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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토리 670

이런 곳에 나의 팩토리 670 이 있을리 없...

이런 곳에 나의 팩토리 670 이 있을리 없…

우리 고장의 자랑스러운 카페, 팩토리 670 으로 가 보자.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산길로 – 정확히는 깡촌 길 – 5분을 달렸지만 카페 같은 건 보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런 곳에 카페같은 것이 있을리가 없잖아!!! 라고 외치려던 순간 웬 공장이 나타난다. 읭? 한국커피? 이름은 다르지만, 일단 커피는 커피니 한 번 가보기로 한다. 직전에 보이는 ‘수레실 가든’ 도 ‘우리 고장의 자랑스러운 삽겹살 집’ 이니 참고 바라며, 나중에 꼭 한 번 다루도록 하겠다. 건물에 도달하기 전에 주차장이 보였는데 매우매우 가파른 경사로에서 ‘경기도 켄블락’ 징징양은 바퀴에 연기 한번 내 주시는 신공을 발휘. 그런데 뭔가 비포장 주차장인데다가 분위기가 이상하다. 아무래도 여기가 원래 주차장이 아닌듯. 여긴 직원 주차장인가…?

직원 주차장인...듯?

직원 주차장인…듯?

여기가 정면-

여기가 정면-

그러하다. 공장 건물을 따라 힘겹게 돌아나오니, 이러한 신세계가! 한국커피는 얼굴만 청보라 색이었어! 건물 앞에는 조그맣지만 애들이 좋아할 만한 잔디밭도 있고 벤치도 있고 그렇다. 저기 건물 1층이 아마도 팩토리 670 인듯 싶다. 솔직히 뭐, 여기까지 왔을 때도 대포고냥군은 별 감흥 없었음. 입구로 가까이 다가가니 의외로 사람이 많다. 허헐- 이런 깡촌에 왠 사람들이 이리 많음? 나중에 징징양과 추리해 본 바로는, 팩토리 670 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좀 큰 교회가 있었는데, 이 날이 일요일이라 예배를 보고 들르는 코스가 아니었나 싶다. 입구 유리문에 영업시간이 보인다. 오전 10시 부터 저녁 9시까지. 그런데, 동절기 평일에는 오후 6시에 마감. 얼마 전, 회사 회식을 팩토리 670 옆에 있는 수레실 가든에서 할까 계획했던 적이 있었는데, 고기를 먹고 팩토리 670에서 커피를 마시는 완벽한 코스를 그려보았으나, 오후 6시에 마감이라는 이야길 듣고 좌절했던 기억이 난다. 여튼, 한국커피의 주 비즈니스 모델은 카페가 아니니깐용.

10:00 AM - 09:00 PM

10:00 AM – 09:00 PM

높은 천장 매우 훈늉휸늉함미다-

높은 천장 매우 훈늉휸늉함미다-

기둥도 막 H-beam 으로 만들어 놓고요- 좋슴

기둥도 막 H-beam 으로 만들어 놓고요- 좋슴

안쪽 공간도 아주 넓다

안쪽 공간도 아주 넓다

공장공장한 조명들

공장공장한 조명들

팩토리 670의 내부는 아주 넓다. 사실, 처음부터 카페 공간이 이리 넓었던 것은 아니라고. 현재의 이 모습도 최근 리뉴얼 해서 다시 오픈한 결과란다. 이름 처럼 공장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린 인테리어가 아주 맘에 든다. 조립식 벽체와 낮은 채도의 페인트, 콘크리트에 투명 에폭시를 광택처리한 바닥 좋아좋아. 입구와 반대쪽의 천장 까지 이어진 높다란 채광창도 멋지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만 해도, 날씨가 꽤 쌀쌀해서 난방을 하고 있었는데, 구석에 놓여있던 대형 난방기에 대포고냥군과 징징양은 급 관심. (아래 로스팅기가 보이는 사진 참조) Yanmar 라는 브랜드의 난방기였는데, 뭔가 D&D 스러운 저런 디자인 좋다. 나중에 검색해 봤더니, 선박용 엔진, 초 대형 난방기등을 만드는 일본 회사. 역시 우리는 기계 덕인것이다. 공대 기계과를 갔어야 하나…

