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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너스식당 @ 홍대

비너스 식당. 홍대 앞에 있는 식당 중에 꽤나 유명한 곳이라고 알고 있다. 주차장 길을 지나다 몇 번 곁눈질로 본 일이 있었을 뿐, ‘이름난 잔치치고 먹을 것 없다’ 는 말 때문인지 오히려 너무 많이 알려져 뭐 별것 있을까 싶어 그냥 지나쳤던 곳.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꽤 괜찮았던 식당이어서 대포고냥군의 선입견을 고개숙여 반성했던 기억이 난다. 이 전 포스팅에서 소개한 소니 NEX-3 를 구입하고서 테스트겸 나간 홍대 나들이 날에 우연히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는 비너스식당앞을 지나갔었고, 마침 그때 배가 쪼그라들 정도로 배가 고픈 상태였다는. 바깥에서 이리 저리 사진을 찍다 들어가 보기로 했다.

오키나와 스타일의 메뉴와 가벼운 알콜을 파는 비너스식당. 오키나와 스타일이래서 그런건지 일본 영화 ‘메가네’ 도 생각나고, 메뉴에 준비된 요리들을 보니, ‘심야식당’ 이나 ‘카모메식당’ 도 생각나는 그런 분위기. 먹어보고 싶은 요리들이 꽤 많다. 이제는 한국에서 좀 흔해졌다 싶은 나베나 돈부리 류를 제외 하고 Meal 분류에 있는 오키나와 가정식, 헬싱키 가정식, 노르웨이 가정식은 꽤 궁금하다. 역시 ‘카모메식당’ 의 영향인건가. 식당 안에 흐르는 음악들도 뭔가 우쿨렐레 띵가띵가 혹은 하와이 훌라 스타일이라 왠지 휴양지에 있는 듯 한 느낌.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는 소보로라이스와 고바야시풍 야키소바 (?) 그리고 맥주 한잔을 주문했다. 음식은 고루고루 괜찮은 정도다. 사실, 이번 포스팅은 NEX-3 + 16mm 팬케익 렌즈의 테스트 포스팅 정도로 봐 주셨음 한다. 비너스 식당은 다시 한번 가 볼 생각이다.

겉만 봐도 신경을 꽤나 쓴 비너스식당

겉만 봐도 신경을 꽤나 쓴 비너스식당

샤방샤방 일러스트 간판

샤방샤방 일러스트 간판

메뉴판

메뉴판

비너스식당

비너스식당

도돌미와입후 입장

도돌미와입후 입장

술과 음식이 있는 원앤온리 러블리 비너스 키친

술과 음식이 있는 원앤온리 러블리 비너스 키친

주인아저씨, 저 위에 '원앤온리' 스펠링 틀렸어욤-

주인아저씨, 저 위에 ‘원앤온리’ 스펠링 틀렸어욤-

500cc 를 쥬스마시듯 원샷하는 도돌미와입후

500cc 를 쥬스마시듯 원샷하는 도돌미와입후

뭔가 내부 인테리어 하나하나 신경쓴 흔적이 역력하다

뭔가 내부 인테리어 하나하나 신경쓴 흔적이 역력하다

야자나무 = 오키나와 삘

야자나무 = 오키나와 삘

가쓰오부시가 너울너울 춤추는 야키우동

가쓰오부시가 너울너울 춤추는 야키우동

 

버거하우스 레트로마마 (Retro mama)

레트로한 엄마

레트로한 엄마

얼마 전, 도돌미와입후가 가보고 싶은 카페가 생겼단다.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레트로마마. 이 곳을 소개하는 블로그들은 위치를 홍대앞 경남예식장 뒷 골목이라고 써 둔 곳이 많던데 이래서는 찾기가 쉽지 않을듯. 먼저 공덕역에서 합정역 방향으로 진행하다 처음 만나는 사거리에서 좌회전, 그 후에는 계속 직진하면서 우측에 레트로마마가 보일때 까지 진행하면 된다. 건물 뒤엔 자동차를 네 대 정도 주차 가능한 공간이 있으니 차를 가져가도 괜찮을 것 같다. 정식으로 가게 앞으로 가 보자. 레트로마마 이름대로 역시 간판엔 스프 깡통에나 그려져 있을듯한 복고풍 엄마가 계신다. 뒤에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바깥에서 카페 안을 보면 어두워서 좀 동굴같아 보이는것이 아쉽다.

