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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양품 뻐꾸기시계

뻐꾸기시계와 곰곰이

뻐꾸기시계와 곰곰이

요즘, 일본 무인양품 온라인스토어 (muji.net) 에서 자주 질러대는 것 같다. 이러다 필시 잔고가 탈탈 털릴듯. 여튼, 오늘 소개할 귀여운 아이들은 무인양품의 뻐꾸기시계 임. 펄프보드박스용 골판지 서랍 – 직전 포스팅을 참고 – 등을 주문하면서 같이 주문할 것 더 없을까 하던 차, 전기/전자 오덕인 대포고냥군이 매우 좋아하는 ‘가전/조명 > 시계’ 카테고리에서 이런 초 귀여운 아이를 발견. 가격도 세금 포함, 고작 (읭?) 5,250엔! 주문하려는 순간, 면세 한도 초과에다 골판지 서랍 무게가 장난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두 번에 나눠서 주문하기로- 어제 냉콤 받았다. 추석 연휴만 아녔더라도 훨씬 더 빨리 도착했을 텐데 말이지…

사이즈는 참 아담하다. 높이 20cm, 무게 690g. 케이스는 MDF 소재 인듯 한데, 만듬새도 좋고, 시계 겉의 페인트 도막이 매우 두꺼워서 매끈한 멜라민 수지로 만들어진  것 처럼 느껴진다. 포함된 AA 배터리를 끼우고, 시보 알림 스위치를 On 에 놓으면 테스트로 뻐꾸기가 몇 번 울어준다. (아마 5회 정도였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다음으로 시간을 맞춰야 하겠는데, 분침이 12시 포인트를 한 번 지날때 마다, 뻐꾸기 울음 소리가 1회 추가되는 로직이네… 그런데 시계 방향으로 돌려 시간을 맞추든,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리든 분침이 12시 포인트를 지나갈 때마다 무조건 1회 울음 추가되니 참고. 뭐, 시계 뒤에 있는 set 버튼을 한번 눌러주어도 1회 추가되니, 편한대로 세팅하면 되겠다. 사실, 이딴 시계에 무슨 설명서냐며 박스에서 시계를 꺼내자마자 설명서를 구겨 쓰레기통에 넣는 호기를 부렸다가, 나중에 설명서 찾으러 쓰레기통 뒤적 했다는 것은 비밀이잖… 반성하며 다시 바르게 펴서 보관해 두었음. 시계 전 면에는 테스트 스위치와, 야간에 시보 알림을 자동으로 중단시켜주는 광센서가 있어서 편리하다.

이건 정말 귀엽다!

이건 정말 귀엽다!

디자인은 정말 맘에든다. 정말 무인양품스러운 심플심플심플 뻐꾸기 모형은 나무로 깎아 만든 아이들 목각 장난감 느낌이라 초 귀엽고, 인덱스와 바늘의 비율도 깔끔하다. 게다가 뻐꾸기 소리는 얼마나 예쁜지… 하아… 간만에 별로 비싸지 않은 가격에 손에 넣은 완소 아이템이라 매우 기쁘다. 징돌양의 말에 의하면, 이 뻐꾸기시계는 겨울 한정으로 한국 무인양품에서 팔았었다는데, 중요한 보따리 프라이스는 11만원을 넘겼었다고… 이런 황당한 한국 무인양품. 열이 확 오르네. 적당히 남겨라…읭?

직접 찍은 동작 영상 – 이거 찍느라 쌩 고생

 

 

+ 설마 시계만 샀을리가…

 

 

징돌이 메이크업 박스도 두세트-

징돌이 메이크업 박스도 두세트-

각종 레토르트 식품도- 빵 까지!

각종 레토르트 식품도- 빵 까지!

 

무인양품 펄프보드박스

고양이 보관함 - 총 26묘 수납 가능

고양이 보관함 – 총 26묘 수납 가능

어떤 이유(?) 로 인해, 방 하나를 비워야 할 일이 생겼다. 원래 그 방의 용도라면 옷방? 뭐 그런 것이었는데 – 붙박이 장 하나와 책장, 그리고 온갖 잡동사니가 있던 – 만화책들이 가득가득 꽂힌 책장 두 개를 거실로 밀고 끌고 나오다가, 끝내 책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좌우로 비틀려 장렬히 전사. 플래스틱 보드로 만들어진 뒷판을 작은 못으로 고정한 싸구려 이케아 책장이었는데, 삐걱삐걱 비틀리다 보니, 그 못들이 총알 처럼 피용피용 튀어나옴…ㄷㄷㄷ;;;


여튼, 책장은 박살이 났고, 대체품은 찾아야 겠고… 그러고 보니, 책장을 놓을 곳도 없구나… 결국 안방에 놓기로 함. 근데, 안방에 놓자니, 높은 책장은 답답해 보일것 같아 아무래도 아닌 것 같음. 징징양과 고민 끝에 침대와 나란히 놓을수 있는 낮고 긴 책장을 찾아보기로 했다. 책도 꽤 많은데다가, 좋은 나무로 된 제품을 찾다보니 가격이 안드로메다네? 그러다 찾은 것이 무인양품의 펄프보드박스. 아니 얘네는 펄프보드 박스라면서 왜 이리 비싼거야… 어지간 하면, 무인양품 제품은 일본에서 직구를 하고 싶었으나, 가구만은 무게 때문에 배송료가 무서워서 한국에서 주문했다. 무인양품의 펄프보드박스는 일렬로 붙어있는 박스 수에 따라 여러 종류의 제품이 나온다. 긴 것은 다섯칸 짜리에서 짧게는 두칸 짜리까지. 그런데 높이가 두 종류가 있다능. 높은 것은 37.5cm, 낮은 것은 25cm 다. 대포고냥군은 가로로는 다섯 칸 + 두 칸짜리로 일곱칸을 만들고, 제일 아랫칸 한 줄만 37.5cm 짜리로, 나머지는 낮은 박스로 3단 구성했다. 오오… 만ㅋ족ㅋ. 여러 칸의 펄프보드 박스를 하나로 묶을 수있는 조인트와 전용 골판지 서랍 같은 것이 있는데, 당연하게도 이런건 직구로… 주문해 놨으니, 도착하면 다시 장착 샷을 보여주겠다.


펄프박스는 말 그대로 펄프 (pulp), 목재나 식물로부터 나온 섬유질로 만든 박스다. 보통 펄프라 하면 종이를 떠올리게 되는데, 주문하기 전엔 내구성에 대해 조금은 걱정이 되었지만, 실제로는 엄청 견고하다. 종이라기 보다 오히려 MDF 같은 느낌이랄까. 미 조립 상태로 배송되는데, 나무와 같이 하나하나 나사 못으로 조립해 준다. 추 후에 책이 늘거나 하면, 추가로 주문해서 쌓을 수도 있어 확장성도 좋을 것 같고 해서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다만, 커피가 흘러내린 컵이라든가를 올려두거나 하면 재앙이 올 것 같고, 표면 재질이 나무에 비해서는 물러서 아이들이 스크래치를 하지 않을까 조금 걱정? 그 외엔 아주아주 좋다. 