카운터 옆에는 꾸밈없는 담백한 빵들을 팔고 있다

카운터 옆에는 꾸밈없는 담백한 빵들을 팔고 있다

그 맞은편에는 각종 커피기구들과 로스팅한 whole bean 을 준비

그 맞은편에는 각종 커피기구들과 로스팅한 whole bean 을 준비

먹고 싶은 빵을 집어들고 이렇게 줄을 서서 커피를 주문

먹고 싶은 빵을 집어들고 이렇게 줄을 서서 커피를 주문

대포고냥군은 라떼를, 옆의 크림브륄레도-

대포고냥군은 라떼를, 옆의 크림브륄레도-

치즈빵 강추

치즈빵 강추

여기서 팔고 있는 거칠거칠 달지 않은 빵들도 참 맛있다. 처음엔 크림브륄레를, 두 번째 커피 리필을 받으면서 한 주문엔 치즈빵을 사 보았는데,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다. 배가 고픈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아 참, 여긴 모든 커피메뉴에 일반 아메리카노 리필 한 번이 무료다. 내가 주문했던 6,700원 짜리 라떼가 처음엔 좀 비싸다 싶었는데, 리필을 받아 마시고 나니 그런 것도 아니다 싶다. 원래 주문시에 받았던 영수증은 버리지 말고 챙겨두자. 들고 카운터로 가면, 표시를 하고서 커피를 내 준다. 처음엔, 빈 자리가 없어서 커피를 준비하는 주방 옆의 높은 스툴에 앉아 있었는데 용모가 단정한 바리스타 총각이 무심한듯 쉬크하게 커피 어떠냐고 물어본다. 객관적인 커피맛도 아주 좋았지만, 나름 본인이 내린 커피의 맛에 대해서 반응을 묻는것도 카페에 들른 손님 입장으로썬 기분 좋은 일이다. 카운터에서 주문 받을 때도 그렇다. 마침 예가체프가 떨어졌다며, 내가 원하는 맛을 바탕으로 이런저런 커피를 추천해 준다. 좋은 서비스다…

라떼는 아주 훌륭하다. 우유와 에소의 비율도 아주 적절하고 타격감도 좋다. 게다가 라떼를 내줄 때, 흔하다면 흔한 리프를 라떼아트로 만들어주는데, 솔직히 신쥬쿠의 스트리머커피 이 후, 한국에서 본 것들 중엔 최고로 꼽고 싶다. 물론, 스트리머커피와의 비교는 어렵지만 말이다. 띠의 갯수도 많을 뿐더러 크레마와의 구분도 좋다능.

징징양은 이날 일을 산처럼 싸 들고 왔다

징징양은 이날 일을 산처럼 싸 들고 왔다

잠깐 열린 로스팅 실의 거대 로스팅머신

잠깐 열린 로스팅 실의 거대 로스팅머신

이 날은 늦게까지 있었는데, 해가 지니 더 분위기 좋음

이 날은 늦게까지 있었는데, 해가 지니 더 분위기 좋음

처음 들어왔을 땐 사람이 무척 많았는데, 점심시간을 지나고 나니, 금세 한적해져 버렸다. 역시 교회에서 온 사람들 이었던 것 같음. 뭔가 넓고 천정이 높고 한적한 그런 공간에서의 휴식은 아른아른 하달까 그런 느낌이 있다. 게다가 사람의 인적도 없는 이 깡촌에 이런 멋진 카페라니… 팩토리 670에 있는 내내 세상과 단절된 다른 세상에 있는 듯 했다. OPI 의 자랑, 팩토리 670. 우리 집에 방문하시면 차로 데려다 드리고, 커피도 사 드려요. (이런 서비스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 아쉬운 소식 하나
주문시에 포인트적립을 위해 전화번호를 남기는데, 그 번호로 이런저런 안내를 문자로 보내주곤 했습니다.
얼마 전, 징징양에게 문자가 왔는데, 뭔가 더 좋은 서비스를 위해 잠정 휴업을 한다고 하네요.
리뉴얼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예 문을 닫는 것 같진 않으니 우리 모두 기다려 보도록 해요.

