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살고있는 집에 이사온지 2개월이 조금 넘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괜찮아보였는데… 한달 전에 보일러가 터졌다. 냉방에서 덜덜 떨면서 잤고 아침엔 비어있는 옆 집에서 도둑 샤워를 했다. 그렇게 일주일을 지냈더니 끝내는 몸살이났다. 보일러를 새걸로 갈았다. ‘이제 완벽해’라고 생각했더니 수도 패킹이 오래되서 물이샌다. 샤워기랑 싱크대 둘다 샌다. 퇴근하고 돌아왔는데 씽크대에서 한방울씩 샌 물이 아래로 흘러서 바닥이 물바다가 되어있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화장실은 물이 흘러서 하루에 새나가는 물이 거의 욕조 한통 분량이고, 언제나 축축히 젖어있는바람에 바닥에 곰팡이가 슬기 시작했다. 관리인에게 고쳐달라고 했으나 차일피일 미루다 일주일이 지났다. 오늘 퇴근해서 보니 모두 새걸로 바꿔놨다. 게다가 요 며칠간은 새로 맡게된 광고건 때문에 3일연속 철야다. 트러블 일으키는 집 때문에, 밤샘의 여파로 완전 몰골이 말이 아니다.
독신은 힘들다… 집에 보일러가 터져도 낮에 집을 비우니 고칠 도리가 없다. 수도꼭지도 마찬가지다. 택배도 회사에서 받아서 낑낑대며 가져와야 한다. 게다가 이번처럼 집에 문제가 생긴데다 회사일까지 덤비면, 집은 피곤에 쩔어 침대로 뛰어들며 벗어놓은 옷가지랑, 밤에 빈속을 급히 채운 패스트푸드 껍데기로 엉망진창이 된다. 그런 상황 자체가 엄청난 스트레스다. 그것뿐인가… 매월 날아드는 고지서 납기일 넘기지 않게 챙겨야하며, 세탁에, 청소에… 그렇다면 이 많은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다 해치우는 울 어머니는 원더우먼이었던가! 새삼 존경스럽다.
그러나 앞에서 주절주절 길게 썼지만… 정말 독신이 힘든 이유는…역시 사람이 그립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