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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동 맛 기행 – 천진포자, 먹쉬돈나, 덱스터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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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포자 (天津包子) – Canon 5D / EF 24-70mm F2.8L

요즘, 전세대란으로 신혼집 마련에 아주 애로사항이 많다. 전세값은 올라서 지금 살고 있는 집이 나가지도 않는 데다 – 주인이 전세값을 올렸다 – 좋은 집 찾기도 하늘의 별따기. 주말마다 김징징이랑 서울바닥의 부동산을 누비는데도 불구하고 쉽지 않구나;;; 오늘도 어김없이 새로운 남억하우스를 서치하다 지쳐 찾아간 삼청동.

얼마전에 네입허를 보다 우연히 발견한 삼청동에 있는 만두집 ‘천진포자’. 대포고냥군은 만두 중에서 유난히도 찐만두를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지금까지는 종로의 ‘취천루’ 와 아시아 10대 레스토랑이라는 ‘딘타이펑’ 을 자주 애용해왔다. 둘 다 대포고냥군이 매우 높이 평가하는 만두집이며 각자 나름의 개성이 있다. ‘천진포자’ 는 삼청동 정독도서관 올라가는 입구, 그러니까 구 먹쉬돈나 자리에 있다. 자그마한 가게. 간판이나 분위기는 나름 좋다. 자리가 나기를 잠시 기다려서 자리에 앉아서 좀 더 자세히 내부를 둘러본다. 메뉴는 아마 네 가지인듯 하다. 고기만두, 부추야채만두, 삼선해물만두, 야채지짐만두. 그중에 부추야채만두랑 야채지짐만두는 품절이란다;;; 일요일은 손님이 너무 많이와서 공급이 딸린다는 주인의 코멘트. 벽에는 만두를 만드는 중국 요리사의 사진이 붙어있다. 호오… 가격이 착한걸!!! 고기만두가 3,000원이다. 일단 만두의 베이직이라고 할 수있는 고기만두를 두 접시를 주문했다. 갑자기, 두사람 모두, 현금이 없다는것을 깨닫고 주인에게 카드결제가 가능하냐고 물었다. 안된단다;;; 아뉘! 요즘 세상에 카드 결제 안되는 가게가 어딨냐고!!! 씩씩대며 추운 바람을 가르며 500m 나 떨어진 현금인출기로 달려가 돈을 찾아온 대포고냥군. 여기서 천진포자에 대한 이미지 마이너스 100만점! 심지어 국세청에 고발을 계획중 – 아직 만두를 입에 넣기 전임을 고려바람. 게다가 새로 접하는 대상에 대해 약간은 무시하는 나쁜 버릇을 가진 탓에 네티즌들이 맛있다고 했지만 솔직히 기대 안했던것이 사실. 만두가 나왔다. 만두를 찍어먹는 장이 특이하다. 붉은 고추를 크게 썰어 양념을 해서 칼국수의 다대기처럼 만들어 두었다. 거기에다 묽은 간장을 부어서 장을 만든다. 한 입 베어 물어보니…. ‘헉…. 이, 이, 이건…!!! 향긋한 육즙이 혀 끝을 맴돌면서 큼직큼직하게 으꺤 고기의 씹는 맛이 감칠맛을 더해주는 고나!’ 맛의 달인 및 미스터 초밥왕 버젼 여튼, 천진포자 So marvelous!!! 두 접시를 싹 비우고 나니 국세청에 고발하겠다는 대포고냥군의 독기는 온데간데 없더라;;; 아흥~ 단지, 천진포자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납득할만한 가격에 그 품질을 그대로 지켜 달라는 것이다. 인기가 있을라치면 가격을 올리는 많은 식당을 보면서 – 대체로 맛은 오히려 떨어진다 – 참 아쉬울 때가 많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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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만두 – Canon 5D / EF 24-70mm F2.8L