다시 오겠다 팩토리 670!

다시 오겠다 팩토리 670!

메리 고 라운드 (Merry Go Round)

참으로 깔끔한 카페 메리 고 라운드

참으로 깔끔한 카페 메리 고 라운드

꽤 오래전 부터 몰래몰래 드나들던 블로그가 있다. 돌쇠라는 노랗게 잘 익은 고양이를 기르는 페르소나님은 실로 엄청난 그림 내공을 구사하시는 분이라 항상 뭔가 ‘우- 앗-!’ 하고 놀라게 된달까. 여튼, 그 페르소나님이 블로그 포스팅으로 소개한 동네 카페 메리 고 라운드. 사진만으로도 참 가보고 싶어서 댓글로 문의하고 주소를 적어놨다가 주말에 도돌미와입후랑 다녀왔다. 강남의 카페란 참으로 오래간만이구나.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하고 무작정 따라갔더니 가로수길 주변의 어느 골목이다. 여긴 이렇게 주택가 가운데 카페도 있고 참 좋구나- 차를 가지고 갔었는데, 카페 양 옆에 주차장 공간이 있어서 다행이다.

하얀 벽과 밝은 색깔의 나무 가구들이 참으로 깔끔하다. 카페 내부엔 문방구, 소품, 악세사리가 진열된 선반이랑 쇼케이스가 있다. 미도리 노트도 있고, 예쁜 동물 클립도, 알록달록 마스킹 테입도 있다. 도돌미와입후는 핫쵸코, 난 드립커피를 특별히 진하게 부탁했다. 왠지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과 스텝들도 다들 사근사근 하신 것이 왠지 다시 오고 싶은 카페다. 항상 홍대의 젊은 아이들로 북적대는 곳 들만 다니다가 이런 주택가 한 가운데의 메리 고 라운드는 왤케 좋은 걸까. 노트북을 들고 와서 하루종일 죽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좋은 카페 알려주셔서 고마워요 페르소나님. 다시 또 올게요-

ps. 작업실 겸 카페라 오후 8시만 되면 문을 닫는다고 한다. 토요일은 오후 다섯시 마감-

하얀 벽과 - 밝은 색의 나무 가구들

하얀 벽과 – 밝은 색의 나무 가구들

탁자니, 의자들이 다 예쁘다

탁자니, 의자들이 다 예쁘다

카페 가장자리의 쇼 케이스엔 소품들이

카페 가장자리의 쇼 케이스엔 소품들이

핫쵸코엔 하트-

핫쵸코엔 하트-

여기저기 소품구경 징징-

여기저기 소품구경 징징-

이거슨 광각의 효과- 저렇게 넓진 않아요- 네버-

이거슨 광각의 효과- 저렇게 넓진 않아요- 네버-

집 앞 카페에서 기다리고 있겠다는 사채업자 포스의 징징-

집 앞 카페에서 기다리고 있겠다는 사채업자 포스의 징징-

버거하우스 레트로마마 (Retro mama)

레트로한 엄마

레트로한 엄마

얼마 전, 도돌미와입후가 가보고 싶은 카페가 생겼단다.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레트로마마. 이 곳을 소개하는 블로그들은 위치를 홍대앞 경남예식장 뒷 골목이라고 써 둔 곳이 많던데 이래서는 찾기가 쉽지 않을듯. 먼저 공덕역에서 합정역 방향으로 진행하다 처음 만나는 사거리에서 좌회전, 그 후에는 계속 직진하면서 우측에 레트로마마가 보일때 까지 진행하면 된다. 건물 뒤엔 자동차를 네 대 정도 주차 가능한 공간이 있으니 차를 가져가도 괜찮을 것 같다. 정식으로 가게 앞으로 가 보자. 레트로마마 이름대로 역시 간판엔 스프 깡통에나 그려져 있을듯한 복고풍 엄마가 계신다. 뒤에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바깥에서 카페 안을 보면 어두워서 좀 동굴같아 보이는것이 아쉽다.

