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노랑색의 건물 1층에 있다
며칠 전부터 우리 사업부의 송이군이 자꾸 밥 사달라고 징징댄다. 뭘 그리 많이 질렀는지는 몰라도 돈이 하나도 없단다. 아뉘… 돈이 없는건 없는거고, 왜 너네 팀장 두고 나한테 와서 밥을 사내라는 것이뇽? 머 여튼, 밥을 사라니 사야지 어쩌겠어…
굶주린 송이군에게 뭘 먹고 싶냐고 했더니,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느끼한것이 먹고싶다나… 일단 파스타 류로 정하고 더 소셜 (The Social) 점심 특선 파스타를 먹기위해서 갔더니 어라라, 웬 사무실로 바뀌었네! 더 소셜에 가시려는 분은 참고. 버섯 파스타가 정말 맛있었는데! 그래서 삼청동 쪽으로 방향을 바꿨는데, 늘 지나다가 봤지만 들어가 보지 못했던 더 레스토랑 (The Restaurant 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국제 갤러리와 입구를 같이 쓰는 더 레스토랑은 1층에 자리잡고 있는데, 전면의 노랑색 페인트와 검은색 차양 그리고 브라운 톤의 천으로 만들어진 간판이 예쁘다. 차를 가지고 갔었는데 Valet 비는 따로 받지 않았다. 입구를 들어가면 오른쪽은 국제갤러리, 왼쪽은 더 레스토랑이다. 국제 갤러리에서는 구본창씨가 사진전을 열고 있는 모양이다. 도예 사진을 주로 다루는 구본창의 사진전은 7월 30일까지 계속되며 중요한 것은 공짜다! 더 레스토랑 입구로 들어가는 유리문 앞에는 사진으로 된 메뉴판이 보인다. 유리문을 밀고 들어가면 모던하게 하얀색으로 꾸며진 인테리어가 보이는데, 홀 중심에는 쿠키와 빵 같은 것을 팔고있고, 바 처럼 둘러앉아 뭔가를 주문 할 수도 있다.
그 비프샐러드. 맛은?
일단 자리를 잡고 메뉴를 펼쳐보자. 그런데, 의외로 식사보단 차나 커피가 주 인것 같다. 스테이크와 같은 Full Dinner 는 없고 파스타나 케익류가 많다. 파스타의 가격대는 10,000~15,000원 정도 다. 나는 여러가지 버섯과 갈릭 파스타를, 송이군은 호박크림새우파스타를 주문했고, 비프샐러드를 추가했다. 양은 그럭저럭 보통이다. 버섯&갈릭파스타는 가격은 가장 저렴했으나 – 10.000원 – 맛은 매우 훌륭하다. 버섯도 아주 넉넉하게 들어있어서 대포고냥군이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별 다섯 개 중에 4개! 그런데 호박크림파스타는 호박크림이라는 이름에서 단호박으로 소스를 만들었을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예상과는 달리 애호박이다. 별 세개!
이런 류의 인기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찾아다니다 보면, 공통된 뭔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주 요리 전에 직접 구운 빵을 준다는 것. 안나비니 (Anna bini) – 청담동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 도 그렇고, 지금은 문을 닫은 더 소셜 (The Social)도 마찬가지다. 모든 사람이 파스타를 맛보는 순간, 향료의 원산지를 알아채고, 허브의 종류를 맞추지는 못한다. 보통 사람의 혀는 그리 정교하지 못해서 어느 정도 수준이 있는 레스토랑의 음식들은 범인(凡人)들의 입에는 대체로 비슷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오히려, 이런 애피타이저 라든지, 예쁜 실내에 다른 가게와 다른 차별점을 부여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물론 주 요리의 품질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손님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보통 사람들에겐 오히려 애피타이저로 내놓는 이런 빵 덩어리 하나가 더 매력적인가 보다…
바게트에 입천장이 까져본 기억이 있다면?
솔직히 더 레스토랑 (The Restaurant)은 그리 훌륭한 식당은 아니다. 그러나, 삼청동의 분위기를 식사와 함께 느긋하게 즐기며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싶다면 좋은 선택일 수 있겠다.
ps. 그런데 얼마전 부터 내 블로그에 들어오는 Referer – 어떤 경로로 사이트에 들어오는 지 – 들을 관찰하고 있는데, 의외로 이전에 올렸던 홍대 앞 지베 (Zibe)의 검색이 많더라. 너무 좋은 내용만 적어두면 검색결과를 따라오는 분들께 객관적인 정보를 주지 못하는 것 같아 좀 더 비판적이 되기로 했다. 솔직히 공짜로 홍보해 주는 것 같아 배아프기도 하고… 삐뚤어질테닷! 하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