된 백화점 지하 1층의 보석 매장을 아무리 둘러봐도 맘에 드는 것이 없더라. 잠시 엄청 고민하던 대포고냥군, ‘그래! 역시 프로포즈라면 역시 티파니의 블루박스지!’ 라며 무작정 티파니 매장으로 이동하게된다. 처음에는, ‘어차피 예물로 다이아몬드 링을 할테니, 좀 저렴한 것으로 해야지…’ 라는 맘으로 갔었는데, 막상 Engagement Ring (!!!) 을 보고나니, 다른 링들은 전혀 눈에 들어오질 않는 걸 어떡하냐고요… 비싼 물건만 골라내는 능력을 가진 이넘의 눈을 뽑아버리든지 해야지. 어쩌지 어쩌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27년간 곱게 키운 딸을 얻어오는데 이깟 반지가! 에잇! 하면서 그냥 질러버렸다. 아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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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ffany Setting Ring – Canon 5D / EF50mm F2.5 Compact-Macro

집에 와서 사진을 하나 남겨두려고 포장을 살짝 열어서 보니, 예쁘구나!!! 역시 비싼건 다 예뻐 매크로 렌즈로 촬영해서 아주 커보이는데 사실, 아주 조그맣다. 대포고냥군의 제품사진촬영(!) 전혀 녹슬지 않았다! 여기서 완소 오디 예찬 한번. engagement ring 중에서 가장 작은 모델이니까 0.18ct 정도 되겠다. 티파니세팅의 1ct 다이아몬드 반지라면 가격이 덜덜덜;;; 나중에 내가 돈 많이 벌어서 수박만한 걸로 바꿔줄께… 응? 응?  이제 남은 것은 배수일(?)의 다이아반지로 김징징을 혹하게 만든 다음, 낭랑한 목소리로 편지를 낭독해 결혼 허락을 받아내는 것이다. 이제, 편지만 쓰면 준비물(?)은 모두 갖춰진 셈이다. 글씨라는 것을 안써본지가 어언 십여년이 지났는데, 잘 쓸수 있을래나;;;

대포고냥군 프로포즈 하러 갑니다~♡

ps. 그, 그, 그런데… 싫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죽어야 하나요? ㅡ.ㅡ??

대포고냥군 재활훈련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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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apula 트러블

3년 전쯤, 웨이트 트레이닝중에 무리했는지 좌측 견관절에 트러블이 생겨버렸다. Gym에 나가서 운동을 했던 것은 아니지만 20대 초반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집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탓에 – 심지어 술먹고 들어온 날도 – 이 때만 해도 아찔한 바디라인 믿거나말거나 을 갖고있었던 대포고냥군. 어느날 평소보다 두배 정도의 웨이트를 들고 땀을 흘리던 중, 왼쪽 어깨에서 가벼운 통증이 왔다. 즉시 운동을 멈추니 아무렇지 않았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갔으나, 문제는 여기서부터 발생했다. 이 넘의 어깨가 평상시에는 괜찮다가 load만 가해지면 아파오는 것이었다. 그렇게 내일은, 모레는 나아지겠거니 하면서 넘어간것이 어언 한 달 여. 도저히 해결이 되지 않아 대포고냥군은 회사 근처에 있는 강북삼X병원 정형외과를 찾게 된다. 참 답답한 것이, X선소견 상으로도 별다른 특이점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 답이 안나오는 경우 – 의사들은 대부분 소염제처방 짜증나 을 한다. 며칠을 먹어도 전혀 호전되지 않았다. ‘아… 나는 이제 웨이트는 끝인건가…’ 졸라리 공을 뿌려대다 어깨 트러블로 방출당하는 롯데 투수가 된 것 같았다.