입구 근처의 공간

내부로 들어서면 흰색 벽이 깔끔한 느낌이지만, 천정이 낮고 내부에 채광창이 없어 조금은 답답해 보인다. 짧은 시간에 추측해 보건데, 아마도 레트로마마가 있는 이 건물은 과거에 1층이 주차장인 빌라가 아니었을까 한다. 2층에 비해 너무나도 낮은 천정, 군데군데 보이는 힘 좀 받게 생긴 기둥과 골조들이 딱 주차장 공간이다. 빌라 건물을 가게로 개조하면서 주변에 벽을 둘러치고 중간중간에 공간을 나누어 지금의 모습이 되었으리라. 여튼, 군데군데 창을 내었더라면 하고 내내 아쉬웠다. 1층에서 제일 밝은 공간은 2층과 연결되는 계단이 있는 곳이다. 가게에 들어가니 직원이 2층에도 자리가 있다기에 올라갔다.

1층에서 가장 밝은 공간

저 알록달록 유리가 끼워진 녹색 문 뒤가 카운터

올라간 2층은 1층에 비해 엄청나게 밝다. 한 쪽 벽 전체가 창호로 만들어져 있고 그 너머에는 테라스가 있다. 들어오기 전 주차장 옆에 있던 계단이 역시 레트로마마 2층과 연결되는 것이었다. 2층은 천정도 이상하다 싶으리만큼 높은데, 저 위에 계단과 연결된 다락방 같아 보이는 문이 있는 것으로 보아 원래 복층 구조였던 것 같기도 하다. 여튼, 우리가 처음으로 2층에 올라갔을 때에는 손님이 아무도 없어 신나라 했는데 10분 후엔, 우리의 실수 였다는 것을 깨 닫게 된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서 옆에 있는 계단을 보고서 그 쪽으로 올라오지 않았던 것은 계단 앞에 ‘데일리 픽쳐스’ 라는 회사 간판이 있어서 였는데, 알고 봤더니 레트로마마 2층을 ‘데일리 픽쳐스’ 라는 회사와 공유하고 있었던 거다. 조금 더 알아본 결과 레트로마마를 오픈한 사장님이 원래 영상쪽 일을 하던 분인데 2층은 사무실 겸 카페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었던 것. 2층에 앉아 있으니 뭔가 회사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계속 드나든다. 뭐 눈치를 주거나 하진 않지만 좀 신경쓰인달까, 뭔가 어떤 회사 휴게실에 앉아 있는 느낌도 살짝 든다. 직원들은 슬리퍼를 끌고 다니고 츨입카드로 사무실을 삑삑- 연다.

2층에 있던 회의실 – 화이트 보드가 있다

회의실에서 창 쪽으로 – 도돌미 와이프 주책

이런 선반은 예쁘다

나는 나중에 사진을 만지면서 뒤 늦게 여기가 ‘버거하우스’ 였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메인 요리인 버거는 정작 먹어보지 못했다는 것이 좀 아쉽다. 도돌미와입후는 진짜 우유로 만들었다는 밀크쉐이크와 사우어크림과 함께 나오는 웻지 포테이토를 주문했다. 내가 주문했던 ‘닥터페퍼’ 는 논외로 하고, 밀크쉐이크와 웻지 포테이토는 진심으로 훌륭했다. 특히, 보통의 후렌치후라이 정도를 예상하고 주문했던 웻지 포테이토는 정말 맛있었다. 이 글을 쓰다 보니 다시 버거 맛을 보지 못하고 나온 것이 후회된다. 버거메뉴의 에피타이져 정도로 준비된 것이 이 정도면 버거도 꽤 훌륭할것 같은 그런 기대랄까. 다음에 레트로마마를 들렀을 땐, 버거에 대해 소개해 보겠다.