야야- 401호 바둥이! 숨지마-

야야- 401호 바둥이! 숨지마-

봉봉이는 꼭 발을 저렇게 걸쳐둠

봉봉이는 꼭 발을 저렇게 걸쳐둠

모든 가구의 캣타워화-

모든 가구의 캣타워화-

까칠한 바둥 아저씨는 등 돌리고 잠-

까칠한 바둥 아저씨는 등 돌리고 잠-

 

+ 2013/09/17

 

일본 무인양품 사이트에서 주문해 두었던 카드보드 (골판지) 서랍과 조인트 킷 (펄프보드 박스 들을 서로 묶어주는 부품) 이 도착했다. 카드보드 서랍은 높은 것 세 개, 2단 짜리 두 개를 주문. 아무리 종이라지만 무게가 꽤 나가서 배송비가 꽤 나왔다. 그냥 한국에서 살 걸 그랬나… 그래도 징징양이랑 열심히 조립해서 끼워두니 완전 맘에 듬. 

2단 서랍이 1단 보다 조금 더 비쌈

2단 서랍이 1단 보다 조금 더 비쌈

나름 가구 같은 느낌이 난다

나름 가구 같은 느낌이 난다

OPI 만화가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OPI 만화가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무인양품을 직구하자

무인... 구름이

무인… 구름이

원래 욕실에서 쓰던 무인양품의 방수시계가 있었다. 아날로그에 고리가 있어 샤워기 홀더 같은 곳에 걸어둘 수 있는 제품이었는데, 징징양이 격하게 샤워를 하다 – 전투샤워 – 떨어뜨리는 바람에 투명 글래스가 깨진 것이다. 아… 무척 아끼던 시계였는데 말이다. 사실, 샤워실의 시계는 매우 중요하다. 뭐 배변 타임 측정용이나 인터벌 배변용 이런건 아니고, 바쁜 아침에 샤워를 하다보면 무아지경에 빠져 뜨거운 물에 몸을 지지고있다가 출근시간에 늦어버리는 일이 많았던 대포고냥군은 계속 시계를 체크하는 것이 필수인 것임. 배경은 대충 이렇고, 그러한 이유로 같은 욕실용 시계를 무인양품에서 사려고 했었다. 그런데 처음보다 더 오른 4만원이 넘는 육박하는 가격을 보고 돌아오길 몇 번. 처음 욕실 시계를 살 땐 아무 생각없이 샀는데 같은걸 다시 사려니 그 돈 주고는 못 사겠더라능. 게다가 징징양 파우더 룸에도 탁상 시계가 필요하다질 않나, 침실에 걸 시계도 살까 말까 이러다 보니, 무인양품 시계 세 개 가격만 약 십 만원. 흐음…

그러다가, 이 시계를 일본 무인양품에선 얼마에 팔고 있는지 궁금해짐. 일본 무인양품엔 거는 욕실 시계가 안보이는데 단종인가 보다. 그럼 디지털형으로… 일단 일본 무인양품에선 1,900엔 (세금포함). 한국 무인양품에선 4만원. 작은 탁상시계가 일본에선 980엔 (세금포함). 한국에선 20,000원!!! 벽시계가 2,500엔, 같은 제품이 한국에선 58,000원!!! 아니 왜 980엔이 한국에선 2만원이 되는거임? 벽시계 가격인 2,500엔을 현 환율로 계산해도 28,500원인데 – 네이버 환율 계산기 (2013.04.15 기준) – 왜 이 걸 한국 무인양품에선 58,000원에 팔고 있는지 이해불가임.결국 일본 무인양품 넷스토어에서 배송대행 서비스를 통해 주문했고, 약 일 주일 걸려 받았다. 운 좋게도 무료배송 이벤트에 10% 할인까지 받아 시계 세 개와 PP박스 두 개를 한국에서 구매한 것 보다 4만원 가량 저렴하게 구입했다. 그것도 배송비까지 다 포함해서 말이다. 만약 일본에서 직접 구매 했다면 한국 가격의 절반으로 충분했을 것이다.

페 남에옥 사마- 난 외국인임

페 남에옥 사마- 난 외국인임

벽시계, 탁상시계, 욕실시계 그리고 징징양의 메이크박스

벽시계, 탁상시계, 욕실시계 그리고 징징양의 메이크박스

아니 이걸 왜 12,000원에 파냐고요-

아니 이걸 왜 12,000원에 파냐고요-

욕실시계와 컴팩트 탁상시계

욕실시계와 컴팩트 탁상시계

벽시계 아주아주 맘에 듭니다아-

벽시계 아주아주 맘에 듭니다아-

한국에서 무인양품을 유통시키고 있는 무지코리아는 일본 내 무인양품의 법인인 ‘양품계획’ 과 롯데상사가 공동출자 해서 설립한 회사로 알고 있다. 일본 법인이 60% 의 지분을 가지고 있음에도 왜 가격이 요 모양인 것인지 묻고 싶다. 이런 가격 정책은 일본에 판매 중인 제품을 – 물론 생산은 중국이겠지만 – 다시 한국으로 수입하는 물류비용이 반영되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무지코리아 사이트에 들어가면 일본 무인양품 사이트의 한국판 같아 보이는데다, 같은 가격정책을 시행하고 있을 것만 같지만, 실상은 보따리상일 뿐이지 않은가. 게다가 일본처럼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는 것도 아니다. OPI 에는 가구를 포함하여 꽤 많은 무인양품의 제품이 있는데, 최근에 금속제 선반 제품을 구입할까 해서 찾아봤더니, 한국에선 안 판다 함. 작년 카탈로그까지는 분명히 있었는데 말이다. 수요가 적은 제품은 들여오지 않겠다는 철저한 ‘상사’ 마인드라고 본다. 대포고냥군, 무인양품 참 좋아하는데요- 개인적으로 무인양품의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쓰고 싶은 희망이 있다. 최소한 일본 내 판매가격에 환율을 반영한 가격으로 좋은 제품을 한국에 많이 소개해 주었으면 한다.

2010 도쿄여행 이틑날 – 우에노, 아키하바라, 긴자

 

호텔 창 가에서 찍었을 뿐인데 이 정도로 가깝다

호텔 창 가에서 찍었을 뿐인데 이 정도로 가깝다

2010년 도쿄여행의 이틑날이 밝았다. 첫 날 여행기에서 호텔 앞에 하네다 공항으로 연결되는 모노레일이 지나다닌다고 했는데, 우리가 묵었던 4층 창문에서 보면 바로 앞에 레일이 보일정도로 가까웠다. 하마터면 대포고냥군, 아침에 샤워하고 맨 몸으로 나왔다가 모노레일 승객들에게 스트립쇼 할 뻔 했다. 일단 오늘 들를 곳은 우에노 (上野), 아키하바라 (秋葉原) 그리고 유락쿠쵸 (有樂町) 와 긴자 (銀座) 지역이다. 먼저 숙소인 하마마츠쵸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우에노에서 시작해서 야마노테센을 타고 내려오면서 둘러 보도록 하자. 우에노까지는 20분이면 충분하다.