이 일이 있은 후로, 대포고냥군의 Daily 체력단련은 끝나버렸다. 게다가 30대에 들어서면서 눈에 띄게 신체대사가 느려졌다. 하긴 30줄에 들어선 대부분의 회사원이 공감하겠지만, 20대에는 식사를 하고서 돌아서면 금새 배가 고팠던 것과 달리, 꺼지지 않고 가스만 찬다. 일을 열심히 안해서 그렇잖;;; 대사는 느려지고 운동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다 보니, 체중이 15Kg가 붙는것은 순식간이더라. – 대포고냥군 입사 당시 체중 72Kg, 현재 87Kg. 어느 순간에 번쩍하고 들었던 생각은, ‘이러다 죽겠구나;;;’

그래서! 최근에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그동안 쉬었던 웨이트를 하려니 덜컥 어깨 걱정에 겁부터 난다. 대포고냥군은 기구를 사용한 웨이트 트레이닝은 되도록이면 지양하려는 편인데 – 책상위에 다리 올리고 팔굽혀 펴기, 윗몸일으키기가 주 종목 – 체중이 전보다 많이 불어서 예전처럼 운동을 하다간 다시 어깨에 무리가 올것이 자명했다. 당분간 체중감소 전까지, 관절의 인대들이 강해지기 전까지 단계별로 서서히 load를 늘려가며 재활훈련(?) 중이다. 예전과 같은 통증이 느껴지지 않을까 속으로 엄청 쫄았으나, 어깨는 괜찮아진듯하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오늘도 대포고냥군은 푸쉬업 백번!

버림받았던 롯데 투수 대포고냥군. 이제 마운드로 돌아갈 때다!

할머니,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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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할머니 – Ricoh GR Digital / F2.4 / ISO 64

나의 외할머니에게는 3명의 자식이 있었다. 외할아버지께서 전처와 사별한 후에 처녀의 몸으로 시집을 오셔서 외삼촌과 이모, 그리고 막내였던 우리 어머니를 낳았다. 원래 나의 외가집은 꽤나 유복한 집안이어서, 어머니가 시집오기 전까지 집에 상주하던 일꾼 – 당시에는 머슴 – 이 다섯이 넘었다고 한다. 할머니를 모셨던 외삼촌은 대학 시절에는 수재라는 말을 듣던 재원이었는데 술에 손을 대면서 중증의 알콜중독자가 되어 버렸다. 외숙모와 세 명의 자식들은 아예 등을 돌려버렸고, 술은 더 늘어만 갔다. 할아버지로부터 물려 받은 그 많던 할머니의 재산은 외삼촌의 술값으로 탕진되었고, 약삭빠른 외숙모는 이혼한 후에도 외삼촌 곁에 머물면서 부동산의 명의를 하나하나 자기것으로 만들었다. 이모와 나의 어머니, 두 딸은 늘 외삼촌의 행동에 제동을 걸었지만, 막상 세상에서 아들이 최고인줄 아셨던 할머니는 늘 모르는체 넘어가셨다.

1월 24일 늦은 밤 11시, 목 메인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 할머니는 아흔 셋의 연세로 돌아가시기 전 3년이 넘게 치매병동에서 누워만 계셨다. 그 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중풍으로 거동을 하지 못하셨고, 점점 기억이 흐려지시더니, 나중에는 어머니조차 알아보지 못하셨다. 어머니는 할머니께서 치매병동에 들어가신 이후로 내내 병원과 집을 오가며 간호했다. 욕창으로 진물이 흐르는 몸을 닦고, 배설물을 받아내고, 약을 바르면서 3년을 보냈다. 일 년 반 전이었던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부산에 내려왔을때, 오래 버티지 못하실 것 같다고 마지막으로 할머니를 뵈러 가자는 어머니의 말씀에 그 치매병동으로 찾아간 적이 있었다. 뼈만 앙상해 살아있는 사람 같지 않았던 할머니께서 내는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에 현기증이 났었다. 그게 할머니와의 마지막 기억이다.