도돌미와입후가 주문한 ‘리얼’ 밀크쉐이크

이름이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사우어 웻지 포테이토 인가…

레트로마마는 참 잘 정돈된 버거하우스다. 여기저기 이런 공간을 만들기 위해 애 쓴 흔적들이 남아있다. 여러 메뉴를 다양하게 먹어보진 못했지만 웻지 포테이토가 이 정도라면 분명히 다른 메뉴들도 훌륭할 것이다. 단, 2층 자리는 1층에 빈 자리가 없어서가 아니라면, 올라가지 말길 바란다. 최소한 평일 낮 시간대에는 말이다. 저녁에는 그 쪽 직원들도 퇴근할테니. 대포고냥군도 첨에 2층을 권해주길래 뭔가 더 좋은 자리로 안내하려는 – 손님으로써의 대접 – 그런 것으로 생각했으나, 많이 불편했다. 그리고 레트로마마의 구석구석마다 보이는 복고풍 (?) 소품들이 너무 복고풍 티를 낸다는 것이 아쉽달까… 조금만 더 자연스러워 졌으면 보다 편안한 공간이 될 수 있지 않나 싶다.

복고풍 엄마 휴지

케익의 재발견 – 스노브 (Snob) @ 홍대

디저트 카페 Snob

요즘처럼 카페가 유행이었던 때가 있었던가. 홍대에 들를 때 마다 일주일이 멀다 하고 생겨나는 새로운 카페들을 하나씩 가 보는것도 버거울 정도다. 언젠가 부터 도돌미와입후와 대포고냥군은 홍대 앞을 크게 세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었다. 처음으로 홍대 정문을 중심으로 길을 따라 좌우로 있는 카페, 음식점 들, 두 번째로 산울림극장에서 홍대역 방향으로 나 있는 골목을 따라 위치한 ‘75015’ 와 ‘몹씨 (mobssie)’ 등의 카페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홍대 피카소 거리에서 상수역방향 주차장길을 따라 생겨나고 있는 카페 지역. 세번째 구역은 원래 주거지역이었으나 405 키친, 감싸롱 등 최근에 유명해진 카페테리아 들을 중심으로 무섭게 확장되고 있다. 이 쪽의 새로 생겨난 카페들은 테라스가 있는 경우가 많아서 작년 가을 즈음부터 자주 바둥이와 구름이를 데려 갔었던 기억이 난다. 여튼, 언제부턴가 홍대 앞에 새로 생겨난 카페 기행을 다니는 것을 즐기기 시작했던 것 같은데, 그것이 또 재미가 없어질 무렵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는 멋진 가게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Snob – 스노브 라고 읽는다 – 라는 일본식 디저트 카페. 도돌미와입후가 홍대 앞에 괜찮은 빵집 – 분명히 ‘빵집’ 이라고 했다 – 이 있다길래 전혀 기대 않고 갔던 곳. 스노브가 있는 하얀 이층 건물은 애초에는 가정집이었고, 스노브로 바뀌기 전에는 순두부집 (!) 이었다고 한다. 건물 앞에 작은 정원도 있는데 겨울이라 테이블을 치워둔 듯 했다. 일단 들어가 보자. 겉과 마찬가지로 내부도 온통 흰색이다. 뭐랄까… 딱 최근의 일본식 트렌드에 따른 인테리어랄까. 1층 바닥은 작은 타일로 마무리 하였고, 2층은 편백나무 같아보이는 밝은 색의 마루이다. 목제의 탁자나 의자도 튀지 않고 차분하니 아주 맘에 든다. 입구에 들어가서 정면에는 생쵸컬릿, 우측에는 타르트와 케익의 셀러가 위치해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앞에는 쿠키와, 빵 코너가 있다.

결혼식 하객모드의 도돌미와입후

스노브의 케익과 타르트의 퀄리티는 상상했던 것 이상이다. 사실, 케익같은 것은 비쥬얼 만으로도 파티쉐의 능력을 가늠할 수 있지 않은가. 케익 셀러를 들여다보곤 살짝 감동먹었을 정도니까 말이다. 홍대 근처에 있는 유명한 케익샵인 미차야와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아카벨의 케익들이 떠올랐다. 그 보다 나았으면 나았지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는 느낌? 여튼, 우리는 레어치즈무스 1 pcs 와  와인에 절인 사과가 올라간 폼므타르트 1 pcs, 체리와 오렌지 생쵸컬릿, 라떼 두 잔을 주문했다. 카운터의 주인아저씨로 보이는 분은 꽤나 깐깐해 보이는 인상이지만 매장이나 케익에게서 받은 좋은 느낌 때문이었는지 그 깐깐함이 왠지 신뢰로 다가온다;;;

