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5일 점심 식사 후의 흡연을 마지막으로, 38일간 단 한개피의 담배도 태우지 않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피웠던 담배. 올해까지 17년간을 계속 흡연자로 살았다. 물론 중간중간에 담배를 끊으려는 시도는 여러번 했었지만 – 이 블로그 어딘가에도 몇 번 금연을 시도했던 흔적이 있다 – 실패 했었다. 사실, 실패라기보단 담배라는 의지할만한 대상을 버리기 싫었던 게다. 주위 사람들에게 말했다. ‘왜 끊어? 이 좋은것을…’
올해 삼십오살의 아저씨 대포고냥군은 작년에 비해 부쩍 숨이 가빠짐을 느낀다. 2호선을 통한 출퇴근길이 원래 좀 힘들긴 하지만 확실히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결혼 이후, 추운 겨울날에 덜덜 떨면서 집 밖에서 담배 피는 자신도 처량하고, 지방세 모자라니 담배 값 올려서 충당하려는 정부도 짜증나고, 티비에서 허구한날 나오는 ‘간접흡연 노노노’ 송도 더 이상 못 들어 주겠다. 화이널리, 담배를 끊을 때가 온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건, 금연 이 후 그닥 힘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금단현상을 줄여주는 니코틴 패치도 한 상자 – 일곱장 – 사 두고선 반도 사용하지 못하고 버렸다. 며칠동안 직장에서 미칠듯이 졸립긴 했어도 견딜만했다. 오히려 일 주일이 지나 두통과 고질적인 불면증이 사라지고 나서는, 내가 원래 담배를 피웠었던가? 하는 착각 – 착란 – 까지. 그리고 제일 좋은 건, 아침에 아주 가뿐하게 일어나 주신다는 것. 아침에 자명종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던 것을 저혈압 때문일거라 생각했었는데 난 저혈압이 아니었다. 금연을 하게되면 폐와 기관지의 섬모 – 공기 중의 노폐물을 걸러서 가래로 배출시키는 미세한 털 – 의 움직임이 살아나면서 일정기간동안 담배를 피울 때 보다도 오히려 더 가래가 더 많이 나온다는군. 카악 카악 카악~ 아침마다 열라 뱉는다;;;
돌돌와입후님께서 금연에 성공하면 다음과 같은 상을 내려주시겠다고 약속하셨다.
금연 1개월 달성 – 손목시계 교환권
금연 3개월 달성 – DSLR 교환권
금연 6개월 달성 – 노트북 교환권
금연 1주년 달성 – 뽀뽀 1회
금연 2주년 달성 – 뽀뽀 1회
금연 5주년 달성 – 뽀뽀 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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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1년 지나면 그냥 계속 뽀뽀만 해주는것이다. 줼줼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