연락을 받은 다음 날, 부산 영락공원에 안치된 빈소에 도착했다. 너무 오랜 노환 탓인지 손님이 거의 없어 휑하다못해 쓸쓸하기까지 했다. 조문을 하고 앉은지 얼마지 않아 부아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밤 12시가 지나자 마자, 상주인 외삼촌은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집으로 가버렸고 이모란 사람은 상복도 입지 않고 앉아 있다가 살짝 사라져버렸다. 이혼한 외숙모였던 여자는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다시 유산을 노리고 외삼촌 옆에서 살랑대고 있고 그 자식들 – 외조카들- 은 10시 즈음에 부의금을 계산하더니 구석에서 골아 떨어졌다. 막내딸인 어머니와 나, 그리고 동생과 매제만이 빈소를 지키고 있는 그런 꼴이 참 기가 차더라. 어머니는 마지막 발인(發靷)의 그 순간까지도 할머니가 불쌍하다고 대성 통곡하셨다. 외삼촌은 할머니를 부양한 것이 아니었다. 단지 할머니의 유산과 할머니가 받는 국가유공자 연금에만 관심이 있어 같은집에 ‘방치’ 했을 뿐이었다. 심지어 외삼촌은 할머니가 남기신 유산을 분할하는 절차에서 조카를 시켜 우리 어머니께 상속 포기 각서를 부탁했다. 유산으로 남긴 대지 위에 외삼촌이 무단으로 집을 지어 살고 있었기에, 외삼촌의 아들놈은 아버지가 그 집에서 물러나면 자신이 아버지를 봉양 할 것을 두려워했던 것이다. 자식놈은 부모가 하는 것을 보고 배웠을 뿐이니, 놀랄일도 아니다. 단지, 친척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다 이모양 이꼴이니 참… 마음이 착찹했을 뿐…

할머니,

살아계실때 마지막으로 찾아뵙지 못한것이 외손자의 마음에 회한으로 남습니다.
제 어머니가 할머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생전에는 몰라 주셨기에,
목이 매어 우는 제 어머니를 보면서 더 마음이 아픕니다.
보십시오. 진정으로 슬퍼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이젠, 고생은 그만하시고, 좋은 곳에서 편안하게 쉬셨으면 합니다.

올해는 어떤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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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 07:00 AM – Ricoh GR Digital / F2.4

2007년 1월 1일. 그 때 대포고냥군은 부산에 있었다. 12월 29일 금요일의 종무식이 끝나자 마자 그녀와 함께 마지막 비행기편으로 부산에 내려와 버렸다. 그녀는 내가 30년간 곁에 두고 살아온 광안리 앞바다를 보고 싶어했고, 나는 어머니에게 그녀를 처음 만나게 해 드리고 싶었다. 다행히도 두 사람은 궁합이 좋아보인다. 그녀는 금새 어머니를 따랐고, 어머니도 그녀를 딸처럼 이뻐했다. 서울 토박이인 그녀는 바다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29일 밤에 비행기에서 내려 집에 도착하니 10시가 넘었는데, 그냥 집으로 휙 들어가기가 그래서 그녀의 손을 잡고 광안리 모래사장으로 이끌었다. 깜깜해서 보이지도 않는, 파도소리만 들리는 바다에 서서 “우와~, 우와~” 만 연발하던 그녀의 표정을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 그래… 내가 서울에 올라온 이 후 꽤 오랫동안 느낀 이유 모를 답답함은 바다였다. 30년간 채 50미터도 안되는 거리에 이런 바다를 두고 살았던 나에겐 바다란 엄청나게 큰 존재였던 것이다.

1월 1일, 새벽 6시. 자고있는 그녀를 깨워서 신년 첫 해돋이를 나갔다. 광안대교는 교통이 통제되었고, 모래사장은 해돋이를 보려는 인파로 가득했다, 수평선 위에 낀 구름 탓에 예정시간보다 한 참이나 늦게 해가 떠 올랐지만, 그녀와 손을 꼭잡고 지켜보는 바다는 여기서 살아온 30년간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느낌이었다. 올해는 어떤일이 생길까? 미신이지만, 지난 3년간 – 물론 음력이니, 아직도 끝난것이 아니다 – 삼재 (三災)를 겪었던 대포고냥군은 정말 이보다 더 나쁠 수도 없었던 시간이었다고 회상한다. 자동차 사고에, 줄줄새는 지갑에, 사람과의 관계도 꼬이고 꼬였던 지난 삼년. 그 삼년의 막바지 즈음에 만났던 그녀는 뭐랄까, 빛 줄기 같았다. 그녀를 만난지 얼마되지 않아 어머니께 말씀 드렸다. 결혼하겠다고. “다시는 얘 같은 여자, 못 만날것 같아.” 라고 했다. 어머님도 놀라신게 당연했다. 지금껏 아들 놈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었거든. 여튼 그런 그녀와 손을 잡고 새해의 첫 해를 보면서 속으로 기도했다. 이 사람이랑 평생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올해는 하늘이 뒤집혀도 결혼해야 한다. 서른 넷의 올해를 보내고 나면, 대포고냥군의 가치 급락이니까! 구체적으로 준비를 하나하나 하면서 며칠사이 10년은 늙어버린것 같다. 그녀도 많이 힘들어하고… 여튼 올해는 내 인생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한 해로 만들고야 말겠다.