레어치즈 무스

맛을 보고나선 더 맘에 들기 시작했다. 생 쵸컬릿은 작은 조각 하나에 2,000원 씩이나 하니, 꽤나 비싸지만 돈이 아깝지 않았다. 매우 진하지만 쓰지 않은,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마신 듯한 기분이랄까. 레어치즈케익은 자칫 평범할 수 있는 치즈무스를 특이하게도 웨하스 베이스 위에 얹었는데 이게 꽤 괜찮은 느낌이다. 그리고 제일 맘에 들었던 폼므타르트. 누가 대포고냥군에게 파이와 타르트의 차이를 좀 알려 주실 분 계신가? 내가 보기엔 파이에 더 가까운 것 같은데 말이다. 와인에 절인 사과가 쫄깃하니 씹히는 맛이 아주 훈늉훈늉. 결국, 스노브에서 나가면서 폼므타르트는 한 피스 더 포장 주문 해 버렸다.

디저트 카페가 아주 오랜만이었던 탓도 있겠지만 스노브에서 가진 잠깐의 식도락은 매우 즐거웠다. 언젠가는 셀러에 들어있는 케익과 타르트 들을 하나씩 다 먹어보고 점수를 매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최근에는 별다방, 콩다방에서 파는 피스케익에 익숙해 있었던 대포고냥군은 생각했다. ‘그래, 케익은 원래 이런 맛이었어.’

케익, 타르트의 퀄리티가 예사롭지 않다

삼청동 맛 기행 – 천진포자, 먹쉬돈나, 덱스터하우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천진포자 (天津包子) – Canon 5D / EF 24-70mm F2.8L

요즘, 전세대란으로 신혼집 마련에 아주 애로사항이 많다. 전세값은 올라서 지금 살고 있는 집이 나가지도 않는 데다 – 주인이 전세값을 올렸다 – 좋은 집 찾기도 하늘의 별따기. 주말마다 김징징이랑 서울바닥의 부동산을 누비는데도 불구하고 쉽지 않구나;;; 오늘도 어김없이 새로운 남억하우스를 서치하다 지쳐 찾아간 삼청동.

얼마전에 네입허를 보다 우연히 발견한 삼청동에 있는 만두집 ‘천진포자’. 대포고냥군은 만두 중에서 유난히도 찐만두를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지금까지는 종로의 ‘취천루’ 와 아시아 10대 레스토랑이라는 ‘딘타이펑’ 을 자주 애용해왔다. 둘 다 대포고냥군이 매우 높이 평가하는 만두집이며 각자 나름의 개성이 있다. ‘천진포자’ 는 삼청동 정독도서관 올라가는 입구, 그러니까 구 먹쉬돈나 자리에 있다. 자그마한 가게. 간판이나 분위기는 나름 좋다. 자리가 나기를 잠시 기다려서 자리에 앉아서 좀 더 자세히 내부를 둘러본다. 메뉴는 아마 네 가지인듯 하다. 고기만두, 부추야채만두, 삼선해물만두, 야채지짐만두. 그중에 부추야채만두랑 야채지짐만두는 품절이란다;;; 일요일은 손님이 너무 많이와서 공급이 딸린다는 주인의 코멘트. 벽에는 만두를 만드는 중국 요리사의 사진이 붙어있다. 호오… 가격이 착한걸!!! 고기만두가 3,000원이다. 일단 만두의 베이직이라고 할 수있는 고기만두를 두 접시를 주문했다. 갑자기, 두사람 모두, 현금이 없다는것을 깨닫고 주인에게 카드결제가 가능하냐고 물었다. 안된단다;;; 아뉘! 요즘 세상에 카드 결제 안되는 가게가 어딨냐고!!! 씩씩대며 추운 바람을 가르며 500m 나 떨어진 현금인출기로 달려가 돈을 찾아온 대포고냥군. 여기서 천진포자에 대한 이미지 마이너스 100만점! 심지어 국세청에 고발을 계획중 – 아직 만두를 입에 넣기 전임을 고려바람. 게다가 새로 접하는 대상에 대해 약간은 무시하는 나쁜 버릇을 가진 탓에 네티즌들이 맛있다고 했지만 솔직히 기대 안했던것이 사실. 만두가 나왔다. 만두를 찍어먹는 장이 특이하다. 붉은 고추를 크게 썰어 양념을 해서 칼국수의 다대기처럼 만들어 두었다. 거기에다 묽은 간장을 부어서 장을 만든다. 한 입 베어 물어보니…. ‘헉…. 이, 이, 이건…!!! 향긋한 육즙이 혀 끝을 맴돌면서 큼직큼직하게 으꺤 고기의 씹는 맛이 감칠맛을 더해주는 고나!’ 맛의 달인 및 미스터 초밥왕 버젼 여튼, 천진포자 So marvelous!!! 두 접시를 싹 비우고 나니 국세청에 고발하겠다는 대포고냥군의 독기는 온데간데 없더라;;; 아흥~ 단지, 천진포자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납득할만한 가격에 그 품질을 그대로 지켜 달라는 것이다. 인기가 있을라치면 가격을 올리는 많은 식당을 보면서 – 대체로 맛은 오히려 떨어진다 – 참 아쉬울 때가 많으니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고기만두 – Canon 5D / EF 24-70mm F2.8L