우에노역은 꽤 낡았다

우에노역은 꽤 낡았다

지도에서 녹색으로 보이는 부분이 죄다 우에노공원, 들어갔으면 우에노로 오늘 관광 끝이었을 지도...

지도에서 녹색으로 보이는 부분이 죄다 우에노공원, 들어갔으면 우에노로 오늘 관광 끝이었을 지도…

일단, 우에노라면 우에노공원과 아메요코 (アメ橫) 시장이 메인이겠다. 이 전 일본여행에서 메이지신궁을 우습게 보고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갔다가 그 초 넓음에 발바닥 터질 뻔 했던 상당히 안 좋은 기억이 있는 대포고냥군과 징징양은 일종의 ‘공원 포비아’ 가 생겨 버렸던 거다. 그래서 우에노 공원은 고민 끝에 패스. 그런데 다녀와서 사진을 보고 있으니 왤케 아쉬운지… 일단 도쿄의 남대문이라는 아메요코 시장 입구 발견. 본격적으로 관광 들어가기 전에 아침 겸 점심 식사를 미리 찾아 두었던 ‘원조스시’ 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아메요코 (アメ橫) 시장 입구, 옆에는 요도바시 카메라가 있다

아메요코 (アメ橫) 시장 입구, 옆에는 요도바시 카메라가 있다

‘원조스시’ 는 한 접시에 130엔부터라 가격도 저렴한데다 재료도 신선해서 꽤 인기가 있는 곳이라고 들었다. 식당으로 들어서니 스시바 주변으로 촘촘히 앉아있는 손님들. 스시란 신선도가 생명인 음식이라 역시 손님이 북적대는 가게가 재료의 회전이 빨라 좋다. 간판에 60종 이상의 스시가 나온다는데, 대충 세어 보아도 꽤 종류가 많은듯. 역시나 대포고냥군과 징징양은 여기서도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오오토로 – 참치대뱃살 – 을 한 접시 먹었다. 스시바 주변으로 서 있던 스탭들 중에 한국 유학생들이 꽤 있는 것으로 보아, 여기도 한국에 꽤 많이 알려졌구나 싶었다. 계산하고 나갈 때 일본어로 ‘계산해 주세요-‘ 했더니 한국인 여 종업원 급 당황. 아마도 일본에 온지 얼마되지 않은 친구인듯- 일본어 공부 열심히 하세요-

여튼, 밥도 먹었으니, 시장 안을 둘러보아야 겠다. 그러나 식당을 나가자 마자 보이는 요도바시카메라에 현혹 되어버린 대포고냥군과 징징양. 제일 윗 층에 있던 장난감 매장에 가서 둘이서 얼마나 가챠폰 – 동전을 넣고 돌리면 장난감이 들어있는 캡슐이 나오는 – 을 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아이폰에 달아줄 에네루프 스틱부스터도 하나 구입.

'간소스시' 라고 읽는다

‘간소스시’ 라고 읽는다

일본에서도 역시나 스시는 젊은이들 보단 장년층에게 인기있는 음식일까?

일본에서도 역시나 스시는 젊은이들 보단 장년층에게 인기있는 음식일까?

파인애플을 잘라서 팔고있다

파인애플을 잘라서 팔고있다

멜론, 수박도 잘라서 판다

멜론, 수박도 잘라서 판다

아메요코시장의 ‘아메’ 는 사실 ‘아메리카’ 에서 딴 것이다. 세계 2차 대전 후에 미국산 상품을 암거래 하던 곳이라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이란다. 요코 (橫) 라는 단어의 뜻 중에, ‘정식이 아닌’, ‘곁 다리의’ 이라는 것이 있는 것으로 보아, 진짜 뭔가 다크 사이드 상거래가 행해지던 곳인 듯. 일본의 재래시장은 지난번 교토의 니시키시장 이후로 두 번째인데, 교토의 그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여긴 정말 남대문 같다! 가게마다 고래고래 소릴 지르며 호객을 하는 것이나, 가격 흥정이 어느정도 가능하다는 것도 비슷하고, 게다가 짝퉁도 팔고 있는것 같다. 실제로 대포고냥군과 징징양은 ‘여기는 뉴발란스가 얼마정도 할까나?’ 하며 운동화 가게들을 구경하고 다녔는데, 짝퉁으로 의심되는 것들은 2-3 만원 이면 살 수 있더라는. 분명히 짝퉁이야- (소근소근)

골든위크인 탓에 사람 징하게 많다

골든위크인 탓에 사람 징하게 많다

아메요코야키와 싸가지 아줌마

아메요코야키와 싸가지 아줌마

하나 먹어보기로 했다

하나 먹어보기로 했다

이거슨- 타코야키 뿌라스 오코노미야키 데스요!

이거슨- 타코야키 뿌라스 오코노미야키 데스요!

아메요코시장의 끝 자락에 다다랐을 때 즈음, 우리가 골든위크 시기에 도쿄에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원망스러웠다. 재래시장이란 얼마나 재미있는 곳인가. 한가하게 거닐면서 길거리 음식도 먹어보고 상인들과 농담 섞인 흥정도 해 보고 싶었는데. 사람들에게 떠 밀려 저절로 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관광을 한 것이 못내 아쉽다.

이제 우에노를 떠나기 전에, 들러볼 곳이 한 군데 남았다. 미츠바치 – 꿀벌이라는 뜻 – 라는 아주아주 오랜된 얼음과자 집. 멀리서도 사람들이 얼음과자를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는 것으로 금새 알아볼 수 있다. 1909년에 만들어져 삼대째 이어오고 있는 아주 전통있는 얼음과자 가게라고 한다. 이 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이템을 알아보기 위해서 줄을 서기 전에 손님들을 지켜 보니, 죄다 300엔 짜리 오구라아이스 (小倉アイス) 라는 것을 주문한다. 왠지 떡볶이 명인 집에서 오뎅을 먹고 나오는 그런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선 오구라아이스다. 소프트아이스크림을 담아주는 그런 밀가루 뚜껑 (?) 같은 것 사이에 팥 껍질이 군데군데 보이는 거친 아이스크림을 담고, 작은 떡도 넣어준다. 참으로 깔끔한 맛이다. 심지어 밀가루 뚜껑 조차도 눅눅한 법이 없이 깔끔하다. 뭔가 설탕을 쓰지 않고 벌꿀로 단맛을 낸  것 같은 느낌이랄까. 강렬하고 화려한 맛보다는 담담한. 나만 그랬을지 모르지만, 왠지 부산의 오래된 석빙고 팥 아이스케키가 떠올랐다.

