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몰스킨 (Moleskine) 에 대한 글을 포스팅 한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도 몇 권을 더 구입했다. 쓰지도 않으면서 질러두기만;; 사실 그렇게 지름에 불을 지른 배후에는 프로모션이 있었으니, 몰스킨 공식 한국 총판인 트랜스X머 사이트에서 아이템 두가지를 결제하면 액 션 샘 플 러 (!) 를 공짜로 준다는 것이었다. 실은 울 팀의 진깅군의 자리에는 액션샘플러는 아니지만 슈퍼샘플러 – 액션샘플러는 한 컷을 십자로 4등분 해서 촬영되며, 슈퍼샘플러는 왼쪽에서부터 세로로 4등분 되어 촬영된다. – 로 찍은 사진을 파티션에 붙여 두었는데 나름 간지였거든;;; 그래서 애꿎은 몰스킨 두 권을 덜렁 구입한 대포고냥군. 이것이 덤으로 끼워주는 마케팅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바밤~!
결제를 한 후 며칠 뒤, 회사로 몰스킨 두 권과 액숑샘플러가 담긴 택배상자가 배달되었고, 열어 본 대포고냥군은 실망을 금치 못하게 된다. 이런 허접할데가… 카메라가 담긴 상자는 무슨 쌍팔년도 문방구에서 산 조립식 장난감 박스처럼 인쇄상태가 조잡하기 그지 없고, 설명서도 없다. 과연 이게 찍히긴 할까 하는 생각 뿐… 당연히 마데인 차이나 제품이다. 그런데 의문인 것은 카메라 뒷면의 필름 덮개 부분에 Powered by Lomo 라고 되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럼 이건 로모사(社)의 액숑샘플러를 카피한 제품인가? OEM 인가? 정체가 뭐지? 여튼 신뢰가 전~혀 안간다. 이런 토이 카메라 류들은 당연히 렌즈가 어두울테니 감도 높은 필름을 넣고 – ISO 400 – 해가 쨍 한날 찍었다. 뒷 면에 있는 필름 감개를 태엽 감듯 감아서 셔터를 누르면 4개의 셔터가 순차적으로 열렸다 닫힌다. 진깅군의 말에 의하면 얘와는 달리 슈퍼 샘플러는 찍히는 간격을 조정 가능하다고 한다. 역시 비싼것이… 흠흠… 결과물이 궁금해서 견딜수 없었던 대포고냥군, 회사 웍샵때 가져가서 좌르르 찍고 필름을 맡겼었다는…
결과는 젠장이다. 이게 사진이냐… 게다가 아래 사진에서 보듯 1번 렌즈 부분에는 빛까지 샌다. 첨에는 내가 손가락으로 가린 줄 알았다. 그나마 보정을 하고 사이즈를 줄여서 이 정도이지 원본은 참… 절망이다. 아무리 플라스틱 렌즈라고 해도 그렇지, 해상력이라는 말 갖다 붙이기조차 민망할 정도. 오죽했으면 사진을 받아보고 공짜로 받았던 액숑샘플러를 바로 쓰레기통으로 쳐 넣었겠는가… 그래서 지금은 내손에 액숑샘플러가 없다. 이런걸 사은품으로 주면서 몰스킨을 팔다니, 트랜스X머 잊지않겠다…!
ps. 다음에는 액숑샘플러가 아닌 슈퍼샘플러로 도전을 해 보도록 하겠다. 아무래도, 공짜로 받은 액숑샘플러는 야매인듯한… 아니면 결함있는 제품만 골라 사은품으로 뿌린 것이거나… 실-망-이-야!
액숑샘플러로 찍었던 필름 한 롤 중에, 제일 맘에 드는 사진이다. 역시나 그녀가 피사체라는 점 때문일까? (아마 협력업체에 약속이 있어 외근나갔을 때였던것 같은데, 강하게 징징대고 있는 그녀. 거의 뭐 일이 하기 싫어서 울부짖고 있다.) 이건 1, 2번 컷에 빛이 새버렸다. 당췌 이런 무식한 카메라가 있나;;; 그리고 단점 하나 더, 4개의 렌즈에 달린 셔터가 떨어지는 타이밍이 너무 빨라서 아주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가 아니면 네게의 프레임에 거의 같은 사진이 찍혀버린다. 또 너무 빨리 움직이면 피사체가 Blur 되어 버리고… 어 쩌 라 는거 냐! 응? 응?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