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욜, 일찌기 집을 나서서 이태원에서 맛있는 브런치를 먹고서 용산으로 갔다. 딱히 뭘 사리라 맘 먹었던 것이 아니라 이번에 새로 출시된 iPod Nano의 새 모델이나 구경할까 하는 맘에서 가보고 싶었달까? 정말이다! 아마 맘먹고 지를 생각이었다면, 전자랜드 따위에 갔을리가… – 전자랜드는 일반적으로 나진이나 선인상가에 비해 비싸다. 첨에는, 노트북을 보러 다녔다. IBM X60모델이 참 갖고싶었기에 가격을 알아보고 다녔는데, 이 넘의 용팔이가 고작 2만원을 안 깎아준다. 완전 맘 상한 대포고냥군 아예 윗층 게임 매장으로 순간 이동. 이러던 참에 평소에 갖고싶어했던 닌텐도 DS Lite를 보게된 것이다.
얼마 전까지는 닌텐도 게임기의 국내 유통은 대원씨아이 – 이 넘들 소코와 거의 비슷한 보따리 장사치다 – 가 해 왔으나, 닌텐도가 한국에 직접 진출하면서 이 넘, 닌텐도 DS Lite를 출시하게 된다. 이 번에 한국에 정품이 출시되기 전에도 시장에 DS Lite는 있었으나 – 일본 밀수품들 – 20만원 후반의 살인적인 가격 탓에 추후로 구매를 미뤄왔던 대포고냥군. 아랫층 용팔이한테 열받은 김에 달리기로 했다. 노트북 가격에 비하면야… DS Lite 쯤은 가벼운 맘으로 질러주자. 제 정신인게냐! 예쁜 까망색 DS Lite의 컬러 코드는 제트 블랙 (Zet Black)이란다. 함께 타이틀도 질러주자. 일단 이번에 출시된 DS 용 FF3 (파이널판타지 3). 또… 닌텐도 하면 역시 마리오 아니겠는가! 아아… 그래서 마리오카트, 뉴 슈퍼마리오를 비롯한 몇가지 타이틀을 가볍게 질러주었다.
닌텐도의 게임은 소니의 PS 시리즈의 게임과는 달리, 가족게임을 표방하는데, 쉽고 단순하지만 즐거운 그런 게임들이다. 현재 한국의 게임 콘솔 시장을 꽉잡고 있는 것은 소니이지만, 한국 이외의 나라에선 게임기나, 타이틀의 판매 순위에서 닌텐도는 오히려 소니를 누르고 있다. 소니는 서드파티들의 수 많은 타이틀이 강점이라면 닌텐도는 몇 안되지만 확실한 밀리언 셀러 타이틀 – 젤다의 전설, 마리오 시리즈 등… – 들이 든든한 배경이다. 머 여튼 결론은 잘 산것 같다! 겠지?
쇼핑백 한가득 게임기를 담아서 아랫층으로 다시 내려온 대포고냥군. 오늘의 원래 미션이었던 iPod을 보러 가는거다. 아아.. 여기서도 고민이다. 얍삽한 애플의 잡스아저씨는 iPod Nano 중에서 젤루 비싼 8G 모델만 검정을 출시한 것이다. 검정색 iPod Nano를 구입하려니 8G 모델을 사야하고, 8기가 까지 필요없는데 말이지… 그래, 대포고냥군. 이럴땐 합리적으로 생각하는거야. 용량이라면 4기가 정도면 충분하지만, 4기가 아이팟에는 블랙모델이 없고… 음… 하지만 8G 짜리 나노팟은 블랙뿐! 역시 뽀대 인거다! 머리를 비우고 지르는거다! 바보냐 넌? 이래서 결국 블랙나노팟을 사게된 대포고냥군. 역시 지름신은 비논리적이지만 너무 똥파워 인거다. 운명이다. 받아들여 대포고냥군.
이제 나도 아이팟 유저가 되었다. 집에 오자마자 컴터에 iTunes (아이튠스) 를 설치했다. 오오… 아이튠스 멋진걸! 팟 캐스트가 이런것이군! 라됴 스테이션도 열라 많아! 다 알고 있던것 아니었나? 대포고냥군? 여튼, 간만에 대포고냥군에게 선물을 주었다. 사고보니 몽땅 블랙 일색이네… 남자라면 블랙? 이런소리 하지 말란 말이다! 이제 남억쿠루마에 아이팟을 연결할 악세사리까지만 지르고 당분간 면식수행에 들어가야겠다. 으으;;;
실은, 버스로 먼거리를 출퇴근하는 우리 징징양에게 DS Lite를 선물했다. (발그레) 징징양의 이미지에 꼭 맞는 핑크(!)로 질러주었다. 거기에 강아지를 무척 좋아하는 징징양을 위해 닌텐독스 – 강아지 육성 시뮬레이션 – 까지! 선물을 받은 징징양은 의외로(?) 너무 즐거워한다. 스타일러스 펜으로 강아지를 쓰다듬어 주면서 즐거워하는 그녀의 표정은 엄청 귀엽다. (발그레)
오늘 그녀는 친구와 약속이 있어서 홍대에 있었는데, 집에 갈때가 되서 문자가 왔다. “나 게임하려고 버스타고 가” 란다… 게임 할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린단다. 뭐랄까… 내가 뿌듯한 이유는 뭔가 새로운 즐거움을 그녀에게 알게 해줬다는 그런걸까? 이전에 몰스킨을 한권 선물했을 때나, 이번에 게임기를 선물했을때나 그녀는 언제나 변함없이 세상에서 가장 즐거워 하는 모습을 내게 선물했다.
언젠가 그녀가 내게 물었다. “오빠는 왜 나한테 자꾸 퍼줄려고 해?” 라고.
왜냐면… 네가 기뻐하는 걸 보면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되거든…
그녀는 특별하다.
끝내는 그녀도 나와 같은 블랙나노팟으로 질렀다. 그녀는 원래 은색 미니팟을 가지고 다녔는데, 이전까지는 아이팟에 대해 별 흥미를 못느끼던 대포고냥군이 달라졌다. 왤까? 징징양이 들고 다녀서 아이팟이 더 이뻐보였던 걸까나? 여튼, 커플끼리 같은 즐거움을 공유한다는 것은 큰 즐거움이다. 근데, 회사에서 둘이 같이 블랙나노팟을 꺼내들면 이상하게 볼까나? DS Lite도 같이 꺼내주는거다! 하하핫;;;
to JiNJiN
사랑하는 징징, 내일 나는 부산에 내려가요. 내가 없는 동안, 핑크 DS Lite랑 잼있게 놀아요. 응? 전화 자주자주 할께. 나 없다고 혼자 울고 그러지 말구~ 응? 응?
사랑해요 징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