우에노에 들르면 꼭 맛보자 - 300엔이 아깝지 않다

우에노에 들르면 꼭 맛보자 – 300엔이 아깝지 않다

자- 이제 일본인들의 덕심을 체험할 시간이다. 도쿄에 여러번 왔었지만, 아키하바라 (秋葉原) 는 처음이다. 여기가 전차남의 고향인 것이다. 사실, 대포고냥군은 아키하바라에는 남자들만 있을 줄 알았다. 오산이었다. 여성 덕후들도 엄청나게 많다. 여기저기서 메이드복을 입은 아이들이 메이드카페를 홍보하는 전단지와 티슈를 나눠주고 있다. 어쩌다 받게된 전단지에 의하면, 메이드복을 입은 스탭이 1:1로 아키하바라를 투어시켜주는 그런 프로그램이 있나보다. 보면서도 ‘에이, 이걸 누가 하겠어…’ 했는데, 컥-! 바로 앞에 멀쩡한 청년이 메이드 소녀와 손 잡고 걸어간다! 끝없이 계속되는 동인지 전문 매장, 캐릭터샵, 컴퓨터 파트 전문점… 이건 정말 스케일이 다르다. 아키하바라를 보기 전까지 ‘조금 큰 용산 같은 곳’ 정도로 생각했었던 것은 대포고냥군의 완전한 착각이었다.

역을 나와 대포고냥군과 징징양이 가까운 곳에 있던 캐릭터 샵에 들어설 때 까지만 해도 덕후들을 비웃으며 의기양양 했었는데, 가게를 나올땐 왜 우리 손에 리락쿠마 풀셋이 – 리락쿠마 컵 세트, 심지어 라면 사발까지 – 들려있었는지 이해가 안간다. 그러다 북두신권의 켄시로가 그려진 커피캔 자판기를 보고서 완전 넋을 놓고 말이다… 고백하기 부끄럽지만, 여 기 엄 청 재- 미- 있- 다-!

아키하바라역 전자상가출구 (電気御口) 를 나서면-

아키하바라역 전자상가출구 (電気御口) 를 나서면-

주오도리 (中央通り) 주변으로는 동인지 서점들이 엄청나다

주오도리 (中央通り) 주변으로는 동인지 서점들이 엄청나다

메이드카페도 있고, 인터넷카페, 만화방도 있다

메이드카페도 있고, 인터넷카페, 만화방도 있다

PC파트의 전당 츠쿠모 - 아키바 뉴스에서나 볼 수 있던 하드코어 부품들을 볼 수 있다

PC파트의 전당 츠쿠모 – 아키바 뉴스에서나 볼 수 있던 하드코어 부품들을 볼 수 있다

사실, 대포고냥군은 만화나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대해서는 그냥 정상인 수준 (?) 인데 반해, 전자제품 덕후라 아키하바라에서 몇 시간이고 혼자 놀 수 있을 것 같았다. 왠지 용산에 징징이랑 같이 간 느낌? 신형 전자제품에 넋 놓고 있다가 밥 시간 넘긴 징징의 눈치 보는 그런 분위기? 결혼전에 타케시가 내게 했던 말이 떠오른다. ‘아키하바라에 가면 대포고냥군 같은 사람 많다. 오타쿠 말야. 그런데 넌 괜찮아. 여자친구가 있으니까.’ 라고. 그렇다. 같은 오덕이라도 연애를 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인간이냐 아니냐로 갈리는 것이었다. 그럼 대포고냥군은 맘 놓고 오덕질 해도 되는 것이겠다. 왜냐면 도돌미와입후가 있으니깐.

유락쿠쵸 (有樂町) 의 무인양품 매장은 일본 최대규모

유락쿠쵸 (有樂町) 의 무인양품 매장은 일본 최대규모

'초 빅 오토우상 (お父さん) 과 함께 촬영 해 보아요-'

‘초 빅 오토우상 (お父さん) 과 함께 촬영 해 보아요-‘

일 층에 있던 무인양품 꽃 가게 - 5월 9일 어머니의 날

일 층에 있던 무인양품 꽃 가게 – 5월 9일 어머니의 날

'카페 MUJI' - 스콘과 아이스라떼

‘카페 MUJI’ – 스콘과 아이스라떼

아- 정말 넓어서 좋다능- 한국에도 무지 레스토랑을 오픈 해 달라!

아- 정말 넓어서 좋다능- 한국에도 무지 레스토랑을 오픈 해 달라!

더 구석구석 구경하면 아키하바라가 이 날의 마지막 관광지가 될 까봐, 아쉽지만 서둘러서 발길을 돌렸다. 자- 다음 행선지는 도돌미와입후가 가장 좋아라 하는 유락쿠쵸 (有樂町) 의 무인양품 매장이다. 일본 내에서도 최대 규모라고 하는 유락쿠쵸 점은 빅카메라 별관 바로 옆에 있다. 입구를 찾아 가는 도중, 일본 핸드폰 캐리어인 소프트뱅크의 CF 에 자주 등장하는 오토우상 (お父さん) 을 발견. 포토스팟에서 촬영하는것을 부끄러워하는 도돌미와입후도 이것은 지나칠 수 없었다. 무인양품 입구에 있던 플라워샵에서는 5월 어머니날 – 일본에는 어머니날, 아버지날이 따로 있다 – 을 맞아 북적대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일본의 고급 백화점 같은 곳의 입구엔 항상 꽃가게가 있었던것 같다. 뭔가 이성적인 지출을 해야겠다고 굳게 맘 먹고 간 사람들이 꽃가게를 보면 마음이 풀어져 버리는 그런 효과를 노린것 아닐까나. 매장은 2층인데 올라가는 계단 옆에 무인양품 하우징이 있다. 집을 팔고 있다! 조립식 주택을 전시해 놓고 있는데, 어릴적 일본 인테리어 잡지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집이다. 참으로 부럽군하-

매장에 들어가 보니, 확실히 이 전에 오사카에서 보았던 무인양품 매장과는 규모가 꽤 차이가 난다. 천장도 높아서 탁 트인 개방감이 일품이다. 대포고냥군은 무인양품의 백색가전 – 진짜 백색가전이다 – 을 좀 사가고 싶었는데, 변압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포기했다. 여행을 갔던 즈음엔 그나마 환율이 낮았던 시기라, 대부분 한국 매장 가격의 약 80% 수준이었다는 것이 정말 좋았던것 같다. 게다가 골든위크 세일 10 퍼센트! 도돌미와입후는 옷가지, 양말, 커피잔, 유리 보울 등등을 득템했다고 기뻐했다. 여튼 계산을 하려고 나오는데, 10% 할인을 받으려면 휴대폰으로 쿠폰을 다운로드 받아야 된단다. 아이폰도 당연히 된다고 해서 시도하려는데, 여긴 무선랜이 없잖아. 그래서 우린 안될거야. 하면서 포기하고 있는데 친절한 무인양품 스텝이 그냥 할인 해 드리겠단다. 이런 아름다운 스텝. 무인양품을 나올 때 쯤 되니, 발바닥은 터질듯 하고 배도 고프다. 유락쿠쵸와 긴자는 바로 옆이다. 긴자로 가자-

마츠야 긴자 (松屋 銀座)

마츠야 긴자 (松屋 銀座)