입구 근처의 공간

내부로 들어서면 흰색 벽이 깔끔한 느낌이지만, 천정이 낮고 내부에 채광창이 없어 조금은 답답해 보인다. 짧은 시간에 추측해 보건데, 아마도 레트로마마가 있는 이 건물은 과거에 1층이 주차장인 빌라가 아니었을까 한다. 2층에 비해 너무나도 낮은 천정, 군데군데 보이는 힘 좀 받게 생긴 기둥과 골조들이 딱 주차장 공간이다. 빌라 건물을 가게로 개조하면서 주변에 벽을 둘러치고 중간중간에 공간을 나누어 지금의 모습이 되었으리라. 여튼, 군데군데 창을 내었더라면 하고 내내 아쉬웠다. 1층에서 제일 밝은 공간은 2층과 연결되는 계단이 있는 곳이다. 가게에 들어가니 직원이 2층에도 자리가 있다기에 올라갔다.

1층에서 가장 밝은 공간

저 알록달록 유리가 끼워진 녹색 문 뒤가 카운터

올라간 2층은 1층에 비해 엄청나게 밝다. 한 쪽 벽 전체가 창호로 만들어져 있고 그 너머에는 테라스가 있다. 들어오기 전 주차장 옆에 있던 계단이 역시 레트로마마 2층과 연결되는 것이었다. 2층은 천정도 이상하다 싶으리만큼 높은데, 저 위에 계단과 연결된 다락방 같아 보이는 문이 있는 것으로 보아 원래 복층 구조였던 것 같기도 하다. 여튼, 우리가 처음으로 2층에 올라갔을 때에는 손님이 아무도 없어 신나라 했는데 10분 후엔, 우리의 실수 였다는 것을 깨 닫게 된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서 옆에 있는 계단을 보고서 그 쪽으로 올라오지 않았던 것은 계단 앞에 ‘데일리 픽쳐스’ 라는 회사 간판이 있어서 였는데, 알고 봤더니 레트로마마 2층을 ‘데일리 픽쳐스’ 라는 회사와 공유하고 있었던 거다. 조금 더 알아본 결과 레트로마마를 오픈한 사장님이 원래 영상쪽 일을 하던 분인데 2층은 사무실 겸 카페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었던 것. 2층에 앉아 있으니 뭔가 회사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계속 드나든다. 뭐 눈치를 주거나 하진 않지만 좀 신경쓰인달까, 뭔가 어떤 회사 휴게실에 앉아 있는 느낌도 살짝 든다. 직원들은 슬리퍼를 끌고 다니고 츨입카드로 사무실을 삑삑- 연다.

2층에 있던 회의실 – 화이트 보드가 있다

회의실에서 창 쪽으로 – 도돌미 와이프 주책

이런 선반은 예쁘다

나는 나중에 사진을 만지면서 뒤 늦게 여기가 ‘버거하우스’ 였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메인 요리인 버거는 정작 먹어보지 못했다는 것이 좀 아쉽다. 도돌미와입후는 진짜 우유로 만들었다는 밀크쉐이크와 사우어크림과 함께 나오는 웻지 포테이토를 주문했다. 내가 주문했던 ‘닥터페퍼’ 는 논외로 하고, 밀크쉐이크와 웻지 포테이토는 진심으로 훌륭했다. 특히, 보통의 후렌치후라이 정도를 예상하고 주문했던 웻지 포테이토는 정말 맛있었다. 이 글을 쓰다 보니 다시 버거 맛을 보지 못하고 나온 것이 후회된다. 버거메뉴의 에피타이져 정도로 준비된 것이 이 정도면 버거도 꽤 훌륭할것 같은 그런 기대랄까. 다음에 레트로마마를 들렀을 땐, 버거에 대해 소개해 보겠다.

도돌미와입후가 주문한 ‘리얼’ 밀크쉐이크

이름이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사우어 웻지 포테이토 인가…

레트로마마는 참 잘 정돈된 버거하우스다. 여기저기 이런 공간을 만들기 위해 애 쓴 흔적들이 남아있다. 여러 메뉴를 다양하게 먹어보진 못했지만 웻지 포테이토가 이 정도라면 분명히 다른 메뉴들도 훌륭할 것이다. 단, 2층 자리는 1층에 빈 자리가 없어서가 아니라면, 올라가지 말길 바란다. 최소한 평일 낮 시간대에는 말이다. 저녁에는 그 쪽 직원들도 퇴근할테니. 대포고냥군도 첨에 2층을 권해주길래 뭔가 더 좋은 자리로 안내하려는 – 손님으로써의 대접 – 그런 것으로 생각했으나, 많이 불편했다. 그리고 레트로마마의 구석구석마다 보이는 복고풍 (?) 소품들이 너무 복고풍 티를 낸다는 것이 아쉽달까… 조금만 더 자연스러워 졌으면 보다 편안한 공간이 될 수 있지 않나 싶다.

