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고냥군과 징돌미는 둘 다 아이폰 5를 쓰고 있었는데, 통신사 예약 줄 세우기 따위에 참여하기 싫어서 – 대 당 백만원이 넘는 물건을 사는데, 내가 왜! 내가 왜! – 가끔 마실 나갈 때 마다, 서현 프리스비에서 구경이나 하고 오고 하는, 그런 나날을 보내고 있었음. 출시된 지가 두 달이 넘어서, ‘이젠 그냥 가도 살 수 있을래나…’ 하는 마음으로 매장들을 스윽 둘러보았는데, 여전히 ‘님아, 예약 안 하면 못삼’ 이라 함. 어이 없어서, 그냥 애플코리아 사이트에서 언락폰으로 두 대를 주문함. 5일만에 도착. 잇힝- 인터넷에서 누군가 아이폰을 통신사 끼고 구입하고, 2년의 약정기간을 꽉 채웠을 때의 비용을 정리해 둔 것이 있던데, 가입 초기에 최대 보조금을 받기 위해 69요금제 이상의 고가 요금제를 유지해야 하는 것을 포함하면, 고스란히 통신사에 갖다바치는 요금만 200만원이 넘더라는… 사실 대포고냥군은 맞춤 요금제로 데이터를 월 3기가 사용시, 42요금제로도 충분하다. 게다가 코스메틱 이슈 등이 발생했을 때, 묻지마 환불도 가능하고해서 속 편하게 언락폰으로 구입했다. 대포고냥군, 징돌미 둘 다, 똑같은 아이폰 6 실버 128기가. 살짝 아이폰 6 플러스를 고민했으나, 아무래도 무게랑 크기 때문에 중도 기변하고 말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 아이폰 6 를 샀는데, 잘 한 일이라 생각하고 있다. 사실, 이 전에 쓰던 아이폰 5의 용량도 그닥 부족하진 않았다. 징돌미는 32기가 였고 나는 64기가 였는데, 징돌미는 2년을 꽉 채워 사용하다보니, 그 동안 쌓인 사진이랑 동영상 양이 무쟈게 많아서 살짝 모자란 정도? 근데, 둘 다 집에 열심히 모아둔 음악 라이브러리는 전체 동기화 하기는 어려운 그런 용량이라, 역시나 ‘속 편하게’ 젤로 큰걸로 지름. 앞에서 대포고냥군이 통신요금을 따져가며 언락폰을 샀다느니, 어쨌다느니 다 헛소리인듯. 우린 그냥 매장에 들어가서 ‘여기서 제일 좋고, 비싼걸로 줘요-‘ 하는 그런 호갱일뿐이었던 것이었다.
이제 포스팅을 쓰지만, 사실 아이폰은 12월 초에 도착했음. 2주 정도 사용해 본 결과, 아. 주. 만. 족. 스. 러. 움. 아이폰 5의 4인치와 6의 4.7인치 스크린은 고작 0.7인치 차이지만, 주는 느낌은 완전히 다르다. 가장자리를 곡면처리한 탓에 가장자리 스와이프시 매끈매끈 느낌이 너무 좋다. 아직, 변경된 해상도에 맞춰 업데이트 된 앱들이 부족해, 앱에 따라 뿌옇게 보이는 면도 있지만 조만간 해결된 문제다. A8 프로세서는 충분히 빠르고 – 해상도가 안드로이드 기종들에 비해 낮으니 더 빠르게 느껴진다 – 아이폰 6 플러스에만 OIS 가 들어간 것은 좀 아쉽지만, 카메라는 저 조도에서 더 좋은 성능을 보이는데다, 센서 자체에 위상차 AF 를 위한 픽셀을 포함시켜 초점 잡는 속도는 정. 말. 넘사벽이다. 출시 전까지만 해도, 아이폰 6 시리즈의 뒷 면의 안테나 라인이 ‘절연테이프’ 라 불리며 열심히 까였던 것 같은데 실물을 받아보니 전혀 거슬리지 않는 걸 보면, ‘아이폰은 사진빨이 안 받는 폰’ 인듯. 뭐, 애플 제품이 다 그렇지만 말이다. ‘매장에서 만져보시면, 사게 됩니다.’
* 마지막으로, 저 조도 사진 샘플 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