솔직히, 두 접시는 대포고냥군과 김징징의 양에 살짝 모자라더라. 한 접시를 더 주문하려다 문득 생각난 곳이 있어서 그대로 멈추고 가게를 나왔다. 만두를 한 접시씩 먹고도 모자라 또 먹는다고 인간이냐고 할 지 모르지만, 그렇다! 우리 두 사람, 오늘 작정하고 나왔다. 오늘 맛 기행의 넥스트 Choice는 엠포스의 박대리님이 언제나 강추하는 삼청동의 떡볶이집 ‘먹쉬돈나’!!! 그동안 몇번 그 앞을 지나간 기억이 있지만, 그 때마다 ‘아니, 떡볶이따위 먹으려고 저렇게 줄을 서서 기다리다니! 엘레강스 하지 못해!’ 라고 가볍게 쌩까주었던 대포고냥군. 오늘은 남억쿠루마도 좋은자리에 박아놨겠다, 골목골목 걸어다니면서 다 찾아서 먹어주리라고 다짐했다. 새롭게 옮긴 먹쉬돈나는 정독도서관에서 풍문여고 방향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좌측 골목 안에 있었다. 허억!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줄을 서 있다! 김징징이 나더러 꼭 먹어야 겠냐고 그냥 가자고 징징댔지만,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안돼, 먹고갈꺼야.’ 라고 버팅겼다는…;;;

약 30분을 기다려서야 자리에 앉았다. 메뉴는 역시, 떢볶이 단일 메뉴. 그런데 몇가지 종류가 있다. 치즈, 해물, 부대,야채 떡볶이 등등… 거기다 달걀, 쫄면, 햄 등등의 사리를 추가 할 수 있다. 1인분씩 두가지 종류의 떡볶이를 섞어 주문 가능하다는 주인아줌마의 코멘트. 먹쉬돈나의 떡볶이를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전골형 떡볶이’다. 보통은 떡볶이 소스라고 하지, 국물이라 하긴 어려운데, 이건 국물이다. 국물을 떠 먹어보면 바로 알 수 있으니, 직접 느껴보기 바란다. 다 먹고 나니, 공기밥 하나 추가로 밥을 볶아준다. 음… 이건 분식이 아니라, 한끼 식사구나… 이건,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먹었다기 보다 버섯전골집에서 죽까지 만들어 먹고 나온 기분이다. 만족지수 10점 만점에 9.5점이다. 떡볶이 처럼 간단한 분식이 받을 수 있는 한계 점수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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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 부대 떡볶이 – Canon 5D / EF 24-70mm F2.8L