ps. 그런데, 글을 쓰다보니 갑자기 바다가 보고싶어졌다.
마지막으로, 해돋이를 보고 돌아오던 길에 계속 하늘을 빙빙 돌던 새떼들.
아아… 역시, 지랄디의 사진은 노스텔지어다. 저 지글지글 노이즈까지 멋지니 어쩜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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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떼의 쎄리모니 – Ricoh GR Digital / F2.4

Canon EOS 5D – 부제 : 로망의 풀 프레임 (Full Fr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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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the last...

At the last…

많은 아마츄어 사진가들이 풀프레임 (Full Frame) DSLR을 꿈꾼다. 대포고냥군은 필름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 중의 하나이나, 대세는 이미 디지털로 넘어갔다고 생각한다. (이미지 퀄리티는 정말 좋으나, 그 필름스캔의 귀차니즘의 압박만 생각하면 덜덜덜;;;)  그래서 일단 필름 카메라는 제외. 현재 신품으로 구입 가능한 풀프레임 DSLR 2개 기종은 전부 캐논의 카메라이다. 플래그쉽 – 프로용 – 의 1Ds mk2 와 대포고냥군이 구입한 5D 가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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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LR의 센서와 35mm 필름과의 크기비교 (출처:SLR클럽 paco님)

그럼, 풀프레임에 대해 알아보자. 많은 사람들이 풀프레임, FF, 1:1 등의 이름으로 부르고 있으나, 정확한 표현으로는 풀사이즈 (Full size) 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 그렇다면 풀사이즈라는 말은 뭔가 비교대상에 대해 풀사이즈라는 의미일텐데 도대체 그 비교대상이 뭘까? 보통 필름카메라에 들어가는 둥근 원통형 케이스의 필름을 35mm 포맷 필름이라고 부르는데 – 필름 한 컷의 가로변이 약 35mm – DSLR의 센서의 크기가 35mm 필름 한컷의 사이즈와 동일하다고 해서 풀사이즈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풀프레임을 제외한 보급형 DSLR이 가지고있는 센서는 필름 한 컷의 크기보다 작은가? 그렇다. 일반적인 보급형 DSLR의 센서는 풀프레임 센서 면적의 반이 채 안되는 크기이다. (우측 도표의 D60과 D100 이 보급형 DSLR의 센서 크기.) 당연히 대포고냥군의 5D는 풀사이즈 센서를 가진 DSLR 이므로 35mm 필름판과 센서크기가 동일하다. DSLR 카메라의 렌즈를 제거하면 센서 앞에 미러가 가로 막고 있어 센서가 바로 보이지 않는다. 미러를 위로 올리면 드러나는 선홍색 풀프레임 센서! 아아… 이런게 로망인것이다. 광활한 풀프레임 센서여! 알흠답다. 줼줼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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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에서 센서까지의 거리는 동일하나 사이즈가 다르다

