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의 집착은 옷장이다.
바쁜 아침 출근 준비 시간에 옷장을 열땐, 항상 긴장해야 한다.
등을 보인 순간 구름이가 잔뜩 발톱을 세우고 어깨를 디딤판 삼아 옷장에 뛰어들테니까.
구름이 역시 여느 고양이 처럼 박스나 비닐봉지를 좋아하지만, 옷장 집착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심.
로션 냄새를 좋아해서 자는 징징양의 얼굴을 햝고,
민트 매니아라 양치질만 하면 입술을 깨물깨물,
에스프레소잔에 남은 쌉싸름한 거품을 즐겨 드시는 구르미는 옷장 냄새를 좋아하는 것일지도…
뭔가, 어린 시절 옷장안에 들어가 문을 닫으면 느껴지던 그 포근함을 알고 있기에,
옷장안에서 털 테러를 자행하는 구름이를 매몰차게 꺼내 놓지 못한다.
구름아, 하필이면 털이 제일 긴 니가 왜 옷장매니아냐능…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털 떼는 테이프 값이라도 좀 벌어오시라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