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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둥이 in the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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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냥 바둥이

2007년 11월 30일, 모 고양이 커뮤니티의 분양게시판을 보던중 러시안블루 다섯 형제들이 나와 있는 것을 보았다. 꽤 오래 전부터 징징양과 집에 고양이를 들이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왔었기 때문에 꾸준하게 분양게시판을 지켜보고 있던 중이었다. 애완동물과의 만남도 운명인 걸까. 이상하게도 수많은 분양글 중에 유독 그 글만이 눈에 들어왔고 그 참에 분양자와 약속을 해 버렸다. 퇴근 후 징징양과 경기도 화성 – 졸라 멀다;;; – 까지 차를 몰아 찾아간 대포고냥군. 분양자는 다섯 형제 중에 가장 착한 애들이라면서 둘을 데리고 나왔다. 졸다가 담요속에 둘둘 말린채 나온 아이들. 에구… 너무너무 작았다. 딱 보기에 한달 갓 넘은 애들이구나… 둘 중에 정말 순해 보이는 아이로 정했다. 나중에 분양자에게 다시 연락하여 물어보니, 생일이 10월 14일 이란다. 우리가 얘를 데리고 왔을 때, 이제 막 6주가 넘은 것이었다. 아무래도 분양자가 돈이 급했거나 했으리라… 원래 아기고양이는 최소 두 달이 지난 후에나 분양하는것이 일반적이다. 아기고양이에게 생 후 2개월까지의 시간은 생사의 갈림길 같은 것이라, 병으로 사망하는 전체 고양이중 80% 이상이 두 달을 넘기지 못하고 사망할 정도로 아주 약한 시기이다. 반대로 말하면 처음 두 달만 넘기면 고양이들이 병으로 죽는 일은 아주 드물다는 이야기겠지?

이름을 짓기가 참 어려웠다. 이런저런 이름으로 불러봐도 입에 착착 달라붙지가 않아서 고민 끝에 손으로 안아들면 바둥바둥 하는 것이 귀여워서 바둥이라고 지었다. 바둥이는 개고냥 – 개같은 고냥 – 이다. 우리 집에 데리고 왔던 첫 날부터, 몇 분간 집을 슬슬 둘러보더니;;; 그냥 우리한테 안겨서 잘 놀더라. 알고보니 바둥이는 사람을 너무너무 좋아하는 고양이구나. 엄마가 와도, 동생이와도 다 덥석덥석 안겨서 쿨쿨잔다. 징징양과 대포고냥군 발 아래 졸졸졸 따라 다니기도 하고, 어디 앉기가 무섭게 무릅위로 쪼르르 올라온다. 또 애교는 얼마나 많은지… 이제 1월 14일이 되면 딱 3개월이 된다. 8주차 되는 날에 첫번째 접종을 끝낸 상태고 바둥이는 여전히 무척 건강하다. 단지 수유 기간이 조금 짧았는지, 안아주면 꾹꾹이 – 아기고양이들이 어미 젖을 더 잘 나오게 하기 위해 앞 발로 꾹꾹 마사지를 하는것 – 를 하면서 젖 빨듯 옷을 쭉쭉쭉 빠는데 맘이 짠하다. 이제 가족이 하나 늘었다. 앞으로 대포고냥군과 징징양은 바둥이 밥 굶기지 않기 위해 욜라 돈 벌어야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