DSLR에서 빛을 받아들여 디지털 이미지화 하는 센서가 풀사이즈일 때 장점은, 기존의 SLR카메라의 렌즈들이 모두 35mm 필름 판형에 맞추어 개발되었다는 점이다. 고로 렌즈의 성능을 100% 다 끌어낼 수 있다. (심도표현 및 계조표현에서 월등하다.) 보급형 DSLR은 보통 크랍 (Crop) 바디 라고 불리는데, 그 이유는 렌즈에서 들어오는 빛이 만들어내는 이미지의 가운데 부분만 잘라서 사용한다는 의미이다. 왼쪽의 도표를 보면 간단히 이해 할 수 있는데, 렌즈는 35mm 필름 사이즈 만큼 빛을 받아 들이지만, 실제로는 크랍바디의 센서는 그 보다 작으므로 가운데 사각형의 면적 만큼만 잘라내 사용한다고 생각해 보면 왜 크랍바디들이 렌즈의 성능을 다 쓸 수 없는지 알수 있다. 렌즈를 통과하는 빛의 주변부를 버린다는 것은 그만큼 빛의 밀도가 떨어진다는 것이고 그만큼 계조 – 빛의 그라데이션 – 면에서 불리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최근에는 크랍바디에 최적화된 DSLR 전용 렌즈 – 캐논의 EF-S 렌즈, 니콘의 DX 렌즈 – 가 많이 발매 되고 있는데 이런 렌즈들은 크랍바디에 달려있는 센서의 크기에 맞추어 빛을 모아 뿌려주어 계조의 향상을 꾀하고 있다.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끝이 없을 것 같으니 더 알고싶으신 분은, 따로 문의 바란다. 하핫;;;

여튼, 풀사이즈 DSLR은 좋다. 그런데, 발상의 전환 측면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35mm 판형의 센서를 고집하지 않아도 별 문제는 없다. 렌즈를 크랍바디에 맞추어 재 설계한다면 별 문제는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크랍바디의 작은 센서를 사용한다는 것은 DSLR이 대중화되기 이전에 35mm 판형에 맞추어 설계된 수많은 훌륭한 렌즈라는 메리트를 포기하는 것이며, 뭐랄까… 35mm 판형과는 계보(?) 가 다른 서자(序子) 인듯 여겨진달까…  정통성이랄까… 그런것들을 사진가들은 무의식중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비슷한 예로 올림푸스, 코닥, 파나소닉 등이 모여서 기존 35mm 판형과 다른 비율의 새로운 센서 – 포서드 (Four-Third) 라고 한다 – 를 만들었는데 성능도 매우 훌륭함에도 불구하고 외면당하는 이유와 비슷하다.

ps. 대포고냥군은 이번에 5D를 질러주면서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마음이 가벼웠다는 소식이다.

왜냐면 어차피 가야할 길이었으니까요…

<구입기념 샘플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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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ure – Canon 5D / Tamron 28-75mm F2.8

지름신은 디지털 컨버젼스와 함께 오시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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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팟 나노군을 밀어낸 울트라에디션 SCH-B510

디지털 컨버젼스 (Digital Convergence) 란 말이지… ‘다양한 기능이 한 기기 속에서 구현되는 것으로 구체적으로 손목시계 · 카메라 · 전화기 · TV · 셋톱박스 · PDA · 노트북PC · 프린터 · 스캐너 등 다양한 정보기기들이 융합되는 현상’ 을 지칭하는 말이다. 사실, 디지털 컨버젼스 좋다. 포터블 기기들은 더 가볍고 컴팩트 해지고 있으며, 기능은 불과 몇년 전의 PC와 맞먹을 정도로 강력하다. 그러나 날이면 날마다 쏟아져 나오는 이런 디지털 컨버젼스 기기들에게 대포고냥군 같이 기계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주머니를 털리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실제 대포고냥군에게 일어난 디지털 컨버젼스의 폐해를 보자.

대포고냥군이 생각하는 MP3 플레이어란?

1. 요즘 MP3 플레이가 되는 디바이스 한 두개씩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 있남?
2. 핸드폰, PDA, PSP, 심지어는 디카 중에 MP3 플레이가 되는 것도 있다!
3. MP3 플레이어는 단지 남아도는 프로세서의 파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부가기능일 뿐이다!

이렇게 생각해 왔었던 대포고냥군. 한달 전, 스티브 쟙스 횽의 꼬득임에 못이겨 아이팟 나노 – 그것도 8기가 블랙으로 – 를 질러버렸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예상했던 것 처럼 막상 나노팟을 사 두고도 별로 사용하지 않더라는 것. 뭐… 예를 들자면 이런 상황이다. PDA 로 만화를 보면서 출근하면서 귀에는 아이팟을 끼고 전화오면 이어폰을 빼서 전화를 받는… 대포고냥군은 이런 상황이 참 맘에 안들었던게다. 아이팟이 없어도, PDA 로 만화를 보면서 MP3를 들을수도 있는데 왜 같은 기능이 몇 개나 있어야 하는거지!!! 이런거다.