으하;;; 식당만 두 군데를 다녀왔더니, 배가 찢어질것 같다;;; 둘 다 배를 감싸 안고 잠시 쉴 곳을 찾았다. 이 골목에도 괜찮은 카페가 몇군데 있구나… 오늘은 그 중에서 덱스터 하우스 (Dexter House) 라는 카페를 골랐다. 바깥으로 창이 나 있어 테이크아웃 커피도 판매하고 있고, 원두는 일리 (illy) 것을 가져다 쓰는가 보다. 일리커피 조아! 내부 인테리어가 아주 깔끔하다. 특이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좋은 느낌이다. 아저씨도 성격 좋아보이고 말이지… 아포가또랑 라떼를 주문했는데, 뭐… 원두가 좋다보니, 맛도 아주 일품이다. 사실, 오늘 대포고냥군은 완소 오디(5D)랑 렌즈를 테스트 하기로 맘 먹고 나왔는데, 덱스터하우스에 사람이 아무도 없는 바람에 둘이서 김징징, 모델하고~ 대포고냥군, 사진찍고 난리도 아니였다. 그나저나 24-70은 돈 값을 하는 렌즈구나 싶더라. 점점 오디에 적응됨에 따라 결과물도 점점 맘에 들어가는 건 참 다행이다. 덱스터하우스에서의 사진을 몇 장 공개한다.

덱스터하우스 (Dexter house)

덱스터하우스 (Dexter house)

Room 2

Room 2

야리는 김징징;;;

야리는 김징징;;;

ps. 차를 두고서 골목사이를 누비며 자잘한 먹거리를 찾는 재미를 느낀 하루.
신혼집을 어서 구하지 않으면 길바닥에 나 앉아야 하잖;;;

지베 (ZI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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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 풀이 있는 지베

실내에 풀이 있는 지베

홍대앞에 살게 된지 벌써 3년 째 인데, 올 해 들어서야 여기저기 좋은 장소를 많이 찾아내곤 한다. 비피씨를 통해 알게된 홍대 앞 ZIBE. 가보기 전에 이야기를 들은 바로는 ‘Pool 이 있다.’, ‘침대가 있다.’ 정도였다. Pool 이 있는 카페는 이전에 홍대 앞 360알파 라는 곳을 가 본적이 있기에 그런가 보다 했지만, 속으로 ‘어떻게 카페에 침대가 있을수가 있지? 열라 므흣하네;;‘ 라고 생각했었다.

실제로 ZIBE에 가 보면, 1층에 있는 예쁜 풀에 감동한다. 360알파 처럼 마당에 있는 정사각형의 작은 풀이 아니라, 실내에 있으며, 곡선이 있는 길다란 풀이다. 풀은 녹색 타일로 치장되어 있으며, 손님들은 발을 담그고 논다. 2층이 논란의(!) 침대 들인데, 쿠션방 혹은 침방 이라 불리고 있으며 미리 예약을 해야 이용할 수 있는 듯 하다. 침대라기 보다. 매트리스가 깔린 푹신한 바닥 이 있고, 그위에 반상 같은것을 놓고 차를 마시거나 하는 분위기다. 각각의 공간은 반투명의 베일로 분리되어 있고, 티비도 있다. 전에 방문했을 때는 옆에 5명의 츠자들이 모여 반상회 혹은, 계모임을 하는 듯 하게 보였는데 장난아니게 시끄러웠다. 연인끼리 와서 홍대를 배회하다가 지치면 딩굴딩굴하면서 쉬기에 딱인 그런 분위기다. 음료도 꽤 맘에 들었는데, 양도 충분하고 가격도 착한편이다. 뭐 이 정도 양에 8,000원이면 서울에서는 거저지 머;; 주인아저씨 인듯 보이는 분이 정말 친절하다. 입구까지 나와서 맞아준다.

ZIBE는 홍대 앞을 자주 가는 사람이라도 잘 발견하기가 힘든데, 그게 대로 변에 있는것이 아니라 골목 안에 숨겨져 있어서 그렇다. 홍대앞 놀이터에서 수 노래방 방향으로 조금 걷다보면 벽돌집 가기전 우측 골목 깊숙히 숨겨져(?) 있다. 나오다가 명함을 한장 가져왔다. 인상 깊었던 글귀. ‘Hard Working Medicine’ 와서 쉬라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