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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리더쉽

일본과의 3차전 (준결승) 의 후유증이 너무 큰 관계로 그동안 블로깅을 할 수가 없었다. 경기 7회에 티비를 꺼버렸다. 무참히 얻어맞는 김병현이 안쓰러워 더 보고있기가 힘들었다. 웃음을 짓고 있었지만 그런것 있지 않은가, 영화를 보다가 주인공이 눈물흘릴 때 같이 눈물나는것과 같이 그때 그 상황을 함께 느끼고 공감하는 것… 화면만으로도 마운드에 서있는 투수의 아니, 선수들의 맘을 느낄 수가 있어서 너무 가슴이 아팠다. 그렇게 6-0 으로 결승행은 좌절되었다.

우리나라 선수들 정말 잘했다. 다들 하나같이 멋졌다. 이렇게까지 재미있게 본 야구경기는 처음이었다. WBC는 끝났지만 한가지 인상깊었던 것은 준결승을 앞두고 일본의 왕감독과 한국의 김인식 감독의 경기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그때, 왕감독은 ‘최고의 선수 기용으로 승리하겠다.’ 라고 했고, 김인식 감독은 ”선수들을 믿는다. 잘해줄것이다.’ 라고 했다. 일본팀은 감독 중심체제로 움직이는 팀이었고, 선수들은 감독에게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 분위기였다. 이에 반해 한국팀은 경기 내내 즐거워보였고 행복해 보였다. 옛말에 훌륭한 장군에는 급(級)이 있다 하였다. 가장 아래는 용장(勇將) 이며, 그 위는 지장(智將) 이며, 가장 위에 덕장(德將) 이 있다 하였으니 역시 리더란 모든 것을 아우르는 덕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다. 이런 리더쉽은 실제 살아가면서 많이 보게 되는데, 가정에서, 회사에서, 국가에서 리더는 어찌보면 그 집단의 존폐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인듯하다. 윗 사람은 덕을 베풀고 진심으로 아랫사람을 아껴주면 자연히 아랫사람은 신의로써 윗사람을 대할것이다. 이렇게 아낌없이 서로를 위해주는 팀에게 과연 적수가 있을까… 어쩌면 요즘 너무나 쉽게 입에 오르내리는 경쟁력 강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덕(德) 을 회복하는 것일지 모른다. 한국이 70년대 고도성장을 한 이유도, 다른 국가에선 일찌기 사라져 버린 그것이 조금이나마 남아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를일이다.

최근에 회사에서 대리 5년차인 나에게 팀장이라는 자리를 주더라. 3명 밖에 안되는 작은 팀이지만, 좋은 Manager 란 무엇인가에 대해 자주자주 생각을 하게 된다. 언제나 나의 고민을 자기일 처럼 생각해주는 두사람의 staff에게 늘 감사한다.

한국팀은 너무나 강하다! – We are strong!

이 전에도 WBC 한일전(韓日戰) 후 글을 하나 썼었듯, 요즘 대포고냥군의 야구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 다른 사람들이 메이저리그가 어떻더라고 침을 튀기면서 이야기 해도 심드렁했던 내가 WBC를 보면서 야구도 축구만큼 잼있구나 라고 느끼는것을 보니 신기하다.

16일 12시부터 두 번째 한일전이 벌어졌다. 첫 한일전에서는 재미있는 이슈가 많았었다. 이치로가 30년 운운하며 했던 말때문에 완전 자존심 구긴일 등등… 이제 8강에서 일본이랑 다시 만났다. 예선에서 자존심 구긴 일본, 며칠 전 미국과의 게임에서 오심으로 지기까지 해서 수난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건 완전한 오심이었다. 3루 주자는 분명 플라이볼을 캐치 한 후에 뛰기 시작했다.) 게다가 이번 게임을 지면, 4강에 진출은 어쩌면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일본의 기세는 대단했다. 선발인 와타나베가 했던 ‘1점도 주지않겠다’ 는 말이나, 스즈키 이치로의 기합도 대단했다.
이 날, 이승엽은 홈런이 될뻔한 파울볼을 쳐서 아쉬움을 남겼고, 바람의 아들 이종범아저씨가 2루타를 쳤다. 발빠른 이종범 아저씨 소리지르면서 뛰지만 않았어도 충분히 3루까지 갔다…:D 9회 말, 일본의 첫 타자였던 니시오카가 큰 솔로홈런으로 1점을 만회한다. 같이 경기를 보고있던 회사 사람들 다들 얼었다. 세번째 타자 마쓰나카가 안타. 드디어 한국의 오승환이 소방수로 마운드에 올라왔다. 삼진! 삼진! 2연속 삼진으로 경기를 끝냈다. 대단한 피칭이었다. 오승환의 볼을 상대하는 타자들은 구속을 170Km 이상으로 느낀다고 이전에 어느 뉴스의 글을 본 적이 있다. 경기가 끝나고 왕정치 감독은 눈물을 글썽였고, 스즈키 이치로는 소리를 지르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런 통에 서재응은 마운드에 태극기를 심었다.