사실, 이런 생각은 Potable 이라는 컨셉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대포고냥군이 지닌 견해와도 관련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주머니에 이것 저것 불룩하게 넣어다니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는데, 아이팟과 핸폰을 같이 왜 가지고 나가야 하는지 불만인거다. (아이팟이 없어도 좋은 음질로 MP3를 들을 수 있는 핸폰이 있는데 말이지…) 그래서 자꾸 이것 저것 따로 들고다니던 것들을 하나로 다 해결할 수는 없을까? 하고 고민하게 된다.

그러면 MP3 만 들을 수 있는 아이팟을 왜 샀냐고? 그게 말이지… 여러 기능이 통합된 디지털 컨버젼스 기기를 쓰다보면, 그 기능이 독립된 기기의 성능을 따라가지 못 한다는 것이 문제다. 다시 예를 들자면, 핸폰에 들어가있는 카메라는 디지털 카메라보다 못하고, 핸폰에 들어있는 MP3 기능은 요즘 나오는 전용 플레이어 보다 아무래도 편의기능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당연히 그런 것임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컨버젼스 기기들은 하루하루 다르게 또 다른 기능을 삼키고, 더 향상된 편의기능과, 더 가벼워진 덩치로 속삭인다. ‘그냥 지르세요…’

이런 딜레마를 통해 특정 기능에 특화된 독립된 기기와 다양한 기능을 하나로 묶은 컨버젼스 기기가 시장에서 균형을 이루면서 팔려나간다. 대포고냥군은 이런 격동의 파도 (!) 속에서 정신 못 차리다간 장가가긴 글렀기에 뭐든 이제 진득하게 써 보려고 생각 중이다. 다행히(?)도, 그녀와 어머니의 조우가 있은 이 후, 강력한 지름 억제 정책을 그녀가 펴고있기에 다행이라면 다행? ‘저 놈 전자기계 사는것만 막으면 된다’ 라고 특별히 지시하셨다는 후문…;;;

웅기님으로부터 캐리커쳐를 선물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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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기님 曰, 수염을 찍는데 어려우셨다는;;;

얼마 전 부터 대포고냥군이 맨날 죽치는 클리앙 (Clien.net) – 원래는 소니사(社)의 PDA 동호회였으나 지금은 얼리들이 모이는 곳이 되었음. 지름신 강림의 근원이랄까? – 의 사진 게시판에 회원들의 캐리커쳐가 등록되기 시작했다. 첨에는 그냥 잘 그리는구나… 정도로 흘려 보냈었는데, 그 후로 캐리커쳐 포스팅이 계속 되는 것이었다. (지금도 하루에 10장은 올라오고 있다.) 그래서, 유심히 살펴 봤더니 웅기라는 필명을 가진 회원님이 클리앙의 회원들로부터 사진을 받아서 일일히 캐리커쳐를 그려주시고 있었던 것.

그래서 대포고냥군도 얼렁 보냈다;;; 3일 정도 기다렸을까…? 클리앙의 사진자료실에 대포고냥군이 떠억 붙어있는 것이다! 아아;;; 웅기님 너므너므 고마워욥! – 절대 내 얼굴이라서가 아니라, 웅기님이 그려내신 다른 분들의 캐리커쳐들을 통털어 제일 맘에 든다는… 웅기님은 원래 그림을 그리는 분인걸까… 나도 그림 잘그리고 싶다. 웅기님의 블로그를 방문해 봤더니, 태터사용자였다는… 링크는 여기. 사진을 보내며 부탁드릴 때, 블로그에 그려주신 캐리커쳐를 포스팅할 수 있으면 참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라고 했었다. 정말 고마워요 웅기님!

ps. 실제 사진을 공개하고 싶지만, 피부가 월면(月面)이라 그냥 참아야 잖;;;

대포고냥군 몰스킨 (Moleskine) 이벤트에 당첨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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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스키너 후원 프로젝트 – moleskine.co.kr/blog