긴자는 밤이 더 아름다운 것 같다

긴자는 밤이 더 아름다운 것 같다

애플스토어 긴자점

애플스토어 긴자점

늦은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꽤 많다

늦은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꽤 많다

무인양품에서 나와, 유락쿠쵸 센터빌딩 별관 (有樂町センタービル別館) 을 오른쪽으로 끼고 걷다가 마츠야도리( 松屋通り) 를 만나면 왼쪽으로 꺾자. 애플스토어 긴자점이다. 사실, 애플스토어는 미국, 일본에서도 여러번 봤던 곳이라 별로 감흥은 없다. 학생들이 맥을 구입하면 아이팟터치를 1+1 로 제공하는 행사를 하고 있군. 한국은 제외된 것을 보니, 역시 잡스횽은 한국을 호구로 보고 있음이 틀림없다. 아이폰을 무려 80만대나 사 줬는데도 말이다. 그 외에도 대포고냥군은 잡스횽한테 섭섭한 것이 아주아주 많다. 한국에는 애플스토어가 정식으로 들어와 있지 않다는 것 뿐만 아니라, 일본 애플스토어에선 리스로 맥을 구입할 수 있다든지, 뭐 수도 없이 많다. 그래도 긴자점이라니 한 번 들어가 보도록 하자. 역시 별 것은 없다. 일본여행 중에 프리 와이파이존에 너무나도 목말랐던 우리는 열심히 아이폰질. 그러다가 맥과 아이폰 악세사리가 모여있던 제일 꼭대기 층에 올라가 한국보다 싸다는 이유 하나로 아이폰 케이스를 두 개씩이나 질러주었다. 담부턴 애플스토어 안 가. 잼없어-

맥도 많고-

맥도 많고-

지니어스 바 - 별로 지니어스 아니었다

지니어스 바 – 별로 지니어스 아니었다

애플스토어에서 나와 주오도리 (中央通り) 로 나가면 이제 정말 긴자의 중심에 다다르게 된다. 넓은 도로 좌우로 빽빽히 서 있는 브랜드샵들과 비싸보이는 음식점들을 볼 수 있다. 소니 쇼룸과 닛산 갤러리, 시세이도팔러 (資生堂パーラ) 와 같은 쇼룸들도 자주 보이는데, 이 비싼 긴자땅에 브랜딩을 위한 건물을 세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일본 내에서 자사의 위치를 과시하는 것일게다. 짧은 시간 주오도리를 걷는 동안 길 가에 주차되어 있던 페라리가 열 대는 되는것 같고, 폴쉐는 흔해빠져서 마트카 같아 보인다. 여튼 여기 긴자는 초초초 럭셔리 일색이다.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는 왠지 긴자가 좋아졌다. 이유는 모르겠다. 돈도 없는데 말이지… 뭐, 멋지잖아-

닛산갤러리 전 횡단보도

닛산갤러리 전 횡단보도

유니클로 긴자점

유니클로 긴자점

다음은 오늘 저녁식사 장소인 츠바메그릴 (つばめグリル – 제비그릴) 이다. 긴자역 사거리에서 찾을 수 있는 긴자코어 바로 옆 지하 1층에 있다. 1930년 부터 영업했다는 츠바메그릴은 겉보기에 무척이나 깔끔하긴 했지만, 한국에서 그릴이라 이름 붙은 음식점들에게 워낙 실망한 적이 많아서인지 왠지 의심부터 들었달까. 들어가 자리에 앉으려니 한 스텝이 다가와서 열 시까지 영업인데 괜찮겠느냐고 묻는다. 열 시까지 40분 정도 남았는데 충분하지 않을까? 일단 츠바메그릴의 메인 메뉴는 햄버거스테이크다. 도돌미와입후는 그냥 ‘햄버거스테이크’, 대포고냥군은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햄버거스테이크에 베이컨을 두른 어쩌고저쩌고’ 와 맥주를 한 잔 주문했다. 아- 그릴의 이름에 대한 의심은 완전한 대포고냥군의 오해였다. 아- 오해예요- 왜 일본에서 ‘일본풍 양식’ 이라는 타이틀을 붙인 가게들은 이렇게나 완성도가 뛰어난 것일까. 별것 아닌 음식 같지만 오사카의 오무라이스 가게 ‘북극성’ 도 그랬었다. 여튼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맛있는 저녁이었다. 그러나 역시, 처음 가는 식당에선 메인으로 밀고있는 메뉴를 시키는것이라는 진리를 재 확인했다. 도돌미와입후의 ‘그냥’ 햄버거스테이크가 정말 맛있었다능- 맥주 맛있는건 당연한 거고-

넋 놓고 사진 촬영 중인 김루피-

넋 놓고 사진 촬영 중인 김루피-

깔끔하고 서비스는 배려돋는다

깔끔하고 서비스는 배려돋는다

번쩍번쩍 동 후라이팬 굳-

번쩍번쩍 동 후라이팬 굳-

이거는 '베이컨 햄버거스테이크 어쩌고 저쩌고' 였음-

이거는 ‘베이컨 햄버거스테이크 어쩌고 저쩌고’ 였음-

ps. 이제 일본여행기 이틀 치 남았다.
이제는 어디든 여행을 갈라치면 돌아와 여행기 쓸 걱정부터 든다.
도쿄 여행기 한 편 완성하고 쓰려고 밀려있는 포스팅이 몇 개인지 모른다능-
다음 편, 기대 해 주셈요-

‘오사카 식도락 투어’ – 첫째날

지난 포스트에서 대포고냥군은 일본자유여행 이벤트에 당첨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드린적이 있다. 2월 26, 27, 28일 해서, 2박 3일 스케쥴이었던 이번 여행은, 항공편은 대한항공편인데다가 호텔은 오성급 오사카 닛코호텔. 게다가 체류기간동안 대중교통비까지 지원해 준다. 이벤트로 당첨된 자유여행치고는 무척이나 훌륭한 조건. 그러나 1,600 KRW / 100 JPY 이라는 살인적인 환율 크리로 인해 좌절. 현금 5만엔을 환전하는데 80만원. 뭥미;;; 이건 뭐, 원화가 휴지 같이 느껴진다. 국내외로 금융위기인 탓에 해외 여행 자체를 자제하는 분위기라 이벤트로 당첨된 이 여행을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도 했었던 것이 사실이다. 결국, 도돌미와입후랑 생각해 낸 것이 ‘오사카 식도락 투어’. 컨셉은 말 그대로, ‘쇼핑은 자제하고 음식은 대박 잘 먹고 오자’ 라는. 일본이라는 나라로의 여행에서 쇼핑을 제외시킨다는 것은 영 재미없는 일이다. 가보신 분들은 동감하시겠지만, 워낙 이쁜것 들이 많아서 보이는 것들마다 다 줏어 담고 싶어지는 것이 사실이니까. 그런데, 오사카라는 도시는 쇼핑 말고도 참 즐길 것이 많은 도시다. 도쿄가 서울이라면, 오사카는 부산 같달까. 길거리에 주저 앉아서 맘 편하게 타코야키를 즐길수 있는 도시. 샌님들의 도시인 도쿄에 비해 사람들의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도시. 그래서 난 오사카가 더 좋다.

