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3일째, 오전 일찍 애드텍 전시장에 다시 한 번 나가서 미처 빠뜨렸던 자료들을 수집했다. 실은 본격적으로 각 업체에서 주는 홍보물들을 쓸고다녔잖;;; 회사로고가 박힌 포스트잇에서 부터, 포켓 수도쿠 – 숫자로 이뤄진 퍼즐 – 까지… 구글에선 뭔가 대단한 것을 줄거라고 완전 기대했으나, 의외로 주먹만한 털복숭이 인형;;; 그리고선 이사님과 어디서 점심을 먹나 한참 고민하다가 시카고에서 제일 먼저 만들어졌다는 맥도날드 매장으로 결정했다. 그래서 이름도 ‘Rock’n roll’ 맥도날드 점. 그래서인지 점포 외부에 앨비스씨가 탔을법한 락앤롤 시대의 자동차가 전시되어 있다.
내부에 맥도날드의 변천사가 사진으로 전시되어 있다는것 외에는 별 다를 것은 없구나. 메뉴가 한국과 다른 것들은 조금 있다. 그리고 더블세트들! 세트 하나에 햄버거가 두 개씩 묶여있는 것인데… 역시 왕 히프 아저씨, 아줌마들에게는 버거 하나는 조금 작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오늘의 메인 방문지! 바로 밀러 (Miller) 맥주 공장이다. 시카고에서 프리웨이를 타고 북쪽으로 한시간 반을 달리면 ‘공업도시’ 로 유명한 밀워키 (Milwaukee) 가 나오는데, 얼마전 통계에 의하면 미국 35개 대도시 중에서 술을 가장 많이 마시는 도시로 뽑힐 정도로 전통적으로 주조 (酒造) 공업이 발달한 도시라고 한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검색하고 찾아간 밀러 밸리 (Miller Valley). 조그마한 마을 하나가 전부 밀러 맥주공장으로 이뤄져 있다.
밀러 밸리의 안 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 보니, 홍보관 같아 보이는 건물이 있다. 기념품같은 것을 팔고 있었는데, 죄다 맥주와 관련된 것들이군. 밀러로고가 새겨진 윈드브레이커 하나 사오고 싶었는데 맥주에 환장한 넘으로 오인될까봐 그냥 참았다;;; 또한 그 곳에서는 ‘밀러투어’ 라는 견학 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투어는 무료이고, 신청하면 신분증을 확인하고 놀이공원에 갈 때 처럼 손목에 팔찌를 채워준다. 자세히 보니, 맥주 마셔도 됩니다 라는 표시. 아핫! 그래서 ID 를 보여달라고 했구나… ‘밀러타임’ 을 열라 외치는 홍보영상을 약 20분간 관람하고;;; 먼저 맥주 패키징 공장으로 견학 출발. 컨베이어를 타고 맥주병, 캔 들이 엄청 빠른 속도로 흐르고 있다. 가이드가 뭐라고 설명해 줬는데 1초에 몇 병이라더라… 그 다음에는 만들어진 맥주를 쌓아두는 야적장으로 이동. 워~ 저 맥주를 당췌 누가 다 먹는다냐;;; 그런데 밀러에서 나오는 맥주 브랜드가 의외로 많구나… 밀러 이름을 달고 나오는 맥주 – 밀러 라이트 같은 – 외에도 포스터 (Foster) 같은 맥주도 밀러 비어컴퍼니에서 생산한다는…
맥주 야적장에서 발효탱크가 있는 건물로 이동했다. 가이드가 안이 엄청 더우니, 들어가고 싶은 사람만 손을 들란다. 대포고냥군 별거 아니라 생각하고 당연히 손들었다. 커억;;; 이건 숨 막히는 정도가 아니라 사우나구나! 사진과 같은 엄청나게 큰 발효탱크가 각 층마다 자리하고있는데, 탱크와 탱크 뿐만 아니라, 층과 층 사이도 무지 굵은 파이프로 연결이 되어있다. 탱크 하나에 735 베럴이고, 1베럴은 158.9 리터이니… 켁… 11만 리터가 넘는다. 게다가 이건 원액이니 물을 첨가할것이고…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마시고 뻗게 만들 수 있는 양인것이냐! 각 층을 구경하고 바깥으로 나오니, 살 것 같다;;; 과거에 프레드릭 밀러씨가 만든 맥주 저장고로 이동했는데, 지하라 그런지 엄청 시원하다. 바로 옆에 있던 고전적인 맥주 바에 다들 앉아서 맥주원액 (?) 을 한 잔씩 했는데, 일반적인 맥주를 생각하고 입을 갖다 댔다가 깜짝 놀랐다는. 굉장히 순하고 완전 맛있구나! 탄산이 거의 없으면서 뭔가 걸쭉한 느낌… 한잔 더 마시고 싶었는데, 비싸서 안 된단다;;; 더 달라고 꼬장을 부리고 싶을 정도였다는 후문. 이렇게 밀러 맥주공장의 견학은 끝났다. 사실, 대포고냥군 어릴적에 오X맥주공장 견학을 다녀온 적이 있다. 그때도 컨베이어위로 빠른속도로 흐르는 병 맥주를 보고 감탄했던 적이 있었는데… 어른이 되고서 다시 보니 또 느낌이 다르다. 게다가 직접 마셔볼 수도 있자나!!! 하하핫!
밀워키에 온 김에, 들를만 한 곳을 찾다가 지도책에서 밀워키 아트 뮤지엄 (Milwaukee Art Museum) 을 발견했다. 미시간호수변에 세워진 멋진 미술관이다. 미국에 와서 계속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땅 덩어리 하나는 넓다;;; 그렇게 유명한 미술관이 아닌데도 이정도 규모라니… 한 편으로는 참 부러운 점이다.
바깥에서 보는 것 보다 내부가 더 멋지다. 범선을 모티브로 만든 듯한 형상. 자연광을 사용한 내부 채광. 전시실도 생각했던 것 보다 5배는 넓어서 거의 경보 (競步) 수준으로 관람했다는. 초기 인상파인 피사로 (Pissaro) 전을 하고 있어 따로 십여 달러를 내고 들어갔다. 사실, 회화에는 젬병인 대포고냥군은 간만에 순수미술을 보고서 굉장한 쇼크를 받았다. 그것이 피사로의 그림이어서 인지, 간만에 회화를 보고 각성한 것 인지는 잘은 알 수 없으나 그 느낌은 굉장했다는… 뭐랄까 머리속에 까스활명수를 넣고 흔드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동안 대포고냥군 솔루션 때문에 스트레스가 격심했던게다. 그림 한 번 보고서 이런 느낌을 받는 것도 참 당황스럽구나.
이렇게 출장 3일간의 일정이 모두 끝났다. 내가 쓴 블로그만 보니, 출장이 아니라 관광 다녀온 듯 하구나;;; 절대 아니거든요? 나름 열심히 정보수집하고 보고 들은 것들도 많다는. 그런데 출장 내내 회사에서 고생할 마눌님이 생각났다. 좋은 곳 구경할 때는 같이 왔음 좋았을 걸 하는 생각도 들고… 담에 미쿡 올 때는 같이 가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