얼마 전, 몰스킨 (Moleskine) 의 한국 총판인 트랜스포머가 운영하는 블로그에서 이벤트가 있었다. 몰스키너 후원 프로젝트 라고 이름지어진 이 이벤트는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몰스킨에 대한 포스팅을 하면 몰스킨 프로젝트 패키지 (몰스킨 두 권) 를 주는 이벤트였다. 마침 이전에 몰스킨에 대한 글을 올렸을 때라, 바로 응모 했었다. 그 후, 한참동안 연락이 없었고, 트랜스포머사의 블로그도 업데이트 되는 것 같지 않아서 흐지부지 끝났나 보다… 했다. 그런데!!! 며칠 전 당첨 이메일이 왔다.

트랜스포머 온라인 쇼핑몰에서 꽤 여러번 – 사실은 아주 많이  – 구매를 했었던 대포고냥군은 집에 안 쓰는 몰스킨이 넘쳐난다. (온갖 종류 다 있음.) 게 중에서 가장 잘 샀다 라고 생각했던 몰스킨은, 각종 티켓이나, 메모, 영수증 등을 보관할 수 있는 몰스킨 포켓. 워낙에 컴터랑 친한 대포고냥군인지라 뭔가를 손으로 쓴다는 것이 오히려 어색해 몰스킨을 사 두고도 고이 모셔두었던 것. 하지만, 몰스킨 포켓은 파일처럼 이것 저것 넣어 두는것만으로 좋다. 뭔가를 아무 생각없이 포켓에 끼워 뒀다가, 가끔 꺼내보면서 즐거워 하는 재미랄까… 그래서, 두권의 이벤트 상품을 신청할 때, 몰스킨 포켓 라지 두 권으로 신청 했다. 이것으로 그녀로부터 받은 큰 사이즈의 러브러브 메모의 Keeping 도 OK 인 것이다.

몰스킨은 뭔가를 쓰는 재미를 아는 사람에겐 정말 좋은 도구이다. (절대, 이벤트에 당첨되어서 이딴 소리를 하는것 아니라고 강력하게 어필하는 대포고냥군이었다.) 단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대포고냥군이 좀 더 글씨를 잘 쓰고, 좀 더 그림을 잘 그렸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늘… 뭔가를 써 볼까? 하고 몰스킨을 꺼내다가도 왠지 내 글씨가 몰스킨을 욕되게 할까봐 살짝 부끄러워 하면서 펜을 놓고 마는 대포고냥군이랄까…;;; 정작 글씨는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닌데 말이다. 초딩 때 쓴 일기장이 있다면 다들 한번 펼쳐 보시라. 글씨는 완전 삐뚤빼뚤이지만 나름 귀엽다. 그래서 대포고냥군은 2007년 신년부터 다이어리를 써 볼까 하고 몰스킨 다이어리 – 완전 이쁜 빨강색의 – 까지 구입했다. 아마 마이크로소프트 워드로 작성한 글을 10년후에 열어본다면, 무덤덤할테지만 뭔가 손으로 꼭꼭 눌러쓴 노트를 펼쳐 본다면, 그 글을 쓴 당시로 워프해 날아 갈수 있을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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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당첨!

오오- 당첨!

그녀와 만난지 100일이 지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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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기념 워치 – G-SHOCK 리얼블랙 레드아이 5600 클론 커스텀

 

그러니까… 지난 11월 26일이 그녀와의 100일. 두 사람 모두 ‘100일에는 뭘 해야되는거지?’ 하며 중얼거리다가 그냥 보내버렸다. – 사실, 여기에는 뒷 이야기가 많이 있는데 12월에는 내 생일도 있는데다가, 크리스마스 까지 있어 다 따로따로 챙기기가 좀 그런 상황이었다. 그래도!!! 만난지 100일은 나름 의미 있는 날이 아니던가… 그래서 뭔가 컵흘아이템이 갖고싶었던 대포고냥군. 반지? 안돼;;; 끼고 다닐수가 없자나… 옷? 그런건, 헤지면 버려야해서 싫은걸… 결국, 그녀와 상의해서 시계를 구입하기로 했다.