솔직히, 두 접시는 대포고냥군과 김징징의 양에 살짝 모자라더라. 한 접시를 더 주문하려다 문득 생각난 곳이 있어서 그대로 멈추고 가게를 나왔다. 만두를 한 접시씩 먹고도 모자라 또 먹는다고 인간이냐고 할 지 모르지만, 그렇다! 우리 두 사람, 오늘 작정하고 나왔다. 오늘 맛 기행의 넥스트 Choice는 엠포스의 박대리님이 언제나 강추하는 삼청동의 떡볶이집 ‘먹쉬돈나’!!! 그동안 몇번 그 앞을 지나간 기억이 있지만, 그 때마다 ‘아니, 떡볶이따위 먹으려고 저렇게 줄을 서서 기다리다니! 엘레강스 하지 못해!’ 라고 가볍게 쌩까주었던 대포고냥군. 오늘은 남억쿠루마도 좋은자리에 박아놨겠다, 골목골목 걸어다니면서 다 찾아서 먹어주리라고 다짐했다. 새롭게 옮긴 먹쉬돈나는 정독도서관에서 풍문여고 방향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좌측 골목 안에 있었다. 허억!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줄을 서 있다! 김징징이 나더러 꼭 먹어야 겠냐고 그냥 가자고 징징댔지만,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안돼, 먹고갈꺼야.’ 라고 버팅겼다는…;;;

약 30분을 기다려서야 자리에 앉았다. 메뉴는 역시, 떢볶이 단일 메뉴. 그런데 몇가지 종류가 있다. 치즈, 해물, 부대,야채 떡볶이 등등… 거기다 달걀, 쫄면, 햄 등등의 사리를 추가 할 수 있다. 1인분씩 두가지 종류의 떡볶이를 섞어 주문 가능하다는 주인아줌마의 코멘트. 먹쉬돈나의 떡볶이를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전골형 떡볶이’다. 보통은 떡볶이 소스라고 하지, 국물이라 하긴 어려운데, 이건 국물이다. 국물을 떠 먹어보면 바로 알 수 있으니, 직접 느껴보기 바란다. 다 먹고 나니, 공기밥 하나 추가로 밥을 볶아준다. 음… 이건 분식이 아니라, 한끼 식사구나… 이건,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먹었다기 보다 버섯전골집에서 죽까지 만들어 먹고 나온 기분이다. 만족지수 10점 만점에 9.5점이다. 떡볶이 처럼 간단한 분식이 받을 수 있는 한계 점수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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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 부대 떡볶이 – Canon 5D / EF 24-70mm F2.8L

으하;;; 식당만 두 군데를 다녀왔더니, 배가 찢어질것 같다;;; 둘 다 배를 감싸 안고 잠시 쉴 곳을 찾았다. 이 골목에도 괜찮은 카페가 몇군데 있구나… 오늘은 그 중에서 덱스터 하우스 (Dexter House) 라는 카페를 골랐다. 바깥으로 창이 나 있어 테이크아웃 커피도 판매하고 있고, 원두는 일리 (illy) 것을 가져다 쓰는가 보다. 일리커피 조아! 내부 인테리어가 아주 깔끔하다. 특이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좋은 느낌이다. 아저씨도 성격 좋아보이고 말이지… 아포가또랑 라떼를 주문했는데, 뭐… 원두가 좋다보니, 맛도 아주 일품이다. 사실, 오늘 대포고냥군은 완소 오디(5D)랑 렌즈를 테스트 하기로 맘 먹고 나왔는데, 덱스터하우스에 사람이 아무도 없는 바람에 둘이서 김징징, 모델하고~ 대포고냥군, 사진찍고 난리도 아니였다. 그나저나 24-70은 돈 값을 하는 렌즈구나 싶더라. 점점 오디에 적응됨에 따라 결과물도 점점 맘에 들어가는 건 참 다행이다. 덱스터하우스에서의 사진을 몇 장 공개한다.

덱스터하우스 (Dexter house)

덱스터하우스 (Dexter house)

Room 2

Room 2

야리는 김징징;;;

야리는 김징징;;;

ps. 차를 두고서 골목사이를 누비며 자잘한 먹거리를 찾는 재미를 느낀 하루.
신혼집을 어서 구하지 않으면 길바닥에 나 앉아야 하잖;;;

더 레스토랑 (The Restaurant)

예쁜 노랑색의 건물 1층에 있다

며칠 전부터 우리 사업부의 송이군이 자꾸 밥 사달라고 징징댄다. 뭘 그리 많이 질렀는지는 몰라도 돈이 하나도 없단다. 아뉘… 돈이 없는건 없는거고, 왜 너네 팀장 두고 나한테 와서 밥을 사내라는 것이뇽? 머 여튼, 밥을 사라니 사야지 어쩌겠어…