나는 솔직히 일본이라는 나라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엔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일본인 친구가 여럿 있고, 한국이 일본에 배워야 할 점이 너무나도 많다. 내가 이렇게 벅차 오르는것은 상대가 일본이라서가 아닌, 그 일본을 두번씩이나 이겨서가 아니다. 너무나도 멋진 한국이라서다. 경기를 보고있는 내내 엔젤스타디움에서 뛰고있는 한국 선수들이 너무나도 부러웠다. 그들은 너무나도 즐거워 보였다! 이종범 아저씨가 환호하며 뛸때 표정을 보았는가? 다들 눈이 시렵지 아니하셨는가?

18일 4강에서 일본이랑 다시 만나게 된다. 이건, 그때 다시 쓰겠다. 간단하게 3줄로 요약한다.

1. 미국 조 짜놓은거 봐라… (내년에 WBC 없어지는거 아닌지 모르겠다.)
2. 미국 병신 (오심 주심 두번이나 남용하더니, 멕시코한테 지냐.)
3. 일본 기사회생 (다음에 쓰겠다!)

이치로는 뻘쭘했다…

2006년 3월 5일 도쿄돔에서 벌어진 WBC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예선 3차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축구든 야구든 큰 경기가 아니고서야 (A매치 혹은 월드리그들) TV중계를 잘 챙기지 않는  편이라 지나칠뻔 했었는데… 집에서 딩굴다가 너무 심심해서 TV를 켰다가 운좋게 이 경기를 만났다! (운명이다!)

한국은 1회와 2회에 각각 1점씩 실점했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보면 엄청난 속도로 글이 올라오는 대형 게시판들이 몇개 있는데, 그쪽에서도 역시나 많은 사람들이 실시간 중계에 열을 올리고있다. 2회까지만 해도 ‘일본의 타선이 역시 강하긴 하다…’, ‘일본 야구 강하구나…’ 라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4회 말 일본의 공격에서 분위기는 반전된다. 만루상황에서 2번타자 니시오카가 1루 방향으로 친 안타성 타구를 우익수 이진영이 그림같은 다이빙 캐치로 잡아낸 것이다! (도쿄돔 전 관중 기립박수! ToT) 5회에 한국은 박진만의 안타와 조진만의 데드볼로 무사 1, 2루로 진출하고 희생번트 등으로 1점을 만회한다. 운명의 8회! 2번 이종범이 안타로 진루하고, 두번 삼진당해 욕먹고있었던 이승엽이 보란듯이 투런홈런을 터뜨린다. (이거… 감동이었다!) 드뎌 9회말 일본의 마지막 공격, 찬호팍이 마운드에 올랐다. 마지막 타자 이치로를 플라이로 잡아내면서 경기는 끝났다.

이번 한일전후에 네티즌들이 통쾌해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알려진 ‘이치로 망언’ 때문이다. 알려진 바로는 지난 2월 이치로가 ‘한국, 30년간 일본 못이긴다’, ’30년동안 일본 못 이기게 해 주겠다’ 등의 말로 한국을 도발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한일전에서 마지막 일본의 타자가 ‘천재 이치로’ 였고, 그것을 잡은 투수는 ‘코리안 특급 찬호팍’ 이다. 얼마나 극적인 상황인가…

하지만, 이번의 ‘이치로 망언’에는 왜곡이 좀 있다. 이치로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勝つだけでなく見ている人に、きれいだなとか、すごいなと感じてもらいたい。それは僕のポリシーですから、向こう30年間には日本には勝てないなと(相手に)思わせるような勝ち方をしたいですね。

자연스럽게 해석하면, ‘단순히 이기는 것만이 아닌, 경기를 보는사람에게 멋지다 라든지, 대단하다 라고 느끼게 하고 싶다. 그것은 나의 신조니까… 앞으로 30년 안에는 일본에게 이길수 없겠구나 라고 생각이 들게하는 그런 승리를 하고싶다.’ 라는 내용이다. 이치로는 찬호팍에게 잡히면서 뻘쭘하긴했다. 자기가 한말이 실현이 되지 않았으니… 그러나,  망언이라고 할것 까지는 없다고 본다. 이치로는 일본의 특급 야구선수이고, 그만큼의 경기에 대한 프라이드는 있을것이다. 개인적인 욕심이 없는 선수가 있겠는가… 이치로 관련기사를 찾아보면… 한국 언론들의 헤드라인이 너무나도 자극적이다. 한일이라는 특수한 관계를 악용해서 조회수를 챙기고자 한 기자들이 행한 왜곡이다.

요즘, 월드컵시즌을 맞아 통신사들간의 응원가 전쟁이 뜨거운감자로 대두되고 있다. 한가지 신선했던것은 이런 과잉 애국심조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꼭지점 댄스? 애국가를 응원가로? 모든 사람들이 어떤 것에 대하여 당연히 그렇다 라고 느끼는 것 자체가 문제 있는것이다. 획일화된 생각, 집단이기주의… 이런 3류같은 마케팅에서 우린 좀 벗어나야 하는것 아닐까?