원래 작고, 소중히 간직할 만한 사실은 비싼 물건들을 좋아하는 대포고냥군은 시계 역시 관심의 대상. 그래도 나름 대포고냥군의 지름에는 철학이 있는데, 좋은 걸 사려면 확실히 좋은 것을 사든지, 아니면 저렴하고 실용적인 것을 사자! 라는 것이다. 어중간한 이도 저도 아닌 물건들은 딱 질색. 남자들이나 여자들이나 다 매 한가지겠지만, 결혼을 앞둔 시기에는 뭐든 고급품을 사기가 망설여진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다. ‘좋은 시계를 하나 장만할까?’ 하다가도 ‘뭐 곧 결혼할때 예물로 하지…’ 이런… 그래서 대포고냥군의 시계는 죄다 싼 것들 뿐이다. 결혼 후에는 더 지르기가 어려워지겠지만;;; 그래도, 한가지 위안으로 삼는건 내 시계들은 전부 리.미.티.드. – 한정판 이라는 것이다! 다음 기회에 남억군의 콜렉션을 공개하도록 하겠다.

카시오의 지샥 (G-SHOCK) 매니아인 대포고냥군이 이번에 영입한 넘은 바로 이것이다! 리얼블랙 레드아이 5600 클론 커스텀. 실제로 카시오사(社)에서 만들어 파는 넘은 아니고, 커스텀 모델 – 두개 이상의 다른시계의 부품을 조합해서 만든 – 인데, 원래 베이스 모델에서 직물밴드를 제거하고 우레탄 밴드로 교체한 제품이다. 어떤 분들은 카시오시계 그거 얼마 안하는 거 아냐? 할 지 모르겠다. 하지만, 같은 5600 모델 – 사진 처럼 생긴 모델 – 이라도 액정과 베젤의 색상, 심지어는 각인에 쓰인 페인트 색상에 따라 작게는 두배에서 10배 이상 가격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다. 그 중에서 리얼블랙 이라는 이름표가 붙는 모델들이 최고급. 눈치를 채셨겠지만 원래 이 넘과 거의 똑같이 생긴 리얼블랙 5600 스피드라는 모델이 40만원(!) 을 상회할 정도로 비싼데다, 이런 한정판 들은 몇 개 생산을 하지 않아 돈이 있어도 구할 수가 없다. (참고로 대포고냥군이 고이고이 모시고 있는 리얼블랙 프로그맨이라는 시계는 신품일 경우에 80만원을 가볍게 넘긴다!) 이 넘의 장점은 오리지널과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똑같이 생겼음에도 가격은 1/4에 불과하다는 것!

그-렇-다-면-그-녀-의-컵-흘-시-계-는-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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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베이비쥐 클래식 5600 화이트’

참으로 예쁘지 아니한가! 아아아… 구입 전에 실물을 보지 못하고 주문했으나, 실제로 받아보니 더 예쁘다. 퓨어한 징징양의 이미지와 완전 어울리는 듯! – 거기 분노하고 계시는 마롱님과 MUNSUK님, 100 일이니 다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대포고냥군 그 분노 모두 다 이해한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100일이라는데. 베이비 쥐 인만큼 대포고냥군의 시계 보다는 작지만, 같은 5600 시리즈라 그대로 크기만 줄여놓은 듯 하다. 회사로 배송이 왔을 때, 징징양에게 차보라고 했더니 소심한 징징양은 다른사람들이 알아챈다고 걱정한다. 근데, 오늘 그녀와 옆 자리에 앉아서 당당하게 손목에 차고 있어 본 결과, 무딘 회사 사람들 아무도 몰라본다. 약간 섭섭;; 거봐거봐 회사 사람들 눈에는 흰색, 검정색 시계로만 보인대니까는… 비싼 건 아니지만, 역시 뭐든 같이 할 수 있다는건 즐거운 것이다. 사람들이 안보는 틈을 타서 시계 찬 쪽 손목을 둘이서 겹치고선 크로스! 머 이런거 하고 놀았잖;;;

ps. 100일이 1,000일이 되고 10,000일이 될때까지 같이해요 우리♡ 잇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