굶주린 송이군에게 뭘 먹고 싶냐고 했더니,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느끼한것이 먹고싶다나… 일단 파스타 류로 정하고 더 소셜 (The Social) 점심 특선 파스타를 먹기위해서 갔더니 어라라, 웬 사무실로 바뀌었네! 더 소셜에 가시려는 분은 참고. 버섯 파스타가 정말 맛있었는데!  그래서 삼청동 쪽으로 방향을 바꿨는데, 늘 지나다가 봤지만 들어가 보지 못했던 더 레스토랑 (The Restaurant 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국제 갤러리와 입구를 같이 쓰는 더 레스토랑은 1층에 자리잡고 있는데, 전면의 노랑색 페인트와 검은색 차양 그리고 브라운 톤의 천으로 만들어진 간판이 예쁘다. 차를 가지고 갔었는데 Valet 비는 따로 받지 않았다. 입구를 들어가면 오른쪽은 국제갤러리, 왼쪽은 더 레스토랑이다. 국제 갤러리에서는 구본창씨가 사진전을 열고 있는 모양이다. 도예 사진을 주로 다루는 구본창의 사진전은 7월 30일까지 계속되며 중요한 것은 공짜다! 더 레스토랑 입구로 들어가는 유리문 앞에는 사진으로 된 메뉴판이 보인다. 유리문을 밀고 들어가면 모던하게 하얀색으로 꾸며진 인테리어가 보이는데, 홀 중심에는 쿠키와 빵 같은 것을 팔고있고, 바 처럼 둘러앉아 뭔가를 주문 할 수도 있다.

그 비프샐러드. 맛은?

일단 자리를 잡고 메뉴를 펼쳐보자. 그런데, 의외로 식사보단 차나 커피가 주 인것 같다. 스테이크와 같은 Full Dinner 는 없고 파스타나 케익류가 많다. 파스타의 가격대는 10,000~15,000원 정도 다. 나는 여러가지 버섯과 갈릭 파스타를, 송이군은 호박크림새우파스타를 주문했고, 비프샐러드를 추가했다. 양은 그럭저럭 보통이다. 버섯&갈릭파스타는 가격은 가장 저렴했으나 – 10.000원 – 맛은 매우 훌륭하다. 버섯도 아주 넉넉하게 들어있어서 대포고냥군이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별 다섯 개 중에 4개! 그런데 호박크림파스타는 호박크림이라는 이름에서 단호박으로 소스를 만들었을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예상과는 달리 애호박이다. 별 세개!

이런 류의 인기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찾아다니다 보면, 공통된 뭔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주 요리 전에 직접 구운 빵을 준다는 것. 안나비니 (Anna bini) – 청담동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 도 그렇고, 지금은 문을 닫은  더 소셜  (The Social)도 마찬가지다. 모든 사람이 파스타를 맛보는 순간, 향료의 원산지를 알아채고, 허브의 종류를 맞추지는 못한다. 보통 사람의 혀는 그리 정교하지 못해서 어느 정도 수준이 있는 레스토랑의 음식들은 범인(凡人)들의 입에는 대체로 비슷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오히려, 이런 애피타이저 라든지, 예쁜 실내에 다른 가게와 다른 차별점을 부여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물론 주 요리의 품질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손님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보통 사람들에겐 오히려 애피타이저로 내놓는 이런 빵 덩어리 하나가 더 매력적인가 보다…

바게트에 입천장이 까져본 기억이 있다면?

솔직히 더 레스토랑 (The Restaurant)은 그리 훌륭한 식당은 아니다. 그러나, 삼청동의 분위기를 식사와 함께 느긋하게 즐기며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싶다면 좋은 선택일 수 있겠다.

ps. 그런데 얼마전 부터 내 블로그에 들어오는 Referer – 어떤 경로로 사이트에 들어오는 지 – 들을 관찰하고 있는데, 의외로 이전에 올렸던 홍대 앞 지베 (Zibe)의 검색이 많더라. 너무 좋은 내용만 적어두면 검색결과를 따라오는 분들께 객관적인 정보를 주지 못하는 것 같아 좀 더 비판적이 되기로 했다. 솔직히 공짜로 홍보해 주는 것 같아 배아프기도 하고… 삐뚤어질테닷! 하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