오사카는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다. 오전 9시 40분에 인천공항을 출발해서 약 두 시간 후에 칸사이(関西) 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 좌석이 반은 비어있다. 역시 환율탓인지 한국 여행객들은 정말 드물다. 뭐, 성수기를 피해 여행하는 느낌이다. 칸사이 공항에서의 입국절차도 지체없이 금새 끝났다. 우선 신사이바시 (心橋筋) 역에 있는 닛코호텔로 가기 위해서 일단 남바 (難波) 역으로 가는 난카이 (南海) 혼센을 타자. 익스프레스인 라피트는 빠르지만, 오사카스루패스로는 이용할 수 없다.

먼저 난바역으로 가는 난카이 혼센을 타자
지하철 역 구내에서 본, 지하철 티켓으로 만든 명화
‘잇떼랏샤이’ 라는 문구가 귀엽다
난카이 혼센의 ‘이즈미사노’역

난카이 혼센으로 50분을 달리면 난바역에 도착한다. 난바역에서 다시 미도스지센으로 갈아타서 한 정거장만 이동하면 닛코 오사카 호텔이 있는 신사이바시역. 오사카의 난바(難波), 도톤보리(道頓堀), 신사이바시(心橋筋), 호리에(堀江) 로 이어지는 다운타운 에이리어들은 전부 도보로 이동 가능할 정도로 인접해 있다. 중심가의 한 가운데에 신사이바시역이 있으니 호텔의 위치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힐정도로 좋았다. 호텔로비와 바로 연결되는 8번 출구로 나가, 리셉션에서 체크인을 하려 했더니, 체크인이 오후 5시인 플랜이란다. 순간 당황. 어쩔수 없다. Cloak 서비스에 짐을 맡기고 점심식사를 할겸 해서 호텔을 나왔다. 오사카는 확실히 서울보단 남쪽이라 그런지 훨씬 따뜻하다. 살짝 흐린 날씨였으나, 오히려 여행하기에는 더 좋았달까…

2박 3일간 머물렀던 호텔 닛코 오사카
호텔 맞은편의 다이마루 신사이바시점
호텔 뒷 길을 따라 아메리카무라로 가자
중고만화책 천국 만다라케 (マンダラケ)

자…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의 ‘오사카 식도락 투어’ 의 첫 끼니는 북극성(北極星)이라는 오므라이스 전문점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이벤트 담당자님이 강력하게 추천해 주시기도 했고, 좀 검색해 봤더니, 여기 역사가 보통이 아니다. 오므라이스를 개발했다고 강력하게 주장(?) 하고 있는 곳인데, 처음부터 오므라이스 전문점으로 시작한건 아닌것 같다. 신사이바시 역에서 도톤보리 방향으로 내려오다가 도톤보리강 직전 쯔음에 북극성을 발견했다.

맛으로 빛나는 – 味に輝く- 북극성
평일이어서인지 한가롭다

내부로 들어가면 살짝 당황하게 되어있다. 뭔가 대중목욕탕의 옷 보관함 처럼 생긴 신발 보관함이 보이고, 가게의 중심에는 정원이 살짝 보인다. 이거 무슨 스파에 온 그런 느낌이다. 종업원들이 우리가 일본인이 아닌것을 알아채곤 ‘잉글리쉬 구다사이’ 라고 했다;;; 뭥미- 흠흠, 여튼 안쪽으로 들어가 보자. 입구에서 슬쩍 보이던 정원을 둘러싼 다다미식의 방에 테이블이 놓여있다. 아마도 일반 가옥을 식당으로 개조했을 듯 하다. 메뉴를 받고서 대포고냥군은 비프오므라이스, 도돌미와입후는 런치세트를 주문했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토마토아이스’ 라는 광고지를 발견하고는 함께 주문했다. 십여분 후에, 포스가 만땅인 오므라이스 두 접시가 나왔다. 이거, 만듬새부터 범상치 않다. 일단 맛보자. 허어억… 이건 그냥 분식점의 오므라이스가 아니다. 한 알, 한 알 살아있는 밥에서 부터, 몇 년 정도로 만들어 지지 않을 맛의 소스까지… 한낱 집에서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10분 요리 정도로 생각했던 오므라이스. 이런 경지도 있을 수 있구나…

신발을 벗고
보관함에 넣자

대포고냥 부부는, 정말 광속으로 오므라이스 두 접시를 해치웠다. 아마 여기도 지유켄의 카레와 더불어 귀국 후에 종종 생각이 날 듯하다. 식후에 먹는 북극성의 토마토 아이스는 토마토 샤베트에 가까운 하드 였는데, 굉장히 신선한 토마토를 잘라 설탕을 뿌려 먹는듯 한 맛이다. 하나에 150엔이라니, 요즘환율엔 2500원 가까이 한다는 말. 맛있으니 모든것이 용서된다. 왜 오므라이스 사진이 없냐고? 실내에서 죄다 흔들린 사진 뿐이라 도저히 퀄리티가 안 되어 올리지 못하는 점 용서 바란다. 자… 이제 식사도 했으니, 도톤보리, 난바 쪽으로 가 보자.

신에비스 다리를 건너면 바로 도톤보리
도톤보리에 도착

저녁이면 인파가 넘쳐나는 도톤보리도 평일 낮에는 한가롭다. 왠지 식후에 달콤한 무언가가 먹고 싶어져서 홉슈크림 (ほっぷしゅうくりーむ) 가게에서 카스타드맛 과 마롱맛으로 하나씩 샀다. 일반적인 슈크림과는 달리 겉이 엄청 파삭하다. 한입 베어물면 끈적한 크림이 지대로다. 130엔. 카스타드가 훨씬 더 맛있으니 참고바란다.

홉슈쿠리무에서 카스타드크림과 마롱을 하나씩-
카스타드 홉슈쿠리무-
고전적인 찻집들이 모여있는 카페스트리트

여기저기 둘러보다 보니 난바(難波)역 근처까지 내려와 버렸다. 난난타운 근처에는 지난 오사카 여행 때도 들렀었던 무인양품 매장이 있다.  한국에도 롯데백화점, 마트 등에 무인양품이 입점해 있으나, 아이템의 규모로는 비교할 수 없을정도로 빈약하다. 1층 – 여성복, 2층 – 생활용품, 3층 – 가구와 전자제품, 지하1층 – 남성복 및 유아용품, 지하 2층 – Meal MUJI. 세심하게 보려면 꽤나 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3층의 가구 매장에서 정말 저렴하고 맘에 드는 테이블을 발견했는데, 가능하다면 사 가고 싶었다. 지하 2층의 Meal MUJI 에서는 간단한 식사 – 일본식 도시락, 샌드위치등 – 가 가능하고 한쪽에는 못 만들어낼 요리가 없을 정도의 수 천가지 식자재가 정리되어 있다. 컨베이어 시스템으로 대별되는 획일화된 산업화를 지나 포스트모던 사회로 접어들면, 사람들의 니즈도 무한하게 분화된다라고 배웠던 것이 생각났다. 일본이라는 나라, 무엇보다도 이렇게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충족시킬만큼의 아이템을 생산해내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부럽다. 이런면에서 일본은 확실히 선진국이구나 했다.