복고풍 엄마 휴지

당고집

당고야

당고야

당고 (団子 – だんご) 는 일본어로 경단이라는 뜻이다. 찹쌀가루로 반죽한 덩어리를 끓는 물에 삶아내어 고물을 뭍힌 떡을 가리키는데, 당고 안에 팥 등의 속을 넣은 것도 있고, 고물도 콩고물에서 초코렛에 이르기 까지 종류가 정말 다양하다. 얼마전 부터 도돌미와입후가 홍대 앞의 당고집을 가보고 싶다고 졸라댄다. 산울림 소극장에서 홍대역으로 이어지는 골목을 따라 내려가다보면 보이던 이 집이 상수역 쪽으로 이전했단다. 가게가 빌라가 밀집해 있는 거주지구 가운데 있어서 발견하기가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주차장이 없으니 가능하면 걸어서 가자.

하얀벽과 나무테이블이 깔끔한 카페같은 인상을 풍긴다. 가게 중앙을 가로지르는 긴 테이블이 있고 창가에도 2인석들이 준비되어 있다. 창가자리의 테이블이 원목테이블이 아닌 것이 살짝 눈에 밟힌다. 입구를 들어서면 정면에 보이는 쇼 케이스엔 다섯가지 맛 당고들이 – 벚꽃, 간장소스, 팥, 딸기, 말차 – 가지런히 준비되어 있는데 참 이쁘다. 메뉴엔 당고 이 외에도 식사메뉴도 있는데 카레와 오니기리를 주문했다.

깔끔한 당고집

밥 두덩이 카레

빅 오니기리

후리카케로 버무린 밥과 함께 나오는 카레와 오니기리는 꽤 괜찮았다. 사실 대포고냥군은 카레라는 음식은 집에서 만든 것이 진리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역시 질 좋은 고기를 아낌없이 넣을 수 있어서다. 카레라는 향신료가 원체 강한 것이라 고기 맛이 전면에 나서진 않지만 육수를 베이스로 하는 음식이라 고기의 양에 따라 그 존재감은 엄청나게 달라진다. 당고집의 카레는 바깥에서 사 먹는 카레 치곤 크게크게 썬 고기가 씹히는 맛이 꽤 좋은 편. 단, 카레에 후리카케를 더한 밥이 나와서 머랄까… 어린이의 카레 같은 느낌이다.

후딱 밥을 비우고선, 당고집의 메인인 당고를 먹어볼 시간이다. 일단 다섯가지 당고를 모두 하나씩 골랐다. 알록달록 색깔이 참 이쁘다. 그 중에 벚꽃당고 – 계절 한정 – 가 제일 가격이 비쌌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디서 들었는데, 이 벚꽃당고를 위해 사장님이 일본에서 식용 벚꽃을 직접 들여온다고 했던 것 같다. 하나의 꼬치에 네 알씩 끼워진 다른 맛 당고를 대포고냥군과 도돌미와입후는 사이좋게 두 개씩 빼어 먹었다. 예쁘기로는 벚꽃이나 간장소스 당고가 제일이었지만 난 어른의 맛 단팥당고가 제일 맘에 들었다. 난 역시 비비빅을 좋아하는 아저씨인거다. 그리고 당고와 함께 주문한 단팥라떼. 이거 완전 강추다. 맛을 설명하자면… 팥빙수를 먹다 마지막에 남는 우유 + 팥앙금의 혼합체를 따뜻하게 데운 맛이랄까. 글을 쓰고보니 결국 난 단팥매니아 아저씨일 뿐이라는 결론이다. 단팥라떼는 중간중간 잘 저어서 마시자. 안 그러면 나중에 가라앉은 단팥만 숟가락으로 떠먹는 사태가 발생하니까…

단팥 라떼 최고-

(좌상단 부터 시계방향으로) 벚꽃, 말차, 단팥, 딸기 당고

당고는 일본에서도 뭔가 아주 가볍게 싼 가격으로 사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일본 전통 축제 같은 곳을 가도 여기저기 노점에서 팔고 있는 것이 당고다. 사실 경단이라는 것은 한국에도 있지만, 뭔가 일본적인 고물과 꼬치가 더해지면서 매우 이국적인 먹거리 같이 느껴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가끔 일본에서 먹던 당고가 생각날 때, 뭔가 담백한 먹거리가 생각날때, 입이 심심하지만 건강한 재료로 만든 그런 과자가 필요할때 홍대앞 당고집을 들러보는 것은 아주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