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도에 티스토리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설치형 블로그 플랫폼인 테터툴즈로 처음 블로그를 시작한 후, 다음의 티스토리로 옮겨 거의 6-7 년간을 운영하고 있는 ‘대포고양이의 야옹질’. 태터툴즈는 그 당시 무버블타입 (Movable Type), 워드프레스 (WordPress) 와 더불어 정말 뛰어난 설치형 블로그 플랫폼이었다. 그 태터툴즈를 다음과 구글이 서비스형 블로그로 형태를 바꾸어 자사 서비의 하나로 흡수하게 되는데, 다음의 ‘티스토리’ , 구글의 ‘텍스트큐브’ 가 그것이다. 기존의 설치형 태터툴즈는, ‘텍스트큐브.org’ 로 겨우 명맥을 이어 가게 된다. 그러다 구글은, 텍스트큐브의 기술과 인력만 쏙 빼먹고선 서비스 중단. 다음의 ‘티스토리’ 는 지금까지도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잘 해오곤 있지만, 역시나 ‘포털의 블로그 서비스’ 정도 수준. 혁신도, 발전도 없는 포털의 구색 맞추기식 블로그 서비스로써의 티스토리.
그렇다고 블로그 같지도 않은 네이버 블로그는 도저히 못 쓰겠더라는. 블로그에 왜 이웃이 있으며, 또, 그네들에게만 글을 공개하는 기능이 왜 있어야 하며, RSS 피드는 요약본만 제공해 전문을 읽으려면 자사 서비스로 접속을 강요하고, 스킨은 폐쇄적인데다가, 왜 그렇게 ‘XX맘’ 들은 많고 영혼없는 댓글들만 넘쳐나는 것일까. 이런, 네이버 블로그에 비해, 티스토리는 그나마 블로그 같은 블로그였고, 과거 테터툴즈 부터 이어오던 TTXML 방식의 백업 이라든지, 풀 RSS 피드… 아니, 맘먹고 해외의 블로그 플랫폼으로 옮기지 않는 한, 티스토리의 대안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2-3년 전 부터 티스토리 서비스는 정말 정체되어 버렸다. 플러그인은 신규 개발되지 않은지 오래되었고, 그나마 포털인 ‘다음’ 의 입장에서 좀 중요한 포인트인듯 한 ‘모바일’ 티스토리 페이지나 끼적끼적… 그러나 티스토리를 벗어나게끔 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다. 사실, 대포고냥군이 티스토리에 건의했던 기능이 하나 있었는데, 티스토리에서는 업로드한 이미지 사이즈가 포스팅 사이즈 보다 큰 경우, 글에서 이미지 클릭시 원래 이미지를 팝업으로 보여주도록 자동으로 하이퍼링크를 걸어버린다. 이 팝업 링크를 비 활성화 할 수 있도록 건의 했었던 것인데, 이유는 다음과 같다. 최근, 애플의 레티나디스플레이는 물리적으로 전통적인 디스플레이보다 가로 세로 픽셀 수가 두 배가 많으므로 – 총 픽셀 수는 4배 – 웹에서 이미지를 픽셀과 1:1 매칭이 되도록 보여주기 위해서는, 업로드하는 이미지 사이즈가 웹 표시 사이즈보다 가로 세로 각각 두 배의 픽셀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면, 대포고양이의 야옹질에선 전통적인 디스플레이 기준으로 600X400px 의 이미지를 사용하는데, 레티나 디스플레이에서 제대로 보여주려면, 1200X800px 의 이미지를 업로드 하고, 웹 상 코드에선 600X400px 로 정의해 주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식으로 티스토리에 올리면, 업로드 된 이미지가 표시 이미지 사이즈 보다 크다보니 이미지 클릭시 무조건 팝업으로 원본 이미지를 보여주는데, 이 팝업으로 보여주는 이미지도 웹 팝업이다 보니, 팝업 창 크기만 1200X800px 일 뿐, 뿌옇다. 제대로 보여주려면, 2400X1600px 이미지가 필요하겠죠? 아마도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일것이지만, 애플의 OSX 만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은 PC 진영에서도 DPI – Dot per inch – 를 200% 설정으로 사용할 것을 전제로 하는 3K, 4K 디스플레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지금, 고해상도 디바이스의 지원은 필수라 생각한다. 컴퓨팅 환경은 제쳐 놓더라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레티나 아이패드나, 풀 HD 이상의 안드로이드 모바일 단말을 사용하고 있지 않은가. 이미지에 선택적으로 하이퍼링크를 걸수 있도록 하는 것이 뭐가 그리 힘들다고 말이다. 다음 측에 이런 내용의 길고 긴 건의 사항을 적고서 바로 다음날, 건의 감사하다며 빨리 적용될 수 있게 하겠다는 회신이 왔으나, 일년이 다 지나가도록 반영은 되지 않고 있다. 정말 실망. 티스토리는 끝났구나 싶었다.
이젠 다른 블로그 플랫폼이 필요했다. 우선, 국내의 서비스형 블로그는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지원 등 해서 이런 저런 조건에 맞지 않았다. 그럼, 대포고냥군 집에서 운영중인 맥미니 서버에서 돌리는 것으로 하자. 텍스트큐브를 설치해서 운영할까 하는 생각도 했었으나, 텍스트큐브 최신버젼 조차도 티스토리와 그닥 다를 것이 없는데다, 거의 버려졌다 싶을 정도로 신 버젼의 개발이 더딘 상태. 그래, 이 참에 워드프레스로 가기로 했다. 완벽한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지원, 찾아보면 없는 기능이 없을 정도의 방대한 플러그인, 획일화된 포맷을 벗어난 수 많은 스킨들, 완벽한 반응형 웹 등 참 뜯어 볼 수록 대단한 플랫폼이다. 과거 티스토리 시절 블로그 데이터도 어떤 훌륭한 분께서 TTXML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툴을 만들어 주셔서, 쉽게 옮겨올 수 있었다. 지금은 최근 한 해 동안 썼던 포스팅 만 열어둔 상태이나, 모두 잘 저장되어 있고 이제부터 하나하나 오픈할 예정 🙂 얼마 전 부터 업데이트 하기 시작한, ‘2014 봄, 칸사이 여행’ 포스팅 부터, ‘대포고양이의 야옹질’ 의 모든 이미지는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도록 업로드 하고 있으니, 아이패드, 아이폰, 안드로이드 폰, 맥북프로 레티나 등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의 진가를 맛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