‘Meal MUJI’ – 캐쥬얼 레스토랑, 경이로운 식자재들
베이크드 치즈케익, 가토쇼콜라

다시 도톤보리강 근처로 올라가자. 여기 올 때마다 들르는 리쿠로 아저씨의 갓 구워낸 치즈케익 (りくろーおじさんの焼きたてチーズケーキ) 가게가 있다. 한국에도 모 백화점의 지하 식품코너에 매장이 생겼다는 이야길 들었다. 지난번에는 호텔방에서 먹겠다고 치즈케익을 하나 샀다가 배가 불러서 삼분의 일도 먹지 못하고 호텔방에 두고 왔었다는… 매장 앞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오븐에서 치즈케익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 물론 미리 만들어 둔 치즈케익 – 식은 – 은 줄을 서지 않고도 바로 구입가능하다. 그래 이번에는 푸딩을 사는거야. 푸딩 5개 들이 포장에 650엔. 사실, 치즈케익이나 푸딩 외에도 애플파이도 있고, 치즈롤케익도 있다. 여기서 도톤보리강 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다보면 2호점이 보이는데, 1호점과는 약간 다른 아이템을 팔고 있는 듯 하다.

리쿠로 할아버지의 갓 구워낸 치즈케익
치즈케익이 오븐에서 나오면 종을 쳐서 알려준다
리쿠로 아저씨 2호점
하얀색 티셔츠엔 럭키 워드 ‘OHKINI-‘
도톤보리의 그리코샾 앞에선 도돌미와입후
샵에는 이런것들이 가득-

어느덧 시간이 지나 오후 5시가 다 되어 간다. 호텔에 일단 들러서 짐을 넣고 저녁식사를 하러 다시 나와야겠다. 아메리카무라를 거쳐 왔던 길을 되돌아가다 보면 미츠 (御津) 공원 옆에 ‘다이겐’ 이라는 오랜 역사의 타코야키 가게가 있다. 바로 옆에 유명한 코가류 (甲賀流) 도 보인다. 타코야키로는 코가류가 더 많이 알려진 듯 한데, 그날따라 손님은 다이겐이 더 많았다. 둘 다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타코야키를 만들고 있으니 한 번씩 들러보길 바란다. 한국에서도 종종 생각나는 타코야키. 하지만, 오사카의 타코야키를 생각하고 먹었다가 맘 상한 것이 몇 번이던가. 어지간 하면 한국에서 타코야키를 먹는 것은 삼가는 편이 좋다.

1963년부터 타코야키를 구워온 ‘다이겐’
찐- 한 소스에 마요네즈
역시 유명한 타코야키 코가류 (甲賀流)

호텔에 도착해서 드디어 체크인. 11층이었던 호텔 방문을 열어보고선 감동. 해외여행을 자주 다녀봤지만 이런 호텔에서 묵어 본건 정말 오래간만이구나. 당연할지도 모르겠지만 자비로 여행을 가게되면 숙박에 드는 돈이 왠지 아까워지는 바람에 싼 곳 위주로 예약을 한다. 작년 도쿄여행때의 냄새나고 귀신나올 것 같았던 호텔방이 생각났다. 그런데 더블룸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트윈룸이다. 도돌미와입후 미얀- 창 밖으로 보이는 전망도 매우 훌륭하다. 오사카에 도착해서 이 시간까지 꽤 걸었나 보다. 잠깐 침대에 기댔더니 몸이 나른하게 풀린다. 그대로 잠들것만 같아서 자리를 털고 호텔을 나왔다.

에뚜왈 신사이바시 (Etoile心橋筋)
불이 켜진 다이마루백화점

오산카에서의 첫 날 저녁식사는 규가쿠 (牛角) 에서 ‘야키니쿠뷔페’ 로 하기로 했다. 규가쿠는 카페플랫의 마스터 (男) 님이 추천해주신 곳인데, 인 당 2,500 엔 정도로 배불리 고기를 먹을 수 있단다. 여행에서 돌아와 여기저기 물어봤더니 규가쿠는 일본에선 꽤나 유명한 야키니쿠 프랜차이즈 였다는. 편의점 ‘am pm’ 과 같은 그룹사였다는 점에 더 놀랐다. ‘am pm’ 은 로손이 인수했지만 말이다. 여튼, ‘센니치마에도오리 (千日前通り) 의 웬디스 근처’ 라는 정보만 외우고 무작정 갔다가 조그마한 간판이 의외로 눈에 띄지 않아 근처를 두 바퀴나 헤맸다. 드디어 발견!

발견! 규가쿠(牛角)!
숯불로 구운 야키니쿠가 먹고싶어-

일본사람들은 식당이든, 카라오케든 시간을 정해두고 뭘 하는 것을 좋아하는 듯 하다. 규가쿠에서 ‘야키니쿠뷔페’ 를 주문하면 그 시점부터 90분간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있고, 주문은 60분까지로 한정된다. 뷔페 메뉴는 기본 뷔페와 주문할 수 있는 종류가 두 배는 더 많은 것 중에 선택 가능하다. 맥주는 한 잔에 500엔 대인데, 노미호다이 (飮み放題 : 술 마음대로 주문가능한) 는 인 당 1,500 정도를 추가로 내면 맘껏 마실 수 있다. 참 맘에 들었던 것 중 하나가, 아래 사진에 보이는 양배추 샐러드 같은 것이다. 시오타레 (塩たれ : 소금소스 정도) 카베츠 라고 해서 생 양배추 + 소금 + 세서미 오일 로 만든 츠케다시. 굉장히 담백한 맛이다. 양배추가 소금간이 어울리는줄 이 때 처음 알았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곱창, 가리비 등등 엄청 주문해서 먹었다. 완전 만족!

카페 플랫의 마스터 (男) 님, 완전 감사합니다-

자- 가볍게 시작해 볼까-
늘 그렇듯 도돌와입후의 말로는 이렇다

ps. 식도락 여행 그 첫날의 성적표를 정리해 보겠다.

1. 공항에서 먹은 라떼와 도넛플래닛, 샌드위치
2. 에그 샌드위치의 기내식 – 밥을달라고 밥을! (빠직-)
3. 아메리카 무라 북극성에서의 기가막혔던 오므라이스
4. 홉슈크림
5. ‘다이겐’ 의 타코야키
6. ‘규가쿠’ 에서 야키니쿠 뷔페
7. 리쿠로오지상의 푸딩

[교훈]
– 첫 날 결과는 매우 미천하다. 둘째 날은 정말 배가 찢어지도록 먹어보도록 하겠다
– 식도락 여행은 먹는 것 보다 싸는 것이 더 중요하다

철인3종경기 같았던 도쿄관광! – 3 (마지막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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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칸야마역 (代官山驛)

도쿄여행 3일 째. 징징양과 대포고냥군은 이날 16시 비행기로 한국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빡빡한 스케쥴 탓에 늦어도 오후 2시까지는 한 지역을 모두 돌아 볼 만한 장소를 찾다 보니, 다이칸야먀 (代官山) 지역 밖에 없었다. 다이칸야먀로 가려면 야마노테센으로 에비스 (惠比壽) 역에 내려서 걸어서 가야겠다. 사실, 야마노테센에서 다른 노선으로 갈아타면 바로 다이칸야마역으로 올 수 있었을 텐데, 에비스역 주변도 구경할 겸 해서 이렇게 결정한 것. 다이칸야마는 좁은 지구에 예쁜 카페와 보세 옷가게 등이 가득 모여있는 예쁜 곳이다. 이 날, 일정이 끝나고 즉시 공항으로 가야만 했기에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서 트렁크를 가지고 나왔는데, 정작 에비스역에서는 트렁크 보관함이 없었다는;;; 결국 징징양과 대포고냥군은 하루쥉일 조낸 큰 트렁크를 끌며 낑낑대야만 했다.

에비스역에는 쇼핑센터인 에비스 가든플레이스가 연결되어 있다. 잠깐 둘러보았는데, 백화점, 식당가가 함께 모여있는 곳이구나. 아주 큰 무인양품 (無印良品) 매장이 있길래 둘이서 좋아라 하며 구경했다. 무인양품에서 냉장고, 오븐, 전자레인지도 나오는 줄 그 때서야 알았다는. 무인양품이 여기선 실용적이고 깔끔한 컨셉의 중가 브랜드인데 반해서 한국에선 왤케 비싼건지…  에비스역을 나와 코마자와도오리 – 駒通り – 를 따라가면서 다이칸야마역을 찾아갔다. 정말 한적한 분위기의 다이칸야마역에서 사진을 몇장 찍고선 여행책자를  보며, 멋진 샵들과 오픈 카페들이 많이 모여있는 하치만도오리 – 八幡通り – 를 따라 가기로 했다.

타케시군이 애용하는 브랜드 A.P.C

타케시군이 애용하는 브랜드 A.P.C

하치만도오리 (八幡通り)에는 이런 깔끔한 샵들이 꽤 많다

하치만도오리는 많은 도쿄 여행서에서 추천하고있는 이른바 ‘스타일리시한 거리’ 이다. 스타일리시 할 뿐 아니라 깨끗하고 한적한 듯한 분위기가 왠지 유럽삘이 난다. 맛있는 주먹밥을 판다는 오니기리덴덴을 지나니 다이칸야마의 상징이라는 다이칸야마 어드레스가 보인다. 다이칸야마 어드레스는 주상복합건물인데, 주거공간인 ‘더 타워’ 와 16개로 이루어진 샵들이 예사롭지 않다. ‘더 타워’ 는 첫 눈에 봐도 비싸보인다. 휘황찬란하게 화려한 것이 아니라 한 톤 다운된 그런 차분하고 세련된 분위기다. 왠지 젊은 독신 부자들이 많이 살 듯한 분위기랄까… 여튼 다이칸야마는 여피스러운 동네다.

징징양이 어디서 조사를 해 왔는지, 다이칸야마에 왔으면 와플스를 빼어 놓을 수 없단다. 와플이랑 차를 파는 작은 카페인데 따로 좀 알아보니, 가수 유희열씨가 여길 아주 사랑한단다;;; 징징양은 참고로 유희열씨 팬임. 와플스를 가려면 하치만도오리에서 다시 에비스역 방향으로 내려가야 한다. 근처에 와서도 당췌 찾을 수가 없어서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찾아갔다. 다이칸야마의 분위기 인듯도 한데, 와플스 역시 주거지역 안에 쏙 파묻혀 있어서 잘 눈에 띄지 않는다.

와플스는 계단이 있는 언덕 위에 있다

깨끗한 내부

이렇게 여러명 앉을 수있는 공간도...

이렇게 여러명 앉을 수있는 공간도…

와플스는 아주 자그마하다. 바깥에 작은 정원 (?) 도 있는 것이 일반 가정집을 개조해서 만든 카페 같다. 벽돌로 지어진 건물에 큰 통유리를 통해 하얀색 내부가 시원하게 보인다. 바깥에도 자리가 있는데, 날이 더워서인지 다들 안에 앉아 있다. 트렁크를 낑낑대며 끌고 들어갔더니 고소한 와플냄새가 침샘을 자극한다. 플레인와플과 아이스라떼를 주문했는데, 한화로 약 만 오천여원 나왔던 것으로 기억된다. 더운날에 씩씩대며 다녀서 땀범벅이 된 징징양과 대포고냥군은 잠깐 와플스에서 땀을 식혔다.

여기 에비스 – 다이칸야마 지역을 오기 전에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가, 라면이 유명하다는 것. 그래서 라면을 먹어보긴 해야겠는데, 지나다가 만난 라면집에 들어가긴 싫고 해서 와플스에 있는 주인장같이 생긴 여자분에게 이 주변에 맛있는 라면집이 있으면 추천해 달랬더니 지도까지 그려주며 에비스 역 근처의 카즈키 (香月) 라는 곳을 추천해 준다. 과연 찾을 수 있을까나;;;

Mr. Friendly – 카페와 팬시가 함께 공존하는 곳이다

다이칸야마의 건물들은 대략 이런 풍

이제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이 가까워졌다. 슬슬 에비스역 근처로 돌아가야겠다. 돌아가는 도중에 보았던 건널목 앞에 있던 예쁜 가방가게를 지나 유명한 미스터 프렌드리 – Mr. Friendly – 카페가 보인다. 핫케익이 참 맛있다는데… 시간만 조금 더 있었더라면 여유롭게 여기저기 다니면서 구경하고 싶은곳이 너무 많다. 에비스역에 다시 돌아와서 와플스의 그 분이 그려준 지도를 보며 코마자와도오리로 다시 돌아갔다. 그런데 분명 처음 이 거리를 지나칠 때는 보이지 않았던 라면집 카즈키를 너무 쉽게 찾아버렸다는!!! 둘이 와방 기뻐하며 들어갔더니, 여기에도 한국인 유학생으로 보이는 어벙한 총각이 서빙을 하고있다. 카즈키의 라면맛은 꽤 괜찮았다. 대포고냥군이 주문했던 돈코츠라멘 – 豚骨ラ-メン – 은 규슈지방이 원조인데도 꽤 맛있게 먹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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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 카즈키라면!!!

이렇게 징징양과 대포고냥군의 첫 일본 여행기는 끝이 났다. 여행기간이 풀로 3일이 아니어서 짧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도쿄는 3일만에 돌아보기에는 너무나도 넓었다. 사실, 우리가 움직인 구간을 살펴보면 야마노테센의 5개 역 안을 돌아다녔을 뿐이다. 도쿄를 제대로 보려면 한 달은 걸리지 않을까 싶다. 징징양이 정말 가 보고싶어했던 지유가오카 (自由が丘) 를 못 가 본것이 참 아쉽다…

벌써 우리가 이 여행을 다녀온지 1년이 다 되어 간다. 올 해도 우리 결혼기념일을 전 후 해서 여행을 가기로 했다. 이번에는 먹을것에 열광하는 징징양을 위해 오오사카 (大板) 로 먹거리 기행을 가는건 어떨까 생각 중이다. 우리의 다음의 여행은 꼭 와방 푹신푹신한 나X키 에어맥스에 베낭을 둘러매고 더 많이 공부해서 더 많은 것을 챙겨오게 될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